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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스떡칠한 아저씨와 그 차밑에 있던 작은아이

사운ㄷ |2013.02.27 22:28
조회 121 |추천 0

햇볕이 아주 바닥에 눌러앉아 바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던, 더운 날.

갑작스레 내린 비에 모두들 서둘러서 하교를 하던 길이었다.

나는 집과 학교가 뛰어서 15분 걸리는 거리였기에, 뛰어도 비맞고 걸어도 비 맞을거, 그냥 걸어가자라는,

마인드로 슬금슬금 집으로 가고 있었다.

집에 가는 길에는 새차장과 카센터가 줄서있었고 그에 걸맞게 근처에 차가 많았다.

 

 

그리고 나에게는 빨간색 스포츠카가 가장 눈에 띄었다.

비가 와서 안쪽이 빠르게 젖어가고 있는 차의 모습은 가만가만 보고 있으니,

내 귀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끼잉..낑..낑.."

 

 

 

응? 내가 잘못들은 걸까, 뭔가 강아지소리 같은게 들렸는데.

멈춰서서 그 스포츠카 앞에 섰다. 그리고 다시 귀를 기울였다.

 

 

 

"낑낑"

 

 

아, 내가 잘못들은게 아니구나. 근데 어디에 있는거지?

이리저리 스포츠카를 살펴보다가 쭈그려앉아 스포츠카의 아랫쪽을 살폈다.

안에 왠 새끼백구 한 마리가 비를 피하러 들어갔는지 어쨌는지, 쨌든 스포츠카 아랫쪽에 있었다.

얘 어떡하지. 나오라고 하면 나오려나.

 

 

 

"백구야 이리나와"

 

 

 

하지만 그 백구 강아지는 계속 낑낑 거릴 뿐, 나오지 않았다.

집에 푸들 한마리를 키우고 있는 나는, 그 백구를 무시할 수 없었기에 계속 불렀다.

 

 

 

"백구야, 이리와."

"야 나오라니까, 비 때문에 안나오니"

 

 

 

백구와 눈을 맞추기위해 쭈그려앉아서 몸을 수그리고 백구를 불렀지만

백구는 계속 낑낑 거리며 내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그렇게 한 3~40분쯤 있었을까, 카센터에서 왁스를 얼마나 발라댔는지,

머리가 떡이되서 하늘로 솟아있는 헤어스타일을 가진 아저씨가 짜증을 부리며

차쪽으로 부리나케 달려왔다.

 

 

"아!! 내 차 다 젖었네."

 

 

비온지가 언젠데 이제서야 차 걱정을 하다니,

이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거지 뭐.

 

 

 

"아 차부터 빼야겠다. 여어, 학생 비켜."

 

 

 

차를 뺀다고? 아아, 안되는데 안에 강아지가 있단 말이야.

차를 빼다가 자칫 잘못해서 그 백구가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차 빼면 안돼요, 아저씨."

"학생 뭐야?"

 

 

그 왁스떡칠한 아저씨는 내게 급해죽겠는데 건방지게 뭐하는거야?

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난 백구를 구해야만했다.

 

 

"그 아저씨 차 밑에 강아지 한마리가 깔려있는데요."

"개가 있다고?"

 

 

아저씨는 내 말을 듣고 놀라서 차 밑을 바라보더니 더 놀랬다.

 

 

 

"얘 어떡하냐."

 

 

..시방 그걸 내가 알면 지금 이러고 있겠나요.

진작에 그 백구를 구출해서 우리집에 데려갔겠지.

 

 

"몰라요. 나오라고 불러도 안나오네."

"니네집 개야?"

"아니요."

"근데 왜 여기 들어가있어."

"모르죠"

 

 

아저씨는 황당하다는 듯이 말을 했고, 그 동안에 비가 서서히 그쳐갔다.

 

 

"비 그쳤네, 나 차 수리 끝나서 이제 집 가야되는데 내가 개 안치이게 잘 운전할게."

"좀만 기다려봐요, 비 그쳤으니까 얘도 나오겠죠."

 

 

그리고, 난 왁스 떡칠한 아저씨의 말을 믿을 수가 없네요.

딱 봐도 스포츠카 씽씽 몰고 다니면서 여자나 수두룩하게 꼬실것처럼 생겼구만.

 

 

그렇게 한 10분가량을 기다렸을까, 저쪽 건너편에서 왠 커다란 백구가 차를 헤치고 건너왔다.

그리고 그 스포츠카 아래쪽 냄새를 킁킁킁 하고 맡았다.

 

그리고 새끼백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그 커다란 백구와 새끼백구는 모습을 감췄고,

곧이어 왁스떡칠한 그 아저씨도 차를 빼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도 보람있는 미소를 지으며 집으로 향했다.

 

 

 

 

 

 

*

 

제가 중학교 3학년때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으로써 저런걸 그냥 지나갈 수가 없더라구요ㅋㅋ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좀 딱딱하게 써서 지루할지도 모르겠지만, 하하.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쓰기에는 전 너무 어려서요ㅋㅋ..

다른분들처럼 사랑이야기를 쓸 사실도 없고 (...)

...네.. 전 여자입니다.

 

 

저는 올해 고1이 되는데요!

가끔 저희집 강아지 구름이를 보다보면 그때 그 백구가 생각이 나네요!

아무래도 그 커다란 강아지는 백구의 엄마나 아빠쯤 되겠죠?

그 둘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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