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
결혼한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33살 동갑내기 커플. 같은 회사 같은 직급.
신랑 부모님 오래전에 이혼하시고 어머니가 아들 둘 혼자 키우셨고 현재 식당일 하심.
(시아버지 좀.. 인성이 좋지 않으셔서 시어머니 혼자 고생 많이 했다 들었음.)
총 3년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중간에 한번 헤어졌다 반년뒤에 다시 만나져서 결혼하게 됐습니다.
신랑은 저랑 헤어진 반년동안 주식해서 돈 다 날리고, 빚도 4천만원 있었어요.
이 사실을 결혼이야기 나오고 알았고, 제가 모아둔 돈이 1억이 있었으니 괜찮다 했습니다.
결혼 시점을 기준으로 가진 주식밑밥 및 일부 적금들 털고 그 빚은 본인이 다 정리했으니까요.
사실 빚 4천만원 중 2천만원은 시어머니가 빌려달라고 해서 차마 돈 없단 얘길 못하고
은행 대출 받아서 드렸대요. 식당일 하시는 분이 언제 그 돈을 모아 갚겠어요..
그리고 혼자서 아들 키운다고 고생하셨으니 그 돈 그냥 드리는 걸로 하자고 제가 말했습니다.
사실 신랑 입사하고 초기 몇년동안 월급 번 것 자기 어머니 다 갖다드렸고,
이런 저런 돈 모아 지금의 전세집에 살고 계시거든요.
저희 부모님.. 이 내용 다 알고 계세요.
물론 딸을 더 좋은 환경에 보내고 싶으셨겠지만 제가 좋다고 하니,
그냥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기 살리며 엄청 잘해주셨어요.
그런데 결혼준비하면서 보니깐, 시어머니가 이걸 모르시는 것 같더라구요.
신랑에게 어머니께 사실대로 말씀드리라 하니,
"힘들게 살아오셨는데.. 이거 알면 상처라며 말 못한다고.. 대충 내가 돈이 없는 것만 안다"고 했죠.
그런데...
상견례에서 예단, 함, 이바지... 이런거 다 없애기로 했고,
저희 엄마가 "이바지"안받으시면.. 현금으로라도 대신하겠다 하니,
"전 그런 허례허식 싫습니다. 그것도 주고 받기인데 다 없애는 걸로 합시다."이랬으면서..
떡...하니
저희집에 함을..음식을 엄청 보내고, 저희 엄마에게 이바지 해달라고 하셨네요.
엄마는 팔에 금이 가서 깁스를 하고 계셨고 시어머니도 알고 계신데 말이죠...
신랑이 시어머니께 안하기로 했으면서 왜 이러셨냐고 하니,
"그게 뭐가 한거냐? 그정도면 안한거지." 헐... 이래놓고선
저희집에 이바지를 준비해달라고 하니... 저희 어머니 엄청 해드렸습니다. ㅜㅡ
시어머닌 이혼하시고 본인 시댁 및 남편과 인연 완전 끊고 사셔서
집에 오는 가족도 없는데.. 그 엄청난 이바지... 속상했습니다.
더 이상 말 안해도 비슷한 레퍼토리 입니다.
칭찬 한마디 할 줄 모르고, 뭐가 그리 불만인지 트집에다
다른 며느리랑 비교하고, 말도 막합니다.
결혼 후 첫 명절에 음식할 필요 없다하시더니.. 몇주 전 제가 가져온 이바지를 냉동실에서 꺼내더니
데워 먹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전날 동그랑 땡도 사고 버섯도 사고..
아침에 새송이 버섯 절편구이를 해서 상 위에 놓았습니다.
"이 맛탱가리도 없는 싸구려 버섯 뭐하러 먹노? 우리는 안먹는다." 완전 어이 없습니다.
시댁에 가서 명절보내고 2시간 넘게 걸리는 시어머니 부모님 산소(남편 외조부모)도 가고,
거기 근처사는 시어머니 큰언니댁(시이모 댁)도 갔다왔습니다.
이제 빨리 친정에 가야할 타이밍입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자기 넷째동생네 가자고 합니다.
이날도 정말 완전 어이가 없었습니다. 여튼 저녁이 되어 친정에 도착했고 저희어머니
새음식 가득 해놓고 우리 반기고.. 정말..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이런데도 며느리 입장에서 반기지도 않는 전화를 의무적으로 해야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좋은 구석이 하나도 없고, 전화하기 전부터 미리 스트레스를 받고
시어머니가 점점 싫어지고.. 이러다 우연찮게 부부상담을 받았습니다.
결론은 "왜 시키지도 않은 전화를 당신 혼자 해서 스트레스 받나요? 하지 마세요.
그럼 상대가 덜 싫어집니다. 시어머니가 궁금하면 전화할 수도 있는 부분이예요."
