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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뼈를 묻을 뻔한 사연..

안전벨트의... |2013.08.24 16:20
조회 1,399 |추천 21

안녕하세요. 저는 22살 여성입니다.

생애 첫 톡을 써보는 거에요. 이쁘게 봐주세요.

 

 

 

 

올해 저는 동원 글로벌 익스플로러라는 고마운 대학생 꿈지원 프로젝트에 일원이 되어서

여름방학에 호주와 뉴질랜드로 2주간의 꿈 같은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저희 팀은 대학 동기로 이루어졌고 총 3명이었어요.  한 명은 오빠고 다른 한 명은 친구였습니다.

 

 

 

호주에 도착하자마자 렌트카를 빌리고 이동을 하는데,

우리나라와 다른 교통질서에 심각하게 적응하지 못 해서 교통사고가 날 뻔 했던 게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모두 운이 좋게도 다른 차들이 피해가줘서 사고가 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다르게 길거리 아무데나 주차를 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벌금을 냈다는..

아..암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구요..

 

 

저희는 아무쪼록 호주에서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뉴질랜드로 이동했습니다.

 

 

 

뉴질랜드의 일정 또한 빡빡하게 계획되어 있어서 이동수단으로 렌트카를 빌리게 되었습니다.

렌트카를 빌리면서 직원이 묻더군요. 혹시 이동 목적지가 어디가 되시냐고..

그래서 여차저차 모두 설명 드렸더니 바퀴에 체인을 두르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 하는 곳도 있다고

빌리시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빌렸습니다.

 

 

그렇게 호주에서 운전에 익숙해진 오빠는 능숙한 운전 실력을 발휘해서 하루 중 7시간은 운전만 하셨습니다.

(뉴질랜드 남섬 관광지는 이동거리가 거의 깁니다. 우리가 긴 여정을 계획하기도 했지만..)

 

 

 

 

 

그런데 사건은 뉴질랜드로 넘어온 이튿날 째에 터졌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어 있는 밀포드사운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으로

이동하는 길이었죠. 우리나라 사람들도 뉴질랜드 여행을 가면 꼭 들린다고 하더라구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엄청 험합니다.

국립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부터 간다고 쳐도 산길로 거의 2시간을 더 달려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겨울이었던 뉴질랜드의 산길인데.. 그 길이 얼어있을 거라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못 했던 거죠.

왜냐하면 들어오면서 부터도 체인을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는 표지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이용하려는 크루즈 탐방이 1시까지는 꼭 가야볼 수 있었어요.

마음 급한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해서 체인을 할 생각도 없이 무지막지하게 달리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급커브길을 만난거죠..

예.. 지금 생각하시는게 맞습니다. 빙판에서 차가 미끄러져서 산에서 그대로 추락해버렸습니다.

 

참 지금 생각해도 무섭네요.

 

 

 

10초? 쯤 일까요? 뒤집히고 흔들거리던 차가 멈췄습니다.

 

정말 이게...  신이.. 우리가 불쌍하게 타지에서 죽지말라고 살려주신건지..

살 사람들은 산다는 말이 여기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오빠는 먼저 차 안에서 빠져나가고 계속 멍했다고 합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겠죠?

저는 오빠를 계속 불렀어요. 제가 하고 있던 안전벨트가 안풀러져서 몸이 거꾸로 매달려 있었거든요.

한 다섯번 부르고 나서야 오빠가 정신이 돌아와서 저를 빼줬습니다.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서 였는지 .. 오빠와 저는 아주 멀쩡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뒤에 타고 있던 친구는 아무 소리도 없고 .. 죽은 듯이 있는거에요.

(뒤에 타면 거의 안전벨트를 하는 사람이 없죠.. 제 친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빠랑 저는 갑자기 너무 무서워져서 친구를 계속 불렀더니 아주 태연하게 들리는 친구의 목소리

 

'나 신발 잃어버렸어 ..ㅠㅠ'

 

아.. 다행이다. 우리 모두 살았구나 했습니다.

