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http://pann.nate.com/talk/319020407
현이와 라면을 먹고나니 어느새 해가지는지 밖이 어둑해졌다..
은영이를 깨워줄시간이 됐는데...
"은영아 은영아 일어났어? 들어가도 돼?"
방문을 두드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더욱 어두워진 방안
은영이가 잠이 덜깬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 언니 벌써 일어날 시간이 됐어요?"
"응 그래.. 근데 은영아 여기있던 다른 인턴선생님은 나가셨어?"
"다른 인턴? 나밖에 없는데..?"
"아까 저 구석에서..자고 있던 인턴선생님.."
"처음부터 나 혼자 있었어요..."
"아까..분명히..."
"언니 또 뭐야.. 여고생 처럼 또 귀신본거에요? ㅋㅋ 꿈꿨어?"
"아니.. 그런건 아니고..."
잘못본건가..? 꿈과 헤깔리는건 아닌지...
"아유 또 나가야할 시간이네.. 언니 4학년을 즐겨요.. 국시끝나고나면 진짜..에효.."
"지금보다 더 놀라고?"
"언니 완전 엄청 놀아야지..안그럼 후회해.."
"알았어..ㅎㅎ "
"아 좋겠다..꿀같은 본4.."
"힘들지..?"
"아니..뭐 할만해요~"
은영이가 출근을 하고...
현이 현정이 재희가 모두 숙소에 들어왔다..
응급실 실습생인 하윤이는 오늘밤 응급실에서 밤을 새기로 했다..
우리는 각자 할일을 하거나
시덥잖은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야..그러니까 내과랑 산부인과걸린게 젤 좋은거네..ㅎㅎ"
"그런가?"
"언니가 젤 먼저 들어와서 구르고 있었잖아.."
현이가 볼멘 소리를 했다..
"산업의학은 힘드냐?"
"숙제가 많아 언니.."
재희가 노트북을 닫으며 기지개를 켰다..
"관심도 없는데 할일은 많고..공장 견학도 다녀와야함..."
"야 그래도 지금아니면 언제 배우냐.. 평생가도 한번 볼일 없을껄?"
"그럼 언니가 가던가.."
"그건 싫다 ㅋㅋㅋ"
"아 덥다.. 베란다 문이라도 열까?"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베란다문을 향해 걸어갔다..
"안돼 누나.."
갑자기 다급한 꼬마 목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꺄악"
아까부터 방안에 있던 현정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뭐야? 뭐야?"
다들 방문을 열고 현정이를 바라봤다..
"방금..어떤 작은 남자아이가 여기 있었어..여기서 나를 바라보고.."
현정이는 방구석을 가리키며 부들부들 떨었다..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저기로 나갔어.."
나는 방금전부터 내 옆에 서있던 꼬마를 바라봤다..
"미안..."
꼬마는 머리를 긁적이며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머리를 체념의 한숨을 쉬며 현정이를 달랬다..
"니가 잘못본거겠지.."
"아냐 언니.. 진짜라니까.."
"현정언니 졸린거 아냐? 이리 나와그만 무슨 공부를 지금한다고.."
현이가 현정이를 타박하며 끌고 나왔다.
"그만 자자.. "
"잠 안오는데.."
"수다나 떨다 자던지.."
그렇게 모여앉아 한참 수다를 떨던 우리는 피곤에 지친 모습의 미희와 선명이가 들어와 방안으로 들어간 후부터 조용히 잠자리에 누웠다...
"에효 이제 겨우 열신데 벌써 자야한다니.."
"어쩌냐..떠들수도 없는데..근데 근무교대가 7시쯤인데 너무 늦게 온다.."
"그러게..인턴되기 싫으네.. 아 싫으다.. ㅠㅠ"
"내년엔 우리도 저런 모습으로 여기 오겠지..?"
"그렇겠지.. 근데 언니는 우리병원으로 올꺼야?"
"아마 그렇지 않을까..? 현이너는..?"
"나는.. 큰병원들 생각하고 있어요.. 나가보고 싶어.."
"그럼 과선택이 좁아지잖아.."
"어차피 피안성 정재영 갈거 아니니까.."
"그래도..설대나 삼성 이런데는 내과도 박터진다던데.."
"내과도 그닥 관심없어요.."
"외과 가게? ㅋㅋㅋㅋ"
"아니..딱히 생각한건 아닌데..
그래도 뭐 정안되서 돌아오게 되더라도 나가보고 싶어.."
"그렇구나.."
"언니는 어디가고 싶은데요..?"
"정신과...내과.... 원래 정신과가 정말 하고 싶었는데..요즘들어서는 내과가 제일 재미있는거 같더라.."
"내과 갈거면 나가도 되지 않아요?"
"나도 나가보고 싶은데..모르지..나이도 많고.. 여자고..안그래도 불리한데 내신도 1등급이 아니니까.."
"그래도..언니는 공부도 잘하고 일도 잘하니까.."
"야..나 유급한번 먹었잖아..ㅎㅎ"
쾅쾅쾅...
인턴선생님들이 들어가있는 방안에서 베란다쪽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조용히좀 해줄래요?"
짜증스러운 선명이 목소리가 방안에서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우리 목소리가 그렇게 컸나...?"
현이가 삐죽거렸다..
"그냥 자자..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
이불을 쓰고 누워 잠을 청했다.
발치로 우리의 발사이를 건너 뛰어다니며 까르륵 웃는 꼬마가 눈에 보였다..
꼬마는 늘 그러곤 했다..
사람 발사이를 뛰어다니거나
천장 구석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거나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우리를 바라보거나..
간혹 침대나 책상밑에 앉아서 올려다 보기를 좋아했다..
내가 꼬마를 몰랐더라면..
이야기 해보지 않은채..저런 모습을 본다면..
