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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이면 참 아름다운 군대이야기.

DINN |2013.03.14 23:58
조회 104 |추천 0
처음 하니까 생각나는것 중 하나가
첫사랑
처음 학교 입학하던 날
처음 입사하던 날 등등 너무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처음은 
군대였었다 (생각할수록 아찔하다ㅋㅋ)


05년 1월4일
어마어마하게 춥던 날. 
새벽에 여자친구한테 이별을 고했다. 
차마 기다려달라는 말을 하지못한 비겁한 사내였더랬다. 
돌이켜보면 참 잘한일이긴 했다. 
뭐 어쨌거나

2005년 처음 군번들이 306 보충대로 입소하던 날
가족들과 연인들 사이에서 시무룩한 표정들의 빡빡머리 예비군인(?)들이 모였고
나도 그중에 하나였다. 
단상에서 "집합" 소리와 함께 자연스레 칼각을 맞추며 줄을 섰고
이런저런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얘기를 했었고..
마지막으로 뒤 돌아서 부모님과 친구들, 연인에게 5초간의 함성을 지르라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으악!!!!!!!!!!" (이제 난ㅈ됐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과 함께 쿨하게 모두와 이별 후 강당으로 이동했다. 
뭔 신체검사는 하루종일 하는지
작성할건 왜 이리 많고, 고딩때 했던 인성검사도 했었다.

그때 갑자기 집을 나서기 전에 식탁 위에 있던 과자가 미친듯이 먹고싶었다ㅋㅋㅋㅋㅋㅋ
밖에선 거들떠 보지도 않던 과자가 눈앞에 아른아른 미칠뻔 했지 처음으로. 

전투복 전투화 빵모자 등등을 받고 뒹굴뒹굴 3일을 보내고
각자의 훈련소가 정해졌고

그후 난 6사단 신병교육대로 향하게 되었다.
관심도 없던 터라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전방인지 후방인지 추측만 했을 뿐
그곳이 얼마나 힘든곳인지는 상상도 못했다
(다른 훈련소도 힘들었겠죠ㅋㅋㅋㅋ)


철원.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철원나라라고 불려도 될것같은 그곳. 
좀 춥다하면 영하20도 정도. 좀 따뜻다 싶으면 영하 10도.
추위를 너어어어~무 잘 타는 글쓴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했다.

내무실 배정을 받고 서먹서먹한 서른다섯 동기들.
병사였지만 너무 무서웠던 훈육조교들. 
지내다보니 다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하루만에 이놈저놈 안따지고 친해져서 6주동안 재미있게 훈련도 받았고
제대하면 연락하자며 싸이월드 주소와 네이트온 아이디를 주고받았고
자대 배치날은 우는 녀석들도 여럿 있었더랬다. 
마지막엔 나도 울었다ㅠㅠ 
짜식들 가려면 웃으면서 좀 가지.


여기까지는 군대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냐. 다신 안 볼 사람들이거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부터가 진짜임-_-;;;; 

자대로 가는 육공에서
탈영하면 난 ㅈ되겠지? 애들은 뭐하고 있을까? 
오늘 금요일이니까 술마시겠지? 전 여친님은 잘있으려나? 
다들 보고싶네 어쩌네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다. 

신교대 동기중에 하나가 그곳 조교가 됐는데 헤어지기 전에 담배를 하나 줬고
야간행군 하면서 주운 라이타를 주섬주섬 꺼내서 
담뱃불을 붙여보..........려고 했는데 아놔 불이안나오네?????????
수십번쯤 시전한 것 같다. 
겨우겨우 어떻게 붙여서 몇모금 빨았지. 
그렇게 담백할 수 없더라. 그것도 잊을 수 없는 담배 맛 중 하나.

3시쯤 출발했는데 어둑어둑한 밤이 됐고
산을 여러개 지나고 지나서 불빛이 보였다. 
딱 봐도 부대인걸 알았고 직감적으로 내가 머물 곳이란걸 알게됐다. 

아직도 기억나는 5소초. 
막사 안으로 들어갔고 생각보다 조용했다. 
자연스레 총을 메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였고 
탄통을 포함해서 여러 장비들이 즐비했다. 
행정반으로 안내를 받았고 내생에 최고의 차렷자세로 한참을 서있었던 기억이 난다. 
관등성명과 대답은 조용하게 내라던 중대장이었지만
진짜로 조용하게 소리를 냈다가는 무슨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더 크고 또박또박하게 대답했다가 갈굼을 당했었다ㅋㅋㅋㅋ;;;
두 주먹은 무릎에서 떨어뜨릴 수 없었고
말할때 또한 정면 말고는 다른곳을 처다볼 수 없었다
의자의 등받이에 기댄다는건 상상만 해봤고
옆구리가 간지러워도 긁을 수 없었다. 

초긴장상태. 

담배를 받아 피울때도 재가 다 떨어질때까지 털어내지 못했고
그깟 담배가 뭐라고 두손으로 껐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전반야 근무 끝날때까지 내무실에서 대기를 했는데
혼자인 그 시간이 너무 좋았더랬다.
이대로 2년 딱 흘러서 제대했으면 좋겠다는둥 
아니면 병장이었으면 좋겠다는둥 
관물대에 써있는 계급이랑 이름을 하나하나 보면서
이름과 생김새와 무서운 정도를 상상하고 있을 때

왕고의 포스가 느껴지는 한 사람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0.0000001 초 만에 일어섰고 
"너 누구냐?" 라는 말에 아마도 군생활중 가장 큰 목소리로 관등성명을 외친것같다

집은 어디냐, 여자친구는 있느냐, 담배 태우느냐, 뭐하다왔냐, 
한사람당 한번씩 나한테 질문을 했고 매번 똑같이 답을 했었다
누구를 조심해라 누구는 어떻다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해주는데
"알겠습니다!" 하면서 누가 누군지 알 턱이 없었다. 

춤춰봐라 노래해봐라 라는 주문도 꽤 많았다.
경직되어있는 나를 일부러 웃기려고 주접떠는 고참 한명때문에
결국 웃음이 터져서 나는 개념없는 놈이 되었고
지나가는 일병이 미쳤다고 하는 소리에 엄청 쫄았던 기억이 난다ㅋㅋ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입대하기 전에 뭘 했는지 여자친구와의 연애스토리를 아주 자세하게 얘길 해야했고
(망할ㅋㅋㅋㅋㅋㅋ쓸데없이 관심이 많앜ㅋㅋㅋㅋㅋㅋㅋㅋ)
다섯살 꼬마처럼 고참 한명 졸졸 따라다니며 이리저리 자기소개 타임을 가진 후
겨우 취침소등이 이루어졌다.
몇시간동안 엄청난 긴장을 했었는지 몸이 녹아내리는듯 했다.
바로 잠들었으면 좋았겠지만
바로 옆 고참이 코를 고는 바람에
한참 더 바깥세상을 그리워하며 뜬 눈으로 한참을 보내야 했다.


별이 하늘 가득 반짝이던  어느 추운 겨울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그리워했고
지금껏 몰랐던 소중했던것들을 꺼내어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됐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리움에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름다운 기억이다. 


하지만 다신 가고싶지는 않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끗! 



2연대 1대대 3중대 보고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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