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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이 이야기 대박이네요...ㅋ

ㅋㅋㅎㅎ |2013.12.03 11:15
조회 12,871 |추천 41

예전 쿵꿍이란 분이 올려주신 글인데..

뭍힌게 너무 아쉬워 다시 올려봅니다.

진짜 대박..

 

엄청 길어요..ㅋㅋ 그래도 추천 추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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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10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태어날때 부터 같이 살아서 그런지,

 

지금도 많이 그리운 사람이죠...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학교가 끝나면 거의 할머니와 같이 시간을 보냈죠..

.

.

.

할머니는 좀 특별했어요.

 

뭐랄까...

 

너무 강하다고 할까....그냥 사람한테 느껴지는 그런 거 있잖아요...

 

포스...!

 

남달랐죠...

 

엄마는 지금도  자기는 시집살이의 끝판까지 다 깬 사람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를 하시죠...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할머니...

 

대단했죠....

 

그냥, 말없이 표정으로 사람을 쫄게 만드는,,,그 특유의 기술...

 

그건 겪어보기 전까진 말로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그래도, 전 할머니가 좋았습니다.

 

무섭지만, 친구같은 존재...

 

학교에서 쌈잘하는 친한 친구를 둔 것 같은 그런 느낌?

 

제겐 모든 걸 다 해결해줄거 같은 든든한 빽그라운드 였죠...ㅋ

.

.

.

할머니는 강한 만큼 귀신도 많이 보셨대요...

 

보신거까진 괜찮은데...많이 싸우셨죠...

 

 

오늘은,

 

할머니와의 일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걸 얘기해 볼까 해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까지 겪은....일들의

 

그,

 

시작이죠...

.

.

.

아침이였어요..

 

전 고딩이였고....

 

아마 주말이였을거예요..

 

우리 가족 다같이 아침을 먹고 있을때 였거든요...

 

"야...야...어젯밤에 잠 한 숨도 못잤다..."

 

할머니가 짜증스런 얼굴로 말을 하셨죠..

 

"...어머님...어디 편찮으세요?.."

 

아빠는 걱정스럽게 물어봤구요.

 

"그...용식(?) 애비 있잖냐....걔가 어젯밤에 찾아와가지고는...."

 

"용식 애비요?...."

 

저는 어젯밤에 손님이 왔었나...하고 있었는데,

 

아빠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죠...

 

용식애비....

 

 

오랜전에 죽은 사람이래요...

 

용식이란 사람은 저희 아빠 고향 친구구요..

 

그 사실을 아는 순간,

 

저도 아침부터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이래요...

 

그 용식애비라는 사람이 새벽에 할머니를 찾아온거죠...

 

"할머니~ 꿈꾼거 아니예요...?"

 

숟가락으로 한 대 맞았어요....

 

저희 할머니 실없는 소리 안하시거든요...

 

절대 꿈이 아니고,

 

앉혀놓고 같이 장시간 대화도 나누었대요...

 

할머니도...물론 산 사람이 아니라는 거 당연히 알고 있었구요...

 

그니깐, 새벽에..

 

불쑥 할머니를 찾아 온 용식애비...

 

오래전, 아버지가 고등학생이였을 때,

 

돌아가셨대요..

.

.

 

그 돌아가시던 날,

 

우리 할머니는 그 특유의 포스로 용식애비 장례식장을 뒤집어 놓았구요..

 

왜냐면,,,,

 

용식애비가 할머니한테 갚을 돈이 좀 많았는데....

 

돌연 죽어버리니깐,

 

할머니는 열이 받아서, 장례식장에서 한바탕 하신 거구요...

 

여튼,

 

그 돈은 결국 못받았대요....

 

할머니는 그 이후로 용식이 아저씨 집 쪽으로는 오줌도 안누셨고...

 

우리집이 마을에서 좀 나가는 집안 이여서,

 

동네 사람들도 용식이 아저씨 집하고 감히 상종을 못했다고 하네요...

 

할머니 기에 눌린건지...

 

암튼, 용식이 아저씨 집은 얼마 못견디고, 고향 마을 떠났대요...

 

그리고,

 

그 죽은 용식이 아저씨 아버지가 몇 십년 만에 할머니를 찾아온거죠  


죽어서요......


자고 있는 할머니를 찾아와서 우두커니 서서 한참을 노려보았대요...


할머니는 이상한 기운에 눈을 떠서,

 

용식애비를 보고,

 

"죽어서 여길 왜 왔느냐..."

 

물으셨고,

 

용식애비는 말없이 할머니 곁에 앉아서,

 

"누님...제가 누님때문에 한이 많아서....떠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어렵게 찾아왔습니다..."

 

"무슨 한? 돈도 안갚고 뒤진 놈이 무슨 한이여? 한을 품으려면 내가 품어야지!"

 

할머니는 오히려 호되게 꾸짖었지만,

 

실상은,

 

마을을 떠난 용식이 아저씨의 식구들은 고생이 말이 아니였나봐요...

 

용식이 아저씨 어머니도 고생만 하시다가 일찍 돌아가시고,

 

저는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빠 친구라는 그 용식이 아저씨도....끝이 좋지 않았나봐요...

 

하긴,

 

일가족이 할머니 떄문에 하루아침에 박살이 났으니...

 

할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했겠죠...

.

.

근데 할머니 마음도 이해가 가긴 해요..

 

용식애비가 꿔간 돈이 사실,

 

좀 어마어마 했고,

 

그걸 이자도 없이 선뜻 어려운 집안에게 빌려주시고,

 

또, 기한도 안주셨거든요..

 

근데,

 

용식 애비는 그 돈을 도박으로 다 날리고,

 

궁지에 몰리자 자살을 하신거래요...


"니 가족을 내가 망친게 아니고! 니가 망친거여! 못난 놈! 가족 건사하라고 땅도 주고 돈도 줬더니! 건실하게 살것이지! 다 날리고, 뒤진놈이 누군데! 이제와서 뭐가 어째? 누님 때문에 한이 많다고!"

 

우리 할머니,

 

대단하죠?

 

전 할머니를 알기에,

 

얘기를 들으면서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님!... 잘못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늦게나마 제 한을 풀려고 찾아왔습니다!"

 

용식애비는

 

할머니를 찾아왔을 때 부터 한아름 들고 있던 무언가를 할머니 한테 불쑥 내밀었대요.

 

그건,

 

다름아닌,

 

장작.

 

장작 아시죠? 나무 쪼갠 거...

 

그 장작을 한 아름 안고 들어와 할머니한테 들이민 거예요...

 

근데,

 

그 장작이 검게 썩어있었대요...


"이 놈이! 죽어서도 나를 우습게 여기는 구나!"

 

할머니는,

 

돈을 못갚고 죽은 용식애비가

 

몇 십년이 지나 이제라도 돈을 갚겠다고 찾아와서

 

들이민게,

 

썩은 장작이라는 사실에 엄청 분노하셨대요..

 

그리고,

 

"도로 가져가라!"

 

하고 그 장작을 하나 하나 용식애비에게 던지셨대요...


용식애비는,

 

주섬주섬,

 

다시 장작을 주워서,

 

스멀스멀

 

사라지셨대요....

 

그리고 할머니 귓가에,

 

"누님...후회하실 겁니다..."

 

라는 말을  남겼대요...

.

.

.

.

여기까지가

 

할머니가 아침상에서 해주신 얘기 입니다.


그 이후에...

 

무슨일이 있었냐구요??


휴...


그 이후에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까지 겪은 일들을

 

앞으로 차근차근 얘기로 풀어볼까 합니다...

