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1)
네이트판에 글을 써두고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군대에 있는 오빠랑 통화를 하고
생각이 나서 들어와 보니 글을 쓴 다음날에 오늘의 톡이 되어서 진짜 깜짝 놀랐네요
당연히 톡이 됐을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벙벙하네요, 비록 다음날 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자고 일어나니 톡이 되어있다는 게 사실이 맞나봅니다..ㅎㅎ
지금은 제가 대학교 기숙사에 있어서 주말에 집에 내려가서 바로 사진 올릴게요!!
소소한 내용의 이야기를 톡으로 만들어주신 톡커님들 너무너무 감동이에요
그냥 가기 서운하니까 오빠가 제 페북에 올려주는 귀여운 글 하나 떡밥으로 투척하고 갈게요ㅋㅋ
저희 집은 김家입니다..ㅎㅎ 다 지우려다가 흔한 성이라서 그냥 놔뒀어용ㅎㅎㅎ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또 사진 추가하겠습니다!
다시한번 톡커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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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판글에서 착하디 착하신 오빠를 둔 여동생 분의 글을 읽고 제 오빠에 대해서 생각이 나더군요
훈훈돋는 이야기에 시험도 끝났겠다, 저도 한 번 저희 오빠 얘기를 해볼까 해서 적어봅니다 ㅎㅎ
진심 착한 오빠 하나, 열 남자 친구 안부럽습니다!!
이제 곧 군대 상병 휴가를 나오는 오빠를 위해 이 글을 바칩니당ㅋㅋㅋ
저는 94년생으로 20살이구요, 오빠는 92년생으로 22살 지금은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있어요ㅋㅋ
편하게 쓰기 위해 음슴체로 갈게용![]()
Ep. 1
첫번째는 사소한 것 부터 시작하겠음. 우리오빠랑 필자는 초중을 같은 곳을 나왔음.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면 맨날 교과서를 나눠주지 않음? 그것도 열몇권 가까이를...
조카 무거움. 근데 우리학교만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사물함 배정을 그날 안해줌.
그러면 이 책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당근 들고 가야함.
근데 우리 집이 좀 동네 뒷산 근처에 있어서 버스가 안감...
지금도 거기에 사는데 어디 갈려해도 귀찮아서 그냥 어디 안나감.
입학식 날이니까 모든 학년이 다 일찍 마쳐서 오빠랑 하교를 했음.
필자가 실내화 가방에 교과서를 죄다 넣어서 낑낑대면서 들고가면 부탁도 한 적 없는데
오빠는 그냥 갑자기 들어줄게 하면서 자기 교과서랑 내 교과서랑 혼자 다 들고 갔음.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데 그때는 어린시절이니까 그것보다 더 걸렸음.
같이 초등학교를 다니던 4년 내내 그랬음.
Ep. 2
필자가 중1때 일임. 나는 선천적으로 좀 몸이 약한 편임. 정확히는 허약함ㅋㅋ
그래서 그런지 체육대회가 있고 난 다음날이면 후폭풍이 크리티컬 수준임.
시름시름 앓으면 차라리 아프다고 핑계를 댈텐데 그냥 근육이 아이유 3단고음을 내지름![]()
남들보다 좀 심하게 몸이 쑤심...진짜 걸어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발을 내딛는 순간 아이유 빙의
근데 바로 다음날 영어 과외를 가야하는 거임...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가기 싫은데 그 선생님이 진짜 무서워서 몸 쑤시는 걸로 쉬거나 그런거 얄쨜없었음![]()
필자가 학원가방도 못 들겠다고 징징대니까 엄마가 오빠보고 가방 들어주라고 시켜서
오빠랑 같이 그 영어과외 선생님 집까지(영어과외를 선생님 집에서 했음) 걸어가게 됨.
근데 한 5분 걸었나? 아직 10분은 더 걸어야하는데 도저히 못 걷겠는거임.
그래서 필자가 오빠한테 '오빠 나 진짜 못걷겠어, 업어주면 안돼?'라고 헛소리를 지껄였음ㅋㅋ
그냥 그때는 그냥 완전 너무 힘들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한거였음.
당연히 오빠가 안해줄줄 알고 그냥 걸어야지 하는데
오빠가 갑자기 몸을 수그리더니 하는 말이
'업혀'
였음![]()
헐 헐 헐, 내가 됐다 그래도 계속 업히라고 하길래 그냥 잠깐 업혔다가 내리려 했는데
내 가방(크로스백)은 자기 목에다 걸고 과외 선생님 집 문 앞까지 필자를 업어서 데려다 줬음.
참고로 그 선생님 집은 3층이었고, 빌라라서 엘리베이터도 없었음. 날 업고 3층 계단을 오름...
지금도 그냥 걷기 싫고 그러면 오빠한테 장난삼아 업어달라고 하는데 한 번도 거절안하고 업어줌.
진짜 이건 남친 자랑하는 친구들한테 맨날 얘기해주는 내 인생 최고의 감동 중 하나임.
