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2살 여대생입니다.
고향이 지방이라 대학에 입학하고서부터 기숙사를 쭉 쓰고 있어요. 방학도 기숙사에서 보내구요..
남들은 제가 기숙사에서 살고 있는 줄 알아요.
하지만 사실은 저는 남자친구 집에서 생활하거나 밖에서 아예 밤을 샌답니다.
시작은. 저번 학기 때 방을 같이 쓰게 된 룸메이트 때문이었어요.
얘는 1학년 인데, 같이 살기가 좀 힘들었어요. 생활패턴도 다르고.
저는 항상 1교시 수업이 있어서, 저녁에 빨리 자는데, 동생은 아침수업은 아예 없고 새벽 1시쯤 알바를 끝내고 집에 들어오고, 제가 일어날 때쯤 자더라구요.
그래서 자고 있는데도 방에서 통화하고, 샤워는 물론. 드라이기도 쓰고... 솔직히 짜증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방청소도 한번 안 하더라구요. 가끔 제 물건도 말 없이 집어 쓰곤 하구요.
붙잡아놓고 뭐라고 이야기하면 “네 언니 알겠어요.”라고 해놓고는 바로 까먹어버리는 것 같아서 아예 포기해버렸죠.
그러나 버뜨!! 오늘의 포커스는 이것이 아니니 흥분을 가라앉히도록 할게요ㅠㅠ
제가 저번 학기부터 룸메이트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 받고 있는 걸 남친도 알고 있어요.
만나면 룸메이트 때문에 짜증이 났다느니..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아참 남친은 저보다 한 살 많은데, 전역하고 만나기 시작했으니 1년 정도 되었네요.
암튼 몇 주 동안 제가 계속 스트레스 받은 상태로 잠도 못자고 나타나고 데이트한답시고 만나도 계속 저기압이니까 하루는 정 그러면 오늘은 스트레스도 풀 겸 신나게 놀자고 그러는 거에요.
그날이 금요일이었나?! 둘이서 불금을 달려보자고 완전 난리를 쳤었거든요.
술 한 잔하고 심야영화도 보고. 신나게 놀다가 한 새벽 3-4시쯤 됐나?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 놀겠더라구요.
카페에서 엎드려서 쉬고 있는데 기숙사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짜증이 확 나는거에요. 너무 잘 놀아서 더 들어가기 싫었던 것 같아요,
그 때가 처음이었어요. 남친한테 “오빠, 나 오늘 집에 안 갈래”라고 말한 게.
그날은 남친 자취방에 가서 꿀잠잤어요. ^^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딱 떴는데 기분이 너무너무 좋은 거에요.
정말 간만에 푹 잔 것도 있고, 남친이 또 언제 일어났는지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더라구요.
(제 남친은 요리 공부를 하고 있어요.)
아침부터 남친이 차려준 밥도 먹고, 너무 편하고 좋았어요.
그때부터 제가 남친 집에 눌러앉기 시작한 거 같네요.
학교 마치면 곧장 남친 집 가서 같이 요리해서 저녁 먹고, 뒹굴뒹굴 거리면서 티비 보다가 공강 땐낮잠도 자고, 레포트도 슬쩍 떠넘기고, 그 생활이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처음에는 룸메가 알바 나가는 저녁 때 쯤 기숙사로 돌아가거나 하루, 이틀 남친 집에서 밤 새거나 그런 정도였는데, 저번 학기 말부터 이번 여름방학은 그냥 아주 남친 집에서 살고 있어요. 제 방에는 저녁 때 씻으러만 잠깐 들리는 정도?
씻고나면 또 곧장 남친집 가서 저녁밥을 먹고 뒹굴뒹굴 거리기 시작해요.
물론 시간이 늦으면 남친은 저보고 집에 가자며 데려다 준다고 나서지만 저는 또 “집에 안 갈래” 라며 땡깡을 부려요. 솔직히 남친도 제가 스트레스 받는 걸 아니까 단호하게 가라고 다그치지는 못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단순히 집(기숙사)에 들어가면 짜증나고 잠도 잘 못자고 그러니까 싫은 마음에 게까지 밖에 있어야지, 오늘은 조용한데서 자고 싶으니까 남친 집에서 신세 좀 져야지 했던게 요즘에는 남친과 하는 생활이 재밌어서 집에 안 가고 있어요.
기숙사처럼 통금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새벽에 편의점가서 라면 사와서 끓여먹고 심야영화도 아무 때나 보러가고 좋은점이 너무 많은 거에요.
방학때는 룸메이트도 바뀌었지만 이제는 제가 집에 안들어가는데 맛들려버렸어요ㅠㅠ
남친은 이번 룸메는 괜찮지 않느냐, 매번 이렇게 내 집에 있으면 안된다며 혼내기도 하고 억지로 데려다 주기도 하지만...
제가 매번 짜증 내기도 하고 그 때 한번 심통난 마음에 혼자 심야영화 보고 카페에서 밤을 샌 걸 알고는 크게 한번 싸우기도 했어요.
처음 집에 안들어 간 게, 5월 말 쯤 이었으니까 벌써 세 달이 다 되어가네요. 처음에는 오냐오냐 하던 남친도 짜증이 날 만 해요. 이번 방학 때 부터는 조금씩 불편한 기색을 비치기 시작하네요. 사실 저도 부모님이랑 통화할 때마다 이것저것 양심이 찔리고...
계속 이러면 안 되는걸 알고는 있지만 자꾸 “오늘 집에 안 갈래”라며 버팅기게 되요.
사실 어제 저녁에는 이 문제 때문에 남친이랑 말다툼을 좀 했어요.
아 저 진짜 어떡하면 좋죠? 저는 오늘도 “집에 안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