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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할아버지의 법적으로는 억울하지않아야 하는데 (?) 억울한 이야기 입니다.

사하촌 할... |2013.11.20 22:59
조회 175 |추천 1

* 제발 읽어 주시고 메인으로 갈 수 있도록 추천 많이 부탁드립니다. 혹시 방송 작가님 계시면 연락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사하촌(팔순 할아버지의 외로운 싸움)

 

잠시 조용한 어느 시골에서 일어나고 있는 토지반환소송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합니다.

이것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토지반환소송이라는 법적 공방인거 같지만 그 이면에는 세속적 이익에 눈이 먼 종교집단과 세수만 늘리면 된다는 정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팔순을 바라보는 한 할아버지와의 힘겹고 외로운 싸움입니다.

 

경북 문경의 어느 산골짜기 마을에는 아주 아주 오랜 옛날부터 마을사람과 공생관계를 유지해오던 사찰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마을은 사하촌인것이지요. 내년이면 팔순 잔치를 하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이전부터도 그곳에 있었다니 아주 아주 오래되긴 하였나봅니다. 산속에 들어 앉아있는 거의 모든 사찰들이 그렇듯이 산골마을의 그 절 또한 역사가 깊고 그 역사 속에는 언제나 불쌍한 중생을 가엾이 여기고 궁휼히 여기며 부처님의 자비를 몸소 실천하시는 큰스님들도 있고 큰스님들의 가르침을 받는 많은 스님들이 계시고 여차저차한 이야기도 많이 있겠지요.

 

그런 부처님의 말씀을 받들어서인지 그 옛날에는 절과 마을이 공생을 하는 관계였습니다. 절땅을 빌려 밭을 일구고 또 집을 지어 살고 대신에 마을 사람들은 절에 일이 있으면 노역을하고 많지는 않지만 해년마다 추수철에는 곡물도 수레에 실어 절에 날랐답니다. 지금은 장성하여 한 집안에 가장이 되고 한 아이에 아버지가 된 중년의 아들 기억 속에는 수레에 콩이며 쌀이며 이것저것 실어 지금은 팔순 노인이 된 젊은 시절의 아버지가 앞에서 수레를 끌고 그 뒤를 밀며 절을 드나 들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때부터 절땅위에 지은 집 위에서 유년과 장년과 그리고 노년을 보내시며 이제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당연히 그곳에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문만 나서면 보이는 냇가, 냇가 너머 들 녘 그리고 하염없이 넉넉한 품으로 온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희양산. 팔십년 가까이 그 속에서 살다보니 그 모든 것은 할아버지의 삶 그 자체가 되어 버렸고, 할아버지 또한 그 자연 속의 일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네 자식의 탯줄을 묻은 땅. 네 자식을 먹여 살린 땅. 어쩌면 시골의 촌로에게 땅은 곧 그의 삶이었다고 말하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없었지만 땅처럼 정직하게 그렇게 할아버지는 사셨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땅이 할아버지의 남은 삶을 통째로 집어 삼키려하네요. 어느 날 갑자기 할아버지는 법원이라는 곳에서 소장이라는 것을 받았습니다. 도데체 아무리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도회지 아들에게 연락을 합니다. 먼가 단단히 잘못된 모양입니다. 소장이라니요? 낼 모레면 팔순에 이제는 증손자까지 본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산골짜기 할아버지에게 소장이라니요?

 

도회지 아들이 왔습니다. 알고 보니 소장은 이 할아버지만 받은게 아닌 모양입니다. 할아버지 이웃 두 분이 더 소장을 받으셨네요. 연세는 다들 칠순을 바라보시니 이 분들 또한 소장을 받으시기엔 적당한 연세들은 아니신 것 같습니다. 소장은 마을의 사찰인 봉암사가 보낸것이고 소송 대리는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법무법인 화우였으며 소장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절 정비사업을 할것이니 무단 점거하고 있는 내 땅에서 나가시오. 참으로 간단합니다.