신랑도 동의하고 신경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이 어머니 생신이셨는데,
제가 목/금 출장을 갔다가 밤 11시 20분에 집에 도착했어요.
사전에 어머니께 출장이라 말씀드렸고, 토요일에 식사를 하기로 했고,
그래도 신랑은 6시 일 끝나자 마자 어머니께 가서 같이 저녁식사 하라고 말해두었습니다.
다음날..
저는 어머니 계신 지역으로 운전해서 가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저녁 안먹고 싶다고 취소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도리상 얼굴은 봬야 할 것 같아서 꽃다발과 용돈 봉투 가지고 갔죠.
어머니 일하시는 식당에서 9시까지 기다렸고, 늦은 저녁이라도 함께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식당에 앉자 마자 하시는 소리..
"내가 밖에서 이거 얻어먹자고 하나? 이게 뭐시라고?
여자가 시집을 왔으면 시어머니 생신날 국 끓이고 밥상을 차려야지.
솔직히 둘이 아무리 같은 대기업 같은 직급이라해도
둘이 나이가 동갑이니 난 내 아들이 손해봤다고 생각한다.
내 아들 흠잡을 데 하나 없고, 나한테 잘하고 대들지도 않았고, 날 위해주고 남동생 잘챙기고
그렇게 나한테는 아들이자 남편같은 존재였다.
그런게 니랑 결혼하고 다 변했다. 내가 내 아들과 여러번 다퉈 거리까지 멀어지 것 같다.
그리고 며느리면 전화를 해야지. 뭐? 내가 할수도? 니는 어떻게 배웠나 몰라도
내 사전엔 어른이 먼저 아랫사람한테 전화하는 경우는 없다.
내가 주변에도 다 물어봤다. 니같은 애 없다더라.
아무리 시동생이 무뚝뚝(삐대함)해도 그렇지, 주말에 일안하면
와서 밥도 해서 시동생도 챙겨주고 해야지, 니가 그러고도 맏며느리가?
이러니 내가 비교를 안할래야 안할수가 있나?
시댁 식구가 싫으면 고아랑 결혼했어야지?
왜 우리아들이랑 결혼했노?"
정말.. 기가 막히고...
앞에서 앉아 있는데.. 어이가 없고..
어떻게 생신이라고 찾아온 며느리한테...
남편 또한 전날 무슨 말을 들었나 뚱해 있고,
어차피 둘밖에 없는 자리, 저도 할말은 해야겠다 싶어서 다 말했어요.
"동갑인 제가 아쉬워서 매달린 것도 아니고,
아드님이 저 찾아와서 기회달라고 매달려서 만났고,
돈 한푼 없어도 제가 알뜰히 모은 돈으로 지금 전세집에 살고,
당시 아드님은 돈 한푼은 커녕 오히려 빚만 수천만원 있었어요.
그래도 어머니 속상해하실까봐 돈얘기 안했어요.
제가 뭐가 그리 부족해서 계속 비교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이제는 어머니가 정확히 아시고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저 집안도 좋고 부모님 동생들 모두 상냥하고 잘되어 있어요.
부모님께서 가르칠 만큼 가르치고, 유학도 보내시고, 이렇게 대기업에서
일잘하고 있고, 알뜰히 모은돈 다 가지고 와서 전세집도 제가 얻고
예단이며 은수저 반상기 한복 이바지 다 해드렸고,
돈 한푼 없던 아드님 그래도 잘 내조하면서 살고 있어요.
게다가 어머니한테 빌려드렸던 2천만원, 아드님이 대출낸거였고
그거 제가 받지 말자고 했어요.
그래도 괜찮다 생각했어요. 이제 어머니 아들로 보다는 저와 평생같이 살 남편이니
제가 그 부분 이해했고 지금도 열심히 둘이 잘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화 잘 드리고 비위도 여러번 맞춰 드렸는데,
어머니는 생전에 반찬이니 뭐니 물질적으로 신경써 주는 것은 고사하고
상대의 말에도 기분나쁜 말들만 골라하시고 비교하고 무안주시니
제가 찾아뵙고 싶고 전화하고 싶었겠어요?
저 나름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전문가에게 부부상담도 받은 부분이예요.
저희 부모님은 비교할 줄 몰라서 아드님에게 잘해주는 주는 게 아니예요.
그래도 가족이니깐 내 사위니깐 내가 아껴야지.. 하시며 먼저 신경쓰고,
잘 지내는지 안부전화도 주시니 큰 사위 뿐 아니라 작은사위, 사돈댁에서도
대접 엄청 받으세요. 어머니는 왜 받기만 바라시고 이 모든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다 제가 참고 희생해야한다고 말씀하시나요.. 저도 나름 속상하고 섭섭합니다..
우린 시댁과 관련된 일만 아니면 싸울일이 없어요. 최근 몇달도 정말 잘 지냈습니다."
