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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들과의 첫 운동회.txt

고려인 |2013.02.19 13:50
조회 115 |추천 0

즈드라스부이쪠! 안녕하세요! 러시아에서 유학중인 고등학생입니다. 맨날 판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판을 써보기는 처음입니다. 


외국에서 생활 하느라 한국어가 서툴 수 있는데, 넓은 아량으로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지금부터 서술할 글은 제가 오늘 경험한 일입니다 ㅎㅎ방긋  


톡이 된다면 저희 학교 사진들과 러시아 친구들 사진도 올릴께요!만족



시작! 파안


아마, 교내 식당에서 닭고기가 짜다며 한창 투정거리고 있을 때다.내 허벅지의 진동이 느껴질 때부터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뭐가 터졌구나! 직감했다. 

전화를 받으니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기를 너머 들려왔다. 
“아무개야! 빨리 체육관으로 가 봐”

나는 심각한 일임을 직감하고 뛰었다. 무조건 뛰었다. 우사인 볼트로 빙의하여 6~7분 걸리는 거리를 1분안에 끊었다. 체육관에 도착해보니, 축제 분위기 였다. 모두들 클럽음악을 틀고 음악에 몸을 내던져 흐느끼고 있었다. 반 친구들이 보였다. 나를 보자마자 그들은 환호했다.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러시아어로 급한듯이 “야 빨리 옷 갈아입어”라고 소리쳤다. 영문을 모르는 나는 사물함에서 반바지 하나 꺼내들어 탈의실에서 빛의 속도로 옷을 갈아입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 빨리 갈아입었다.) 체육관으로 돌진했다. 
생각해 보니 오늘 하필 등산용 양말을 신고 왔다….. 반바지+등산용 양말, 패션의 선두주자라 할 만큼 좋은 패션이다. 내가 등장하자 등산용양말+반바지 테크에 동양인 크리까지 더해져 시선이 나에게 주목되었다. 나는 슬그머니 우리반 애들 등 뒤로 숨었다. 

요번 주에 체육선생님이 운동회가 있다 하셨는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 학급 대항전이구나. 직감했다. 4개의 팀, 초록팀, 오렌지팀, 검은팀, 노랑팀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우리반은 po초록wer팀이 었다. 

불과 5분전만해도 닭고기 짜다며 밥을 우걱우걱 먹고 있었는데, 지금은 손에 농구공을 들고 필사적으로 질주하고 있다. 1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다. 아까 먹은 닭고기들이 너 이 색히 우리보고 짜다고 했냐? 하면서 나의 위장을 마구 괴롭혔다. 1라운드는 우리팀이 1등을 먹었다. (나의 활약이 없었다 하지 않겠다ㅡ훗)

2라운드는 여러가지가 복합된 설명하기 어려운 게임이었다. 1주자는 콩콩이 타고 반환점 돌고 2,3 주자는 엎드려 뻐쳐 상태로 반환점을 도는 것이었고, 4,5,6 주자는 기마를 만들어 반환점을 도는 것이었다. 나는 7주자 였는데, 7주자는 줄넘기를 하면서 반환점을 돌아 오는 것이었다. 8주자는 콩콩이였다. 나는 7주자에 배정받는 순간 줄넘기를 강탈하여 연습을 시작했다. 연습하고 연습했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 8주자 꼬스띠야(저스틴 비버 닮음.)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표정을 짓고 나에게 다가온다. 불길한 예감이다. 나는연습하는 척 자리를 떴다. 그가 나를 따라온다. 속으로 생각했다. 아나ㅡㅡ. 꼬스띠야가 러시아어로 말했다. 
“조(난 학교에서 조라고 불리운다. 성이 조씨이기 때문.), 내가 7주자 할래. 넌 나보다 키가 작으니 콩콩이를 잘 뛸수 있을 거야.)”
내가 러시아어로 답했다.
“뭐 이색히야? 니 뭔데, 니가 콩콩이 뛰어. 나 콩콩이 뛰어본적 한번도 없어. 빨리 가서 연습이나 해”
하지만 나는 그의 눈빛을 무시할 수 없었다. 진심으로 줄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줄넘기는 나도 모르는 사이 그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에이스로 간주되는 마지막 주자를 얼떨결에 내가 맞게 되었다. 1~7주자가 뛰었고, 우리는 4위였다. 내 차례가 되었다. 콩콩이를 부여잡고 소리를 질렀다. 아아아앙아악(의역:다뒤졌어!!!). 중반까지 순조롭게 콩콩이를 탔다. 생각외로 쉽네?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고꾸라 졌다. 아아아앙아아아ㅏㅏㅏ아아가아강가ㅏㅇ각. 솔직히 아픈 것 보다 쪽팔렸다. 내가 넘어지니 앞에서 잘 가던 3위주자도 넘어졌다. 기회다 하고 반환점을 돌아 3위로 입성했다. 아이들이 잘했다고 악수를 청한다. 꼬스띠야가 웃으며 미안하다고 악수를 청한다. 그의 손을 으스러 지도록 세게 잡아 주었다. 

