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이야기를 쓸까말까 고민을 좀 많이 했습니다.
암튼, 최대한 희석해서 일단 써 보겠습니다.
여태까지 이야기에서 베이스 녀석 이야기가 별로 나오지 않았는데 사실 이녀석도 만만치 않게 이상하고 엉뚱한 면이 많습니다.
좀 사차원 끼도 있고 눈에 초점도 항상 흐리멍텅하고.
기타와 함게 요주의 인물중 하나였죠.
원래 밤무대 라이브 팀들은 멤버 하나가 사고를 치면 팀 전체가 위험해 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신뢰가 중요한데 기타 녀석과 베이스 녀석은 밤일이 처음이라 들었습니다.
어디 언더그라운드 쪽과 방송쪽 이쪽저쪽 세션을 뛰었다고 들엇는데 그래도 기본 실력이 모자라 항상 멤버 형들한테 구박받기 일수 였던 녀석이죠.
녀석은 우리 방에 딸린 다락방에서 생활 했습니다.
원래 사람이 잘수없고 짐을 놔두는 곳인데 녀석은 여럿이 절대 잠을 못잔다고 꼭 거기서 자겠다고 우기더군요.
사실 다락방에서 생활 하기전 자기는 원룸을 얻어서 나가겠다고 우겼었는데 밤무대 팀들은 언제 통보받고 일을 내릴지 모르는 일이라 저희가 말렸죠.
여튼, 캐릭터로 따지면 만만찮게 할 이야기가 많은 녀석 입니다.
어느날 오후에 역시나 잠을 설치고 마당에 어슬렁 거리고 담배를 피고 있는데 베이스 녀석이 갑자기 다가와 다짜고짜 따지듯 대들 더군요.
"아, 형 이제 장난 좀 그만해요"
갑자기 다짜고짜 윽박 질러 데는데 어이가 없더군요.
" 뭐? 너 지금 나한테 뭐라 그랬냐? 내가 너한테 장난을 왜쳐?"
저도 뜬금없는 말에 열불이 나 소리쳤습니다.
당시 저도 녀석에게 열받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마침 잘됐다 싶은것도 있었죠.
그런 상태에 저한테 대드니 (그 바닥이 나름 위계질서가 확실 합니다) 이렇게 버릇없이 나올때 한번 큰소리를 내줘야 겠다는 심리도 존재 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제가 더 세게 나오니 녀석이 기집애 처럼 새초롬 하개 째려보더니 휙 돌아서서 가려고 하더군요.
" 야, 너 이리와봐. 너 지금 나랑 장난하냐"
" 아니 장난이 아니라 형 너무 심하시 잖아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러니까 뭔장난? 내가 너랑장난을 왜쳐?"
"아니 형이 새벽마다 제 방문에다대고 여자 목소리로 장난 치잖아요. 이상한 말 해가면서....."
녀석이 그말을 하는데 얼음장 물을 뒤집어 쓴것 처럼 꼼짝 할수가 없더군요.
제가 벙친 표정으로 멍하게 났으니 녀석도 뭔가 이상하다 싶었나 봅니다.
"야.....나.......그런적 없어"
녀석에 말에 의하면 올라가서 베이스 연습 좀 하다 자려고 누우면 문밖에서 여자 목소리로 여러가지 소리가 들린다고 하더군요.
낄낄 대는 소리도 들렸다가 이상한 말소리도 냈다가.
여자 싱어 아이들이 남자방에 들어올리고 없고 기타는 장난칠 녀석은 아니고 또다른 건반 형님은 나이가 나이인지라 장난 칠것 같지도 않고.
녀석은 범인이 저라고 단정하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흥분해서 말했죠.
"말이 돼냐? 난 지금 목이쉬어서 높은 코러스도 못들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여자 목소리를 흉내내냐?"
그러자 녀석도 얼어 붙더군요.
"그.... 그렇네요. 아 형, 저 무서워서 이집에 못있겠어요. 저 나가고 싶어요"
녀석이 아주 울상이 되서 말합니다.
