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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사바하고 식겁 (땡쓰 포 레떼님)

라퍼 |2013.08.26 07:15
조회 128,439 |추천 267

안녕하세요? 얼마 전 레떼님이 성형외과 의느님 얘기를 쓰시고

덧글에 구순구개열 어머님 수술 부탁드린 오지'라퍼'입니다.

레떼님이 글 써주신 건 봤는데 마침 좀 정신 없는 일이 있어 바로 말씀 못 드리고 있다가

어케하면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릴까 생각하다 요러케 제 얘기로 보은(?)을.. ㅎ

시간이 좀 지나도 괜찮으니 그때 되면 말씀 주세요 ^^

신경 써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__) 꾸벅.

감사의 표시로 아껴뒀던? 얘기 하나 올릴게요.

본문은 걍 편하게.. 어헝헝

 

 

-------

 

난 레떼님보단 어리지만 고등학교 다닌지 쫌 된 판녀임

휴대폰 따위 없던 시절이니까 좀 됐지?

그래도 너무 막 쫄아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 남.

 

그때도 분신사바는 있었음.

어느 날 학교에 가니 분신사바라는게 있다고 애들이 난리를 치고 있었음.

겁은 없지만 호기심이 왕창 많은 나는 당연히 솔깃~

 

반신반의 하면서 쉬는 시간에 도전을 했는데! 우왕~ 잘 돼.

그것도 그냥 잘 되는게 아니라

원래 분신사바 잘 안 되는 애들 있잖아. 볼펜 잘 안 움직이는.

그런 애들도 나랑 볼펜을 잡으면 슥슥슥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

(난 그래서 지금도 신점 보는 집은 절대 안 감. 갔다간 뭔가 붙어올 거 같아서)

 

근데 이상했던게 대개 OX 사이에서 움직이거나 OX를 그리거나 하잖음?

(글고보니 내 친구는 외국 사람 귀신이 와서 영어하고 생쇼했던게 기억났음 ㅋㅋㅋ

회화공부의 중요성ㅋㅋㅋㅋㅋㅋ)

내가 만났던? 그 애는 처음엔 OX를 하더니 숫자도 쓰고 나중엔 한글도 쓰는 거임.

 

어쨌든 몇 번의 테스트를 거치고 본격 분신사바에 들어갔음.

물론 수업을 해야하니.. 쉬는 시간에. 그 좋아하는 매점도 안 가고 분신사바에 열중함.

지금 생각하니 미친 짓 같음. 먹는게 남는 건데.

 

여튼... 처음엔

'오늘 수학 시간에 몇 번 시켜?'

이런 실생활에 유용한 질문을 했는데 진짜 그 번호를 부른 거임.

날짜랑 아무 상관 없는 랜덤 번호인데 딱딱 맞춰서 신빙성 확 올라감.

 

그게 소문이 나자 다른 반 애들까지 구경 옴.

그 중에 누군가가 그 귀신?의 신상을 궁금해하기 시작함.

대략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얘는 10살의 여자아이고, 교통사고로 가족과 함께 사망.

이름은 ***이고 살던 곳은 봉*동이라고 함.

죽은 지는 2년쯤 됐다고 했음.

그러면서 자기 집 전번을 가르쳐 주는 쓸데없는 친절까지 발휘함.

그런데 번호가 그 동네 국번이긴 하더라고.

학교랑은 다른 동네였지만 시작하는 국번을 보면 대략 어느 동네인지는 알잖음?

 

근데 이런 거 하면 꼭 확인을 해야 마음이 풀리는 애들이 어디에나 있게 마련

여고는 더 함. 울 학교는 터가 드세서 애들이 드세진다고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애들이 유난히 씩씩했음. 막 쥐도 때려(!)잡고 ㅠㅠ

가야금도 반으로 뽀개먹고....

여튼 그런 애들이라 점심 시간에 우다다다 모두 공중전화로 몰려감.

용자 하나가 그 여자애가 가르쳐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받는 사람이 있었음.

나는 몰려간 1인.

 

용자: 거기.. ***네 집인가요?

아줌마: 아닌데요.

용자: (수화기 막고 애들에게) 아니래.

구경꾼: 다들 죽었다잖아. 그니까 아니지.

용자: ***-****번 맞죠? 제가 물건을 하나 주웠는데 번호랑 이름이 있어서요. (설명 듣더니) 아.네. 안녕히 계세요.

 

용자가 전화를 끊자 애들이 막 질문을 함.

애들: 뭐래? 뭐래?

용자: (-_- 표정) 전화번호는 1년 반쯤에 바뀌었는데 가끔 ***네 집이냐고 전화온대....

 

갑자기 애들이 무섭다고 꺄아아~ 소리 지르고 난리를 침.

아니 이 냔들이 이제와서 무서운 척을...

 

분신사바녀였던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무섭다기 보단 신기한 마음이 더 컸음.

하지만......