.

.

.

------------------------------

 

오랫동안 키우던 강아지..꽁지

 

제 동생같은 존재였죠..

 

이 놈 얘기를 안할 수가 없겠군요..

.

.

 

이 놈...꽁지...

 

정말 영특했습니다.

 

똑똑하고 무엇보다 밝은 녀석이였죠..

 

녀석의 일화를 하나 말하자면,,

 

제가 중딩때,

 

저희 아파트에 도둑이 든 적이 있었는데,

 

그 도둑넘이 다름 아닌 신창원 이였거든요.

 

신창원 아시죠?

희대의 탈주범.

 

그 넘이 도망다닐 때,

 

저희 아파트를 턴 적이 있었어요..

 

가스관을 타고,

 

10층 짜리 아파트 한 쪽라인을 싹다 털어갔거든요...

 

근데,

 

3층에 위치한 저희 집만 안털렸어요..

 

이놈..

꽁지 때문에..

 

새벽에 신창원이가 가스관을 타고 저희집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할 때,

 

꽁지가 방방을 돌아다니면서 식구들을 깨웠거든요...

 

평소에 잘 짓지도 않는 놈인데..

 

늑대울음소리 같은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결국 식구들을 깨워 거실에 불을 키게 만들었죠,

 

신창원...

 

그 넘은 그대로 3층에서 뛰어내려 도망 갔구요..

 

아...그 때,

현상금이 꽤 컷던걸로 기억하는데..

 

아예 잡았으면 좋았을련만,,,ㅋ

 

암튼,

그 때 신창원이가 뛰어내려서 다쳤겠죠? 그래도 3층이니깐....

 

그 때문인지 몰라도,

 

그 신출귀몰하고 경찰을 농락하던 신창원...그 넘이 ,,

 

...몇 일후에 잡혔더라구요...

 

그리고 뉴스를 통해 우리집을 털려고 들어왔다가 토꼈던 놈이 바로 신창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구요...

 

요지는,,

꽁지..이 넘이 참 영특하다는 것 입니다..

.

.

.

꽁지는 우리 할머니를 한 번 살려준 적도 있어요..

 

네...분명 죽을뻔 했는데,,, 꽁지가 살렸죠...

 

그 날도 정말 생생하게 기억해요..

 

제가 뭔가 영적인 일을 처음 경험한 날이거든요..
.
.

제가 고1 때 였고,

 

어느 추운 겨울 새벽이였을거예요..

 

저는 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날 따라, 거실 쇼파에서 꽁지를 끌어안고 잠을 자고 있었죠..

 

근데,,

있잖아요...

 

그 가위에 눌릴거 같다는 느낌...

눌려보신 분들은 아실거예요..

 

뭔가 머릿속에서

 

윙윙

 

거리는 느낌...

 

아...

오늘은 왠지 가위에 눌릴거 같다..

그 느낌...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가위에 눌리거든요..

 

근데, 가위에 눌리기 전에 꼭 그 윙윙 거리는 느낌이 나더라구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쨌든,,

그 날 잠을 자다가,

 

그 윙윙 거리는 느낌 때문에 눈을 번쩍 떴어요..

 

아! 이건 가위다!

 

그리고 옆으로 돌아누워 꽁지를 바싹 끌어안았죠...

 

근데,

이 놈...꽁지...

 

눈을 똑바로 뜨고,,

 

으르렁

 

대는 거예요...

 

그리고 제 품에서 튀어 나와

 

할머니 방 쪽을 보면서 계속 으르렁 으르렁...대는 거 있죠...

 

이 자식이 왜이러나...하고..

또 도둑넘이 들어왔나...하고..

 

두려운 마음에 저도 슬쩍...

 

할머니 방쪽을 슬쩍 보았죠...
.
.
.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할께요...

 

아주 커다란..

까만 공 이였어요..

 

한..

냉장고 두 개 합 친 정도의 크기?

 

절대 꿈은 아니였구요..

 

그 커다란 검은 공이

 

어둠속에서 데굴데굴...

 

천천히 구르면서,

 

할머니 방 쪽으로

 

 

들어가더라구요...

 

그와 동시에

 

미친듯이 짖어대는 꽁지...
.
.

꽁지는 할머니 방쪽으로 미친듯이 뛰어가며,

 

신창원이가 들어왔을때 처럼 늑대울음소리를 내며 짓어댔어요...

 

저요?

 

저는 좀 어안이 벙벙해서

 

뭐지?

뭐지?

 

하고 있었구요...

 

근데,

신기하게

 

꽁지가 그렇게 시끄럽게 짓어대는데....

 

가족중 아무도 깨지 않았어요...

 

순간,

 

제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
.
.
저승사자....
.
.
.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안 좋은 기운이 할머니 방쪽으로 굴러 들어간다..

 

그런 느낌...
.
.

꽁지가 저를 부르듯이 다시 달려왔어요..

 

그리고 빨리 할머니한테 가보자는 액션을 취했죠..

 

지금 생각해도...이 넘은 참 대단한 넘 같아요..
.
.
가위에 눌릴거 같은 느낌이 들어..

 

눈을 떴고...

 

저도 분명 뭔 가를 본 상태라..

 

후다닥..

 

꽁지와 함께 할머니 방으로 뛰쳐 들어갔거든요...

 

솔직히

무서웠어요...

 

하지만,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를 구해야 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 건 사실이예요..

 

꽁지..

이 자식도 있으니깐...

 

용기를 낼 수 있었죠..


방문으로 튀어 들어갔을 때,

 

할머니는 침대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어요...

 

그리고 아까 보이던 거대한 검은 공이

할머니를 감싸고 있는 듯 했죠..

 

아...

정말...자작 같죠?

 

근데,

이건 분명한 제 기억입니다...

 

할머니는 그 날 분명...안 좋은 것들에 둘러싸인 거였어요..
.
.
.
천천히 몸을 일으키던 할머니가..

 

침대에서 내려와 일어나려는 순간,

 

그대로,

그대로,

 

바닥을 향해

앞으로 꼬꾸라 지셨어요...

 

꽁지는 저를 향해 미친듯이 짓었고,

 

저는
.
.
몸을 날려...넘어지는 할머니를 받아...

같이 바닥으로 넘어졌죠...

 

지금 생각해보니..
.
.
그 새벽에

바닥으로 할머니가 그대로 넘어지셨다면..

 

아마,,

바로 돌아가셨겠죠...

 

하지만,

 

그 날,

 

할머니는 멀쩡하셨고,

 

저는..

팔이 부러졌답니다...
.
.
.

결론은,

 

제 동생 꽁지 그넘이..

할머니를 구해준 거죠...
.
.
.
그 사건이 있던 다음날 아침...

 

할머니도 자신이 넘어질 뻔했다는 걸 기억하시더라구요...

 

화장실 갈려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빈혈처럼...핑 돌아서..

 

정신을 잃었다구요..

 

근데,

때마침..

 

저랑 꽁지가 달려와서 넘어지려는 할머니를 받아준거죠...

 

저는

 

뭔가...

 

영적인 경험을 했지만...

 

할머니한테는 얘기를 안했어요...

 

괜히 불안해 하실수도 있으니까요...ㅋ (나름 효자예요...)


그날....할머니의 실신 원인은

 

애꿎은 전기장판....

 

때문이라고 결론내어지고...

 

그 날 이후 할머니는 침대에서 전기장판을 걷어내셨죠...

.
.
꽁지...

이 넘이 이렇게 대단한 넘이예요...

.

(대단한 꽁지....14살 때.. 찍은 사진 이랍니다ㅋ)

.

