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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아기 낳기

애기엄마 |2013.10.25 17:15
조회 132,844 |추천 123


원래 예정일 8월 6일 - 실제 출산일 7월 20일 3.5키로 우량 여아

세번의 자연유산 끝에 만난 소중한 아기에요. 늙은 엄마, 아빠라 그랬는지 쉽게 임신도 되지 않았고, 임신이 되었어도 지키지 못했었네요. 
지금 우리 딸래미도 임신 초기에 엄마 아빠 속을 엄청 애타게 했었다죠. 이유없는 하혈에 회사에서 일하다말고 응급실에 세번이나 갔었고, 복지가 잘되어있는 나라라 모든 비용이 공짜인데 그래서 그런지 초음파도 보통 세번정도 밖에 안해주는데 우리 딸은 뱃속에서도 사진 어마어마하게 찍었죠. 정식으로 9번, 약식으로 5번. 

진짜 후기 써볼께요. 

7월 19일 하루 종일 배가 아픔. 화장실 가야하는 것처럼 아파서 계속 화장실만 들락날락. 가진통
이 그전에 몇번 왔었기 때문에, 그리고 진통 간격이 넓어서 이번에도 가진통이려니 했음. 게다가 출산예정일이 2주나 남았었기 때문에 전혀 다음날 애를 낳으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음. 하지만 
걱정은 되니까 미드와이프한테 전화함. 아줌마 오심. (여긴 담당 미드와이프가 임신기간 내내 케
어해줘요) 진통간격이랑 이슬도 안보였고 진통이 와도 살만하다고 얘기하니까 가진통인것 같다
고 따뜻한 물에 목욕해보라고 조언해주시고 가심. 하지만 아줌마도 촉이 왔는지 저녁 먹을 때쯤 
되니까 문자로 혹시 진통 간격이 짦아지거나 고통을 참기 힘들면 무조건 자기한테 전화하라고 하
셨음.

남편도 가진통이라고 생각함. 진통 간격이 너무 들쑥날쑥이라 절대 진짜일리없다며 부정함. 미드
와이프 아줌마가 놓고간 출산과정 브로셔를 몇번씩 읽으면서 체크했음. 이슬 안보임, 진통도 삼
사십분 한번. 아프긴 아프지만 말을 못할정도는 아님 기타 등등. 이것만 보면 난 진통하는게 아
니였음. 

저녁 9시에 골아떨어진 남편 옆에서 20분, 10분씩 선잠자면서 통증을 견뎠음. 점점 간격이 짧아
지는 것 같고 배가 너무 아파서 미칠 것 같았음. 한번씩 깰때마다 화장실을 갔으나 나오는 건 없
음. 결국 고통을 참기 힘들어서 이게 진통이든 아니든 마취제라도 맞아야 살 것 같다는 생각에 1
2시 반 정도에 남편을 깨움. 남편이 자다깨서 한 이십분쯤 진통간격을 체크하더니 미드와이프 아
줌마한테 전화. 아줌마가 당장 병원에서 만나자 하심. 

병원 가는 차안에서 내가 애를 드디어 낳는구나 뭐 이런 흥분 따윈 없었음. 너무너무 아파서 죽
을 것만 같음. 숨쉬기 열심히 했는데도 별로 도움 안됨. 10분 후 병원 도착. 새벽 2시경 분만실
로 이동. 아줌마 이미 와계심. 내진하니까 자궁문 3cm 정도 열렸다함. 무통주사 맞을꺼냐 물으
심. 나는 당근빠다, 빨리 놔달라 빌었음. 아줌마가 새벽이라 마취의가 한명밖에 없다고 잠깐 기
다리라 하심. 대신 웃음가스(?) 던져주셨음. 

열심히 가스 마시고 내쉬고 고통을 참고 있으려니 마구마구 웃음이 나옴. 아프긴 아픈데 내 몸 
저 머얼리에서 아픈것 같은 뭔가 묘한 느낌임. 침대 옆에 서서 (도저히 누울 수 없었음) 가스 들
이마시면서 마구 깔깔댔음. 남편도 옆에서 덩달아 깔깔댐. 그러다 갑자기 촤악~ 하는 소리와 함
께 물이 쏟아져나옴. 옆에서 나 부축하던 남편 바지랑 신발 다 젖음. 처음엔 오줌인줄 알고 매우 
쪽팔렸음. 아파서 감각을 상실했나보다 라고 생각했으나 그게 양수가 터진거임. 아줌마가 다시 
한번 마취의 호출. 그동안 고통이 심하니 욕조에 들어가 있어야겠다며 욕조에 물받기 시작하심. 
뜨끈뜨끈한 물에 환자복 입고 들어감. 가스는 남편이 계속 조달하고 있었음. 난 그때 가스가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한손에는 가스통, 다른 한손에는 호스를 붙들고 있었음. 욕조 속에 
들어가니까 약간 괜찮은 것 같았으나 화장실은 계속 가고 싶었음. 진통이 올때마다 x싸고 싶은 
그 느낌 ㅜㅜ 너무너무 가고 싶은데 아줌마도 옆에 있고 남편도 옆에 있으니까 창피해서 말할 수
가 없는거임. 욕조에 드러누워서 허리를 비틀면서 진통했음. 이삼분에 한번씩 '가스!!' 를 외침. 
그러다 토하기도 했음. 도대체 언제까지 마취의를 기다려야하는지 죽을것만 같았지만 마취의 데
려오라는 독촉을 할 힘도 없었음. 

