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반찬 이야기 : 전라도 집 반찬 3선
대단 짱! 할머니짱!!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 입맛 당기는 가을입니다.
운동하기도 좋고 나들이 하기도 좋은 요즘 돌아 댕기며 놀다 보니 입맛도 좋아
(음… 내가 입맛이 안좋았던 적이 있었던가…;)
아는만큼 먹고 싶은 것도 많아서 집에서도 줄 창 먹을걸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원래 본가는 엥겔지수가 높은 편이었는데 요즘 우리 집 밥상을 보면 넓은 식탁에 단촐한 차림새가
영 허전할 따름일 뿐입니다. C-: (흠… 안해주면 만들어 먹으면 되죠 머!! ^^)
예전 입이 호강하던 시절 기억을 떠올려 보면 특히나 먹어서 망한다는 전라도 지역에서도
농수산 먹거리가 풍부한 전라도 서해안의 부안에 외갓집이 있어서 였는지 외갓집 반찬이 기억이 많이 납니다.
식도락가 이시던 외할아버지 영향이었겠지만 아무 때고 들이닥쳐도 항상 준비되어있던 밑반찬 들로 인해
한 상 그득히 올라오는 9첩 반상은 가짓수도 가짓수 이거니와 맛 또한 뇌 속에 깊은 기억줄을 그어놓아서
맛에 대한 기준이 매우 몹시 높아 간혹 곤혹스러운 적도 있습니다.
(왠만한 음식 먹어서는 맛있다는 소리가 안나와요 ㅠ)
어린시절 전라도 부안에 외갓집이 있어, 집 반찬 입맛이 매우 높아졌답니다 C-:
어머니와 이모님은 그 이야기를 하면 핏대를 높이시는데요.
“야! 할머니 음식은 맛있을 수 밖에 없어! 멸치조림 하나 하는데 불 옆에서 한시도 안 떠나고 붙어서
그걸 되작거리고 있는데 당연히 맛있지! 여자들이 음식할 때 얼마나 바쁜지 아냐?
불 위에 올려놓고 끓으면 한번 뒤적이고 다른 일하다 뒤적이고 하는 거지!!” 라고 말이죠
저도 가끔이지만 음식을 하다보니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할머니 음식이 맛있는건 사실이자나요… ㅜㅜ 맛있는걸 맛있다고 했을 뿐인데…
하긴 어머니가 하시는 음식도 비슷하게라도 해보려고 만드는 방법을 여쭤보면
아버지가 옆에서 거드십니다. 할 생각도 말라고요. 그거 하나 먹으려고 그 고생 할 필요없다고…
(아버지는 맨날 황제밥상 부럽지 않게 차려 드리면서리… )
단언컨데 필자의 외할머니가 만든 반찬은 완벽한 반찬입니다. C-: ㅎㅎ
심지어 외할머니가 폐백음식으로 준비하시던 송편이나 떡살로 만드는 개나리꽃 같은 예술화 되어있는
특별한 음식은 아마도 우리 대에서 전통이 끊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흑… 아… 이것이 무엇이냐면요
4인 1조로 송편을 만드는데 크기가 엄지손톱만 하게 색색으로 만드는데 동글납작하게 만들어
연꽃무늬도 새기고 해서 만듭니다.
또한 오리도 만들어요!! 크기도 엄지손톱 만하게 작지만 주둥이 눈 날개 색이 모두 달리 만드는데…
누구든지 보면 후와~~ 이게 모야? 하는 소리 나옵니다. 수십개씩 쌓아 놓으면 후와~
거기에 화룡점정은 송편 빗는 떡살을 치자로 노랗게 물들여서 개나리꽃을 만드는데요.
하나하나 손으로 빗어 역시 녹색떡살로 만든 줄기들에 수백개를 붙입니다.
이걸 주로 폐백음식으로 사용하는데 시집오는 며느리 기 죽이기에 딱 좋다고 합니다. ㅋㅋㅋ
(폐백실에서 절하다가 며느리가 눈이 휘둥그래져서 놀래는 모습 여러 번 봤습니다. 외숙모들 ㅎㅎ)
근데 만드는게 너무 고되다고 하시더라고요 ㅠ
여튼 가을 바람 살랑거리니 더욱이 외할머니 음식이 그립습니다. C-:
그래서~ 예전 기억을 떠올려 요즘 몇 가지 해먹고 있는 음식이 있습니다. 남자가 만들기도 간단하고요.
전라도 음식이 입에 맞으시는 분들은 아주~ 만족하실 겁니다. ^^
강된장
강된장은 된장과 양념만으로 바특하게 끓여 쌈을 먹을 때 쌈장으로 먹거나 보리밥 등을 비벼먹어도 되고
두부와 야채를 넣고 찌개를 해먹어도 그만입니다.
