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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평범하지만 어떻게 보면 영화같은

모르겠다 |2013.02.25 20:18
조회 234 |추천 0
제가 생각해도 자작이난무할것 같은 이판에ㅋㅋ
미련 돋아서 그때의 첫만남 이야기를 써보려합니다.
친구들이 알아볼까 걱정되네요..ㅜㅜ
오글..거려도 이해좀해주세요ㅜㅜ 다리미준비좀...



작년 10월, 우리 학교 축제 리허설 날.
신명나는 음악에 맞춰 새처럼 가볍게, 그러면서도 힘있게 무대를 휘젓는 네 모습은 내가 눈을 떼지 못하게 했지.
너의 리허설이 끝나고 기사에 싣기 위한 질문을 네게 물어보는 내 모습이 어찌 보였을지 궁금하다.
아마도 엄청 밝고 호들갑 떠는 3학년 누나로 보였겠지? 니가 존댓말을 썼으니깐.
동갑이라고 말해도 처음엔 믿지않던 네 모습이 생생하다ㅋㅋ
인터뷰가 끝나고 내가 너에 대한 단독기사를 쓰고싶다고 말했지?

그땐 기삿거리 땄다고 좋아라하고, 널 인터뷰 대상이라고만 생각했어. 평범하게.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라. 난 그때 이미 널 좋아하기 시작한거야. 마치 운명처럼. 그래서 제목을 저렇게 지은 거야.


시간이 없는 너를 위해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 잡은 인터뷰.
네 꿈에 대해서 얘기하면 할수록 넌 빛났어.
진로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이 성숙하게 묻어났어.
질문하면서 뭔가 부끄러워서 내 얼굴도 많이 빨개졌을 거고 당황하기도 했는데 웃으며 받아주는 네 모습도 너무 좋았어.
바로 이 날이 내가 널 좋아하게 된 계기야.

인터뷰가 끝나고도 마음이 진정되질 않더라.
기사에 관한 핑계를 대면서 니 번호를 땄어.
문자를 보내고, 얼마 안 남은 빼빼로데이를 챙기려고 무슨 빼빼로를 먹고싶냐고 물어봤지.
그 때 내이름을 부르며 고맙다고 답장해준 너.

응, 난 그 순간에 완전히 니가 좋아졌어.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얼굴이 빨개지고..
너를 좋아한다는 걸 드디어 깨달았지.

일요일이었던 빼빼로데이가 지나고 바로 다음 월요일.
내 친구와 안좋은 일이 있었던 너에게 힘내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날 넌 내 바램을 알았나봐. 우린 새벽까지 문자를 주고받았지.
서로 외롭다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ㅜㅜ만으로 내용을 가득 채우기도 했지ㅋㅋ

그리고 화요일, 너에게 먼저 문자가 왔어. @@아 뭐해??^^라고.
기분이 너무좋았어. 즐겁게 문자를 하다가 갑자기 니가 @@아 라고 하더라.
이때 솔직히 눈치를 챘어..ㅎㅎ 근데 넌 뜸들이다가 회장 누구뽑을거냐고 묻더라ㅡㅡ
김이 팍 샜지만 대답을 했어. 그리고 그다음엔 내 예상대로 좋아하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더라. 뛸 듯이 기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척 좋아하는 사람은 없고 호감인 사람은 있다고 했지. 넌 누구냐고 물었지. 너라고 하니깐 진짜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지.

그리고 넌... 나한테 고백을 했지. 우리 사귈래? 라고.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 너무 좋았어. 이게 꿈인지 생신지 내가 바랬던 그대로 이루어졌으니깐.
난 그러자고 답했어. 2012년 11월 13일, 그 날이 우리의 만남이 시작된 날이었지.

그 바로 다음 날, 비밀연애를 하자고 했지만 이미 니가 날 좋아한다는 소문이 퍼져서 서로 어색했었지. 부끄러워서 서로를 마주쳐도 머뭇거리던 그때가 생각난다. 정말 풋풋했었지.. 우린 그 날 집에 같이 갔어. 운 좋게도 가는 방향이 같아 니가 날 바래다 줄 때까지의 짧은 15분이 어색하지만 너무 좋았어. 너의 빠른 걸음이 원망스럽기도 했어.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은데 니가 너무 빨리 걸으니깐.. 그 날은 서로 대화는 많이 없었지만 갓 맺어진 연인의 풋풋함과 학교에 퍼진 소문에 대한 귀여운 걱정이 그 공백을 가득 메웠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하다..

사귄지 7일째, 학교 점심시간에 내어깨를 살짝 잡으며 날 자기꺼라고 말하던 너. 오글거렸지만 첫스킨십이었기에 정말 좋았다.
8일째, 같이 집으로 가던 길에 내가 네 팔짱을 꼈지. 입이 귀에 걸리던 니표정을 잊을 수 없어. 조금 있다가 내가 춥다고 니 손을 잡았을 때 손이 왜이렇게 차냐며 두손으로 내손을 꼭 감싸주던 너. 네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9일째, 학교 쉬는시간에 갑자기 뒤에서 날 껴안았던 너. 그땐 당황해서 굳어버렸지. 그때 그장소가 학교가 아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ㅋㅋ
10일째, 집에 같이 못가게 되자 미안하다며 아무도 없는 도서실 앞에서 니가 날 안았지. 학교라는 공간에서 아무도 모르게 그러고 있자니 스릴넘치면서도 참 행복했어.
그 후로 좀 걱정했지만 진도를 더 빼지 않은 네가 고맙다.

난 말이야,
쉬는시간마다 날 찾아와 싱글싱글 웃으면서 옆에 딱 붙던 니가 좋았어.
골반으로 날 밀듯이 딱 붙어선 네 특유의 행동이 좋았어.
약속은 잘안지켜서 삐졌을 때 날 풀어주던 니가 좋았어.
내가 너한테 화나서 친구한테 네 뒷담을 할때도 옆에서 듣고는 그냥 넘어가준 니가 좋았어.
내가 첫사랑이라던 니가 좋았어.
같이 첫눈을 맞을 때 내머리를 털어주며 활짝 웃던 니가 좋았어.
차가운 내 손을 네 주머니에 넣어주던 니가 좋았어.
무대에서 멋지게 춤추던 니가 좋았어.
내가 헤어지자 했을 때 눈물을 참으며 날 붙잡던 니가 좋았어.

큰 위기 후에 첫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 12월 23일, 니가 일이 있어서 미루게 됐지.
그리고 그날 밤. 넌 나한테 헤어지자고 했다. 아무런 전조도 이유도 없이.
붙잡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고, 넌 학교에서 날 피해다녔지.
내가 어색하지 않게 친구로 지내자고 문자를 했지만 넌 그마저도 답하지 않았어.
그 후로 지금까지 우리는..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고 있어.

그 동안 널 원망 많이 했어.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갔어.
겨울방학이 끝나고 이번달 초에야 알았어.
너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걸.
그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충분히 예상이 간다.
또 그 이유가 뭐든 우린 서로가 싫어서 헤어진 게 아니란 걸 알고 있어.
이런 사실을 알고나니 묘한 기대가 생긴다.
난 아직 널 보면 설레는데, 네 맘에도 아직 내가 있을까?

참 우린 첫만남부터 끝까지 어떻게 보면 평범하지만 어떻게 보면 영화같구나.
우린 지금은 끝났지만, 다시 두근거리고 설렜던 첫만남으로 돌아갈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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