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이랑 닉네임에도 나와있듯이 미국에 유학와있는 고등학생입니다 ㅎㅎ
유학온지 이년이 다되가는데도 페이퍼 한장쓰는데 다섯시간은 족히 걸리는 흔하지 않은 유학생이에요 ㅠㅜㅠㅜ
사실 집안사정이 넉넉해서 온 유학이 아닌지라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기본없이 와서인지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이년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말해보려구요 ㅎㅎㅎ
이년전만해도 유학은 별나라 이야긴줄 알고 살던 청주 지방살던 고등학생이였어요
급식 보조 받을 정도로 어려운 가정형편을 아는지라 학교에서 미국으로 비전트립(학교가 기독교 학교라서요 ㅎㅎ)을 간다는 공문을 부모님께 보여드리지도 않았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엄마가 발견하시고는 좋은 기회 있을때 다녀오라고 적극적으로 보내주셨어요 ㅎㅎ
사실 어렸을때부터 이십만원도 안되는 세벳돈에 고등학생까지도 한달에 이만원을 넘어본적 없는 용돈과 버스비 밥값등을 모았던 돈이 삼백만원 정도 있었어요
실제로 통장에 있던건 아니고 그동안 생활비에 다 보태서 썼지만 부모님은 그게 걸리셨나봐요
제 돈으로 가는거니까 부담갖지 말고 많은 경험하고 오라고 하셔서 한달동안 꿈도 못꿔보던 미국여행을 다녀왔어요
한달동안 학교 친구들과 너무나도 재밌게 생활하고 갔는데 그곳에서 목사님과 함께 생활하는 한국 유학생들의 삶이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모태신앙으로 교회를 열심히 다녔지만 기도도 설렁설렁 설교시간에 딴생각도 졸기도 하는 평범한 학생이였는데 그곳에서는 수련회때만 잠시 생기던 신앙심도 유지할 수 있을거 같아서요 ㅎㅎㅎ
워낙 영어를 싫어했어서 그거 극복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한국 교육에 대한 부담감과 고삼에 대한 두려움도 포함됬던거 같아요
이곳에 오면 다닐 학교가 세시 반이면 끝나는 것도 한몫 했구요 ㅎㅎㅎ
특히 이곳 목사님께서 제 사정을 많이 봐주셔서 생활비도 적게내고 무사히 유학을 오게됬어요
대신 방학동안 한국 돌아갈 생각은 꿈에도 못했죠
그러다가 학교서도 목사님 집에서도 너무나도 재밌게 생활하고 있었는데 미국 친구들도 사귀고 하다보니 처음에 마음에 들었던 공부와 신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에 불만이 생기더라구요
토요일이면 친구들과 밥도 먹고 영화도 보러가고 싶고 영어도 더 빨리 늘었으면 하는데 집에 돌아와선 다시 한국말만 쓰니까 호스트 패밀리를 구하게 됬어요
그러다가 만난 가족이 지금 제 두번째 가족!
부모님 두분 다 학교 일을 도와주시고 제가 원래 다니던 미국 교회도 다니시는 분들이라 너무 좋은 환경이였죠
사실 이집 오빠가 잘생긴걸로 더 잘 알았지만요 ㅋㅋㅋㅋ
학교에 말도 다 해놓고 부모님을 처음 뵈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생활비 이야기를 꺼냈어요
어서 알아야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께 말씀도 드릴테니까요
그랬더니 안받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놀라긴 했지만 가끔 그런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서 아... 내가 정말 좋은 분들을 만났구나 하고 말았어요
그렇게 여름 방학동안 준비를 다 해서 이사를 했어요
처음엔 그저 혼자만의 방과 화장실이 생겨서 좋더라구요 ㅎㅎㅎ
그러다가 점점 아 이 가족이 날 정말 식구로 맞이하려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등등 친척들도 다 뵙고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행복했어요 ㅎㅎㅎ
사실 돈문제는 언제나 민감한 부분인데 옷이면 옷, 음식이면 음식, 심지어 학교 책값까지 내주시려 하시더라구요 여기 교과서 값이 일년에 육십만원은 가뿐히 들어요
처음에는 막 손사래 치면서 아니라고 하다가 딸이 그렇게 반응하면 속상하다고 하시는말에 그만두고 대신 항상 감사해 하면서 지내요
넉넉한데도 정말 검소하게 생활하는 아빠랑 달리 엄마와 언니들이 꾸미는것도 좋아하고 돈쓰는 것도 쓸땐 쓰자 하는 주의라 저한텐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며 살아요
천원 이천원 하는 매니큐어만 써봤는데 네일도 처음으로 숍가서 해보고
마음에 드는 악세사리도 맘껏 골라보고
파티한다고 머리도 돈들여서 해보니 신기했어요
워낙 어렸을때 쓸데없는데 돈쓰지 말자라는 주의였어서 이해하지 못하던 일들이였거든요
4개월동안
핸드폰도 생기고
호숫가에 있는 별장에서 낚시랑 보트도 타보고
사격도 해보고
차도 생겼어요!
중요한건 아직 운전면허를 못땄다는ㅋㅋㅋㅋㅋ
너무 물질적인 것만 쓴거 같은데 저런것들 다 제쳐놓고 그냥 이 가족이 너무 좋아요
자식이 없는 집도 아니고 넷이나 있는데(나가서 사는 대학생이 둘이나 있지만 ㅎㅎ) 항상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챙겨주셔서요
귀찮으실텐데도 숙제 어려워하면 함께 비디오 보면서 설명해 주시고
매번 학교 점심 깜빡하고 안챙겨 가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초밥 가져다 주시고
이번주말에 가고싶은 곳은 없는지
한국음식 먹고싶진 않는지
사소한 것들도 챙겨주시고
우리딸 오늘 학교 생활은 어땠어?
저녁에 먹고싶은거 있니?
하는 사소하지만 감동적인 말들을 항상 해주세요
한국에서 부모님도 너무 감사하다고 딸노릇 잘해드리라고 하시고 저도 너무 감사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엄마 생신이 다가와서 선물을 준비했어요
평범한 검정 나무상자를 사서 매니큐어로 열심히 꾸몄는데 매니큐어로 섬세하고 깔끔하게는 힘들더라구요 ㅜㅠㅜㅠㅠ
속은 키세스 호박접기로 채웠어요 ㅎㅎ
항상 받기만 하고 드린건 없었는데 마음에 들어하셨으면 좋겠어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너무 길어져서 차마 다 못썼어요 ㅎㅎㅎ
아무도 안 읽을수도 있는 글이지만 쓰고나니 제가 정말 복받은 사람이란걸 다시금 깨닫네요 ㅎㅎ
부모님께 너무 감사한데 말해도 말해도 끝이 없고 해서 다른사람들한테 자랑이라도하고 싶은 마음에 쓴 글이니 너그럽게 봐주세요
길고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