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이 시점에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2013년 수능을 치른 학생 여러분 결과에 상관없이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 글은 특정 사람들을 폄훼하기 위함이 아니며 혹여나 내 글을 보고 어린 학생들이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절대 공부가 필요 없다는 내용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시기를.
말 그대로 한국사회는 공부에 중독된 사회다. 학생의 80%이상이 대학을 가며 대학을 가지 못한 사람은 사회에서 낙오자처럼 취급받는다. 때문에 전국 곳곳에 대학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경쟁력이 없는 대학 같지도 않은 대학까지도 생겨나고 입시경쟁에서 밀려난 이들은 그런 곳이라도 가려고 한다. 그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로서 비행기의 이륙을 지연시키고 그 외 외부의 일들을 통제 할 만큼 영향력이 있는 시험이 되었다.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평범한 기업체조차 취업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누구나 다 대학을 가려하고 이는 학력인플레로 이어져 가뜩이나 심한 청년실업을 더욱 가중시켰다. 화폐도 마구 찍어대면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대학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경쟁력 있는 소수의 대학 안에서 다수의 경쟁력 없는 대학, 말뿐인 학력이 넘쳐나게 되어 그것을 분간할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학력인플레와 기업고용간의 악순환이 이어져 청년실업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고도의 지식이나 기술과 같이 고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다수의 일자리에서조차 대졸을 기본으로 고용하여 경제와 시간 면에서 불필요한 지출이 생겨나게 되었다. 또한 굳이 대학이 아닌 직업학교의 교육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수 많은 전공과 기술들도 대학의 학과라는 이름을 달고 비싼 돈을 받지만 정작 그 실효성은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것을 전공하면서도 또 다른 사교육으로 전공기술을 쌓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흔하다. 사실 4년의 대학에서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기술을 6개월이나 1년의 학원수강으로 익히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대학을 가는 이유는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박혀있고 그 졸업장이라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초 중 고등학교와 같이 기본교육에서 예체능을 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에 힘쓰며 학업과 병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과 교양은 배워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은 그것을 넘어서 정말 대학교육이 필요한 사람만이 해야 할 것을 자신의 본업 때문에 몇 번 나오지도 못하고 제대로 공부할 수도 없으면서 대학에 입학하여 쉽게 졸업장을 따는 연예인과 운동선수도 흔하다. 미국과 프랑스와 같은 국가에서는 대학에 입학해도 졸업하기가 어려워서 공부밖에는 전념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쉽게 졸업하고 그만큼 빈 깡통도 많다. 예체능을 하면서도 대학을 가야한다면 본업을 쉬거나 직장인의 야간대학과 같이 시간을 내서 따로 공부를 하고 검증을 받아야 맞는 것이다.
과거 한국사회는 살기가 어려웠고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는 열심히 일함과 동시에 국민이 똑똑해져야 했기 때문에 교육열풍이 불었고 경제대국을 이룰 수 있었다. 후진국들이 식량이나 생필품을 타국에서 제공받아도 여전히 못사는 이유가 그 나라의 교육수준이 낙후되어 있어 스스로 재기할 수 없는 것만 보아도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물론 배워서 손해 보는 장사가 없다지만 오늘날에는 충분히 배울 만큼 배울 수 있다.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기본적인 교양과 지식은 배워야하지만 그것은 고등학교까지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힘입어 대학과 사교육들은 교육 본래의 목적보다도 단순히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왜곡된 교육열을 더욱 부추기고 사회적 낭비를 초래한다. 학생들은 대학등록금을 벌기위해 몇 번이나 휴학을 하며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가며 졸업했지만 그 후 취업이 어려워 빚도 갚지 못하여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설령 취업을 했더라도 학자금을 갚는데 청춘을 다 바치고 그에 반해 학력으로서의 가치는 빛 바래고 있다. 그런데도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질 높은 교육보다도 학교의 마일리지를 쌓기에 바쁘고 학생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뜯어내려고 혈안이다.
심지어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조기교육과 영어유치원까지 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면 정말 말 다했다.
많은 한국인들의 정서상 공부한 것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으려 하고 공부한 것을 벼슬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도 4년제 대학을 나왔기에 이해는 되지만 이는 조금 부족한 생각이라 여겨진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사회에서 쓰임받기 위해서이지 대접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공부한 것을 가지고 사회에 쓰임 받고 기여하여서 그것에 대한 대가로 대접을 받는 것이지 단순히 공부한 것만 가지고 현재 자신의 일에 노력하지 않으면서 대접받으려 한다면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고학력자이든 저학력자이든 사회를 위해 수고하고 고생했다면 그에 따른 대우는 당연한 것이다. 물론 열심히 공부하여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로서 사회에 기여했다면 그보다 더 후한 대접을 받아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사회에서는 지금의 수고보다도 단순히 과거에 공부한 것만을 가지고 대우가 달라진다. 누구는 사회에서 그만큼 수고하지 않고 실력이 없음에도 고학력자라는 이유로 대우받고 누구는 고생고생 다해가며 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해도 저학력자라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는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한 예를 든 것이다.
결론은 공부는 사회에서 쓰이기 위한 수단이며 그에 따른 프리미엄은 주어져야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사회에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따라 대우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대졸인력은 소수만 있고 다수는 그 아래의 자리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누구나 다 대학 나왔다고 그 좁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고 그 아래의 자리로는 기피가 되니 대량실업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고는 질 좋은 일자리를 갖기 힘들다는 한국사회의 문제가 있으며 이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아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기업에서는 학력이 꼭 필요한 분야가 아닌 이상 고학력이나 저학력을 구분 짓기 보다는 차라리 이력서에 학력란을 없애는 것이 더 낫겠다. 대졸자라고 우대하거나 반대로 고졸 우대한답시고 대졸자를 역차별하는 것 보다는 학력무관이라는 것이 더 낫겠다.
그리고 대학을 나오지 않고 기술을 배워서도 처 자식을 기르며 충분히 먹고살 수 있고 근무환경이 좋도록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에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분야별 인력을 적절히 분배시켜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곳에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투자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현장에서는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기 보다는 대학에는 갈 사람만 가게하고 절대평가를 하며 유급제도를 실시하고 학습이 뒤처지는 학생은 끝까지 공부시켜 졸업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핀란드 방식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좀 힘들 수도 있겠다.)
물론 앞서 말한 대안들은 현재 한국사회와 너무 대조되는 것으로 실현가능성은 솔직히 자신있게 말하기 힘들다. 현재의 구조가 너무 뿌리 깊게 박혀있어 한 순간에 바꿀 순 없을 것이고 큰 후유증을 남길 지도 모르지만 변화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이글을 마치며
공부에 대한 조금 다른 시각으로 글을 썼지만 공부가 필요 없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데 중요한 근본이 된다.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생활수준도 그에 비례하여 높아진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최소한의 지식과 교양이 필요하며, 자신의 기술이나 전공을 익히고 사회에 나와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어느 정도의 지식과 학습능력이 받쳐줘야 잘 살아갈 수 있다. 살아가는데 기본이 되고 중요한 공부이지만은 그것 또한 지나치면 왜곡된 교육열, 시간적 경제적인 사회적 낭비와 학력인플레, 대학과 사교육의 기업화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음식도 많이 먹으면 좋지 않듯이 공부 또한 지나치면 중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