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7이신 아버지께선 아파트 경비원입니다.
오전 6시에 출근하셔서 다음날 오전 6시에 퇴근하십니다. 근무는 격일로 진행됩니다.
경비원이라는 호칭이지만, 실제로는 청소부에 더 적합한 단어입니다.
주변청소, 주차장 청소, 낙엽 쓸기, 쓰레기 치우기 그리고 택배 받기가 주요업무처럼 보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경비원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주민들의 하인이 아닙니다.
물론 고용인이지만 모든 주민의 하인은 절대로 아닙니다.
아파트별로 주차장이 있습니다.
대부분 아파트는 동마다 주차장이 있기 마련입니다.
다른 동에서 주차하는 것은 규율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다른 차량을 발견한 아버지께서 그 운전자에게 조용히 말을 건네셨습니다.
"그쪽 동에서는 이쪽에 차를 대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것은 쌍욕이었습니다.
나이도 마흔 정도로 보이는 어린 사람에게 별의별 욕을 다 들으셨습니다.
내려가기 귀찮아서 택배물건도 집으로 가져다 달라는 주민들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대항도 하지 못합니다. 대항하게 되면 관리실로 신고가 들어가게 되고, 이후 해고당하겠지요.
또 한 번은 자신의 차를 빼야 하기 때문에 주차공간을 막고 있는 차량의 주인에게 전화하라고 합니다.
전화번호는 보통 차량 앞에 적혀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상황이지요.
아버지께선 다른 업무 (정확히 말씀드리면 관리실에 서류를 들고 가시던 중이셨습니다.) 가 있으니까
잠시만 기다리시라고 말했답니다.
돌아온 것은 욕설과 고성. 그리고 관리실에 무려 3주간 찾아가서 아버지를 해고하라는 압박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하인이 아닙니다.
경비원은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가끔 수고하신다면서 간식거리를 주시는 주민분들이 많으십니다.
무척 고맙게 생각 드립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나 빵을 주시는 건 아무리 고민해도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누가 봐도 우유 통이 부풀어서 못 먹을 것을 주시는 주민도 계십니다.
아버지께선 눈이 안 좋으시므로 유통기한 같은 작은 글씨는 한참을 보셔야 아십니다.
제가 아버지께 식사를 챙겨드리러 갈 때마다 매번 발견해서 버립니다.
많을 땐 하루에 두 번,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주십니다.
경비원은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싶어서입니다.
아랫직종이라고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집에서 편하게 계시라고 해도 나중에 큰 일을 대비해서 너에게
부담을 주기 싫으시다며 나가시는 일입니다.
경비원도 사람입니다. 하인이 아니고 쓰레기통도 아니며 당신들의 종은 더더욱 아닙니다.
선입견을 가지지 말아주세요.
글 재주가 없어서, 제대로 전달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부분 경비일을 하시는 분들은 나이가 지긋하신 아버지, 할아버지 정도의 나이 대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가족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웃집 어른 처럼 대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뭔가를 안 해 주셔도 됩니다.
그냥 사람 취급은 해주셨으면 해서 올리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