.

근데
.
.
.

할머니가 용식애비 얘기를 해주시던 그 날, 밤에,

 

제 동생 꽁지가..

 

수차례 우리가족을 지켜준 그 꽁지가..

 

돌연 죽었습니다.
.
.
.

------------------------------

 

근데 죽는 과정이 영....이상했어요.

 

꽁지의 나이가 많기도 많았지만,

 

나이 맞지 않게 정말 건강했거든요..

 

늙은 강아지들 한테 오는 시각, 청각 장애..이런 것도 전혀 없었구요..

 

분명,

꽁지는 그 날 오전까지만 해도 잘 먹고 잘 뛰어놀았어요.....

 

근데,

밤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TV를 보고 있는데,

 

꽁지가 거실 한 복판에 가만히 앉아

 

마치,

저희 가족을 지긋이 쳐다 보듯이...가만히 있는거예요..

 

"꽁지 좀 산책 좀 시켜주고 오너라..."

 

저희 꽁지는 집에서 배변을 안했거든요..

 

자기가 뭔가 마려울 때면, 가족 중 한 명을..

 

특히, 막내인 저를 붙잡고 나가고 싶다는 액션을 취했어요.


똥마려 죽겠다..

빨리 나가자!

 

하듯이..

저를 찾아와서 짓고,

지 혼자 현관문 쪽으로 달려나갔죠..

 

근데,

거실 한복판에 앉아 가만히 있는 건,

 

그 때 제 기분상,

그리고 경험상,

 

절대

밖에 나가고 싶다는 표현이 아니였어요.

 

그 때,

제가 받은 느낌은...

 

꽁지가...

 

가족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자기의 머릿속에 박아두고 있다는 느낌...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그리고 저...

 

한 명.
한 명.

 

십수년을 같이 한

가족들을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아버지가 꽁지를 산책시켜 주라고 하셨으니,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꽁지와 함께 나가려고 했어요..

 

근데...

.

.

 

꽁지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한 자리를....

 

빙글빙글

 

계속해서 도는거예요...

 

그거 아시죠?

어렸을 때, 코끼리 코 하고 빙글빙글 돌던 것 처럼요...

 

"꽁지...왜 그래?...."

 

당황스러웠죠..

 

그 동안 꽁지에게서 볼 수 없었던 행동 이였거든요..

 

가족들도 다들 의아해 하며,

 

한 자리를 계속해서 돌고 있는 꽁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제가,

불안한 얼굴로,

 

꽁지를 향해 다가갔을 때,

 

꽁지는 도는 것을 멈추고,

 

몇 번 켁켁 되더니,

 

발랑,

뒤집어져서,

 

경련을 일으키더라구요.

 

갑작스런,

꽁지의 상태에...

 

당황한 식구들이...

 

숨이 넘어가는 콩지를 끌어안고,

 

인공호흡도 해보았지만,
.

.

.

결국,
.
.
.
그렇게..

죽었어요..
.
.
차갑게....
.
.
.
"용식애비...이 놈 자식이....!"


죽은 꽁지를 측은하게 바라보던 할머니께서 한 말이예요.

 

할머니 말로는 꽁지를....

 

용식애비가 데려간거래요..

 

그치만,

저는 솔직히 그 말을 믿지 않았어요..

 

한낱,

죽은 사람이.

 

아무리 동물이라도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없다 생각하거든요.

 

그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

 
쨌든,


꽁지는 그렇게 떠났고,

 

저는

창피하게 몇일을 울었죠..

 

꽁지는 저랑 불과 2~3살 차이밖에 안났거든요...

 

저한테는,

 

동생이자,

친구이자,

가장 친한 가족이였죠...

 

정말,

강아지를 키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강아지가 떠난 후,

오는 그 상실감은 말로 표현 할 수 가 없어요..

 

그게 십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대문을 열 때면,

 

꽁지의 짓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
.
.
용식애비...

 

그래요..

 

할머니는 꽁지가 용식애비 때문에 죽었대요...

 

 

자신이 용식애비가 건넨 썩은 장작을 안받아서 생긴일이라고 하셨어요..

 

 

용식애비가 건넨 썩은 장작의 수가 총 7개..

 

우리 가족이 7명.

 

그 중에 제일 약하고 여린 꽁지가 죽은거예요..

 

한 낱 귀신 따위가 저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불운은 한꺼번에 찾아온다 하잖아요...

 

꽁지가 죽고 나서 몇일이 지나고,

 

거짓말 같이,,

.

.

.

할머니가 쓰러지셨어요...

.

.

.

.

할머니 또한, 연세가 많으셨지만,

 

정말,

너무나 정정하셨거든요.

 

그랬던 저희 할머니가,

 

늦은 밤에 의식을 잃으셨죠...

 

119 대원들이 오고,

 

다행히

집 바로 앞에,

 

큰 병원이 있어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지만,

 

쓰러지실 때 머리에 충격을 받으셔서,

 

의식을 찾지 못하셨어요..

 

당시 의사선생님은,,,

 

가족들에게 임종을 준비해야될 것 같다고 하셨구요..

 

믿기지 않았죠...

 

언젠가..

헤어지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

죽음이라는 게

 

그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올거라 생각하진 않았거든요...

 

늘 옆에 있을 것만 같았던,,존재들..

 

꽁지..

 

그리고

할머니...

 

이별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기분이였어요..

.
.
.
.
.
근데,

제가 말했었죠?
.
.
.
할머니는 정말,

강한 분이라고....
.
.
.
네..
.
.
.
정말 강한 분 입니다.
.
.
.
할머니가 쓰러지고,

3일정도 되던 날,
.
.
저는 너무 생생한 꿈을 꾸었어요..
.
.
할머니가 나오셨죠..
.
.
저랑 할머니,

그리고,

.

.

중년에 꼬롬해보이는 한 아저씨랑,

 

무슨 배 같은걸 타고 가고 있었어요...

 

배?

 

배라고 말했지만, 사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네요..

 

하늘을 낮게 나는 듯한,

 

그,..

알라딘에 나오는 날으는 양탄자 같이,,

 

암튼 그런 기구를 타고,

 

세 사람이 말없이 어디론가 가고 있었죠...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꿈 속에 할머니 옆에 서있던,

 

그 꼬롬한 아저씨가,,

 

용식애비라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암튼,

한참을 그 신기한 배를 타고 가고 있었고,

 

저는 굉장히 신나있었죠..

 

아주 재미난 놀이기구를 탄 것 마냥...

 

그 때,

 

할머니가 무서운 얼굴로 제게 말씀하셨어요..

 

"쿵꿍아... 어서 내리거라..."

 

"왜요?....저도 할머니 따라 갈래요..."

 

저는 그 재미난 기구를 내리기도 싫었고,

 

무엇보다 허허벌판에 혼자 내려서 혼자 남기 싫었어요...

 

할머닌 더욱 무서운 표정으로,

 

"이 놈 자식이! 할미말을 안들어? 어서 내리라해도!"

 

우리집에서 할머니 말씀은 어길수없는 법이였죠...

 

그래도,

아무리 꿈이라해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배 안에서 혼자 내리는 건,

 

영,,,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할머니는 계속해서 무섭게 저를 노려보시더니,

 

"빨리 내리라고 하잖냐!!"

 

호통을 치시고,

.

.

순간,

.

.

저를 배 밖으로 확 밀쳐내셨어요..

.

.

저는 배 안에서 떨어지면서,

 

확!

 

눈을 떴죠...

 

그리고..꿈이 너무 생생해서...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죠...

