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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II

라임향기 |2013.12.01 20:51
조회 851 |추천 8
헐아버지가 병상에 계시다 돌아가신 지 일년이 되던 해.
꿈에서 십자가가 보이신다며 아버지는 엄마와 함께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셨다.
아버지가 태어날때부터 할머니 집은 불교를 믿는 집이었기 때문에 큰 용기를 내신 것이다.
교회에서 기도만 하면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굴하지 않으셨다 한다.
그 무렵 난 새벽만 되면 같은 꿈을 꿨고 눈을 떠 보면
시계바늘은 항상 세시에 있었다.
그날도 나 혼자 텅빈 집을 지키고 있었고, 전화벨 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꼬맹이니? 놀라지 말고 들어.... 엄마.... 돌아가셨다...... 흑흑
울먹이는 이모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아냐 이거 꿈일거야.. 얼른 깨야돼.. 내가 이 잠에서 깨지 않으면 현실이 될까봐 너무 두려웠다.
눈물로 흠뻑적셔진 베개의 감촉에 잠을 깼다.
언제부턴가 내가 깨닮은 것은.
꿈이 정확하게 들어 맞는다는 것.
음습한 기운이 있는 곳에 가면 멀리서도 신경이 곤두선다는 것이다.
참고로 난 운동을 싫어하기 때문에 운동신경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신변에 위험이 생기면 놀랄 정도의 반응 속도가 생겨난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나는 엄마한테 말도 못하고 하루를 보냈다.
왠지 입밖으로 꺼내면 그렇게 될거 같아서...
오늘밤만은 제발 꿈꾸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건만 또 꿈을 꾸고 말았다.
몇백년은 된 듯한 큰 정자나무 아래에 엄청 큰 검붉은 구렁이가 죽어있었다.
파리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저것 때문에 지나갈 수 없다며 징그럽다고 울고 있었다
그때였다. 흰색 두루마기에 흰 수염을 길게 기르신 노인이 나타났다.
긴 지팡이로 구렁이의 시체를 쓱 치우시더니
길을 터주셨다.
'이제 안심하고 가거라. 한결 수월할것이야'
처음 본 노인이었지만 왠지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처럼 편안했다.
그 시점에 개인적인 일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난 너무 예민해져서
그런거라 생각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아버지는 샤워실에서 부러진 샤워기에
검정테입을 감고 계셨다. 다시는 떨어지지 말라는 듯이 칭칭 동여매셨다.
아빤~ 그 절약정신 알아줘야해!!
평소와 다르게 아무 말없이 감고 계시는 걸 뒤로 하고
난 여행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가는 친구들과의 여행길에 난 한껏 들떠있었고
아버지는 낚시를 떠나셨다.
다음날 이른 아침.
오빠로 부터 걸려온 전화. 평소에 그닥 친하지 않았던 남매 사이라
'이 인간이 멀 잘못먹은거야?'이러면서 전화를 받았다.
너 어디야. 아빠 돌아가셨어.......
머라고?장난치면 죽는다. 아빠가 어떻게 되셨다고?
머릿속이 멍해졌다. 우리 아빠가? 우리 아빠 아직 젊은데... 49밖에 안됐자나...
무슨 정신으로 집에까지 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텅빈 집안에 나홀로 멍하게 서있는데...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힘없이 전화기를 들었다. 이모였다.
꼬맹아...아빠 돌아가셨다 이 생떼같은 자식들을 두고...
이모는 말을 잇지 못하셨고.
난 그때 알았다. 이거였구나..
엄마를 너무 사랑하셨던 아빠는 그렇게 우리곁을 떠나가셨다.
평소에 그렇게 따뜻했던 아빠손은 어디로 가고
차디찬 감촉을 평생 잊지 못할것이다.
아직도 엄마 새끼손가락엔 그때의 상처가 남아있다.
아빠를 살리고 싶은 맘에 아픔도 잊은채 손가락에 피를
내어 아빠입에 흘려 넣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돌아오지 못한다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아무도 말할 수 없었다.
호랑이처럼 무섭기했던 우리 엄마는
아빠를 보내던 마지막 순간에 아빠에게 마지막 뽀뽀를 하시면서 아빠에게 속삭이셨다.
사랑해 여보. 다음생에 꼭 다시 만나서 행복하게 살자


추천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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