점심시간이 지나고 다시 수업이 시작되니까 점점 찝찝해짐.

그래서 또 해보자는 애들의 요청을 거절하고 그냥 공부함.

 

그런데 ㅠㅠ

수업시간에 연습장을 펼쳐놓고 노트필기 외에 따로 적을 것을 쓰는 중이었는데

분신사바때 처럼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 뭔가 적고 싶은거임.

분신사바는 손가락에 힘을 안 줘도 그냥 적어지는데 그때처럼

볼펜이 움직이고 싶어하는 느낌? 인 것 처럼 뭔가 써짐.

무섭기도 하지만 뭔지 궁금해서 볼펜가는 데로 글을 썼더니

 

 

언니

 

 

 

라는 글자가 써지기 시작하는 거임.

분신사바는 둘이 잡아야 하는 거 아님? ㅠㅠ

수업시간인데.. ㅠㅠ 혼자 분신사바가 되다니.. 개쫄았음.

그냥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연습장 덮고 손가락에 힘 뽷! 주고

딱 필기할 것만 하고 그 생각을 안 하려고 애를 썼음.

애들한테도 말 안 하고 조용히 있다가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옴.

 

집에 와서 씻고 테레비 보고 놀다보니 그 찝찝함도 까먹음.

그래서 저녁 먹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숙제를 하려고 하는데

다시 그  분신사바 기분이 들면서, 보다 더 강력한 힘으로 글씨가 써지는 거임.

 

 

 

언니

놀아줘

 

 

난 어지간하면 놀라거나 무서운 것도 없던 사람이었는데

쓰던 볼펜을 집어던졌음.. 왁! 하고 놀라는게 아니라 스멀스멀..

모골이 송연해지는 그런 기분?

 

집에 있는 작은 성모상과 십자고상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부모님 방에서 성수까지 가져와서 필통이랑 책가방, 연습장에 뿌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겁이 나서 숙제도 안 하고

거실에서 가족들이랑 놀다가 자기 전에도 성수 잔뜩 뿌리고서야 겨우 잤음.

 

그랬는데도 며칠이나 그런 기분이 가시지도 않고

연습장 펼칠때마다 그냥 두면 볼펜이 혼자 움직일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때 썼던 볼펜과 연습장을 다 소각장에 버리고

평소에 안 쓰던 묵주 팔찌, 묵주 반지에 성수통까지 상시 휴대하고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기도문 막 외우고.. 나름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주일에 성당가서 신부님 졸라 따로 축복기도 받고 하는 걸

거의 한달을 하고서야 겨우 떨쳐낼 수 있었음.

 

그때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해서 '분신사바 위험함. 하지마셈' 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면 안 했을 것을...

여튼 그 경험 이후로는 혼숨이나 이딴 건 쳐다보지도 않고

분신사바도 절대 하지 않음.

아까 말한 것처럼 신점보는 점집에도 안 가고.. 큰 사고 난 곳은 돌아감.

하지 말란 건 안 해야 곱게 살 수 있다는 걸 배운 계기가 되기도 했음.

 

 

 

음... 쓰고보니 별로 안 무섭네요. 끝이 흐지부지라 그런가..

이후엔 이만큼 직접적으로 경험한 적은 없지만

'아 이게 장난치는구나' 싶은 적은 몇 번 겪었어요.

그 때마다 귀신한테 쌍욕하고;;; 버럭질해서 다 해결했습니다.

 

여튼! 레떼님께 표현하는 소소한 감사의 표시였습니다.

 

 

*** 덧붙임: 훈녀구함님 돌아와요 ㅠㅠㅠ

 

 

추천수267
반대수16
베플눙물|2013.08.27 18:02
초등학교때 분신사바유행해서했는데 안돼는거임;애들도 몰려와서 다 지켜보니까 실망시키고싶지않아서 내가 힘주고 했는데 걸림.
베플ㅋㅋㅋㅋ|2013.08.27 17:51
저는 가위가 좀 자주 눌림 그래서 이제 가위 푸는법도 능숙할 정도임 하루는 자는데 내가 생각해도 아 이건 좀 세다 할 정도의 가위에 눌렸음 아무리 발악하고 발버둥 쳐도 안되서 좀 쉬고있는데 귀신 형태의 무언가의 형상이 스멀스멀 그려지는거임 (나는 눈은 절대 안뜸ㅋㅋㅋㅋㅋㅋㅋㅋ) 순간 뭔가 빡쳐서 ㄲㅈ ㅅㅂ 하면서 양손으로 ㅗ <- 이거를 날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짓말안하고 바로 풀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신기해 ---------------------------------------------------------------------------------- 우오...베플감사합니다... 저같은분들 꽤 많으시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랍네요 그 이후로는 아직까지 가위 눌리지 않고 있씁니다!!!!!!!!!!!! ㄷㅏ음에 또 눌린다면 대댓님 말처럼 침을한번 뱉어볼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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