정말 너무 무서울거란 생각을 하며
잠이들었다..
드르르륵 가가가각 가가가각 가가가각..
이상한 소리가 계속 베란다에서 울려왔다..
마치 타일바닥을 쇠로 긁는 듯한 소리..
"아..뭐야..?"
인턴선생님들 방안에서 잠에 취한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몸을 일으켜 베란다를 들여다보려 했는데..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가위눌린건가...?
"저기 있어..저기 저기에 있어.. 도망가야돼 도망가야돼.. "
약간 탁한 목소리의 여자가 다급하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이야..지금..얼른..가야해..가야해..
나는 계속해서 베란다를 바라봤다..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베란다..
이상한건..안방쪽 베란다의 센서등이..켜져있다..?
계속해서 들리는 쇠로 긁는 듯한 소리..
어..?
맞은편 동의 복도.. 7층 한 집의 현관 앞 비상등도 켜져있었다..
사람은..보이지 않는데...
비상등은 여전히 꺼지지 않는채 있었고..
다급한 여자의 중얼거림은 더욱 잦아졌다..
"도망가야돼..도망가야돼.."
드르륵 드르륵 드르르륵 가가가가각
"누...누...누구세요?"
나는 정신을 모아 목소리를 내기위해 애를썼다..
"누구..?"
"누나! 안돼~"
꼬마가 다급하게 외치며 날아와 내입을 막았다..그리고 그순간..
후다다다다다닥
검은물체가 인턴방쪽 베란다에서 마루쪽 베란다로 빠른속도로 넘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늘 낮 꿈에서 본 그여자였다..
이번엔..일어선 상태가 아니었다..
여자는 바닥을 마치 거미같은 모습으로 기어다니고 있었다..
가가가각 그여자의 몸을 관통한 철막대가 바닥을 긁으며 소리를 냈다..
"나가야돼..문열어..문열어줘.."
여자가 쉰목소리로 말을 하며 베란다 문을 손바닥으로 짚었다..
나는 숨소리조차 낼 수없는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가위가 풀렸는지는 여전히 눌린상태인지..
상관없이 여전히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이 얼어붙은채 나는 숨조차 멈추고 그여자를 바라봤다..
턱..턱..
여자가 손바닥으로 베란다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두드리는 곳마다 여자의 핏자국이 베란다 유리문에 묻어 흘려내렸다..
그런데 여자가 바라보는 곳이...
내쪽이 아니었다..
여자의 뒤.. 베란다 넘어의 맞은편 아파트의 복도였다..
여자의 모습은 기괴했지만 또 많이 당황한듯 보였다..
그때였다
베란다 넘어 맞은편 동의 복도..
여전히 켜져있던 그 현관의 불이 꺼지고
이내 여자는 더욱 당황스러운 몸짓으로 더 빠른 속도로 베란다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턱..턱..턱..
그모습이 너무 공포스러워 되려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여자가 바라보는 곳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여자가 마루쪽으로 넘어온 후 꺼져있던 방쪽 베란다의 센서등이 켜졌다..
그와 동시에 뒤를 향해있던 여자의 시선은 잠시 안쪽 베란다를 향했고..
그리고 다시 유리문 넘어 내가있는 마루 안쪽을 향했다..
안쪽 베란다 센서등에 비친 여자의 얼굴은..
마치 수박처럼 반으로 쩍 갈라져 있었다..
여자가 움직일때마다 갈라진 양쪽 머리의 조각이 서로 부딪히며 피를 튀었다..
여자의 표정은 공포에 사로잡혀 질린듯한 표정이었다..
빠져나올 듯 크게 뜬 눈에서 쉴새없이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치려는 순간..
"아 쫌 조용히좀 해요 학생선생님들!!"
선명이의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마루전체에 울려퍼지며
마루가 환하게 밝혀지고 동시에 정신이 확 드는 느낌이 났다..
"뭐야..뭐야?"
아이들의 당황한 목소리도 귓가에 울렸다..
선명이가 마루로 나와 서있었다..
"왜? 선명아?"
당황한 아이들이 하나둘 일어섰다..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반사적으로 베란다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없이 고요한 베란다..
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선명이를 바라봤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우린..다 자고 있었는데요.."
현이가 당황한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때 베란다문이 열리고 재희가 빨래바구니를 들고 걸어들어오며 말했다..
"죄송해요..제가 시끄러웠나봐요.."
"선생님이에요?"
"네..제가 빨래를 너느라.."
"건조대를 그렇게 끌고 다니면 어떻게 해요..?
일끝난건가요? 잠좀자게 조용히좀 해주세요.."
딱딱거리는 선명이 목소리
"네 죄송합니다.."
재희가 오버스럽게 움츠러들며 허리를 숙여 사죄했다..
이내 선명이가 방안으로 들어가고 아이들은 하나둘 다시 자리에 누웠다..
"빨래널면서 시끄러우면 얼마나 시끄럽다고.."
"건조대 끌고다니면 시끄러울 수 있지.. 바닥에 긁히는 소리가 나니까.."
현이가 재희를 달랬다..
그럼..그소리는 재희가 낸 소리였나..
내가 꿈을 꾼건가..?
이불을 고쳐덮으며 옆으로 돌아누웠다..
하지만..꿈에서 같은여자를 두번이나 보다니..
작년의 일들이 생각났다..
애들이 잠들면 꼬마한테 정말 뭔지 물어봐야겠다..
그때 불을 끄고 자리에 누우며 말하는 재희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무슨소리야..건조대..천장에 달려있는것 썼는데..
바닥에 놓는건 다용도실에 있구만..괜히 자다깨서 성질부린거지.."
머리털이 쭈뼛 서며 등으로 한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여전히 켜져있는 7층복도의 비상등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