.
.
.
할머니가 보고싶었습니다...
.
.
.
아마도...

 

저를 밀어내신게...

 

저를 지켜주실려고 그러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
.
어머니와 아버지는,,

의식이 없는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병실에 계셨고..

 

집에는 형과 누나와 저...세 사람 뿐이였죠..

 

모두...

모두가...

포기하고..

 

할머니의 임종을 기다리던...쓸쓸한 분위기 였어요...
.
.
.
꿈을 꾸고...

할머니가 더욱 보고싶어졌죠..
.
.

.
근데,

계속 말하지만,

 

우리 할머니는 정말 강하셨어요..

 

의사도,

포기하고,

 

가족들도,

눈물로...죽음만을 기다리던 그 때,
.
.
.

할머니는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으셨어요...
.
.
.
가족들은..

 

정말 기적같은 상황에 다들 기뻐했죠...

.

.

 

할머니께서 의식을 되찾으시고,

 

제일 먼저 하신 말이...기억나요..

 

"용식애비...이 상놈의 자식이.."

 

인상을 구기시며...힘겹게 이렇게 말씀하셨죠...

 

그리고,

 

바로, 옆에 서있던 저를 부르셨어요..

 

"쿵쿵이...너는 이제부터 할미 옆에 있거라..."

.
.
.
그리고...제 손을 꼭 잡아주셨어요..

.
.

 

항상,

 

저의 든든한 버팀목 처럼 서 계셨던,

 

그 우리 할머니가,,

 

기적처럼 다시 저의 손을 잡아 주셨어요..

 

고목나무 같이..

 

꺼칠꺼칠,

하고,

쭈글쭈글,

했지만,

 

그 어떤,

손 보다..

따뜻했습니다.

 

바로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죠...

 

.
.
.

------------------------------

 

할머니는 의식을 차리셨지만,

 

온전치는 않으셨습니다.


일단,

거동을 하실 수가 없었고,

 

정신이 들락날락 한다고 할까요..

 

치매가 걸리신 것 처럼..

 

저희 어머니한테,

 

"엄마~"

 

라고 하질 않나...

 

아무리 식사를 하셔도..

 

항상,

배가 고프다고 하셨죠..

 

자기를 굶어 죽일려고 한다고,

일종의 피해망상 같은 증세를 보이셨어요..

 

뭐...

 

노인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이죠...

 

그렇지만,

 

하루에 한 두번 정도...

아주 잠깐...

 

본래의 할머니로 돌아오셨습니다.


예전 그 정정하시고 근엄한 말투로...

 

가족들을 부르고,,

 

미안하다고 하셨죠...


굳이,,

표현을 하자면,,,

 

수명을 다한 전구가...


깜빡..

깜빡..


하듯이...

 

정신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시는 거죠...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온전한 정신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점점 없어졌어요...

 

할머니가..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듯 했답니다...

 

제가 보기에는,,

할머니는...

 

딱....

10살 안 밖의..

시절로 돌아가신 것 같아요...

 

엄마를 찾고..

배가 고프다고 떼쓰고..

심심하다고...놀아달라고 그러고..

.
.
.
그런 할머니를 볼 때 마다..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죠..

 

어쩌면,

정말로,

헤어지는 준비를 해야되는 시기였나봐요..

 

그래서..저는,

 

할머니가 처음 정신을 차리셨을 때,

하신 말씀을 지키기로 했어요..

 

그것이...

할머니께서 저에게 남긴 유언이라 생각이 들었거든요..

 

"쿵꿍이...너는 이제부터 할미 옆에 있거라..."

 

네..

옆에 있을께요..

 

하고 다짐 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께서 더이상 병원에서 치료할 방법이 없어서..

 

집으로 오신 그 날 부터..

 

저는 항상 할머니 옆에 붙어있었습니다.

 

되도록이면,

친구들 만나는 것도 자제하고,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와서..

할머니 방에서 공부하고,

 

누워만 계시는 할머니 옆에 나란히 누워..

말동무도 해드렸어요..

 

아..

물론 잠도 같이 잤구요...

 

어린 시절로 돌아간 할머니는...

저를 친구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이름을 물어보셨고...

 

저는 제 본명을 항상 또박또박 말해주었죠...

 

어린시절로 돌아간 할머니에게,

 

저는 새로사귄 옆동네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
.
.
그리고,

 

저는 할머니의 어린시절을 알게 되었고...

 

그 용식애비라는...분과의...

 

얽히고 섥힌 인연을 알 수 있었습니다.

.
.

"쿵꿍아...니네 집엔 머슴이 몇 명이나 있노?..."

 

"왜?...우리집엔 머슴이 없는데..."

(할머니가 어린 시절로 돌아갔을 땐, 옆동네 친구역할을 하기로 해서...정말 친구처럼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자꾸 우리집 머슴 아지매가....자꾸 내가 자기 딸이라고 말한다..."

 

"왜...니가 머슴 딸이고?..."

 

"몰라...어무이...아부지 한테는 말하지 말라 그라고...나는 자꾸 자기 딸이라 한다...확 일러부릴까...?"

.
.
.
대화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할머니...어린 시절..

 

저희 할머니가 2003년도에 96세를 일기로 돌아가셨으니깐..

 

10살로 돌아간 할머니의 현실은,

 

1900년대 초가 되겠네요..
 
막...

일본의 강제합병이 이뤄진 때라 할 수 있겠네요...

 

쨌든...

 

할머니의 집에 서너명의 머슴 부부가 있었는데...

 

그 중...

한 아줌마가.....

 

어린 할머니한테..몰래 와서...

 

자기가 진짜 엄마라 말해주는거예요...

 

너만 알고 있으라고...

 

하지만..

 

10살의 할머니는..

자신의 엄마는 따로 있는데..

 

아줌마가 자꾸 자기가 엄마라 하니깐..

짜증이 나는거죠...

 

"그 아지매가 내 진짜 엄마면...그 추접스런 강삼이가 내 동생인가?...난 강삼이 싫은데..."

.
.
.
대화를 나누면서..

 

뭔가..

할머니의 가족사가 궁금해졌습니다.

 

강삼이...

그리고

진짜 엄마라고 하는 아줌마...

 

아버지는 알고 있을까?

.
.
아버지가 퇴근하시기 무섭게..

물어봤죠..

 

"아버지...할머니께서 강삼이...강삼이 하시던데..혹시 아세요?..."

 

"강삼이??..."

 

아버지는 고개를 갸우뚱 하셨습니다.

 

"모르겠는데...어머님...어릴적 친구인가...."

 

아버지는 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궁금한 걸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날 밤..

계속 할머니 옆에 붙어서..

 

할머니 정신이 다시 돌아오는 때를 기다렸습니다..

 

깜빡..

깜빡..

 

거리는 전구가..

 

잠시..다시 켜지는 걸 기다리는 것처럼요...
.
.
.
늦은 밤,

 

"쿵꿍아...할미...변소에 가고싶구나...부축 좀 해주려므나.."

 

기다리던, 할머니의 정신이 돌아왔어요..


저는 할머니를 일으켜 세워드리고,

온몸으로 부축을 하며,

같이 화장실에 가면서,

 

"할머니...아까...정신이 없으실 때...강삼이...강삼이..하시던데....강삼이가 누구예요?..."

 

물어봤어요..

 

"강삼이...?"

 

할머니는 놀란 표정으로 힘겹게 저를 돌아봤죠..

 

"갸는 왜? 내가 뭐라 하드냐?..."

 

"그냥...별 말씀은 없었고...강삼이 얘길 하셨는데...궁금해져서요...."

