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전에 판이나 봐야지 했는데 제 글이 있네요. 아.. 신기하네요-_-;;
다들 그래서 이렇게 쓴 글 위에다 또 글을 덧쓰시는구나.
아무튼. 덧글 다 읽어봤습니다.
생각보다 다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악플이 없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얼마전에 친구랑 통화했는데
-응,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거야?
뭐.. 알바나 하면서 용돈 벌어야지. 딱히 일 하고 싶진 않아. 그렇다고 내가 영화를 그만 둘건 아닌데...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오더군요.
전화 끊고 엉엉 울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아직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노동부 얘긴 좀 마음 아프네요.
담당 근로감독관님도 있었고 정식 민원 접수해서 근무지 근처 고용센터에서 접수 받고 일 처리했습니다.
서울로 가기전에 담당자분과 통화도 여러번 하고 가지고 있는 증거 서류에 대해서도 얘기 나누고 메일도 보내드리고 했습니다.
그 간의 이야기가 길어서 첨부 못드렸는데
고용주께서 본인도 정산을 못받아서 빚이 몇억이 있는데 이렇게 신고해서 받을 수 있으면 저도 신고 좀 하면 안될까요 감독관님?
이러시는데 뭐..
받을 수있었으면 신고 하기전에 진작에 받았겠지요.
가서 한마디도 못하고 욕만 먹고 왔네요.
아버지랑 같이 갔는데 거기다 대고 큰소리 치시면서 자식 교육 이렇게 시키지마시라며 아버지께^^; 피곤하다고 찜질방 보내줘가며 일 시켰더니 신고 한다며. 등등.
몇일 집에 못들어가고 밤새 일하니까 찜질방 보내준거죠. 많이 자면 5시간, 보통 1시간만에 씻기만 하고 온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쪽 일 여건은 말 해봤자 입아파요.
몇일 밤새고 몇일 못씻고 집에 못가는 건 당연시 되어왔으니.
밑에 영화1세대 분들 꼬집으신거 진짜 맞는 말 같습니다.
아는 오빠가 그러던데 본인 10년전에 제작부 막내 할때 50만원 받았다고.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그래도 하겠다는 사람 넘쳐납니다.
그래도 네이버에 이름 치면 필모그라피 뜨고 크레딧보면 눈물나고. 고생한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나아지지 않나봅니다.
그런가봅니다.
그래도 덧글 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노력하는데까지 해서
조금이라도 변하도록
하는데까지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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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직장 없이 노는 26세 여자입니다.
올 1월부터 일을 그만 두고 현재는 집안일 하면서 새로운 직장 찾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직장 생활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학교를 일찍 갔던 탓에 대학을 졸업하고나니 23살이 되었습니다.
어서 졸업해서 취직하고 싶었고 하고자 하는 꿈이 확실했기에 휴학 한번 하지 않고 졸업했습니다.
전공은 영화 연출 입니다.
졸업식도 아직 안했지만 정확히 1월 3일 부터 근무 했습니다.
그전에 면접 보고 운이 좋게도 붙어서 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예산 상업 영화 였습니다.
스크립터로 4달반 일했습니다.
녹음대본 나오기 전까지만 일을 했는데 이유는 지급할 돈이 없으니 여기까지만 해달라고 하셔서 나왔습니다.
4달반 일하면서 받은 돈은 55만원이었습니다.
이쪽 여건 안좋은거 알면서도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 넘칩니다.
그래도 엔딩 크레딧 이름 올라가는 거 보면 소름 끼칩니다.
그리고 두번째, 세번째 쭉쭉 일 했습니다.
한달 동안 일했는데 엎어져서 돈 한푼 못받고 나온 적도 있습니다.
그래, 더 오래 하고도 돈 못받는 사람도 많은데 짧은 기간이지만 좋은 경험 했어.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돈을 못받는 일도 생겼습니다.
그때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사실 돈 못받는 것에 대해 많이 무뎌졌습니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좋은 사람들 얻고 일 배운 것만으로 만족하자. 그랬습니다.
하지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면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왔던터라 자취 하는 방세며 생활비며 충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데 할 수있는데 까지 해보라며 적극 지원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죄송하고 부끄럽고, 어느 정도 지나고 보니 이렇게는 일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현장 영화인을 포기했습니다.
사무실을 찾던 도중 편집 회사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여건은 훨신 좋았습니다.