완전 물에 빠진 생쥐 꼴로 욕조 밖으로 나옴. 아줌마가 하는 얘기가 아무래도 마취 없이 분만해
야할 것 같다고, 하나밖에 없는 마취의님이 긴급한 제왕절개환자가 있어서 거기 들어가 있다는 
거임. ㅜ.ㅜ 이미 난 겪을만큼 고통을 겪은 상태였기 때문에 마취고 뭐고 빨리 애나 낳았음 좋겠
다는 생각 밖에 없었음. 몸 대충 닦고 다른 환자복 입고 침대로 와서 내진 다시 함. 아줌마가 이
미 자궁문 다 열렸다고 이제 힘주면 된다고 하심. 그러면서 나보고 화장실 가고 싶은 느낌 없냐
고 물으심. 매우 힘겹게 몇시간 전부터 화장실 가고 싶었다고 말하니 아줌마가 아까부터 그 말을 기다렸다고, 그 말이 산모한테 나와야지 힘줄 타이밍인걸 안다고 말씀하심. 헐.. 물어라도 보지 
ㅜ,ㅜ 암튼 힘주기 시작함. 도대체 어디에 힘을 줘야할지 몰라서 화장실 가는 느낌으로 힘을 줬
음. 원래 심한 변비가 있어서 힘주는 건 익숙했으나 정말 너무너무 아팠음. 다섯번째 힘 줬는데
도 안나오니까 아줌마가 내 귀에 대고 협박조로 forcep 을 써서 꺼내야할지도 모른다고 힘 제대
로 주라 하심. 출산교육 받을 때 집게를 사용해서 아기를 꺼내는 겸자분만 비디오를 보고 충격받
은 후, 절대절대 저건 하고 싶지 않다고 아줌마한테 얘기한적이 있었는데 아줌마가 그걸로 협박
을 하시는거임. 으~~~~ 정말 기진맥진했지만 절대 집게를 쓸 수는 없기 때문에 다시 힘줌. 그
러자 뭔가 쑴풍하는 느낌이 들고 남편과 아줌마가 머리가 나왔다고 좀마 더 힘주라고 소리를 지
름. 힘줬음.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면서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음. 남편이 아기 나왔다고 머리에 
뽀뽀해주고 아줌마가 아기 대충 닦아서 나한테 안겨줌. 그때 또 밑에서 뭔가 쑴풍 빠지는 느낌이 들었음. 태반이였음. 밑에서 아줌마랑 다른 간호사가 뭘 하는지 별로 신경도 안쓰였음. 내 품에 
아기가 안겨있었음. 정말 실감이 안났지만 그 와중에도 왜 애가 이렇게 못생겼지 하는 생각은 들
었음. ㅋㅋ 쭈글쭈글 젖어서 눈도 못뜨고 있는 아기가 너무 신기한거임. 그동안 겪었던 고통은 
마법처럼 사라졌음. 언제 진통이 있었냐는 것처럼 완전 싹 사라짐. 아줌마가 얘기하길 내가 힘을 팍 줄때 회음부가 찢어져서 꼬매야한다 했음. 별로 아픈것 같지 않았는데 남편이 엄청 피가 난다
고 하는거임. 간호사 오고 의사도 와서 보고 꽤 많이 찢어져서 전신마취하고 수술해야할지도 모
른다고 했지만 난 별 걱정이 안됨. 애는 나왔으니까. 다른 전문의가 왔음. 인도 아저씨였는데 그 
아저씨가 물론 많이 찢어지긴 했으니 수술할 정도는 아니라고 자기가 하겠다고 함. 바로 국부마
취 들어가고 꼬매고 끝.

드디어 분만실에서 병동으로 옮겨짐. 난 침대에 누워서 남편은 아기 침대를 밀고 병실로 감. 아
기는 새벽 5시 반쯤 나왔고 병동으로 옮긴건 7시가 안된 시간이였음. 밤새 진통을 했으니 힘들만
도 한데 난 하나도 안힘들었음. 배도 안고픔. 아기가 눈앞에 있으니까 들떠서 아무 생각도 감각
도 없었던 것 같음. 잠도 안오고 날은 밝았고 아기는 잠들어있으니까 심심해서 한국에 있는 가족
, 친구들한테 카톡으로 이 사실을 알렸음. 오히려 남편은 기진맥진해서 옆에 널부러져있었음. 아
침밥 - 토스트, 무슬리, 요거트 등등 나오고 소아과에서 전문의 나와서 아기 검사하고 아기 수유
하는 법 배우고 밥먹고 수유하고 아기 안고 재우고 사진찍고 어찌저찌 하다보니 하루 이틀 지나
서 집에 갈 시간. 정말 집에 오기 싫었음. 한국밥이라곤 라면밖에 못끓이는 남편 믿고 어떻게 집
에서 조리할 생각을 하겠음? 그래도 곧 친정엄마가 온다니 그때까지라도 병원에서 버틸까 했는
데 조금 염치가 없었음. 다른 엄마들은 애기 낳고 몇시간만에 집에 가기도 하는데 난 제왕절개도 안했는데 일주일이나 병원에서 놀았기 때문에 좀 그랬음. 아무도 눈치주는 사람 없었지만 그냥 
왠지.. 난 소심한 한국녀라 ㅋ 

암튼 집에 아기랑 돌아왔고 남편은 친정엄마 오실때까지 열심히 밥도 짓고 미역국도 끓이고 나름 노력했음. 맛은 정말정말 없었지만 굶겨죽이진 않았으니 칭찬해줄만함. 
이상은 나의 출산 후기~
추천수123
반대수25
베플우쭈쭈|2013.10.26 11:17
오늘도 내가 애기를 낳았네요..
베플예비맘|2013.10.26 02:47
저도 외국인데 너무 무서워요. 한국과 너무 많은게 달라서 겁부터 나네요. 그래도 빨리 낳으신 편이죠? 순산 축하드리고 이쁜 애기랑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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