.
.
할머니는 변기에 힘겹게 앉으시고는..

볼일을 보시면서...

고개를 연신 가로 저으셨죠..

 

저는 할머니를 옆에서 할머니가 쓰러지시지 않게..계속 잡아드렸구요..

 

"강삼이.....강삼복이...."

 

"강삼복?..."

.
.
.
"전에 할미가 얘기하던 용식애비...성도 없던 노비시절 때 이름이 강삼이...아니였냐...."
 
.
.
.
아....
.
.
.
그랬습니다..
.
.
어린 시절의 할머니가 말씀하신 강삼이가..

 

그 용식 애비...

 

그 용식 애비 이름이 강삼이였고..

 

후에...

정확한 건 모르겠는데...성을 붙혀..(아마, 오래전 머슴은 성씨도 없었나 봅니다)

 

강삼복으로 이름을 바꾼... 겁니다..

 

뭔가..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궁금증이 더욱 커졌습니다..

.
.
귀신인지 헛것을 보신 건지 모르겠지만,,

 

죽은지 몇 십년이 지나고 할머니를 찾아온..

 

용식애비...강삼복..

.
.
그 분은 할머니의 집에서 같이 머물던,

 

머슴(?)집 아들이엿고,

할머니와 어릴적부터 같이 자란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근데,

그 용식애비 엄마가 할머니에게 와서 자신이 진짜 엄마라 한다...

 

뭔가,,

확실치는 않지만,,,

 

얽히고 숨겨진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어린시절의 할머니와 대화를 더 나누다 보면 알 수 있을까요?
.
.
.
어쩌면,

정말 어쩌면,

 

할머니와 용식애비가 형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용식애비가 할머니를 찾아온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

 

꿈에서,

분명 저는,

 

용식애비 즉 강삼이라는 분으로 보이는 아저씨와 할머니,

 

이렇게 셋이서,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
.
알고 싶다라는..호기심.

알아 내야 한다라는..의무감.
.
.
뭔가 복합적인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듯 했습니다.
.
.
.

------------------------------

 

"쿵꿍이..너는 가족이 없나?...옆 마을 산다면서...왜 매일 여기와서 놀아..?"

 

 할머니의 갑작스런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가족...

 

그렇습니다..

 

어린시절로 돌아간 할머니에게 있어,

 

저는 분명 옆동네 쿵꿍이 였습니다.

 

"아...우리 가족은 아주 멀리 있어...지금은 혼자야..."

 

저는 황급히 둘러댔고,

 

"아,,,그나?...울 아부지도 아~주 멀리 가셨는데....오래 전 온 마을에 괴질 돌 때 돌아가셨다..."

 

할머니가 슬픈듯이 묵묵히 대답했고,

 

저는 저의 증조 할아버지가 오래 전 괴질로 일찍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맞다...오늘 어무이 한테 얘기 했다..."

 

할머니는 다시 소녀의 천진난만한 얼굴로 옆에 있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무슨 얘기??"

 

"그 아지매 말이야..자꾸 내 엄마라 하는 아지매..."

 

"아...강삼이 어무이?..."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주 혼내준데...울 어무이가....내 좀 너무했나? 그 아지매 내한테 잘해줬는데..."

 

"그래..? 어무이가 뭐라 하시는데?..."

 

"뭐라카긴...아주 혼구녕을 내서 쫓아낸다 하시지..."
.
.
.

어린 시절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면서,

 

뭔가 할머니가,

머릿속에 각인되 있는 중요한 기억들의 시점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즉,

용식애비..강삼이하고 인연..혹은 악연...

 

그 일들이 할머니의 기억속에는 평생 짊어지고 가는 각인 이였겠죠..

 

그 때 제가 받은 느낌은,

 

어쩌면,

할머니께서..

 

저한테 혹은 누군가한테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기억을 돌리시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였습니다.

 

그저,

저는 그 얘기를 들어만 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는 머릿속에 비밀처럼 뭍어놓았던 각인들을..

 

모두 털어놓고...

 

가실려고 다시 눈을 뜨신걸까요?
.
.
회한..
.
.

평소 엄격하고 철저한 할머니 답게..

 

회한 따위는 남겨두지 않겠다..라는 의지가..

 

다시 눈을 뜨게 한걸까요...

 

아직도, 모르겠지만,

 

여튼,

어린 시절 할머니는 점점 각인된 기억과 함께..

.

.

분명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
.
맞습니다..

.

.

할머니는 어느덧 10살 꼬맹이에서,,

십대 중반의 어엿한 소녀로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
.

"야...야 쿵꿍아...클났데이..."

 

"왜?..왜?..."

 

"어이구...인자 우리집 어쩌노....클났데이..."

 

할머니는 당황해하며 어쩔줄 몰라 하고,

 

저는 그런 할머니를 다독이며 '괜찮아..괜찮아' 하며 진정시켰어요...

 

"아이고...우리 어무이가 순사한테 끌려갔다...우짜면 좋노..."

 

"어무이가 왜?....무슨 잘못하셨어?"

 

"아이고...나도 모른데이...강삼이 아지매가 우리 어무이를 고발했다 카더라..."
.
.
.

내용은 이랬습니다.

 

할머니를 자기 자식이라 계속 말하던 강삼이 아지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할머니의 어머니는 강삼이 아지매를 쫓아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아지매 가족,

 

즉 강삼이네 가족은 오히려 일본 헌병대에 어머니를 고발하고,

 

동시에 집 곳간과 패물을 털어,

 

야반도주를 한 것입니다.
.
.

당시의 시대상황을 좀 설명하자면,,

.
.

몇 몇 지역의 유지들이,

 

야금야금 사재를 털어,

 

독립군 자금을 대고 있었다고 합니다.
.
.

독립군 아시죠?

.

.

우리나라를 일본이 강제 점령 했을 때,

 

독립을 위해 싸운 의병들이예요..

 

뭐...대부분 아시겠지만..

 

저랑 9살 차이나는 제 여친은 강화도조약, 을미사변 같은 것도...

 

모르더라구요...

 

명성황후가...이미연 이다..

 

라는게, 농담이 아니라니깐요...

 

자기네들은 국사가 필수가 아니였대나 뭐래나.....

.

.

암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각설하고,

돌아가면..

.
.

괴질로 일찍 남편을 잃어 미망인이 된 할머니의 어머니가,

 

실은,

그 남편이 죽은 게 아니고 멀리 만주에서 독립군으로 활동하고 있고,

 

할머니의 어머니는 그 뒤에서 군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고발을 한 것이죠...
.
.

물론,

 

일제시대라,,

독립군 군자금을 대는 건 엄한 중벌이 내려졌구요..
.
.
실질적인 가장이였던, 할머니의 어머니가 순사들에게 끌려가자,

 

집안이,

 

왈칵!

 

뒤집혀 버린 것입니다.

 

또한,

때마침 집 안의 곳간과 패물들이 텅텅 비어있어..

 

일본 순사들은 군자금을 지원해서 그런 것이라고 의심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였죠...
.
.
피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린 것입니다.
.
.
"하이고....헌병 순사한테 끌려가믄 걸어서 못나온다 카든데....우짜면 좋노...."

 

할머니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괜찮다...괜찮다...아무일 없으실거다..."

 

저는 그런 할머니를 다독이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
.
할머니는 이어서,

 

강삼이 아지매가,

 

야반도주를 하기 전에,

 

자기한테 편지를 남기고 갔다고 말했습니다.

 

"읽어는 봤나?..."

