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법대 최초 아시아여성 종신교수 석지영의 첫 에세이」
저자 : 석지영
역자 : 송연수
출판사 : 북하우스
출판일 : 2013년 01월
■ 책읽기는 나의 포근한 피난처가 되었다. 책에 나오는 다른 이들의 생각과 느낌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그들을 아는 것처럼, 그들이 나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내가 처음으로 그렇게 느낀 사람도 아니며 그렇게 느낀 마지막 사람도 아닐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나와 같은 현실의 시공간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책을 통해서 나처럼 홀로 여행을 하는 아이들이 있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p.57
■ 1999년 가을 나는 하버드법대에 입학했다. 첫날부터 나는 법에 완전히 빠졌다. 강의실에 있으면 흥분으로 몸이 짜릿짜릿했다. 수업을 위해 교과서를 미리 읽고 싶어 안달이 났다. 수업에서 무슨 일이 생길까 기다릴 수 없었다. 수업 시간에 발언을 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난 깊숙이 들어와버렸고 넋이 나갔고 다시 돌아나갈 문은 닫혔다. 나는 노골적으로 법대를 사랑했고, 완전히 몰입했다. -p.164
■ 내가 한국인 학생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조언은, 무엇이든지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사람들 앞에선 말하기건, 글쓰기건, 힘들더라도 노력해서 그런 것을 익힐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이 또한 연습이 필요하다. 쉬워질 때까지, 아니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여 하고 또 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p.240
■ 나는 젊은이들이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발견하고 추구할 기회를 누리기를 바란다. 여러가지 발상과 활동, 열정, 그리고 자신들을 온전히 인간적으로 만드는 생각들을 추구하기 바란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춘 이미 정해진 길이 아니라, 자신들의 열정을 따라야 한다. 모두가 똑같은 일을 하면 안 된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이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해야 한다. 멋진 삶으로 향하는 너무도 다양하고 많은 길들이 존재한다. -p.261
■ 이 모두를 헤치고 나가는 중에도, 위안을 찾을 수 있는 내면세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바깥세상을 내다보기 위한 내면의 등불이라고 할까. 어린 시절부터 내가 백일몽에 잠겨 보낸 시간은 어마어마하다. 물론 그때도 책이 있었고, 지금도 책이 있다. 그저 집에 앉아서 책을 읽고만 싶어서 스스로가 게으르고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날이면, 나는 여전히 다른 책으로 나를 위안하며 마르셀 프루스트가 한 말을 떠올린다. "아마도, 우리의 유년 시절에서 가장 충실하게 산 날은 우리가 쓸데없이 소일했다고 믿는 그런 날일 것이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보낸 그런 날." -p.263~264
리뷰
얼마전 <이야기쇼 두드림>에 멘토로 나온 석지영 교수님의 강연이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되었고,
무엇보다 영어강연이라 더 관심있게 듣게되었고 아예 다운로드를 받아놓고 수시로 귀로 들어가며
그녀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이번에 출간된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더 그녀의 삶을 엿보고 싶었다.
항상 그녀에게 따라붙는 '아시아여성 최초의 하버드법대 종신교수'라는 타이틀.
우와, 서른 세 살에 하버드 법대 교수라니, 정말 스펙의 종결자라고 해도 될만큼
예일대, 옥스퍼드대, 하버드대 등 명문대로 알고있는 곳들을 모두 거쳐온 대단한 그녀.
'종신교수'라는 말이 가져다준 이미지와는 달리 젊고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이 참 멋졌다.
여섯 살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아메리칸 발레학교와 줄리아드 예비학교를 거쳐
영재학교 헌터스쿨을 졸업했다. 그런 뒤, 예일대에서 영문학과 불문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2010년 교수단 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해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로 임용된 그녀는 자신을 '예술가이길 꿈꾸는 법률가'라고 표현했다.
책 중간중간에 그녀의 어린시절 모습이 담겨 있는데 그녀는 발레나 피아노에도 재능을 보였다.
먼저 그녀는 어릴 때부터 이모를 보며 발레리나의 꿈을 키워왔지만 학업에 주력하기위해
부모님과의 약속대로 9학년이 되면서 발레를 포기하고 그 후로 우울한 시간들을 보냈지만,
어쩌면 그 시기가 그녀에게 정말 중요한 것, 정말 하고 싶은 것을 고민하는 시기였다고 한다.
물론 그녀가 지금의 이 자리에 있기까지는 늘 그녀를 이끌어주는 훌륭한 스승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유년시절부터의 그녀의 열성적인 독서습관이 오늘의 그녀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영어를 전혀 모르던 어린 나이에 그녀는 낯선 환경, 낯선 문화, 낯선 언어에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고
그런 곳에서 살아남아야하는 절박함 속에서 친구도 제대로 사귀지 못한 채 외로운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글을 읽을 줄 알게되면서 그녀에게는 책이 피난처가 되었고, 도서관이 가장좋은 놀이터였다고 얘기한다.
무엇보다도 책을 통해서 외로운 사람이 본인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늦은 밤 부모님 몰래 이불 속에서 몰래 손전등을 켜고 책을 볼만큼 점점 빠져들었다고 한다.
또 한가지,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건 바로 다름아닌 그녀의 '어머니' 였다.
조금은 극성이었지만 교육방식에 있어서 계속 강요한 것이 아니라 데려다놓고 손을 빼는
일명 '권유와 방임'을 아주 조화롭게 해주셨다며 가장 존경하는 인물도 '어머니'를 꼽았다.
그리고 그녀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passion, 바로 '열정'이라고 말하며
열정은 우리를 꿈꾸게 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고 말한다.
하버드 법대에서 강의를 하던 첫 해, 계단을 내려오다가 그만 '쿵'하고 미끄러져
강의자료와 뜨거운 음료를 뒤엎었던 웃지못할 에피스드와,
운전면허시험에서 3번이나 떨어졌다고 말하는 한편으론 참 소탈한 그녀의 이야기에
친근감이 느껴지면서 나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선입관을 버리고 그녀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린시절 엄마와 함께 도서관에 갔던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하던 그녀의 말을 되새기며
나도 나중에 엄마가 된다면 꼭 내 아이와 함께 그런 경험을 가지고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