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는 제가 유심깊게 봤어던 글을 발췌하여 올려 드리는 글 입니다.
중복 된 글 이 포함 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 글에 대한 태클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출처 - 다음카페(하드론)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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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도 겪은 일 있나요?"
"나? 음...귀신이라고 생각할 만한 것은 없었는데 비슷한 경험은 있었지.
우리 건물 화장실 알다시피 남녀 화장실 문이 수직으로 붙어있잖아.
문을 열어 놓으면 화장실에 누가 출입하는지 볼 수가 있어.
어느 날이었어.
새벽 1시 쯤이었지.
교무실 정리를 하고 손이 씻으려고 화장실 세면대로 향했지.
5층엔 나 밖에 없었어.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손을 씻고 있는데 갑자기 내 뒤편에서 웅얼웅얼 대는 목소리가 들리더라구.
여자 목소리로 말이야.
와....그 때 진짜 수백볼트에 감전된 것처럼 몸이 굳어버리더라구.
바로 앞에 거울이 있는데 얼마나 겁이 나던지 거울을 쳐다 볼 용기조차 나지 않더라니까."
원장은 목이 타는지 종이컵에 물을 따라 한 모금 들이켰다.
"용기를 내서 거울을 쳐다봤어.
그 때 뭐라도 있었으면 아마 기절했을거야.
내 뒤엔 아무 것도 없었어.
난 누군가를 계속 불렀지.
화장실 문 쪽을 바라보니까 여자 화장실 문이 열려 있더라구.
여자들은 보통 화장실로 들어가면 출입문을 닫잖아.
그런데 그게 열려 있는거야.
나는 살짝 머리만 내밀고 여자 화장실 내부를 들여다 봤어.
변기가 있는 내부 화장실 문도 열려있고,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었어.
누가 보면 변태라고 했겠지만, 난 그 때 정말 위급한 마음이었거든.
귀신을 보는 사람은 따로 있나 봐.
나는 이상한 소리만 들었을 뿐 무슨 형상을 본 적은 없어.
그런데 웃긴게 뭔지 아나?
그게 시기가 있다는 거야.
희한하게 장마가 끝날 때쯤에 시작되서 보름 간 그런 일이 계속돼.
나는 혹시나 학원의 귀신소동이라도 벌어질까봐 그 뒤로 학원 휴가를 그 때쯤으로 잡았지.
다음 주가 휴가인 이유도 그 때문이야.
본의 아니게 자네가 먼저 선수를 친 것 뿐이지."
"이러한 사실을 또 누가 알고 있죠?"
"옆의 치기공 사람들이야."
"어떻게요?"
"몇 번 야근하다가 소동이 벌어졌었나봐.
내가 들은 얘기는 한 직원이 새벽 근무를 마치고 불을 끄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작업실 안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리더래.
놀란 직원이 황급히 불을 다시 켜니까 작업실 홀 중앙에 어떤 여자가 무릎을 꿇고
참배를 올리 듯 팔을 쭉 펴고 엎드려 있더라는거야.
그런데 그 친구는 신기가 있었나봐.
얼굴까지 또렸하게 봤다더군.
거기 누구예요 하고 부르니까 여자가 뒤돌아 보는데, 얼굴 전체가 검붉은 피멍으로 가득하더래."
"진짜로 봤단 말입니까?"
"나도 믿어야 될지 말지 고민도 했지만, 그 사람이 봤다는데 어떡하겠나?
결국 그 직원은 너무도 놀라서 문 잠그는 것도 잊어먹고 도망을 쳤다는군.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지.
그 뒤로 저 회사는 웬만하면 10시 이후 근무는 안해.
최근엔 한 번도 야근하는 것을 본 적도 없어"
"그런데 회사를 옮기지도 않네요."
"내가 아까 말했잖아. 여기 임대료가 길 건너편보다 100만원이나 싸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업하는 사람에게 한 번의 술값 100만원은 아까운게 아니지만 고정비용 100만원은 정말 아까운 거라네."