 

저는 사뭇 그 편지 내용이 궁금해졌습니다.

.
.
편지 안에 있는 내용은 대강 이러했습니다.
.
.

자식을 가질 수 없었던, 할머니의 어머니. 즉 저의 증조할머니 (마님 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문의 대를 이어야만 했던 할머니의 아버지. 즉 저의 증조할아버지 (어르신 이라 하겠습니다)

 

그 집의 머슴이였던, 강삼이 아지매를

 

'씨받이'

 

로 쓰신거죠.

 

혹시 씨받이 라고 아시나요?

 

저는 당시에 그 말의 뜻을 몰라,

 

한참을 물어보고 다녔는데...;;

 

좀 민망스럽고, 말도 안되는 풍습(?) 이더군요..

 

말하자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양반집에 씨를 받아..

 

대신 임신을 해주는 겁니다.

 

쉽게 얘기하면, '대리 임신' 이죠..

 

그렇게 애를 대신 낳아주면, 일종의 땅이라던가, 돈이라던가, 댓가를 받고,

 

죽을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거죠..

 

물론,

아들을 낳아야겠죠..
.
.

그 당시에는,

 

무엇보다 중요한게 집안의 대를 잇는 것이니...

 

마님도 허락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죠...

 

여튼,

강삼이 아지매가,

 

그 씨받이 였고,

 

그렇게 해서 태어난게 저희 할머니라는 겁니다.

 

아들이 나와야 되는데..딸이 나온 거죠..

 

한마디로 실패..

.
.
.

근데,

 

더욱,

 

놀라운 건,
.
.

할머니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삼이 아지매가 다시 씨받이 대리 임신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태어난 사람이,

.
.

용식애비...

바로 강삼이...

.
.
.

즉,

 

편지의 내용을 그대로 믿으면,

 

강삼이와 할머니는 부모가 완전히 같은 '남매' 라는 겁니다.
.
.
.
하지만,

 

강삼이 아지매가 강삼이의 씨를 막 받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르신이 괴질로 급사 하셨고,

.
.
마님은,

 

강삼이의 씨가 어르신의 씨라는 것이 확실치 않다고,

 

강삼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

강삼이 아지매는 두 자식을 씨받이로서 대리임신 했는데..

 

딸인

할머니는,

 

어르신의 자식이 되고,

 

아들인

강삼이는

 

종놈의 자식이 되어버린거죠.

.
.

편지의 쓰여진 내용을 그대로 믿으면,

 

강삼이 아지매로선 속이 뒤집힐 노릇이였겠죠...
.
.
두 번이나 대리 임신해서 결국 아들을 낳아줬는데,

 

그에 대한 아무런 댓가도 못받고,

 

또,

 

그 아들은 계속해서 머슴으로 살아가야 하니깐요.. 
.
.

그렇게,

어머니가 순사에게 잡혀간 얘기와,

 

아지매의 편지얘기를 해주고 나서,

 

잠시 할머니의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아니.

돌아왔다기보다는,
.
.

뭐랄까요...

 

과거와 현재에서,

헤매인다고 할까요..
.
.
갑자기,

 

눈을

 

번쩍

 

뜨시고는,

 

열려있는 방문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를 치셨습니다.


"아이고! 이놈! 언제까지 그렇게 서있을거냐! 이 눔아! 이눔아! 그 쯤하면 됐다!..."

 

제가 할머니의 외침에 깜짝 놀라,

 

방문 쪽을 뒤돌아 보았을 때,
.
.
물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
.
헛것을 보신건지..

 

어떠한 존재를 보신건지..

 

할머니는

허공을 향해 삿대질을 해가며,

 

소리를 계속해서 질렀습니다.

 

"내가 죽을때가 되니 같이 가자는 거냐! 내는 싫다!..."

 

할머니의 소리가 커지자,

 

다른 가족들이 놀라서 달려왔고,

 

온 가족이 할머니를 다독이며 달랬습니다.

.
.
.

그리고,

 

저는,

분명히 들었습니다...
.
.
.
"내가 죽을때가 되니 같이 가자는 거냐! 내는 싫다!..."

 

그리고

이어서,

 

"내는 삼복이..니랑은 안간다...."

 

이라고

나지막하게 말씀하시는 것을...  

 

용식애비...혹은....강삼이..

 

혹은

 

삼복이..

 

그리고..

 

할머니..

 

그 인연의 한복판에...

 

제가 서있는 기분이였습니다..

 

둘 사이에는 어떤 인연이..

 

그 어떤 악연이 있었던 걸까요...

 

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남매여야 할 두 사람인데...

 

제게도 왠지모를 측은함이 몰려오는 순간 이였습니다..

 

.

.
.

------------------------------

 

저는 '인연' 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인연...

 

사람과 사람사이에 이어진 '끈' 이라 하죠.

 

즉,

 

내 등 뒤로 수백, 수천의 끈이 나와서,

 

다른 누군가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이죠.

 

기억하시나요?

 

감우성하고 손예진이 나온

 

'연애시대' 라는 드라마 인데..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명작!)

 

근데,

우연히 이 드라마의 포스터를 보고나서,

 

한 참을 멍하니 서서 운 적이 있어요..

 

전 진짜...

눈물이 많은편이라...

 

(찌질하네요...)

 

암튼,

이 포스터가 정말,

 

'인연'이 뭔지 정말 잘 말해주고 있는거 같아요.

 

얽히고 섥힌 두 사람의 질긴 인연,

 

끊고 싶지만,

 

혹은

풀고 싶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의 관계.

 

그것이,

 

부모던,

 

형제던,

 

연인이던,

 

원수이던 간에..

.

.

그것이, 

 

바로,

'인간' 사이에 '연' 라는 거죠..
.
.

물론, 그 연이 두껍고 질길수록,

 

깊은 인연이겠죠...
.
.
그런 연이 좋은 인연이면 좋겠지만,

 

나쁜 인연일 수도 있겠죠..

 

정말 두껍고 질긴....나쁜 연...(욕 아닙니다..)

 

우린 그걸 다른 말로  

 

'악연'

 

 이라 합니다...
.
.
.
혹시,

그 두껍고 질긴 '연' 이 끊기는 걸 경험해 보셨나요?

 

그 '연'이 끊겼을 때 오는 아픔을 경험해 보셨나요?

 

잠깐,

제 얘기를 해볼께요.

 

오래전,

저는 한 8년 정도 사귄 첫사랑이 있었어요..

 

그런데, 

 

두 사람의 연이 다했는지...

 

결국,,

 

우리 둘은 헤어지게 되었죠,,,

 

헤어지고,

 

혼자 돌아오던 그 때가 아직도 가슴속에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때,

.

.

갑자기,

가슴이 너무 아파,

 

숨도 제대로 못쉬는 경험을 했어요..

 

지하철 입구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 앉아 버렸죠..

 

뭐랄까...

 

애끓는 심정..

 

내 등뒤에 그녀와 연결되어 있던.....

 

정말 두껍고 질겼던 그 '연' 이 끊겨서,,

 

제 모든 피가  그 끝으로 줄줄 세고 있는 느낌이였어요..

 

함께 했던,

 

파릇파릇했던 10대와 20대 초반의 모든 청춘의 기억들이..

 

피와 함께 역류하는 느낌이였죠...

.

.

한동안,

 

숨을 쉴수가 없었습니다..

.

.

 

얘기가 길었네요.

 

제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그 인연이라는 것이,

 

이어지는 것도,

끊어지는,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거죠.

 

그건,

정말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가 없다는 것,

 

다시 말하면,

 

그 이어짐과 끊어짐에 대해 예상 조차 할 수 없다는 것.

