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심장 떨리네요. 다른분들도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올립니다.
저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대 중반 여성입니다. 여러번 면접도 보고 떨어진 상태에서 중소기업에 이력서를 냈습니다. 면접 보자는 제의가 들어오더군요.
그런데 면접을 저녁에 보자는 겁니다. 조금 무서웠습니다. 세상도 험난하고 요즘 뉴스에 별별 얘기들이 많이 나오니깐요...그래도 홈페이지도 있고 해당기업의 제품들을 구매한 블로거들도 많고 해서 일단 저녁에 면접을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무서운 마음에 부모님과 남자친구에게 말했고 연락이 오래 되지 않는다면 신고해달라고 까지 했습니다. 어딘지 대충 말했구요. 제가 오바하는 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무서운건 무서운거더라구요.
들어가니까 다른직원들도 있을 줄 알았는데 사장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밝게 웃으면서 맞아주시길래 내심 안도하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참...뭔가 아닌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목소리가 허스키해서 마음에 든다, 얼굴이 예쁘다, 몸매가 예쁘다 .... 충분히 성희롱에 해당하는 말들이었습니다. 고맙다고 대답하면서 웃었지만 느낌이란게 참..칭찬받아도 기분 나쁘고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게다가 서슴치 않게 손도 잡고 손가락 걸며 약속도 하고;
이상하다는 느낌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게 오바하는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왜 그런걸 참았냐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제 변명을 말하자면.. 직장들을 그만두는 이유가 항상 사람 때문이었고 좋지않은 관계에서 제가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듯 싶었습니다. 그래서 성희롱같은 멘트를 날려도 이런저런 사람들이 있고 원래 저런 사람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이해못할 말들을 하시더라고요. 사장님은 30중후반의 외관이었습니다. 몇살처럼 보이냐고 물어보시길래 솔직하게 대답해드렸더니 애인이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조심히 미혼이세요? 라고 하니 와이프는 있는데 애.인 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그때 그냥 농담으로 치부해버렸습니다. 저도 웃으면서 와이프분한테 충실하셔야죠~ 이랬구요. 근데 그 후가 더 가관입니다.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길래 있다고 하니, 그럼 이 안에서만 자기 애인 하자고 그러더군요. 정말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건지...이게 무슨 의미인지....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한? 내가 오바하는건가? 싶었습니다. 바보같이 그냥 허허허 웃었죠.
그 뒤로 와이프분한테 전화오니까 저한테 쉿! 하면서 손가락으로 본인 입을 가리더라구요. 그 제스쳐로 면접상황이 불건전한 상황으로 바뀌었다는걸 아실까요? 저 또한 불건전한 사람이 된 것 같았구요...
면접 중 이미 취업확정이 되었고 출장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음달에 해외로 나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제가 가도 되냐고 물어보자 상관없다는 식으로 대답하시더군요. 해외출장은 처음이여서 순간 들떴지만 남녀가 같이 해외로 간다는게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지역은 또 홍콩...ㅋ;;; 방은 따로 잡냐고 물어보니까 방을 따로 잡아야 하냐고 되려 물어보시더군요. 진짜 그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던 과거의 저한테 하이킥이라고 날려주고 싶습니다.
어쨌든, 방은 당연히 두개 잡아야 되지 않겠냐고 하자 그럼 방 두개 잡고 저녁에 자기랑 맥주한잔 하면서 이야기 하시더군요. 전 그때도 허허허허...........
이상한 면접을 보고 나와서 누가봐도 이상했는데 저한텐 애매한 상황에 대해 쉽사리 판단이 서질 않더군요. 친구들한테도 물어봤습니다. 다들 가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그 사람은 자기 일을 도와줄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어서 뽑는거라구요. 하지만 그래도 여직원이 있다니까 홍콩은 거절하고 분위기만 파악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해준 친구도 있었습니다.
갈등하는 사이 오늘 오전에 카톡 하나가 오더군요. 제가 번호를 저장하지 않아 카톡에 뜬 사람이 누군지 몰랐습니다. 이름도 낯설었구요. 홈페이지에 적힌 대표자 명으로 어제 면접본 사장님이란걸 알았습니다. 안에 내용은 잠깐들를수 있냐, 공휴일이라서 좀 그러면 상관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도무지 그런 카톡의 내용을 왜 보냈는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출근하기로 한 날은 금요일이었고 수,목 아는 지인분을 도와 알바를 한다고..수요일에 출근을 원한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알바를 한다는건 까먹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일 출근하는 사람을 왜 부르지? 정말 이해가 안갔습니다. 지금도 이해가 안가구요.
공휴일이라서 좀 그러면 상관없다니요...다른 때 부르면 달려가야 합니까....
사실 면접 본 사장님은 절대 저한테 그런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한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정말 좋은분이고 스퀸쉽이 과한 분일 수도 있지요. 제가 오바하고 제가 착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착각이 잘못이긴 하나 그건 혼자만 하는게 아닙니다. 상대방의 행동에도 잘못된 점이 있는거예요. 사장님이 정말 좋으신 분이었다면 면접자리니만큼 최소한 언행에 조심스러웠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출근은 안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후회 없구요 부모님께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욕 직쌀나게 얻어먹었습니다. 남자친구한테도 두말 할 것 없구요.
취업생분들. 제가 멍청하고 사리분별 하지 못해 이런 상황을 겪었지만, 절대 밤에 보는 면접 가지 마세요. 아무리 그 회사가 바빠서 중간에 면접 볼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다 거짓부렁이고 핑계입니다. 또한 면접보면서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그냥 바로 나오세요. 착각하신거 아닙니다. 저는 나쁜일을 겪지 않았지만 누가 압니까. 재수가 없었을지요.
(아, 저는 면접보면서 그냥 말했습니다. 저녁늦게 보는 면접이라 걱정되어 부모님과 남자친구에게 다 말하고 왔다고요.)
참 여러모로 힘들고 갑갑하다고 느낍니다. 힘든 취업난, 험난한 세상, 무서운 사회.
그래도 이렇게 겪으면서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해야지요. 저만 힘든 것도 아니고요^^
모두들 조심하시길 바라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