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라도 말을 해야 살것 같아서 몇자 씁니다.
전 정말 까탈스럽고 못된 여자입니다. 그래서 모든일이 평탄하지 않나봅니다.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미국에서 유학중이였고 올해 8월 방학을 맞아 들어오기로 했었죠.
아주 뜨겁게 사랑하진 않았지만 외로울때 서로 옆에 있었기에 믿음이가고 든든한 친구였습니다.
그렇게 조금만 기다렸다가 결혼만 하면 됐었는데 그럼 아무 문제 없었는데, 또 못된 제가 문제였습니다.
어느날 친한 친구가 자기가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다면서 어떤 남자에게
제 전화번호를 가르쳐줬다는거예요.
술김이였고 그냥저냥 얘기하다 끊었습니다. 물론 제 친구 역시 제 남친이 미국에 있다는건
알고 있었구요. 그 다음날부터 매일매일 전화가 오기 시작했고 이주일쯤 지나서 만나기로
했죠. 제 스타일도 아니고 친구가 부탁해서 나온거니까 예의에 벗어나게만 안하고 들어왔습니다.
두번째도 하도 만나자고 해서 한번 만나서 차 마시고 세번째 만난날 그만 만나자고 남자친구가있다고
말할 작정이였는데 일이 터졌습니다. 그 남자가 친구랑 같이 나와서 저에게 술을 엄청 먹인겁니다.
저는 술 한잔만 먹어도 취하는데 그리 많이 마셨으니 당연히 필름이 끊어졌고 잠깐 깨어보니 여관이였습니다. 물론 옷두 다 벗겨져 있었구요. 너무 놀래서 옷을 챙겨입고 몰래 나왔습니다. 사실 전
제 남자친구와도 한번도 자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첫날밤 멋지게 보내자고 둘이 꼭참았었거든요.
죄책감에 눈물만 흐르더군요. 그후로 저하고 잠을 자게 된 남자는 저를 너무 사랑하게 되었다면서
매일 찾아오고 집에도 안가고 아침까지 기다리고를 반복했습니다.
그 사람이 너무 안됐더군요. 그 착하고 순하게 생긴 사람이 저를 위해서 그 추운날 그렇게
기다리는게 안됐고 아무것도 아닌 나 위해서 눈물 짓는게 너무 안되보였습니다.
결국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이사람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만난지 5개월이 됐을쯤 그 남자가
예식장을 잡았습니다. 그 사람은 28이고 저는 27이었어요.
예식장을 잡고 나서 알았어요. 그 남자가 저 만나기 한달전쯤 여자랑 헤어졌고 그 여자랑
4년을 사귀면서 자고 다니고 애기도 지우고 ....... 그렇게 착하고 순한 사람은 아니였던거예요.
더 황당한건 자기집에 불러서 자꾸 한번만 하자고 그랬던 그 방 똑같은 이불에서 그 여자랑도
매주 주말이연 같이 잤었다는거예요. 저는 27살 될때까지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섹스라는게
하고 싶어서 아껴두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절 이렇게 무너뜨렸어요.
전 지금 그 사람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이제 두달이 되었죠.
결혼식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무슨 신부가 대성통곡을 하냐고 다들 웃었지만
저는 옛날 저의 남자친구가 너무 불쌍해서 울었고 한번의 실수가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거에
대한 죄책감 후회같은것이 생겨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혼하기전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시댁에 얘기한적이 있어요. 오빠 과거가 맘에 걸리고
저하고는 안 맞는 사람 같다구요.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사랑하는거보다 사랑받는게
행복한거고 남녀가 4년을 만났으면 다 그럴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니가 그냥 참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부모님 느즈막히 늦둥이로 저 보시고 너무 행복해서 저를 꼭 행복한 아이로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없는돈에 유학도 보내주시고 저 하나 좋은 신랑 만나서 사는거 보구 싶으셨는데 가난한 집으로
시집가게 되서 너무 속상해하셨지만 제가 좋다고 계속 우겼어요.
부모님께는 제가 술먹고 실수로 우리 신랑이랑 자게 되었다고는 말 못하겠더라구요.
마흔 나이에 본 딸이 잘못될까 늘 걱정하시는 부모님 생각해서 그냥 살기는 살아야겠는데
너무 힘드네요.
한번의 실수로 가장 아끼던 남자친구를 잃었고 지금 너무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어요.
제가 지금 우리 신랑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다 덮어주고 싶지만 그게 안돼요.
안 사랑하나봐요. 자꾸 과거가 생각나서 힘들어요.
지금 우리 신랑을 사랑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사랑할 수 있죠?
어떻게 하면 우리 남자친구가 그런 과거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제가 너무 성격이 못되고 자기만 깨끗한척 하는 그런 애인가봐요.
저도 허물 많으면서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사람 허물도 못 덮어줘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