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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의요정

밤바다 |2013.11.03 13:01
조회 841 |추천 10



내친구 영수, 그만큼한심한 녀석도없었다. 인생에 대한 의욕이없는것인지,아니면 한탕주의인 것이 문제였는지. 녀석은 사업을 한답시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다. 결론은 어마어마한 사채빚과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로 이어가는 생계,나는종종 술이나 사주며 영수의 푸념을 들어주는게 다였다.



"병철아...내인생은 왜이러는걸까.."



"네가 만들어온인생이다. 스무살까지는 부모탓이나 할수있지, 삼십이면 네탓이야."



나는 사실 질렸다. 이 한심한녀석의 신세한탄을 들어주는데에는. 술값으로 나가는 돈도 만만치않았다. 이녀석에게는 무슨말을해줘도 소용이없다. 일부러 떼어놓으려고 차갑고 매정한 말을 해줘도 삼사주뒤면또다시 연락이온다. 술좀사줘,술사줘. 술.





알코올중독자. 이녀석은심각했다. 나는 여러가지 구제시스템을 소개해줬지만 소용없었다. 또무슨자존심인지, 그런건싫다더라. 정말짜증나는놈.



"병철아, 누가 내인생좀 대신살아줬으면좋겠다."

"참나, 왜, 거울속 너랑 바꾸지그러냐."

녀석은 얼마안가 자살했다. 시신을 발견한건 나와 월세방주인. 그제서야알았지만 녀석의 친구는 나뿐이었던것같다. 죄책감이들었다. 영수의표정은너무나괴롭고 끔찍해보였고, 차마 쳐다보기힘든 부패상태와구역질나는냄새. 그리고그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방주인은 이게무슨일이냐며 당장경찰에 전화를걸었고, 나는충격에한동안 잠을이룰수 없었다.

경찰은 왜 커다란거울을 설치하고 그앞에서 자살한것인지 궁금해했다. 더불어 왜 양복을입고, 머리까지 정돈한상태였는지.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게 그 멍청한놈을위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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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편





거울에 대한 무서운 이야기는 이미 많이있다. 그중 내가 가장무서워하는것은 나와움직임이 다른 또다른 나의존재-. 오늘 나는, 기필코 그것을 만날것이다. 왜냐고? 내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기 때문이다. 거울속존재와 나를 바꾼다. 삼십먹은 나이에 이딴 멍청한 생각을 하게된건, 병철이 그자식때문이었다.



"그녀석들이 기본욕구는, 바로 실체하는 몸을 가지는거야. 네가 사지멀쩡한 상태일수록 그녀석들은 더 미쳐서 달려들지. 하지만 보통은 실패로끝나.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가 별로없거든."

첫번째-. 밀폐된 공간에서 혼자 있어야한다.

두번째-. 확실하게 전신이 거울속에 비춰져 있어야 한다.

세번째-. 녀석이 따라하기힘들만큼 빠른동작,혹은괴상한 동작을 비춰야한다.







나는 화장실을 이용하기로했다. 제일먼저 커다란 전신거울을 구입했고, 그것을벽에 설치했다.



"후, 이제된건가."



거울속에 비친 내모습은 땀을 흘리고있었고, 불어터진 입과 못난 눈, 엉성하고 삐딱한 자세를 하고 있었다. 막노동꾼다운 후리한 옷차림까지 더해져. 어쩌면 그녀석이 바꾸길 원치않을거란 생각도들었다. 그래서 나는재빨리 몸을씻고, 면접때나 입어보던 양복을꺼내 입었다. 머리에왁스칠도하고. 그리고나서 화장실문을 닫고 거울앞에섰다.





"안녕..."







풉, 바보같다. 이게뭐하는짓이지?

나는 그러면서도, 혹시나하는마음에 눈을뒤집고몸을 비틀거나, 한쪽다리를 들어 혼자 닭싸움을 하는 둥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계속했다.

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다. 나는 허무함에 그저 웃었다. 껄껄껄, 내가생각해도 정신이나갔지.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화장실문을 열었다.

"다음달 이자는 어쩐다.."



나는 또다시 집에찾아올 망할놈들을생각했다. 기껏 대학까지 나와서 하는일이라고는 막노동, 이런몸과 바꾸고싶을리없지.

그때였다. 내머릿속에 한가지 묘안이 떠오른 것은.

나는 작업장에서쓰는 굵은로프를 화장실 전등에묶었다. 미끄러웠지만 조심스럽게 의자를 가져다 놓고, 그 위로 올라섰다. 자, 이정도면? 이정도라면 나오지않겠어? 오지않으면 죽는다고!



아무반응이없다.

나는 로프에 목을 걸었다. 자, 어서 나와. 어서.





아무반응이없다.

나는 의자를 발로 찼다. 숨이막힌다. 그때였다, 거울속에 핏줄이 가득 선 나의얼굴이 말했다.



"죽어버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거울속나는 눈을뒤집고 입이 찢어지도록 나를 비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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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모바일로써서그런지 이어쓰기가뭔지 잘모른답니다 ㅠㅠ그냥해답편까지한꺼번에 올릴게요 봐주시는분들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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