시어머니..
깜놀 했습니다.
아들이 돈이 아예 없는지도 몰랐고, 제가 이만큼 해서 이렇게 살고 있는줄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왜 진작 말 안했냐고? 가진거 쥐뿔도 없으면서 사돈이 어이없었겠다고..
제가 어머니께 잘할테니 어머니도 저를 조금만 더 따뜻하게 대해주세요.라고
말하며 서로 그러기로 하고 안아드리고 용돈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드님이 말 안했으면 하는 부분이었으니 절대 우리 둘만 아는 얘기로 하고 약속했구요.
전.. 그래도 제가 며느리니.. 좀 불편하고 아직은 맘에 안들어도 잘해드려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대박은...
다음날 아침 시어머니가..
아들한테 울면서 전화했습니다.
아들이 저한테 완전 화가나서 따집니다.
"대체 우리엄마한테 뭐랬길래 밤새도록 울고 지금도 울먹거리면서 전화하셔?
내가 분명 말하지 말랬지? 우리엄마 갱년기에 우울증도 있는데 이제 어떡할거야?
우울증이 심해져서 극단적이 생각을 하면 이제 어떡할거야?
당신 아들이 이정도 되는 사람이다..말하고 싶어서 나를 까발렸어?
대접받을 자격도 없으면서 대접 운운한다고 했어?
돈도 없는 주제에 훈수두지 말라고 했어? 정말.. 그래도 어른한테.. 당신 못됐다.
어른이 섭섭하면 그런말을 할수도 있지. 솔직히 우리엄마한테 잘 못하잖아?
돈돈 거리지 마라. 당신이 얼마나 그랬으면 우리 엄마가 2천만원 갚아준단다.
천만원은 지금, 남은 천만원은 모아서 나중에 준단다. 이제 좋냐? 질린다"
저 또한 멘붕입니다.
아들이자 남편이었다더니...
시어머니.. 완전 아들한테 딴말 했습니다.
자기가 막말한거 다 빼고..
제가 사실을 객관적으로 또박또박 말해줬는데..
심정적으로 욱해있는 신랑이 믿지도 개의치도 않아합니다.
남편은 울먹거리는 시어머니 때문에 객관적 판단을 잃었습니다.
불쌍한 자기 엄마.. 남편도 없는데 며느리한테 한소리 들었다.. 그거죠.
서럽고 한스럽고.. 내팔자야.. 내가 이럴려고 고생하며 너를 키웠니 어쩌니...
전.. 기가 막힙니다.
우울인자가 별로 없는 저인지라 우울하거나 극단적인 생각은 안듭니다.
그냥 기가 막히고.. 짜증이 나고.. 어이가 없습니다.
남편은... 원래 효자스타일 입니다.
자기 엄마한테도 잘하지만 제 친정부모님께도 살갑고 잘챙기고
좋은 맏사위 소리 듣고 집안일도 저보다 많이 합니다.
정말.. 딱! 시댁일.. 특히 시어머니 일만 아니면.. 좋은 남편이나,
그 일만 물렸다 하면 욱합니다.
남편도 자기 엄마 좋은 시어머니라고 생각치 않으나,
그래도 제가 며느리니 먼저 좀 잘해주길 바랍니다. 그래도 대놓고 말은 잘 안합니다.
평생 착한아들로 살다가 결혼부터 지금까지 어머니와 싸운적도 여러번 있고,
옛날보다 전화도 안하고.. 신랑도 중간에서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본인은 저와 시어머니께 잘하는데 돌아오는 것은 양쪽의 불편함이니,,
안됐습니다. 그 부분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시어머니 관련해서는 미안한 마음이 전혀 안들어요.
시어머니 자존심 엄청 센 사람인데.. 좀 꺾여서 분하고 서러운거죠..
한번은 겪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신랑이 미리 다 말하고 시작했다면 지금에 와서 겪지 않았을 텐데.. 야속합니다.
신랑은 "내가 처갓집에 잘하니깐 자기도 잘해"이러는데..
정말 노선이 잘못됐습니다. 분모가 달라 셈이 불가한 부분입니다.
처갓집이 완전 잘하니깐 자긴 발만 얹여도 됩니다.
전 이미 너무 여러번의 상처를 받고..
이번일까지.. 이제 시어머니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ㅠㅜ
그래도 남편을 낳아주신 분인데.. 전 왜 생각도 하기 싫을까요..
아들한테는 약한척 가여운 척.. 착한 척...
이 어머니가 아들 붙잡고 울었다는데..
왜 저는 마음이 안아플까요.. 휴..
긴 글 읽어주신 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기가 아니면.. 털어 놓을 곳이 없네요..
이혼같은 극단적인 방법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홀시어머니 두신 분.. 저와 비슷한 사례나 극복한 사례 있으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