차 안에서 나오고 보니까 정말 모두 사지 멀쩡하더라구요. 친구는 입술 안이 살짝 찢어지고

저는 그냥 작은 상처 하나를 갖고

오빠는 젤 멀쩡했습니다.. 원래 운전자가 많이 다친다고 하던데, 정말 다행이였습니다...

 

 

 

 

그렇게 살고 나서 저는 계속 구해지기 전까지 넋을 잃었던 것 같아요.

 

제가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산에서 떨어지기 전에 큰 나무를 한번 크게 박았다는 점.

우리가 떨어진 그 위치에 우리 차 말고 다른 차가 하나 더 떨어져있었다는 점.

(제일 섬뜩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추웠다는 점..

 

 

 

오빠는 신속하게 산 위로 올라가서 우리를 도와줄 차를 찾았습니다.

여기가 관광객들이 자가용으로 자주 찾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이동할 때도

오가는 차가 하나도 보이지가 않았는데 오빠가 올라가자마자 5분도 안되서

우리를 도와줄 천사를 찾았습니다.. 신이 우리를 계속 돕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사는 찾았고..

우리의 짐을 꺼내야 하는데 트렁크가 열리지가 않아서 결국에는 친구의 짐 하나 만 꺼내올 수 있었습니다.

트렁크를 억지로 열려고 하다가는 차가 또 미끄러질 것 같아서 큰 노력은 하지 않았습니다..

 

돈이나 여권 등등 중요한 것이 들어있는 가방은 모두 트렁크에 안실어서.. 정말 천만다행이었죠

 

 

 

그렇게 산 위로 올라가는데 저는 자꾸 미끄러지더라구요..

친구는 신발 한짝을 잃어버려서 인지 잘 올라가는데ㅠㅠ

 

 

 

아무튼 그렇게 천사의 차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면서 팀원들과 대화를 했습니다.

그 때 그 상황에서 하지 못 했던 이야기들을요.

 

떨어지면서 무슨 생각을 했냐 하는데 오빠는 꿈일거라고 생각을 했다는데..

저는 아무 생각도 안했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이대로 죽나.. 라는 생각도 안하고..

아무 생각도 없이 눈만 감고 있었습니다.

근데 친구는.. 살자! 라는 생각을 했다네요.

 

 

 

또 친구는 말을 계속 이었습니다.

저희가 차로 이동할때마다 제가 CD구워온걸 잘 틀고 갔거든요.

근데 떨어지자마자 노랫말이 들렸다고 하더라구요. 들리는 노랫말을 들으니..

제국의 아이들의 후유증이라는 노래더라구요.

 

정말 소름 돋았습니다 .. 하..

 

 

 

 

목적지에는 도착했고.. 머리는 산발에 피도 나고.. 누가 봐도 사고났습니다. 라고 외치는 듯했어요.

국립공원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마을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고 직원에게 문의했습니다.

 

원래 예약을 해야만 마을로 돌아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오빠가 우리의 상황을 이야기했더니 바로 버스를 구해주더라구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ㅠㅠ

 

 

 

근데 여기서도 참 무섭고 섬뜩했던게 직원이 하는 말이

 

2년 전에도 우리와 똑같은 사고가 났었는데, 그 차에 5명이 모두 죽었다고..

우리는 운이 정말 좋은 거라고 하더군요....

 

근데 생각나는 차가.. 바로 우리 차 뒤에 있던 차가 생각나더라구요..

아닐 수도 있겠지만 .. 웬지 모를 소름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ㅠㅠ

 

 

 

 

그렇게 마을로 가서 숙소를 구하고 캐리어를 어떻게 꺼낼지에 대한 막막함을 토로하다가

배가 고파서 마트로 향했습니다. 근데 웬걸 아까 도와주신 천사가 장을 보더라구요!

이야기를 해보니 같은 숙소였습니다.. 정말.. 왜 이렇게 신기한 일만 생기는 건지.