 

정말 슬프지 않나요?..

 

그건,

그냥 앉아서 당하는 거잖아요..

 

뭐...

제 견해가 잘 전달 됐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전 인연이라는 것을 믿는다는 말입니다.
.
.
.
서론이 길었네요...
.
.
.
할머니와 강삼이와의 인연은,

 

분명,

 

얽히고,

섥히고,

 

또한,

강하고,

질겼을거예요,,

 

그 풀 수 없는 인연의 실타래가..

 

언제,

 

다시 둘을 만나게 한 걸까요....
.
.
.
.

할머니의 기억은,

몇 해가 지나고,

.

어느 따뜻한 봄 날 이었습니다..
.
.


할머니의 어머니, 즉, 저의 증조할머니께서는,

 

순사에게 끌려가시고,

 

몇 해가 지나도, 나오시질 못하셨죠...

 

자연스레,

 

집의 가장은 졸지에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희 할머니의 그 강인하고,

 

범접할 수 없는 포스는,

 

이 시기에 형성 된 것 같습니다.

 

어린나이에,

 

부모없이 혼자 집안을 이끌고 나가야 됐으니깐요..

 

여간,

강하지 않으면 안됐겠죠..

 

할머니는 그렇게,

 

아이에서 소녀로,,

 

또 소녀에서,,여자로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
.
.

"쿵꿍아...들었나? 나 시집간다..."

 

"시집? 잘됐다...축하해..."

 

"고맙데이...아직 얼굴도 못봤지만, 괜찮은 사람이라 카더라...아 맞다...너랑 동네도 같고 성이 같던데...아는 사람 아이가?"

.
.

드디어,

 

저희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혼례가 정해졌습니다.

 

아버지께 물어보니,

 

할머니가 20살 되는 해 였구요..

 

할아버지는 할머니보다 7살이 많으셨다 합니다...

 

할아버지는 옆동네 사는 청년 이였고,

 

일본 정부에서 운영하는,

 

철도회사에 다니셨죠..

 

뭐,,,

친일파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그 당시는,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대이고,

 

모든 것이 일본에 의해 운영되고 관리되던 시대였어요..

 

일반 사람들이,

 

살려면,

살아갈려면,

 

일본과 관계될 수 밖에 없었겠죠..

 

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안그러셨다.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 중,

창씨개명을 한 비율이 80% 이상이였답니다.

(창씨개명이라는 것은 일본식으로 성과 이름을 바꾸는 거예요)

 

슬픈 역사, 비참한 시대속에서

 

어쩔수 없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일반 사람들을 이해해야죠...
.
.

각설하고,
.
.
아직 얼굴도 대면하지 못한,

 

할아버지와의 혼례가 정해졌습니다.

 

비록,

 

부모는 안계시지만,

 

할머니의 집안은 오래전 부터 명망이 있었고,

 

무엇보다,

할아버지가 일본 회사에서 일을 하시다 보니,

 

증조할머니가 잡혀계신 교도소에 연줄을 좀 댈 수 있었나봐요..

.

.

 

증조할머니께서,

 

열악한 교도소 내에서,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었나 봅니다.

 

뚜렸한 유죄의 증거도 없지만,

또 그렇다고 딱 무죄를 입증할 수도 없다보니,

 

그냥 잡아두고 있던거죠..

 

탓할려면, 나라를 잃은 시대를 탓해야 겠죠..

.
.
한시라도 빨리 할머니의 어머니를 빼내와야 됐습니다.

 

그러다가,

옆 동네 청년을 소개로 알게 되고,

 

서로 얼굴도 안본 상태에서 혼례가 결정된 것이죠.

 

지금 시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인건 분명합니다...

.
.

"그 형님...내 친척이다...나도 잘 안다...아주 좋으신 분이야..걱정마라..."

 

"그나?....다행이네...걱정했는데..."

 

저는 할아버지를 치켜세우며,

 

할머니를 안심시켜 드렸어요..

 

할머니는 강한사람 이였지만,

 

그래도

 

'여자' 이니깐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시집갈려 하니.

 

우선, 걱정이 앞섰겠죠...
.
.
.
그렇게 혼례날이 정해지고,

 

저도 할아버지의 친척이자, 할머니의 친구로서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물론,

할머니와의 대화속에서 느낀 상상이지만....

 

분명,

그날은 유난히 햇살이 따뜻했던, 봄날이였습니다.

 

서로를 처음 대면한

 

신랑과,

신부의 풋풋한 미소,,

 

하객들의 밝은 웃음에서..

 

온 동네가 더 따뜻하게 됐을거예요..

.

.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
.
저의 할머니...

그리고 저의 할아버지...

 

그 젊은 시절.

 

그 아름다웠던 한 순간...

 

우리 아버지로,

 

또 우리 어머니로,

 

또 나에게로...

 

이어지는 그 순간,,, 

 

사진기가 있었다면...

 

분명,

제가 상상하는 것과 같이...

 

너무 벅차서 눈물이 나는 풍경이였을 거예요..

 

오랜시간,

 

할머니의 집안을 야금야금 잠식하던,

 

어둠이,

 

그 순간 만큼은,

 

두사람의 미소와,

하객들의 박수로,

 

말끔히 사라져 가는 것 같았습니다..
.
.
.

나의 할머니...

나의 할아버지...

 

혼례를,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

 

.
.

저는 벅찬 마음으로 그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
.
.
하지만,
.
.
.
"니...강삼이 아이가?....."
.
.

할머니의 어쩔 수 없는 인연,,,

 

어쩌면,

친 동생일지도 모르는,

 

강삼이..와의 어쩔 수 없는 인연.

 

그,

두 사람의 연이,

 

혼례가 한 창이던,

그 순간에,

 

다시 이어집니다...

.
.
.
"...강삼복 이라고?.....니가 우째..성을 붙었노?..."


바로,,

 

강삼이가...

 

할머니와 같은 성씨를 붙혀...

.
.

'강삼복'으로서,

 

그 혼례식에 나타난 것입니다.

.
.
.

할머니는 연신,,

 

강삼이...

강삼이...

 

여기가 어디라고....

나타났느냐...

 

아지매는...아지매는....어디갔느냐...

.

.

어서 데려와서 우리 어무이를 풀어내라...


하시며,

 

봄날의 신부의 풋풋한 미소를 거두시고...

 

분노하셨습니다..

.
.
.

근데...

 

강삼복...

 

그분은,

 

할머니의 형제로서 돌아온 것입니다...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그 놈의...

 

질긴...인연떄문에요...

.

.

.

------------------------------

 

아름다웠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혼례식은,

 

갑작스런 삼복이의 등장으로 어수선해졌습니다.

 

마을 사람들 역시,

 

삼복이 어머니가 마님을 고발하고 야반도주한 사실을 알고 있었거든요..

 

"쟈가...강삼이여?....뭔일이래..."

 

아마도,

갑자기 찾아온 예전의 강삼이...현재의 삼복이를 두고,

 

이렇게 수근수근대고 웅성웅성 됐을겁니다..

 

슬픈일이죠...

 

할머니에게 있어,,하나밖에 없는 어무이가..

 

삼복이네 가족에 의해 교도소에 있습니다.

 

더군다나,

날로 몸이 약해지셔서,

 

혹시 도움이 될까,...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시집을 갑니다.

 

어찌보면, 이 혼례도...

 

다 삼복이 가족 때문이죠..

 

그래도, 이 기쁜날...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이 혼례식에..

 

그 삼복이가 나타난 것 입니다.