정확한 날짜에 월급이 나오고 실내에서 안전하게 일 할수 있고 춥지도 덥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왠지 뒷짐 지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 부담을 덜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일도 물론 재밌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맨 뒤에 나오긴 했지만 좋았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것과는 다르게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달이 지나도 말씀이 없으시자 직접 얘길 꺼냈습니다.
기다려봐라, 기다려봐라 하시더니 결국은 안되겠다. 하셨습니다.
그렇게 그 회사는 인턴 돌려막기로 저렴하게 일 시키고 내보내고 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못버티는 인턴들이 줄줄이 나갔습니다.
첫 달 급여가 60만원입니다.
3개월뒤 80만원, 또 3개월뒤 100만원. 여기서 고정.
결국 다른 일을 찾았습니다.
드라마 현장을 가게 되었는데 급여는 같았지만 일주일에 야외 촬영만 나가는 걸로 일 하는 시간은 훨신 적었습니다. 일주일에 2일.
투잡을 뛰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도중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봤습니다.
여기서 부터 망했습니다.
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조건으로 150을 얘기 했습니다.
그리고 일 했습니다.
한달이 지나고 월급을 받을 때가 되어서 말씀 드렸더니
계좌에 100만원만 이체 되었습니다.
잔금은 나중에 처리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후에 말이 바뀌었습니다.
한달 만근을 하지 않았으니 150은 못준다. 130 주겠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한달이 지났습니다.
돈이 없다며 50만 주셨습니다.
이상한 것은 근무 환경도 그렇고,
변기가 얼어서 화장실을 못갑니다.
사무실이 춥습니다.
직원이 저 1명 뿐입니다.
주변에서 돈 달라는 전화가 옵니다.
3일 밤새고 1시간 자며 일했습니다.
식비도 지원 안해줍니다.
이렇다보니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다음 달 부터 일이 없으니 그만 두고 알바로 도와줄수 없겠느냐 하셔서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잔금이 있었습니다.
언제 줄 수 있겠냐고 하니 아직 정산을 못받아서 돈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씩 문자를 보냈습니다.
간단한 안부 인사와 건강 조심하시라는 말과 함께 언제쯤 가능하시냐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5달이 지났습니다.
집에서는 포기하라고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하랍니다.
좋은 경험입니까?
돈 못받는 게 좋은 경험입니까?
호구처럼 살아온 지난 날들이 회상되면서 화가 났습니다.
몇일 동안 잠도 못자고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주변에서는 신고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내서 노동부에 신고 했습니다.
이 업계 바닥이 좁은데 소문 돌면 저는 평생 이 일 접어야 할까요.
혹시나 피해보지 않을까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근로 감독관과 고용주, 저, 3자 대면 했습니다.
우선은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점.
계약서 쓰자고 쓰자고 했는데 다음에 하자 다음에 하자 미루셨습니다.
끝까지 들이밀고 썻어야했는데 그 계약서가 이렇게 중요할지 몰랐습니다.
고용주는 본인이 고용주가 아니라고 합니다.
근로 감독관은 세상에 일을 하고도 근로자가 아닌 사람 많다고 합니다.
결국 돈도 못받고 근무지였던 서울까지 가느라 차비만 들고 아무런 이득도 없이 나왔습니다.
전화로 상담받을땐 돈 받을 수 있다고 무조건 신고하고 접수하고 증거자료 제출하라더니
돈 주겠다는 문자, 근로 입증 메일 이런거 보내면 뭐합니까.
노동부는 근로자 편이 아니랍니다.
고용주와 근로자, 중립이랍니다.
근로 감독관이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나서는 일을 계속 해야할지 정말 허망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집에만 있습니다.
새로운 직장 찾는 것도 두렵네요.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전공 살려보겠다고 열심히 일 했는데.
면접 보러가거나 동종업계 주변 사람들 말 들으면 다들 이렇게 말합니다.
돈 벌려고 영화해? 영화가 좋으니까 하는 거지.
다들 재벌 2세인가 봅니다.
10년넘은 친한 친구들은 그럽니다.
남들은 취미로 하는 것을 넌 전공으로 하고 있으니 힘든거야. 다른 일 구하고 취미로 영화 해.
비싼 학자금 대출 받아서 대학 들어가고 워크샵이니 뭐니 작품비 몇백씩 쏟아부어가며 공부했는데
돈을 못벌다니요.
다들 제가 돈 못벌거 알았는데 저만 몰랐나봅니다.
비도 오고 속도 쓰려서 한번 적어 봅니다.
다들 계약서 꼭 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