3,4 라운드(턱걸이, 팔씨름)가 지났다. 별로 중요한 경기가 아니였기에 생략하겠다. 5라운드는 단체 줄넘기였다. 나는 4주자로 가운데 낀 주자였다. 경기가 시작되고 피융피융하는 줄감옥 안에 무사히 안착했다. 사건은 이 뒤에 일어났다. 앞에 있는 안똔이 폴짝 폴짝 다리를 내 쪽으로 굽히며 뛰는 것이 아닌가. 그의 신발과 나의 무릎이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 치익치익치익. 그 덕분에 나의 무릎세포는 잔인하게 잘려 죽어만 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꼬스띠야. 이놈의 꼬스띠야는 내 뒤 주자 였는데, 무릎을 승천할 듯이 올리며뛰어, 내 엉덩이를 가격하는 것이 아닌가?? 이 색히는 나한테 원한이 있나 생각했다. 
그래도 우리반이 단체줄넘기를 무려 38회나 해내며 2위를 수성했다. 

마지막 라운드는 줄다리기 였다. 반 친구들은 엄청 심각한 작전회의에 들어갔다. 뭐 줄다리기 작전이라 해봤자 뭐 있겠나. 들어보니이렇다. 
자 일로와바. 우리 라즈를 외칠꺼야. 즈 할 때 조카게 잡아당겨 알았지?? ㅇㅇ. 참고로 라즈는 러시아어로 영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너무나 떨렸다. 정말 시작되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에 굳은 살이 갑자기 생기고, 밧줄과 마찰을 일으키는 내팔은 까지기 시작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라즈 는 개뿔 애들은 그냥소리만 막 지르고 있다. 내가 외쳤다. 라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즈 라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즈 라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즈. 나 정말죽을 것 같았다. 정말 힘들었다. 저 라ㅏㅏㅏㅏㅏㅏㅏ즈는 그냥 구호이기 보다 발악이었다. 선생님을 쳐다보며 제발 끝내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불었다. 우리의 승리였다. 우리반은 잠시 승리에 도취되어 있었다. 체육선생님이 와서 조금 있다 결승전 있으니 준비하라 하셨다………………………하……………………..하기 싫었다 솔직히.

결승전 상대는 쵸르나야 까만다로 한국어로 검정팀이었다. 검정팀애들은 근육이 다 울그락 불그락 하여 나를 위축시켰다. 솔직히, 지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시작해보니 만만했다ㅇㅇ. 또 다시, 고통?을 느끼고 나서 휘슬이 불렸다. 시간이 훅 갔던 것 같다. 나는 그 자리에 그냥 뻗었다. 애들이 내 위로 올라온다. 진짜죽을 것 같아서 그러고 있는데 애들이 막 나를 막 껴안기 시작한다. 그렇다. 우리반이 줄다리기에서 우승했다. 기쁘긴 기뻤지만 힘들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이제 우리학교에서 가장 힘이 센 반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어 영광스러웠다. 

이렇게 총 6개의 게임을 끝내고 순위가 발표 되었다. 우리반은 2등을 차지했다. 1등을 못해 아쉽지만, 뭐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순위 였다. 체육 선생님이 상품을 가져다 나눠 주신다. 나는 솔직히 기대 했다. 죽어라 뛰어댕겼는데 뭐가 있겠지 흐흐흐히히히;;ㅣㅣㅣ힑. 
선생님은 초코렛을 나눠 주셨다ㅇㅇ…. 나는 허무하게 또다시 초스피드로 옷을 갈아입고 수업을 들으러(수업에 늦음) 학교로 다시 올라갔다. 

남은 것이라곤 엄마에게 뺏긴 초콜렛, 근육통 뿐이다. 
손도 내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수전증 걸린듯이 떨리기만 한다...하.... 

상처뿐인 '백인들'과의 첫번째 운동회가 이렇게 막을 내렸다.




다스비 다니야! (안녕히계세요 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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