"그런데 그 회사 사람들 다 귀신 씌운 것 같지 않아요?
다들 무표정하고, 다른 사람들하곤 말 한마디는 커녕 인사도 안 나누고...
왜 다들 우리에게 적대적인 표정인거죠?"
"그냥 무시하고 살아. 그 사람들도 우리가 낯설게 느껴지나 보지."
"낯선 게 아니잖아요. 벌써 이 학원이 5년 째인데...
저 치기공 회사에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또 있는 건 아닐까요?
생각해 보세요.
그 교회 자리가 있던 곳인데, 무슨 더한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잖아요.
우리한테 이 정도면 저 사람들은 어느 정도겠습니까?"
"별걸 다 걱정하는군. 하여튼 당분간 휴가갈 때까지 새벽에 남아 있지마.
그리고 괜히 치기공 사람들한테 말걸어서 불란 만들지마."
이 학원에 그 동안의 많은 소동이 있었을텐데 학원생들이 제법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더 신기한 건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는 치기공 회사이다.
"그래서 넌 귀신을 믿냐?"
원장으로부터 들은 귀신 얘기에 민수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늘은 편의점 밖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민수와 대화를 나눴다.
민수의 질문에 나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물었다.
나의 대답이 없자, 민수가 말을 이었다.
"과학 전공인 애가 귀신 얘기를 한다는게 우습지 않냐?"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 암흑에너지라고 들어봤냐?"
"물론 들어봤지. 같은 물리 전공끼리 왜 그래?"
"우주의 팽창이 중력만으로 설명이 안되는 것들이 있어. 그래서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개념을 도입한 거고."
"그런데 귀신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뭔 뚱딴지 같은 얘기야?"
"만일 사람이 뉴트리노 같은 입자로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해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되었을까?
작은 질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건물이고 뭐고 우리가 아는 물질의 세계는 상호작용하지 않으면서
모두 다 투과했을거야.
우리는 물질세계에 익숙해져 있을 뿐이지, 익숙하지 않은 또 다른 많은 것들이 있을거야.
난 꼭 뉴트리노를 말하는게 아냐.
암흑에너지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형태의 에너지가 있듯이, 현실에서 지각능력을 가지는
물질 형태의 생물이 아닌 또다른 형태의 지각능력 아니 지적 능력체가 있는건 아닐까?
그 능력체의 에너지에 영향을 받으면 우리는 환청과 환각을 겪게 되는거야.
아니지, 환청과 환각이 아니라 실재하는거지.
단지, 망막 시세포의 반응과 고막의 울림만 없는거야.
매트릭스처럼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만지지 않아도 실제로 그렇다고 느끼는 것처럼"
"헐....너 갑자기 초자연주의자가 된 것 같다.
너 그러다 무당이라도 되는거 아냐? 허허..."
민수는 나의 지나치게 진지한 표정을 풀어보려고 하는지 너털 웃음을 내보였다.
"그런게 귀신 아니겠냐고?"
나는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고는 민수의 답변을 기다렸다.
나의 질문에 민수가 환한 얼굴 표정을 풀더니 잠시 나를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너, 그러다 미치는 것 아니냐?"
"아직 미치지 않았는데 미칠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니가 내 입장이라면 아마 나와 똑같은 말을 했을거다."
민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말 없이 몇 십초간을 나를 응시했다.
깍지 낀 손을 배 위에 얹고 플라스틱 의자 위에 최대한 길게 늘어진 자세를 취하고 있는 민수.
왠지 방관자적인 친구의 모습에 서운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곧 그것은 나의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민수는 뒤로 눕힌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나에게 말했다.
"내일 새벽 1시 쯤에 너희 학원에 놀러갈게. 그 때까지 남아 있어라. 진짜로 뭔지 한 번 보자."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려는 자세를 취하던 나는 생각지도 않은 민수의 말에 살짝 왼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