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첫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진 몇개의 판춘문예 사연을 읽었어요.
우리의 첫만남역시 같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며 그때를 회상해보고자 합니다.
우린 헤어졌지만, 헤어지지 않았습니다.
뮌헨에서의 3일. 우연히 만나 같이 여행을 하게 된 동근이 신해 준수는 프라하로 넘어간다.
나도 일정을 바꿔 프라하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아쉬운 헤어짐을 뒤로하고 피렌체로 가는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다. 처음타는 야간열차, 도난에 대한 걱정과 불편한 시설때문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고 그렇게 잠을 자는둥 마는둥하며 이른 새벽 피렌체에 도착 했다.
미리 예약해둔 민박집을 간신히 찾아 도착을 하니 스텝인 성현이가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나는 졸리웠고 몸을 좀 눕히고 싶었고 사실 배도 고팠다. 원래대로라면 11시가 체크인 시간이고 이날 아침은 불포함이었지만 친절하게도 일찍도착한 나를 체크인하게 해주었고, 다른사람들이 식사를 마친 뒤 남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아침을 먹으러 주방에 가니 한 남자가 앉아있다. 그렇게 우리의 첫만남은 시작되었다.
그는 한달가량의 유럽여행을 마치는 시점에 있었다. 여행초반 피렌체에 들렸었는데, 이 민박집이 정확히 말하면 스텝 식구들이 참 좋아서 다시 피렌체를 찾은 것이였다. 그리고 이를 마지막으로 한국에 들어가는 일정. 피렌체에 장기 투숙중이라는 그에게 피렌체에 대한 많은 정보를 물었고 들었다.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바로 침대에 몸을 뉘었다. 4~5시간을 잤을까
오후가 되어서야 나는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치고 방문을 여니 문앞에 있는 쇼파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는 그.
- 이제 나가세요?
- 네..
- 저도 지금 나갈건데, 같이 나가실래요?
그와 함께 단둘이 피렌체 곳곳을 같이 돌아보았다.
여행책자는 들고갈 필요가 없었다. 그가 있었기에.
하루를 같이 돌아다녔을 뿐인데 참 좋았다.
그냥 원래 알고 있었던 사람인 것 처럼.
피렌체 2일째.
역시 우리는 같이 피렌체를 둘러보았다
우리는 너무나 친해져 있었고 이제 다음날이면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다.
정확히 말하면 나만,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밤이 되었을때 숙소 근처에 있는 강가에 산책을 갔다.
반짝반짝 빛나는 그 물결을 보며 나는 그와 헤어지는게 아쉬워 하염없는 눈물을 쏟아야만 했다.
피렌체에 오기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했었는데
그것과는 다른 기분.
이건 뭘까. 나는 왜 울었을까.
피렌체 3일째.
그는 이제 떠나야 한다.
오늘 떠나지 않으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2주의 일정이 남아있고 피렌체에서는 하루 더 있을 예정이다.
우피치 박물관 투어를 예약해 뒀기에
그가 기차를 타러 가는 곳에도 같이 가 줄 수 없다.
그는 길을 잘 헤메는 날 우피치 박물관 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아침을 같이 먹고 우피치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그가 있어 참 든든했다.
그와 헤어지고 박물관 투어를 하는데
가이드 언니의 친절한 설명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이제 기차를 타러갔겠구나. 기차를 탔겠구나. 가고있겠구나. 등등의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그와 함께 있던 피렌체 풍경 속 이제 나는 혼자가 되었다.
사무치게 그가 그리웠다.
겨우 이틀이었는데 무엇엔가 홀린 듯 했다.
전화가 온다. 그다.
-어디야?
-응, 이제 투어 끝나고 두오모에 올라가려고 줄서있어. 너는 기차탔어?
-응 이제 가는 중이야. 밥 잘챙겨먹고...
전화상태가 좋지 않다.
그렇게 전화가 끊어져버렸다.
오늘따라 두오모 쿠폴라에 올라가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와 함께 계단이 몇개 인지 세며 올라갔던 그곳에 한번 더 가보려한다.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줄이 쉽게 줄지 않는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런데.
갑자기 그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 여기 내일 나랑 같이 올라가자
하며 내 손목을 잡아 줄밖으로 빼내는 그를 그의 목소리를 나는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그는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포기했다.
그리고 나와 함께 몇일 더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냥 이대로 가버리면 평생 후회할 것같았다고.. ^^
나 역시 로마로 가는 기차를 타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피렌체에 더 머무르기로 했고
일주일 가량을 더 머무르며 같이 여행을 다녔다.
한국에 돌아와 우리는 두어달 연애를 했고 그는 한국에 없다.
그는 원래 어릴적에 외국으로 건너가 생활을 했고, 때문에 서류상으로 한국사람이 아니었다.
한국엔 부모님을 뵈러 잠깐 온것이었고, 방학을 마치고 다시 외국으로 갔다.
장거리 연애가 힘들었고, 나는 많이 어렸기때문에 아마 나는 그를 많이 힘들게 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그가 한국에 6개월에 한번, 1년에 한번 들어올 때마다 우린 만남을 갖는다.
친구도 연인도 아닌 알수 없는 관계로.
싫어서 헤어진게 아니였기에 여전히 그를 만나면 설레이고 참 좋다.
그 역시 그랬으면 좋겠다.
작년 10월, 그를 공항에서 떠나보내고 공항에서 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그 역시 마음이 안좋을 것을 알기에 많이 웃어주며 그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는데
그가 내 눈앞에서 점점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이게 마지막은 아니겠지, 아닐거야 하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올해 6월이되면 그는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니다. 그곳에서 취직을 할 수도 있는 일이기에.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인연이라면 우린 만나지겠지.
아니 인연은 만들어 가는 것이기도하니,
그 인연을 나는 만들어 가보려고 한다.
공부 언능 마치고 와.
나도 일 열심히 하고 즐겁게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을게^^
우리 꼭 다시 만나서 다시 피렌체가자.
많이많이 보고싶다. UFO!! (둘만 아는 인삿말이예요^^)
제가 예전에 썼던 글이 있네요.. 이때는 잘 만나고 있을때였는데..
벌써 2년이 지났네요..^^
http://pann.nate.com/talk/310929808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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