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무작정 걷고 싶은 날이었다.
어디로 갈 지, 마땅히 정해놓지도 않은 채
그저 낭만이 서려있는 추억의 낙엽길이 밟고싶은 그런 날.
집에서 나와 천천히 단풍나무들을 보며 걸어가는데
괜히 미소가 지어지는 풍경들이
하나,둘씩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색단풍 아래 파란 차 위로 수북히 쌓인 낙엽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마음이 편안해지고 참 좋다.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있어서일까.
한차례 바람이 불 때마다 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이젠 나뭇가지가 앙상하게 보일 정도로
그 아래로 낙엽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한창 형형색색 고운 색깔을 자랑하더니,
왠지 허공에서 조금은 애처로운 느낌이 드네.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내던 낙엽들이,
오늘은 비에 촉촉히 젖어 밟아도 소리가 없다.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는 가을.
올 가을엔 이 머나먼 곳까지 와 있느라
더 없이 그리움이 차오른다.
낙엽을 밟을 때마다 늘 추억을 밟는 느낌이다.
노란단풍은 그리움이라고 하더니,
그래, 정말로 그리움이 켜켜이 쌓여간다.
깊어가는 가을만큼 내 마음도 그만큼 더.
참 예쁜 단풍길을 걸어간다.
혼자라면 사색에 잠기며 산책하기에 좋은 길.
함께라면 다정히 손잡고 걷기에 좋은 길.
와....... 너무나 풍성한 나뭇잎들.
하늘에서 노란 단풍잎이 쏟아지고 있구나.
참, 예쁘다. :)
그 길을 지나가다 내 눈에 들어온 또 하나의 풍경.
철조망에 걸려있던 노란 단풍잎 하나가
이렇게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다니. :)
오늘 산책하면서 계속 머릿속을 맴돌던 김재진 시인님의 글이 있다.
거의 외우고 있을만큼 내가 좋아하던 구절.
한평생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과 만나고, 참 많은 사람과 헤어진다.
그러나 꽃처럼 그렇게 마음 깊이 향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꽃이 져도 향기가 남아 다음 해를 기다리게 하듯
향기 있는 사람은 계절이 지나가도 늘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그.리.움.
오늘도 나는 당신이 그.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