그때 녀석이 더 쫄까봐 말을 안한게, 새벽에 저는 그 녀석 방에서 가끔 여자 목소리를 들었거든요.
정확히는 안들리지만 뭔가 조곤조곤 말하는것 같기도 하고 웃는것 같기도 하고.
저는 단순히 여자 싱어애들 방에서 공진이 돼서 안에서 소리를 타고오려니 하고 무심히 지나고 있었는데 좀 지나서 알게된 사실은 우리팀 여자 싱어 아이들은 들어오자 마자 씻고 바로 기절해서 잠드는 곰순이 스타일 인거죠.
둘이서 마당에서 벙찌고 서있는데 외출을 나가셨던 마스터 형님이 들어 오십니다.
어디 나갔다 오시냐고 인사를 하는데 갑자기 베이스를 돌아 보시더니 한마디 하십니다.
"야, 너 숙소에 어제 여자 데리고 들어왔냐?"
베이스 녀석 보고 여자랑 들어오지 않았냐는 말에 저희는 모두 벙져 있는데 더 어이가 없는건 마치 그럴줄 알았다는 듯한 형님의 반응 이었습니다.
“아니야? 그래 뭐……하긴……요즘 젊은 여자가 한복을 입고 돌아 다닐리 없지” 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집안으로 쑥 들어가 버리시는데 뭘 더 물어 볼 틈 조차 안주 더군요.
저와 베이스도 느낌이 이상해 큰형님을 따라 집안 으로 쭐래쭐래 따라 들어 갔습니다.
그날 큰 형님이 “오늘 일 끝나면 다들 숙소로 모여라 잠깐 얘기 할게 있다” 고 말씀 하시더군요.
이러나 저러나 일은 해야 겠기에 그날 무대에 올라 갔는데
그날따라 드럼 형님 박자가 아주 이상합니다.
왔다 갔다 제멋대로 박자를 늘였다 줄였다…….
드럼이 저렇게 댕겼다 놨다 하면 노래 부르는 사람은 아주 죽을 맛 이거든요.
그런데 세번째인가, 네번째 스테이지에서 노래를 부르다 힐끔 드럼 형님을 쳐다 보니 어랍쇼?
이 형님이 자면서 드럼을 치고 있는 겁니다.
왼손은 만사가 귀찮다는듯 하이넷 위에 걸쳐놓고 오른손 한손 으로만 드럼을 치는데 자면서 치는 거예요.
어쩝니까
저는 노래를 하고 있고 옆에 여자 싱어에게 손짓을 하니 여자 싱어가 쪼르르 가서 소리를 질러서 드럼형을 깨움니다.
점점 팀 분위기가 개판이 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죠.
뭐 이럭저럭 마무리 하고 그날 숙소 큰형님 방에 모였습니다.
큰형님 (마스터 형님) 이 이야기를 꺼내시 더군요.
“니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요즘 나는 이 집에서 굉장히 이상한 일들을 많이 겪고 있는데 아는 사람 있냐?” 라고 말씀 하시더군요.
처음에 눈치만 슬슬 보던 멤버들이 조금씩 말문이 터지기 시작 하는데 이건 아주 별라별 일들이 다 일어 나고 있었던 겁니다.
그 날 나왔던 몇가지 이야기가
공통적인건 꿈(여자와, 공튀기며 노는 어린아이 등장) 환청 (여자 목소리) 는 대부분의 멤버가 경험 했고 그 외 별의 별 일들을 다 겪었더군요.
여자 싱어들은 둘이 같은방을 썻는데 그 아이들은 머리를 감을 때 마다 옆에서 누군가 ‘잘발잘박’ 거리며 같이 씻는 듯한 소리가 난다더 군요.
그냥 환청과는 다른 아주 생생한 소리로 난다고 합니다.
그러다 뭔가 이상해서 가만 있어보면 소리가 안들리고,
또 머리를 감기 시작 하면 바로 옆에서 잘박잘박 하는 씻는 소리가 나고.
큰형님이 물어 보시더군요.
“야 그럼 머리 감을 때 마다 그랬어? 니네 안무서웠어?”
