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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만큼은 60억분의 1의 사나이였습니다.

딩현 |2008.08.18 19:07
조회 711 |추천 0

안녕하세요.

 

톡을 가끔 들춰보는 25살 남아입니다.

 

오늘은 제가 겪은 최악의 제주도 여행을 살짝 소개할까 합니다.(스크롤 압박주의)

 

때는 2008년 8월 11일

 

1박X일에 나오는 여객선 오하마나 호를 탄 친구와 저는

 

부푼 꿈을 안고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출발 전에 이래저래 탈도 많고 말도 많았지만

 

결국 12일 아침 무사히 제주도에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자전거 한 대로 이곳저곳 다 돌아다녀보자!! 는

 

두 남자의 결심은 30분 후에 완전히 깨졌습니다.

 

"헉헉...왤케 빡쎄냐....... 우리 그냥 일단 구경 말고 일주나 하자..."

 

"...콜"

 

..이리하여 쨍쨍한 햇볕 아래 저와 제 친구는

 

산악용 자전거도 아닌, 마실용 자전거를 타고 일주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약 1시간 주행 후.

 

X마켓에서 구입한 런던공원 샌들의 이음새가 뜯어지기 시작하면서

 

밑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불행의 시작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_-;

 

저녁에 한 초등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선크림을 발랐음에도 벌겋게 익은 살과

 

너덜너덜한 샌들만이 저를 감싸고 있었습니다-ㅅ-;;

 

처음 여행은 다 이런거야! 하며 학교 과학실 앞에 텐트를 치고

 

피곤에 쩌든 몸을 눕히며 꿈나라에서 헤엄치던 새벽 3시경

 

과학실에서

 

"따르르릉~~~~~"

 

..신경끄고 잤습니다.

 

"따르르릉~~~~~"

 

....신경끄고 잤습니다.

 

"따르르릉~~~~~"

 

한시간이 넘게 쉬지 않고 울려대는 전화기 벨 소리에

 

친구와 저는 두려움에 떨며 밤을 지샜습니다.

 

12일 화요일

 

삼선슬리퍼로 말끔하게 갈아신은 저는 정말 평화롭게

 

그리고 적절하게 서귀포시까지 달려주시고

 

전날의 야영의 충격과 공포때문에 찜질방에서 숙박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까지는 정말..

 

아무리 덥고 오르막길이 많고 힘들다고 해도

 

정말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13일 수요일.

 

짐을 줄이고자 택배 회사에 가기 전에

 

게임에 굶주렸던 우리는 살포시 게임방에 들렀습니다.

 

" 택배회사 문여는 시간도 한시간정도 남았겠다..

 

딱 한시간만 하고 올까! "

 

"..콜"

 

하지만 이 때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으니..

 

자전거 짐칸에 우리 가방을 매놓고 게임방에 들어간 겁니다ㅡ,.ㅡ;;

 

한시간 후

 

제 가방은 말끔히 없어져 주셨고

 

주마등 처럼 스쳐가는 가방 속 물건들..

 

남은 3일동안 입을 옷과 세면도구와 카메라.........

 

빠르게 파출소에 신고를 했지만

 

증거도 없는 도난사건이 처리되기는 정말 힘들죠-ㅅ-;;

 

미련없이 돌아서서 택배회사를 들러 나눠두었던 짐을 붙이고

 

다시 자전거로 일주를 시작했습니다.

 

비가 왔습니다.

 

많이 왔습니다.

 

빗방울에 맞아서 아팠던건 처음이었습니다.

 

14일 금요일.

 

오르막길을 올라가는데 허벅지는 땡겨오고 속도는 안나고...

 

일어서서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빠직!!!"

 

..페달이 부러졌습니다.

 

저는 오르막길에서 넘어져 인수분해 될뻔하고

 

어제 입은 마음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오른팔과 오른발에 또 커다란 상처를 입었습니다.

 

수리할 부품이 없었던 저는 부러진 페달을 밟고

 

다음 마을로 향했습니다.

 

자전거 대리점에 사장님이 출장가서 밤에 오신답니다.

 

다음 마을로 갔습니다.

 

페달이 없다고 합니다.

 

그 다음 마을에서야 간신히 페달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친 페달로 제주시로 입성.

 

3박4일만에 힘겨운 완주를 끝냈습니다.

 

일주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통닭집에 가서

 

한라산 소주와 양념반 후라이드반을 시키고 기다리는 도중

 

목에 이상한 느낌이 나서 손으로 살짝 긁었습니다.

 

타다닥! 소리를 내며 도망가던 검은 물체.. 그것은..

 

바퀴벌레였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큰 바퀴벌레는 정말 처음 봤습니다-_-;;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핸드폰 크기만한 날아다니는 바퀴벌레.........그게 제 목을 탐했던 겁니다-ㅁ-

 

15일 토요일

 

정말.. 더이상 움직이기가 무서웠습니다.

 

친구는 지도를 주며 저에게

 

"이제 제주시에서 가까운데 잠깐 갔다와볼까? 시간도 많은데"

 

하며 관광지에 가볼것을 요구했지만

 

저는 다녀오기 힘들다고

 

그냥 게임방에 짱박히자고 억지를 부리며

 

그날 일정을 모두 종료시켰습니다.

 

16일 일요일

 

집에 살아 돌아온 것이 너무나 큰 축복으로 느껴졌습니다.

 

같이 여행갔던 친구와 헤어지기전..

 

친구가 이러더군요.

 

"넌 제주도에서 진짜 60억분의 1의 사나이였다 ㅋㅋㅋ"

 

 

3줄요약

 

제주도 자전거여행

 

얻은건 없고 잃은것만 많았다.

 

살아돌아온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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