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라는게 그렇게 부끄러운일인가요?
에누리
|2013.06.12 06:08
조회 682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외국에서 사는 이제 열아홉살.. 흔히 말하는 고3인 여학생입니다.가끔가다 판에 올라온 글을 훑어보는 정도인데, 악플도 많지만 간간히 피가 되고 살이되는 조언들도 올라오는 걸 보고는, 걱정스럽지만 조심스레 상담해 봅니다.방탈이라면 더더욱 죄송하구요. 그런데 왠지 언니, 이모들이 훨씬 더 깊이있는 조언을 해주실 것 같아서요.
이야기가 좀 주절거림과 한탄형식일거 같은데, 싫으시다면 조용히 나가주셔도 괜찮구요.
저는 흔히들 말하는 모쏠 입니다.하지만 저는 그것에 대해 신경쓰지도 않았고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고있었고요.굳이 자랑할거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우선 제가 서른, 마흔되는 노처녀도 아니니까 급할것도 없고, 늦은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최근, 제 한국인 친구중에 말실수를 가끔씩 하는 모쏠인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는 자신이 모쏠이라는 것을 부끄러워 하면서 동시에 순결하다 (적절한 표현을 못찾겠네요) 는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런 성격입니다.
그 아이가 동성친구들과 이야기 하면서 자신은 아직 남자 손도 못잡아봤다며 말을 꺼냈는데, 우연찮게 지나가던 남자애들이 그것을 듣고는 그 아이에게 빈정대듯이 '헐.. 너 모쏠이냐?' 라며 놀리더군요. 그 친구는 열심히 자기방어를 했는데, 솔직히 남자애들이 놀리는건 논리적으로 막을 수 있는 부류가 아니잖아요?
솔직히 저는 그때 애니팡을 하느라.. 그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있었고, 끼어봤자 머리만 복잡해질 것 같아 조용히 입다물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아이가 저를 가리키면서 '쟤 (저)도 모쏠이거든! 나만 모쏠 아니거든?!' 이라고 외치더라구요. 얼떨떨.. 당황함과 동시에 기분도 좀 상하더군요. 왜 가만히 있는 나를 끌어들이는 건지..
자기가 꺼낸 말에 당당하지는 못하고 왜 부끄러워하면서 또 숨기려는건지 이해가 좀 안되는것도 있었지만,그 정도로 모태솔로라는게 자존심 상하는 일일수가 있다는걸 알고 기분이 좀 묘하더군요.
여지껏 저는 어린나이에 이성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건 아니지만, 제 자신은 아직 그럴 여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고, 이성과 마음을 나눠가지기엔 아직 미숙하고 책임을 질 수 없는걸 알기에 미루고있었습니다.뭐, 가끔 친구들이 남자친구 자랑을 할때면 '아, 부럽다..' 이정도는 느끼긴 했지만아직은 학생이니까 학생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조급함도 없는 편이였습니다.(그렇다고 한번도 남자아이의 관심을 못받아본 것은 아닙니다) <-강조!!또 외국이라는 환경에서 스스로 좀 더 조심하는 부분도 없잖아 있는 편이였구요.
하여튼 그 뒤로 그런 일이 몇번이 더 있었고, 결국엔 그 친구와 틀어졌는데, 이번에 대학 지원서 넣은게 수시합격(맞나요?)이 되었습니다. 평소 원하던 학과였기에 기분이 아주 좋은 상황에서 그 아이가 제 뒷담을 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도 한다리 건너 들은거라 그것만 믿고 화를 내서는 안되지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제가 수시합격했단 말을 듣고 '그래봤자 남자친구도 없는게..하긴, 남자친구 없으니 공부라도 잘해야겠지' 좀 이런 식으로 말을 했답니다.
그래도 한때나마 좀 친했던 아이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게 충격이기도 하지만,학생이라는 위치에서 남자친구가 공부와 맞먹을 정도로 중요한 것인가요? 그게 다른 사람입장에서 본다면 '남친도 없이 찌질한게 유세떠는것'으로 보이는건가요?모태솔로라는게 그렇게 부끄러운 일인건가요?
타인의 생각을 옳고그름으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때문에 지금은 여지껏 제가 옳다고 생각해왔던것이부정되는 느낌이라 솔직히 좀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아.. 맞춤법도 엉망이고.. 이야기도 좀 두서없지만 답답한 제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