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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후, 너에게 쓰는 편지 part. 2

5 22 |2013.07.02 22:54
조회 281 |추천 1

우리의 3년전 봄, 그때의 나는 열아홉, 그대는 스물 하나.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아주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래서일까. 자연스럽게 알게 된 전화번호

자연스럽게 주고 받게 된 문자

 

장난스러운데도 자연스럽게 여보라고 부르던 너

사귀는것도 아닌데 왜 여보라고 하냐는 나에게

왜? 그럼 사귈래? 라고 너무 쉽게 말했던 너 

그 쉬운 한마디에 쉽게 넘어갔던 나

 

그리고 50일이라는,

누군가에게는 짧을수도 누군가에게는 길수도 있는 그 시간동안

우리는 꽤나 많은걸 함께 했었지.

 

그 함께하는 순간 순간에도 항상 나는 우리가 너무 쉽게 만났다는 생각을 떨칠수 없었고

참 속으로 많이 불안해하고 속앓이도 많이했지만

그래도 시작은 쉽지만 끝은 쉽지 않을거라는 너의 말 한마디만 믿고

너만 보고 너만 믿고 따라가겠다고 약속했었지.

 

이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사실, 처음 너를 봤을때부터 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던 나였으니까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고 해도 너를 놓지 않으려고 했었을 나란걸 알기에.

 

항상 내 걸음걸이에 맞춰주지 않고 혼자 성큼성큼 걸어 가던 너의 뒷모습

항상 제 멋대로 하고 나를 배려해 주지 않던 너의 이기심

항상 나를 대할때 가벼운듯 가볍지 않은듯 했던 너의 알 수 없는 행동들

그 모든 것들을 느끼면서도 눈에 담게 되고 마음에 담게되고

정말 단지 나에게 뭘 어떻게 해도 너라서.

그저 내 안에 담아두기만 해도 행복한거야- 라고 느꼈었다.

이런게 사랑인가? 라고 어린 마음에도 하루에 수백번씩 혼자 생각했었거든.

 

그리고 50일후에 네가 입대 하던 날 ,

처음으로 누군가가 입대하는곳에 가봤었는데.

난 내가 엄청 울고 불고 할 줄 알았는데

막상 눈물은 나오지 않더라고

그저 많이 마음속으로 허전해지는 기분이 컸었어.

내 눈에 가장 많이 담기고 많이 찾던게 너였는데

그냥 담담하게 보내게 되더라.

 

 

그런 나를 보면서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렇게 네가 군대에 간 그 50일 동안, 나에게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

나는 사귀는 사람에게는 싸우고 차일지라도 거짓말은 안된다는 생각에

그 많은 일들을 다 너에게 이야기 했고

그 말을 다 듣고서도

너는 애써 괜찮다고 했지만

너의 얼굴을 보면 예전처럼 내가 너를 대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결국엔 헤어지자고 편지를 쓰고 너와의 연락을 모두 다 끊어버렸지.

 

 

그래. 그렇게 결국은 쉽게 헤어지고 우리는 서로 차츰 잊혀지는 존재가 되었었지.

글쎄, 나는 다른 사람도 많이 만나봤는데 아주 때때로는 생각이 나긴 하더라고.

그래도 그때마다 이젠 다시 안될거야 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차마 연락할 용기는 없었어. 

 

그런데, 너와 나는 그렇게 쉽게 헤어질 인연은 아니었던 것 같아.

 

그로부터 정확히 3년후에 너는 다시 내 옆에 있게 되었으니까.

 

 

그냥 어느날 문득 너무 강렬하게 네가 너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페이스북 싸이월드 다 뒤져가며 너의 연락처를 알고 문자를 했던 날

그리고 3년만에 연락한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온갖 걱정 다 하는 내가 무색하게

반갑다며 이야기 하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물어보던 너

 

다시 만나자고 하면 어쩔거냐는 나에게

진지하게 시작하지 않을거면 만나지 말자던 네가

 

참 나에게 생소하더라.

참 많이 안 변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변했더라.

 

내 걸음에 맞춰주지 않던 네가 맞춰주고

사귀면서 뭐 하나 선물 해준다는 생각 조차 없었던 네가

언젠가 내가 지나가는 말로 꽃 선물은 싫다고 차라리 화분이 낫다고

그렇게 말한걸 기억하고 장미화분을 선물해줬었고

예전같으면 내 의견은 들을 생각도 안했던 네가 이제는 내 의견을 먼저 듣더라.

 

물론 네가 이렇게 변하지 않았어도

나는 너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기꺼이 다시 만났을거지만.

 

나는 너를 다시 만난후에 이제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난다는 그 환상같은 말을 믿어.

진심이라는게 있다고 믿고 이런게 사랑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어

 

사람을 만나다 헤어지고 나면

그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 못 만난다고 너 지금 바보짓 하는거라고

나에게 그렇게 말했던 사람들에게

나는 그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제는 너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 만나면 

지금 너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거냐고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아니라고 할거야.

 

더 좋고 덜 좋고를 떠나서

먼 길을 돌아와서 다시 잡게 된, 너의 두 손을 

난 더이상 놓고 살아갈 자신이 없거든.

 

세상에 사랑이 뭐야? 라고 물어보면 수많은 답변들이 있겠지만

 

어떠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내가 살아 갈 수 있다는것,

이것 또한 사랑이 아닐까.

 

이 글은 내가 말하지 않는 이상 너는 절대 못보겠지만

한번쯤은 대놓고 너에게 글로 표현하기보단 익명의 힘을 빌려서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싶었어

때로는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을때도 있잖아.

 

지금 아주 잠깐 내 옆에 없는 너의 눈치를 보며 이 글을 쓴다.

 

 

보고 있어도 보고싶다. 사랑해.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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