 

숙소에서 우리가 사고 났던 곳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 분이 정확한 위치를

기억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렌트카 회사에 전화해서 상황설명을 다해주셨습니다..

정말 최고..

 

 

 

근데 회사에서 일주일 정도를 기다리라고 하는데.. 우리에겐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오빠는 성을 내면서 렌트카 회사에 계속 전화해서 내일 당장해달라고 부탁도 하고

차에 대한 보상금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습니다... (돈이 제일 걱정이었죠..)

렌트카 회사에서 전문용어들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하니까

오빠가 이해하지 못 하고..

 

'나는 한국사람이다. 좀 천천히 쉽게 말해달라' 했더니

 

 

'..저도 한국사람입니다..'

 

 

... 진짜.. 대박이죠..

이렇게.. 하늘이 도운 우리..

그 분이 이제 한국말로 설명해주시는데, 차가 박살이 났어도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주라고 했던 금액만 주시면된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ㅠㅠ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혹시나 돈이 엄청나게 많이 나가면 어쩌나 했거든요.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동원 프로젝트와 연계되어있는 글로벌 인터내셔널 SOS에도 연락했었는데

그 곳에서 연결해준 병원에도 가게 되었습니다.

외적으로는 멀쩡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갔었는데..

1인당 9만원...;;;

정말.. 아무 것도 안했는데... 치료라고 해봤자.. 밴드하나 붙여줫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ㅠㅠ;

 

근데 그 곳에도 한국분이 실습을 오셨더라구요.. 놀라움의 연속

그 분이 저녁이라도 한끼 하자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먹은게 너무 아쉽습니다 ㅠㅠ

 

 

병원에 다녀온 오빠는 한 사십만원을 더 주고서 캐리어를 찾으러 나갔습니다.

저랑 친구는 숙소에서 쉬고 있었는데.... 오빠만 보낸게 미안해서 그 날은 저희 용돈으로

맛있는 치킨 해먹었습니다.. ㅋㅋㅋㅋ (말이 치킨이지, 그냥 닭을 지지고 볶았더라죠)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사진이 없으면 믿질 않더군요..여러분도 못 믿으실거에요..

제 가족..지인..사돈에 팔촌까지 사진을 봐야 믿습니다.. 참 너무 슬프더라구요..

 

뉴질랜드는 와이파이가 잘 안터져서 카톡도 힘든데.. 사고 당일에는

와이파이를 사면서까지 지인들에게 이 놀라움의 연속을 이야기했는데..

반응이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잠깐 눈물이 나더라구요..

물론 부모님에게는 걱정끼칠까봐 말안하고 돌아와서 했는데 사진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똑같은 반응이더라구요..

 

 

그래서 오빠가 찍어왔습니다!!

 

 

 

당일에는 사진찍을 겨를이 없어서 못 찍었는데 오빠가 캐리어를 찾으러 가서 찍은 사진 입니다.

 

 

 

 

 

 

 

이 사진 뒤에 보시면 다른 차가 있어요..

잘 안 보이네요. 오빠가 저희 차만 찍어와서 ..

 

 

 

 

 

이건 산 위에 올라와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희 차 밑에 있는 건 차 부품같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살아서 눈팅만하던 제가 톡을 써보게 되네요..

이렇게 훈훈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여러분 안전벨트는 사랑입니다 ㅠㅠ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가려고 했던 그 목적지의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고 끝낼께요..

(괜히 우리의 끔찍했던 이야기 때문에 관광을 포기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캐리어를 꺼내고 오고 다음날에 다시 그 목적지에 갔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이 그냥 세계문화유산이 아니더라구요..ㅎㅎ

 

 

 

 

 

 

 

여기는 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인데 너무 아름다워서 찍게되었습니다..

만년설 최고죠!

 

 

 

 

 

 

 

이 폭포 안으로 들어가는데 .. 저는 그냥 안에 있었습니다.. 물 맞기가 싫어서ㅎ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제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안전벨트는 꼭 하시고!!

빙판에서는 천천히 운전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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