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맘입니다. 퇴근길에 방금 버스에서 내린 이야기를 하고싶어서요.
어떤 할아버지가 타셨는데 사실 많이 무식하시기는 하셨습니다.
서울역까지 인민군이 땅굴을 파고 들어왔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다 나라를 팔아먹을거라는 둥
연예인한테 도시락 싸다바치고 선물 싸다바치고 하는거 보면 한심한심한심해 죽겠다, 그게 바로 이 나라가 망할 징조라는 둥
인간 정신머리가 정신교육이 안되있어서 나라가 망할 징조라는 둥
북한은 3대가 세습하는걸 보면 정신교육이 아주 철저하게 되어있는데 그 나라한테 다 전쟁나서 피난가고 해 봐야한다는 둥
핸드폰 쳐다보는 애들 보면 그게 자신한테 무슨 도움이 되냐, 그것도 나라 망조라는 둥
말이 참.... 듣기에도 좋지 않은 말들을 1시간정도를 하고계시니 귀에 딱지가 앉겠더라구요.
퇴근길에 피곤해서 한숨 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잠은 무슨..
사건은 이 다음에 벌어집니다.
할아버지가 고등학생쯤 되어보이는 학생에게 질문을 하시더라구요. 너 핸드폰 그거 뭐 보고 있는거냐고.
애가 플레이오프 예매도 들어가보고, 친구들이랑 카톡도 한다고 우물쭈물 대답을 하자 막 몰아가시기 시작하시더래요.
핸드폰 그거 보고 있으면 뭐가 도움이 되냐, 친구들이랑은 카톡하면 너 인생에 뭐가 도움이 되냐,
핸드폰으로 연예인 카톡보고 연예인이 자기가 된거마냥 그러고 있으면 뭐가 달라지냐, 한심한 것들
이런식으로요.
그런데 그때부터 약 몇분간 조용히 듣고 있던 학생이 말을 꺼내기 시작하더라구요.
할앚버지 저 연예인 관심없어요. 연예인 쫓아다니는 애들도 관심 없구요. 이 버스안에도 또라이 하나가 있듯이 그냥 또라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게 인터넷이 퍼지면서 많이 이슈화된거구요.
이 말 듣는데 와... 기함. 이 버스안에 있는 또라이가 누구겠어요. 할아버지 염두에 두고 한 소리인게 뻔하잖아요.
거기다가
아까 북한군 이야기도 해보자면요. 3대 세습하는게 옳은것도 아닌데 북한사람들이 정신교육이 잘 되어있다는걸 좋은 식우로 말씀하시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울역까지 땅굴이 파고들어올 수 있다고 쳐도, 요새가 땅굴가지고 싸움하는 전쟁도 아니구요. 저라면 그 땅굴안에 맹독가스 하나 터뜨려버리겠어요.
그나저나 할아버지, 사람들 전부 피곤한 상태에서 버스 타는데 조용한 환경 지켜주시는것도 예의라고 생각해요.
어른 앞에서 이렇게 토시하나 안빼먹고 눈 똑바로 뜨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뭐 틀린소리는 없지만.... 제 생각에 할아버지께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그말하고 톡하고 버스에서 내려버려서 할아버지는 아무말도 못하시고 가슴만 쥐어뜯으시더라구요. 노인공경 못받는 이런 나라에서 내가 살 필요가 있으시겠냐고.
저도 할아버지 시끄럽게 굴때는 짜증도 나고 한마디 드리고 싶고 그랬는데 학생이 그러고 내리는것 보니까 너무 안쓰럽네요. 노인네가 요새 정말 어디가서 대접받는 곳 있기는 하나 싶고....
여러분은 학생이 잘했다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