준비물
마른멸치/건새우/건표고/다시마 각 한줌, 다진파/다진마늘 각 1큰술, 집된장 2컵, 물 한컵, 후추
만들기
1. 마른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떼어내 준비하고 뜨거운 냄비에 살짝 볶아 비린내를 날려 놓습니다.
2. 마른멸치/건새우/건표고/다시마를 곱게 갈아 가루로 준비해 놓는다.
3. 냄비에 물과 된장을 넣고 섞어서 끓으면 갈아놓은 가루를 넣고 잠시 끓인다
4. 다진파와 마늘을 넣고 통후추를 조금 갈아 넣고 다시 끓으면 완성
Tip.
강된장을 해놓으면 된장찌개 끓이기는 식은 죽 먹기 입니다. ^^
강된장과 물을 1:1로 넣고 끓으면 두부와 양파 등의 야채만 넣으면 완성입니다.
집 된장이 많이 있으면 강된장을 비율대로 여유있게 많이 만들어 놓고 바로바로 해드시면 됩니다.
들깨즙 나물
전라북도에서 많이 먹습니다. 서울에서는 별로 안먹더군요.
나물이지만 깨즙 국물이 자작 하게 해서 먹습니다. 처음 먹어본다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들깨 가루가 필요하고요. 들깨 가루만 있으면 만들기 쉬운데요
실은 제대로 해먹으려면 고된 노동이 필요한 음식이기도 합니다.
원단은 들깨가루를 면보에 넣고 물을 부어 면보를 계속 치대듯 짜내면서 들깨즙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들깨가루도 많이 소비되는 대다가 한그릇 해 먹으려고 해도 솔직히 힘들고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뽀얀 들깨즙을 내서 만들기 때문에 보기에도 깨끗하고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거친 식감이 없기 때문에 맛 또한 일품이고요.
하지만 그런 호사는 이제 그만! ㅋ 편한대로 해먹습니다. 그래도 맛있습니다. 그릇 싹싹 비우게 되요 ^^
준비물
마른멸치/ 다시마 한줌, 물 3컵, 들깨가루 3큰술, 고구마순 1 접시(국그릇), 새우젓 조금, (소금)
만들기
1. 마른멸치는 뜨거운 냄비에 살짝 볶아 비린내를 날리고 다시마와 함께 물을 부어 10분을 끓입니다.
(멸치는 내장만 제거하시거나 그냥 사용 ^^)
2. 고구마순은 껍질을 벗겨 데쳐 놓습니다. (데쳐놓은 고구마순 사시면 편하죠 ^^)
3. 멸치와 다시마는 건져내고 고구마순과 들깨가루를 넣고 끓입니다
4.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뒤적이며 들깨가루가 잘 퍼지게 잠시 끓여 새우젓 조금(티스푼 반절 정도)을
넣고 마지막으로 입맛에 따라 소금으로 간을 보면 완성!
Tip.
1. 새우젓을 넣기 때문에 소금간을 하지 않아도 대체적으로 간 맞습니다.
그리고 들깨가루는 기본적으로 간간하기 때문에 절대 짜게 하면 안됩니다.
2. 들깨즙에는 다른 나물을 넣어도 맛있습니다. 토란/토란대/느타리 버섯 등을
많이 넣어서 먹는데요 토란은 미리 잘라서 익혀놓고 토란대나 느타리 버섯은 데쳐서 사용합니다.
명란젓 찜
그냥 먹어보기도 어려운 비싼 명란젓을 무신 찜을 해먹냐구요? ㅋ
예나 지금이나 명란젓은 고가의 음식이기 때문에 양껏 먹어보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특히나 상등품 명란은 너무 고가여서 사먹을 엄두를 못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터진 명란젓이나
아예 막을 없애 풀어 놓은 명란젓을 구매합니다. 수산시장에서 사면 양 상당히 많이 줍니다.
(덤으로 더 달라고 막 때 쓰는 내 모습 ㅋㅋ)
명란은 비타민 B가 풍부해서 구내염이 잦은 아이들에게도 특효이니 해줘 보세요 ^^
뜨거운 밥에 비벼먹어도 되고요. 암튼 요거 밥도둑입니다.
준비물
터진 명란 1 그릇(밥공기), 다진파 1큰술, 다진 마늘 반큰술, 참기름 반큰술, 후추
만들기
1. 찜기에 물을 올려 끓입니다
2. 찜그릇에 준비물을 모두 넣고 섞어 놓습니다.
3. 찜기에 김이 오르면 찜그릇을 넣고 10분 뒤 꺼내면 완성!
Tip.
두부나 계란을 명란젓 위에 올려 함께 쪄내 드셔도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