“무섭죠. 그래서 요즘 머리도 잘 안감잖아요”
………………아 놔 이써글것들. 어쩐지 요즘 노래할 때 요리꾸리한 요상한 냄새가 나더라니.
그렇게 얘기를 모으면 모을수록 이상한 현상들이 너무 많은 겁니다.
기타 녀석은 이미 우리가 포기한 지라 멍하게 아무말도 안하고 있고.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다 큰형님이 “안돼겠다. 내일 가게 가서 지배인한테 우리 집을 옮겨 달라고 말을 해야겠다” 라고 말씀을 하시는 순간 그때 까지 조용히 있던 드럼형님이 갑자기 발끈하며 큰소리로 큰 형님에게 대들었습니다.
“아, 거, 뭐…요즘 세상에 귀신이 어딨어요 귀신이. 참나 듣자 듣자 하니, 귀찮게 뭘 또 이사를 가요. 그냥 대충 이집에 있다 팀내리면 서울 가면 돼지. 야 니들도 호들갑 좀 떨지마 그거 니들 다 겁이 많아서 착각 하는거야”
라고 큰소리를 치시며 화를 내는 겁니다.
이 형님이 평소 큰소리를 치거나 화를 내는 성격이 아닌데 저희는 서로 어이 없어 하며 서로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거실에서 우당탕 하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저희 멤버는 그때 큰형님 방에 모여 있고 거실에 아무도 없는데 말이죠.
와~ 그때의 공포감이란
다들 눈이 왕방울만 해져 있고 여자싱어들은 소리를 질렀죠. (그 소리가 더 무섭긴 했지만)
다들 눈치만 보고 있길래 제가 용기내 방문을 열어 거실을 보니
헐, 벽에 세워놨던 제 기타가 마루 한가운데 팽개쳐져 있었습니다.
네크가 부러진 채로 말이죠.
창문도 닫혀 있었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벽에 세워둔 기타가 저 혼자 거실 한가운데서 자폭을 하다니.
그날 그 회의는 일단 그걸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확인하지 못할 그 무언가의 일련의 공포 스러운 일들만 공유 한채 말이죠.
이때 기타 녀석은 거의 팀에서 내 보내기로 이야기가 끝나 있던 시점 입니다.
그동안 증세가 심해진 것도 있지만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결정적 이유는
‘손이 움직 이지 않아서’ 입니다.
기타를 치는 녀석이 손이 안움직이는 거예요.
처음 증상은 매일 나오는 기타 솔로를 건너뛰기 시작 하더니, 뭐 가끔 기타 들이 솔로 부분을 건너뛸수 있습니다. 그건 그렇다손 쳐도 점점 리듬을 빼먹기 시작 하는 겁니다.
근데 이녀석은 다른건 몰라도 자기 기타에 대한 자부심이 워낙 강해서 자기 파트를 빠트리거나 설렁설렁 한적이 없는 녀석 이거든요.
그래서 그 즈음 녀석에게 물어 본적이 있습니다.
“요즘 리프가 왜그래? 좀 많이 비는데?”
그러자 녀석이 뜻밖에 말을 합니다.
“그게 아니라요 형…저….언젠가부터 손이 안움직여요”
“어? 그게 무슨 말이야? 기타가 손이 안움직이면 어떻해?”
“근데 그게 정말 손이 안움직여요.”
그때 저희 모친이 해주신 말이 생각 나더군요.
신내린 사람이 신을 자꾸 거부 하면 제일 먼저 하는 헤꼬지가 밥벌이를 못하게 만든다는………….
그런 연유로 녀석은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 가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고 새 멤버는 제가 아는 기타가 내려 오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새로 올 녀석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죠.
전전팀에 알고 있던 기타 녀석에게 전화해서 (녀석도 놀고 있었음)
“야, 우리팀 기타 공석 현재 춘천. 콜?”
이라고 하니
“오 당연 콜!!!콜!!!나 다음주부터 바로 갈수 있음” 이라고 해서 급 체인지 된 상황 이었습니다.