Ep. 3
요건 내가 고1 때, 오빠가 고3 때임. 고등학생때까지 필자는 용돈이라는 개념이 딱히 없었음.
필요하면 그때 그때 부모님께 타서 쓰는 정도?
그 때 오빠는 타지에서 기숙사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용돈을 타다 쓰고 있었음.
그당시 내가 돈이 필요했는데 그 달에 엄마한테 타다쓴 돈이 좀 있어서 달라고 하기 애매해서
그냥 속으로 어디서 돈을 구할까하고 머리만 굴리고 있었음.
가끔 한달에 한 두번 오빠가 집에 왔었는데 그 때 내가 그냥 무심코 오빠한테 돈이 있냐고 물었음.
오빠가 이유를 묻길래, 그냥 갖고 싶은게 있는데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하니까
우리오빠는 시크하게도 자기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서 나한테 줬음.
갚아라, 이것도 아님. 자기는 어차피 고3 수험생이라 돈을 많이 쓰지 않으니까 용돈인 셈 치고
나보고 쓰라고 줬음. 고3 수험생 때 나 돈 무쟈게 썼음.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푼다고...
우리 오빠도 나처럼 먹을 거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임.
오빠도 분명 고3 때 먹을걸로 돈 많이 썼을 거임. 이건 진심 단언함.
근데 고작 2살차이 나면서 용돈이라고 주던 만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음.
그 뒤로도 내가 지나가는 말로 아, 돈없네- 이러면 용돈이라면서 줬음.
Ep. 4
이 에피는 초큼 김, 제일 감동받았던 에피여서 기억이 새록새록함![]()
이건 내가 고2때임. 날짜도 정확히 기억함ㅋㅋㅋ 왜냐면 내 생일이기 때문.![]()
혹시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내 생일은 8월 이후의 달 중 하나라고만 해두겠음.
우리 오빠는 하는 행동은 배려심있지만 시크 무뚝뚝한 남자임ㅋ
위에서 본 모든 행동들은 진심 뜬금없이 그냥 재깍재깍 벌어지는 일임. 상냥한 미소따위 없음ㅋㅋ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살가운 표현이 많이 없는거임
무튼 생일 따위... ㅋㅋㅋ 챙겨준 적이 없음.
자기 생일마저도 감흥없어하는 사람이 남 생일에 감흥따위 있을리가 없음ㅋㅋㅋㅋ
그런데 사촌 중에 유달리 우리 오빠를 좋아라하는 언니가 있음.
나한테는 사촌언니, 오빠한테는 사촌여동생임.
1월인가 2월에 우리 오빠가 그 사촌언니한테 생일선물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됐음...
헐 헐, 나는 맨날맨날 니놈의 생일을 챙겨주는데 네 이놈, 어떻게 니가 동생 생일은 안챙겨주고
사촌여동생의 생일은 챙겨줄 수 있는 거임?
그 당시 내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오빠한테 마구마구 쏘아붙였음.
오빠가 알았다면서 내 생일에는 생일 선물하고 케이크 사들고 내 학교에 찾아오겠다고 하길래
나는 오빠가 그냥 내뱉은 말인 줄 알고 나도 그래라, 와라, 와라 꼭 와라, 와!! 라고 했음ㅋㅋㅋㅋ
뭐 갖고 싶냐고 하니까 내가 아마 그 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갖고 싶다고 했을 거임.
그러나 반년이 넘게 지나고 이미 그 일은 내 머릿속에서 완전히 리셋되어있었음ㅋㅋ
그런데 생일 한달인가 두달전에 오후 쯤 학교 쉬는 시간에 오빠한테 전화가 온거임.
오빠는 대학교도 타지로 가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음.
나曰 오빠 왜?
오빠曰 니 아직도 그 폴라로이드 카메라 갖고 싶나?
나曰 ㄴㄴ (반년만에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대한 나의 사랑은 식어있었음ㅋㅋ)
오빠曰 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뭐 갖고 싶은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전화 당시 바로 폴라로이드 카메라 파는곳 앞에서 있었다고 했음ㅋㅋㅋ
근데 뭐 갖고 싶냐고 물으면 솔직히 바로 생각안나지 않음? 나만 그런가?
그래서 모르겠다고 그러니까 오빠가 나중에 생각나면 연락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음.
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생일선물을 사준다고 했었지 라는 생각에 너덜너덜해진 나의 지갑이 떠올랐음.
필자는 장지갑을 매우매우 좋아함. 중지갑이나 단지갑은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단지 돈이 구겨져서임.
그리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필자의 유일한 취미 생활인 인터넷 서핑과 독서를 떠올리고
[장지갑이나 소설책]
이라고 보냈음.
그런데 이숑키가 답이 읍네?
그리고 또 다시 머릿속에서는 완전 리셋.
그리고 나의 생일이 일주일 앞으로 껑충 오게되었음.
예전에 오빠가 분명히 학교로 찾아온다고 하긴 했는데 솔직히 내가 그때는
열이 받아서 앞뒤 안가리고 얘기한거지 않음?
진짜 올거라는 기대는 아예 안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분명 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음.