네. 할아버지도 알고 그의 아들도 알고 동네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평생을 살아 오신 그 땅은 절땅이라는 것을. 많은 스님들이 부처님의 말씀에 귀의하고자 정신 수양에 정진하고 마음을 맑게 다스리기위하여 일반인의 출입은 일체 통제하며 일년에 한 번 부처님 오시는 날에만 문을 개방하는 곳, 성철 큰스님이 “부처님 답게 살자”고 청담, 자운, 월산, 혜암, 성수, 법전 스님등과 같이 결사를 하셨던 봉암사 땅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누구도 이게 내 땅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렇게 살다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그리고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할아버지도 그렇게 그 땅위에서 생을 마치실거라 당연히 믿고 계셨던 겁니다. 자식들은 할아버지께서 사시는 동안만 그 땅에 살게 해달라 애원합니다. 내가 태어난 곳이니 나까지 살게 해달라고가 아니라 그저 대한민국 남자 평균 수명을 훨씬 넘긴 할아버지가 제발 사시는 동안만 살게 해달라고. 하지만 봉암사는 일말의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물론 법률적으로는 토지의 소유가 봉암사이기 때문에 돌려줘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소장 내용처럼 그동안 할아버지께서 불법 점거를 통한 무단거주가 아니라 토지사용료를 매년 지급해오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불교조계종 봉암사가 대형 법무법인(화우)을 동원하여 할아버지의 강제이주를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최근 봉암사의 명승지 지정 및 주변지역 개발계획을 문경시가 추진하면서 봉암사 아래의 마을 주민과 문경시와의 마찰이 시작되었습니다. 즉, 문경시에서는 봉암사를 명승지로 지정하여 봉암사를 개방하면 관광효과로 많은 세액 증가라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봉암사 입장에서는 주변지역(마을 포함)을 (자신들의 돈을 들이지 않고 시의 돈으로)정리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대외적으로는 문경시만의 계획이라고 내세웠지만, 그동안 폐쇄적인 봉암사가 문경시의 정책에 묵인하는 것은 서로간 합의가 되어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문경시에서는 계획을 보류한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문경시의 보류입장을 발표하고 난 이후부터 2013년 10월 중순, 대한불교 조계종 봉암사(법무법인 화우)로부터 할아버지에게로 소장이 발송되어 옵니다. 내용은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봉암사 소유 토지위에 불법으로 점거하여 살고있는 주택을 철거하고 토지를 봉암사에 반환하라는 것입니다. 할아버지께서 거주하고 계시는 집은 봉암사로부터 2km이상 떨어져 있으며 집바로 옆에 봉암사 출입을 통제하는 경비실을 설치해 모든 사람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봉암사 소유 부지의 경우 도시의 2개 구를 합쳐놓은 것보다 큰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부지를 스님들의 수도를 위한 청정지역을 목적으로 정비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여기에 개발업자가 개입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개발업자의 경우 정비사업의 이권을 목적으로 봉암사측의 전면에 나서서 주민들을 설득해 이주를 종용하고 상황이며, 특히, 봉암사 소유의 토지에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은 설득과 강요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집을 1차 대상으로 삼은 것은 봉암사로 통하는 길목(물론 봉암사로부터 2km 떨어져 있지만..)에 위치한 것이 이유입니다. 봉암사의 정비계획에는 마을전체가 포함되기 때문에 개발업자와 대형 법무법인(화우)을 동원한 이유이며 그 시작이 할아버지인 것입니다. 1차로 문경시에서 하려던 봉암사 주변 정비사업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되자, 이제는 집단이 아닌 한 개개인을 하나씩 하나씩 무너뜨리려 한 마을을 모두 이주 시킬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무서운 생각입니다. 어떻게 중생을 구한다는 종교집단에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단체로 하면 반발이 크니까 하나씩 하나씩 잠식하자. 집단의 힘은 크지만 한 개개인은 미약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참으로 무섭습니다.

 

이젠 자식들 먹일거리 농사짓는 것 마저도 힘이 부치시는 할아버지는 그 소장바람에 하루 하루 몸이 장작개비처럼 타들어 갑니다. 자식들이 여기저기 알아보지만 모두들 같은 말만합니다. 법적으로는 안된다. 법적으로는 권한이 없다. 법적으로는 나가라면 나가야한다. 법적으로는 도.무.지 어떻게 구제할 수가 없다. 하지만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라고 합니다. 사회구성원들은 법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지만, 법 또한 존중받아지기 위해서 도덕을 바탕으로 실행되어야만 하며, 그때야 법은 강제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할아버지는 아무 권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법적인 모든 권한을 갖고 한 할아버지의 평온한 삶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는 봉암사는 도덕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걸까요?

 

할아버지는 너무도 궁금합니다. 법적으로 완벽한 봉암사가 과연 도덕적으로도 완전히 자유로운 것인지. 자유롭다면 정말 자유로워도 되는것인지....

 

너무나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댓글 하나 하나가 할아버지께 힘이되고 봉암사에게는 과연 절의 본분, 수도승의 본분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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