그 녀석은 그 주까지만 하기로 했고, 뭐 밤무대 레퍼토리야 거기서 거기 인지라 섹션이나 엔딩부분 조금만 맞춰보면 바로 무대에 올라 갈수 있던 상황 이었던 거죠.
그러고 보면 밤무대에서 기타는 참 파리 목숨 이긴 합니다.
암튼,
그때 제가 분명히 그 녀석에게 얘기 했습죠.
“야, 근데 여기 귀신 나오는데 괜찮겠냐?” 라고 하자 녀석이 덥썩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고 있네, 야, 귀신이 문제냐 목구멍이 문제지” 라는 쿨한 대답을 한적 있습니다. ㅋㅋㅋ 밥통 같은 놈.
시점을 뒤로 미뤄서 미리 말하자면 기타 녀석은 그렇게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 갔습니다.
기타는 그만 뒀냐구요?
서울 올라가자 마자 안산에 있는 딴팀에 가서 잘 치고 있더군요. ㅋㅋ
그래도 녀석과 저는 나름 많이 붙어 있어서 꽤 정이 생겼던지라, 안산 팀에 들어간후 저와 통화를 자주 했었는데 녀석이 언젠가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습니다.
녀석이 춘천에서 떠나는날 자기차에 악기들과 짐들을 싣고 춘천을 나서는데 국도에 접어들기 전에 산속으로 나 있는 샛길로 갑자기 들어가고 싶어 지더 랍니다.
한번도 가본적도 없는 길인데 말이죠.
일단 차로 올라 갈수 있는곳 까지 차를 몰고 가고 길이 막혔길래 차를 세워 놓고 무작정 걸어 올라 갔답니다.
딱히 다른 이유가 있는건 아닌데 웬지 ‘가야만’ 할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시간 정도 산속을 올라 가는데 자그마한 암자가 하나 나오고 그 앞 밭? 같은곳에 어느 스님 한분이 쪼그리고 앉아서 이것저것 묘종들을 만지고 계시다가 산으로 올라 오는 후배를 보시고는 빙그레 웃으며 일어 서시 더랍니다.
그러더니 그 녀석 보고
“아이고, 생각보다 많이 늦으셨네. 밥 다 식었겠다. 일단 어여 들어 갑시다.”
라고 말하시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 녀석이 “네? 아뇨…저는…….사람 잘 못 보신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하니
“허허…. 잘 못보고 마시고가 어딨겠소? 이야기 들은 인상에 옷이며 행색이 딱인데. 일단 듭시다”
라고 말하며 앞장을 서시더 랍니다.
그래서 스님을 따라 암자로 들어 가는데 공양주 분이 부얻쪽에서 나오시며 보시더니 “아유 많이 늦으셨네 바로 상들어 갈게요” 라고 하시더니 차려 놓은 밥상을 들고 들어 오시 더래요
일단 얼떨떨 하게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르게 밥을 다 먹고 앞 대청에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스님이 그러시더 랍니다.
어제 꿈을 꿨는데 부처님(?)이 나타 나셔서 내일 언제언제쯤 이렇게 저렇게 생긴 아이가 찾아 올것올 것이다.
그간 많이 시달린 아이 이니 따뜻하게 챙겨 먹여 주고 *** 하나 들려서 보내라
라고 했다는 군요.
그래서 주는 밥 실컷 얻어먹고 스님과 한참 이야기 나누고 절을 한후 서울에 가서 스님이 주신것을 펼쳐보니 호랑이 그림 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서울에 올라가니 거짓말 처럼 손가락이 잘 움직이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바로 안산에 있는 딴팀에 들어가서 팀분위기 좋은곳에서 잘 있하고 있다더군요.
아 썅. ㅠㅠ 제일 좃된줄 알았던 놈이 사실 제일 먼저 운 좋게 탈출 하는 것이었다니.
암튼 기타 녀석에게는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이게 쓰다보니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버리길래 엉망진창이 되는 김에 일단 막 써 봤습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순차적으로 정리 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ㅜㅜ
이렇게 많이 썻는데 드럼 쳤던 형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도 않고…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