버스타고 2시간은 달려야하는 곳에 이 오빠가 수업도 있구만 미쳤다고 오겠음?
그리고 나의 생일 당일, 아침에 담임이 들어와서 조회를 하고 있는데
내 자리가 몇 문단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맨 뒷자리였음.
교실 앞 뒷문 보면 문의 정중앙에 교실이 보일 수 있게 작은 투명한 창이 있는 것을 알거임.
아침 조회를 듣고 있는데 그 투명한 창으로 우리오빠의 모습이 보이는 거임.![]()
난 순간 내 눈이 살짝 이상해진 줄 알았음ㅋㅋㅋ
내가 너무 놀래서 조회 끝나자마자 뒷문을 열고 튀쳐 나가니까 오빠가 노란색 박스를 들고 있었음
원래 우리 오빠의 성격처럼 무미건조한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주고는ㅋㅋ 생일 축하한다고 해줬음.
내가 헐 헐 계속 이러면서 고맙다고 하니까 오빠는 쿨하게 수업있다고 하면서 생일 축하한다는
말만 남기고 바로 떠났음ㅋㅋㅋㅋ 진짜 버스타고 대학교 도착하니까 바로 수업시간이었다고..
그런데 가면서 새벽에 오느라고 케이크 못사왔다고 미안하다고 할때 진짜 너무너무 고맙고 미안했음.
A4용지보다 좀 더 큰 그 상자에는 명품 장지갑과 소설책 3권 그리고 편지가 있었음!!
명품이라고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프라다, 구찌 이런건 절대 아님ㅋㅋ 약간 준명품급?
그 당시 우리오빠는 과외를 하고 있었는데 그 돈으로 샀다고 들었음.
가격을 찾아보니까 20만원대 정도였는데 그러면 자기 급여의 절반 넘게를 탈탈 턴거 였음.
나는 그냥 시내에서 파는 그런 지갑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값비싼 선물이라서 진짜 너무 놀랬음.
상자를 들고 교실로 들어오니까 진짜 전교가 발칵 뒤집어졌음ㅋㅋㅋㅋㅋㅋㅋㅋ
얘들이 자기네들 오빠한테 얘기하니까 오빠들이 그 사람은 친오빠가 아님이 확실하다며...ㅋㅋㅋㅋㅋㅋ
와 지금 생각해도 감동이네, 선물을 다 떠나서 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와줬다는게 진짜 너무 감동임.
Ep. 5
그리고 이건 고3 당시, 필자는 거의 수험생의 신분으로 스트레스가 극에 다다른건 옛저녁일이고
거의 쓰러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예민의 절정의 시기에 있었음.![]()
그냥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엄마가 말을 걸어도 하루종일 진짜 한 마디도 안한 적도 있고,
심지어는 담임하고도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싸울 정도였음.
우리오빠는 그 해 2월에 나라를 지키는 이등병이 되어있었음.
나랑 나이 차이도 얼마 안나기에 수험생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던
오빠는 한달에 한 번 꼴로 나에게 편지를 써줬음.
지금은 많이 잃어버렸지만 한 6통 넘게는 받았던 것 같음.
편지의 내용은 늘 이랬음, 수험생의 신분으로 늘 힘든 xx옆에 오빠가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시발 감동이였음. 막 힘들어도 오빠 편지 때문에 괜찮아 진 적도 있음.
바로 얼마전 까지는 중간고사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는 필자 때문에 하루에 한 번꼴로 전화를 해줬음.
필자가 아무리 틱틱대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전화를 해줌.
쉬는시간에는 페북에서 글도 올려줌 좀 귀여움ㅋㅋㅋ
TO. 두살차이 오빠
둘 다 성격상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 따로따로 생활해서 어색한 남매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우리 둘다 서로 알고 있을거야.
솔직히 이거 쓰면서도 손발이 오그라 들어서 다리미로 손펴고 쓰고 있단다.
어렸을 때 엄마가 늘 부모가 없으면 믿을 건 오빠밖에 없다고 훈계할 때마다
내가 뭘 보고 널 믿냐라고 생각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나이가 한 살 한살 먹어가면서 엄마의 훈계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고 있어.
장남에 유일한 아들이라 많은 책임감을 지면서 살아가는 오빠에게
동생이 모나서 고맙다는 표현 한마디 못해줘서 늘 미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힘든 것 보다 동생을 생각해 주는 오빠한테 늘 고맙다.
음, 사..ㄹ.....ㅏ...... 미안, 도저히 이건 못 쓰겠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알제?
FROM. 두살차이 동생
하지만 우리오빠는 여친이 없음, 제발 여친 좀 사겨라...
이 인간은 주변에서 빙빙 맴도는 무슨 인공위성마냥 짝사랑 상대 근처를 돌기만 함
보는 내가 다 답답함!!!
무튼 긴 글을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용♡
만약에 그럴리는 절대 없겠지만,
이 글이 톡이 된다면 생일날 오빠한테 받은 선물하고 편지, 페북 글 등 사진을 올리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