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2일이 아버지, 어머니 결혼기념일 30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이미 10일이 지나버렸지만 이렇게 늦게라도 축하드리고 또 자랑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제 위에는 6살이 많은 형이 있습니다. 올해 나이 서른이 됐습니다. 시간 참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자고 있을때 겨자를 먹이고, 저의 바지를 벗기고 제 엉덩이에 비비탄을 쏘면서 즐거워 하던 어린 형의 웃음소리가 들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살 이랍니다.
아. 그렇다고 저렇게 무자비하게 괴롭히지만은 않았습니다.제가 많이 어렸을땐 예쁘다고 혼자 걷게 내버려 두질 않았답니다. 언제 한번은 머리가 크고 무거운 제가 미끄럼틀 위에서 놀다가 머리 무게를 이기지 못해 모래바닥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전 울지 않았습니다. 근데 오히려 형이 울면서 저를 업고 하필 고장난 엘레베이터를 무시하고 17층까지 걸어 올라갔다는 전설을 부모님께 전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감동받았었습니다.
근데 전 그 기억이 없습니다.
어쨌든 아직 장난은 칩니다. 물론 많이 약해지긴 했습니다. 형은 낙서하는걸 참 좋아합니다.제가 많이 어렸을때 제 중요부위에 코끼리를 그려놓곤 했었습니다.짱구 만화에서 종종 봤던걸로 기억하는데.. 혹시 이미지 상상으로 인해 불쾌하셨다면 멈추겠습니다. 근데 진짜 잘 그리긴 했습니다.이런식으로요.............
전 아침에 화장실에 가서 낙서를 발견하고 종종 소리를 지르곤 했었습니다.나중엔 더 잘 지우는 방법도 터득했습니다.물론 지금은 그 부위에 저런 종류의 낙서는 서로 엄청나게 불쾌하기때문에 절대 안합니다.대신 제가 자고 있을때 발에 그림을 그립니다.
이런 식입니다.
발이 더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이게 보통의 경우입니다. 애교스럽게 냄새도 아닌 "냄섀"라고 적어 놓습니다.
smelly위에 "못됐다"라고 적으려다가 제가 움직여서 삑사리가 난 후 멈췄다고 합니다.어쨌든 많이 축약되긴 했지만 형은 저런 사람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어머니께는 믿음직스러운 든든한 첫째 아들입니다.책임감 강하고, 성실하게 생활하며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는 형을 보면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저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24살입니다. 남자입니다. 작년에 제대해서 복학하고 열심히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어렸을때 저때문에 아버지, 어머니 속 많이 상하셨습니다.
형 몫까지 제가 부모님 아프게 한 것 같습니다.중학교 3학년때 저만의 세계에 갇혀서 학업을 멀리하고 밴드를 할거라며반항아 기질을 많이 보였었습니다. 그렇다고 악기를 열심히 한것도 아닙니다. 그냥 혼자 난리쳤습니다.딴에는 그게 멋진 줄 알고 필요 이상으로 학교에 기타를 매고 등교를 하곤 했습니다. 책가방은 집에 두고 다녔습니다.
고등학교때는 음.. 중학교때보다는 조금 더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청소년이 해선 안될 행동을 하며 부모님 속을 썩이기도 했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걱정 많이 하셨습니다.그래도 끝까지 묵묵히 받아주시고 제가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잡아주시며 저를 밀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고싶어 하던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1학년을 마친 후 군대에 다녀와서 이렇게 다시 학교에 돌아오게 됐습니다.
제 질풍노도의 시기를 다시 생각해보면서 그때 부모님께 어떻게 행동했는지,그동안 제가 누려온 이 많은 기회들과 행복은 어디서 나온건지 생각해보면새삼 정말 죄송하면서도 감사합니다.아부지, 어무이 감사해요!
오그라드는 분위기로 갔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서 부모님 얘기를 간단하게 하겠습니다.이건 단순히 어머니의 말에 의존한거라서 100% 신뢰 할 수 는 없습니다.하지만 어머니는"엄마는 고등학교때 쫓아 다니는 남자가 정~~~~~~~말 많아서 너무 피곤했어. 아빠도 그 중 하나였어."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면 전 안믿기는 눈빛으로 어머니를 쳐다보고 있고아버지는 "허허허허허" 이러면서 웃고 계십니다. 형은 안듣습니다. 자기 할 일 하고 있습니다. 가끔 코웃음도 쳐줍니다 ㅋㅋㅋ그렇게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를 쫓아다니는 다수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되어 9년 정도 연애를 하시다가 결혼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제가 보기에도 좀 징그러울 정도로 잉꼬부부이십니다.이렇게요.
올해 3월 12일 아버지 어머니의 결혼기념일 30주년이 됐습니다.83년 3월 12일이 있었기에 형과 제가 지금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기합니다. 결혼기념일 당일에 시험기간이 겹치고 타지에 있다보니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10일이 지난 지금이라도 이걸 읽고 계시는 분들과 같이 축하해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함께 축복해주세요~
아버지, 어머니께서 30주년 결혼기념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셨는데전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신랑, 신부를 본 적이 없습니다.근데 이런 신랑, 신부 사이에서 어떻게 저 같은 자식이 나올 수 있었는지는 많이 의문입니다. 아무래도 형이 좋은 유전자를 많이 빼간 듯 싶습니다. 억울하네요.
어쨌든 아버지 어머니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