 

아마,

그 때 할머니이 머릿속은 온만가지 생각으로 가득찼을겁니다.

 

분노...

슬픔...

걱정...

 

또...

어쩌면,,,

 

삼복이에 대한 연민 까지...

 

혹,

진짜, 자신의 동생일지도 모르니까요...

 

예전 할머니가 편지얘기를 해주면서..

 

삼복이가 유난히 자기와 닮은거 같다...

 

라는 말씀도 하셨거든요..

 

아마,

할머니 마음 한켠에는,

 

삼복이가 내 동생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자리잡았을지도 모를일입니다..

 

하지만,

 

역시,

 

교도소에 계신 어머니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더 크셨겠죠...

 

시끌시끌 어수선하게 혼례가 마무리 되고,

 

시댁으로 가는 할머니가 저한테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쿵꿍아...우리집 좀 잘 부탁한데이...내 수일내로 금방 올테니... 우리집 좀 부탁한데이...믿을 사람이 니 밖에 읍다..."

 

할머니의 말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불안하셨겠죠...

 

삼복이가 동생이라는 것은,

 

말그대로, 삼복이 어무이의 주장일 뿐이고,

 

할머니에게 있어,

 

삼복이는 자신의 어머니를 고발하고,

 

집의 재산을 털어 달아난 원수의 아들일 뿐이지요..

 

할머니는 저에게 잠시 집을 맡기시고는,

 

서둘러 시댁으로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
.

다시...

.
.

할머니는 의식을 잃으셨습니다.

.
.

쓰러지신 후 정신은 깜빡깜빡 하셨지만,

 

식사도 하시고,

하루중 깨어 계시는 시간이 더 많으셨는데..

 

새근새근,,,

 

이제는 아무 말씀없이,,

 

잠만 자는 듯 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길 수가 없어..의사 선생님이 오셨고,,

 

의사선생님께서는,

 

할머니의 모든 장기들이,

 

이제 수명을 다하신거 같다고,

 

서서히,,

 

임종을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보셨나요?

 

특히,

늙어서 죽어가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보셨나요?.....

 

그때의 제 느낌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시계...

 

밧데리가 다 된 시계가..

 

서서히..

아주 서서히...

 

초침이 돌아가는 듯한...

 

마치,

젊은 우리들과는 다른 시간의 흐름속에 있는 듯한..

 

호흡도..

맥박도...

움직임도...

 

모두가 느려져 있었죠...

 

할머니는,,

 

아마도,,

 

시간을 초월하여,

 

자기가 보고 싶은 시간대,

 

다시 한번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로,

 

자유롭게 여행중이셨을 거예요..

 

느껴지시나요?,,,

 

삶과 죽음..

 

그 사이의 경계가..

.

.

.

그건,

아주 슬프면서도..

 

신비로운 모습 이였답니다..

 

시간이라는 거대한 속박에서...

 

그 순간 만큼은..

 

자유로워 지는 것 같았습니다...

 

죽음이 다와서야...

시간 앞에서 자유로워 지다니..

 

마지막에 비로서 허락되는, 신의 선물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

.

할머니께서..

 

96년간 같이 해온 자기 몸을 벗어나면..

 

그동안,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었던,

 

인연

시간

 

앞에서..

 

완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요?..

 

그건...모를 일 이겠죠...

 

자신이 죽어보기 전까진...

.

.

저는,, 그렇게

 

집에서 할머니의 임종을 기다리면서,

 

삶과...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
.
할머니께서 막내 손자인 저를 어떻게 기억하시고...

 

먼 길을 떠나실까요?
.
.
부디....

.

.

어린시절 친구 쿵꿍이가 아닌...

 

애교많던 막내 손자로 기억되길 바랬습니다...

 

한번만...

단 한번만...

 

정신이 돌아오신다면...

 

"할머니...저 막내손자 쿵꿍이예요..."

 

그렇게 분명히 저를 알리고...

 

"할머니..잘 가세요...많이 사랑하고 사랑했습니다..."

 

하고 제 마음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
.
그리고 할머니의 회한...
.
.
삼복이...
.
.
할머니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시고, 사경을 헤매시던,, 어느날..

 

저는 할머니 옆에서 잠이 들었고..
.
.
다시 잊을 수 없는 꿈을 꾸었습니다..
.
.

제 눈 앞에 큰 불이 있었습니다.

 

어떤 오래된 한옥집이 활활 타고 있었습니다.

 

사방은 깜깜했고,,

 

아마 모두가 잠든 깊은 밤일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꿈속에 저는..

 

타고있는 집 속에 누군가를 구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방을 둘러보고,

 

멀지 않은 곳에 우물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곳으로 허겁지겁 달려가,

 

물을 한가득 길어올리려고,,

 

그...줄로 연결이 된 물바가지를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없는 겁니다.

 

우물 밑으로 빠졌나...

하고,

 

깊은 우물 밑으로 고개를 넣었는데..

 

저 밑에 어두운 곳에서..

 

어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도...와주시오....이보시오...도와주시오..."

 

저는 우물 밑에서 들려오는 의문의 목소리에 깜짝놀라..

 

"거기...누구 있어요?..."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실수로 빠졌소...어서 좀 건져주시오..."

 

"조금만 기다리세요!...제가 사람을 불러올께요..."

 

"힘이 남아 있지 않소....어서 좀 도와주시오..."

 

정말 힘이 없는 목소리였습니다.

 

간신히 우물 벽에 붙어 견뎌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대로 두면...

 

이 남자는 분명 죽을 것입니다...

 

"어서 사람들을 불러주시오....지금 집에 불이 났단 말이오...."

 

그렇습니다.

 

우물에 빠진 남자는,

 

집에 불이난 것을 끄기위해...물을 긷다가...

 

빠진 것 같았습니다.

 

"기..기다리세요...금방 오겠습니다..."

 

저는 최대한 침착하려 했지만,

 

쿵쾅거리는 심장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어서 저 집안에 누군가를 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 때...

 

불이 난....

집 대문으로..

 

누군가가..

황급하게 뛰어나오고 있었습니다....
.
.
.
"불이야!!!! 불!!!..."
.
.
.
몇 일째,,,

눈만 감고 잠만 주무시던 할머니가...

 

이른 새벽...

 

힘이 없는 작은 소리로 외치셨습니다....

 

자고 있던 저는 그 흐느끼는 소리에

 

눈을 번쩍 떴습니다...

 

"불이야! 불!.."
.
.
.

할머니...

그 때...저랑 같은 꿈을 꾸고 계셨던 걸까요?..
.
.
.
"할머니! 할머니! 정신이 드세요?...저예요..저 쿵꿍이..."

 

할머니는 눈물까지 흘리시며...계속 불이 났다고 힘없이 말씀하셨습니다.....

 

"하..고....쿵꿍씨..쿵꿍씨....불이 났다...우리집에 불이 났다..."
.
.
.
할머니는 분명 저랑 같은 꿈을 꾸고 계셨습니다..
.
.
아니..

.
.
어쩌면,,,

제가 할머니가 헤메이고 있는 그 시간대로...

 

꿈을 통해..들어간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이 난 집에서 뛰쳐나온 건,

 

중년 시절의 할머니였고.....

 

우물가에 서있던,,,

 

저를 발견하신 겁니다...

 

분명한 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장면이 분명히 공유되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 서방...내 막둥이...우짜노...쿵꿍씨 좀 도와줘..."

 

할머니는 계속해서 흐린 눈을 뜨시고는,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집에 누가 있나?...."

 

분명,

할머니께서는..

 

서방..

그리고..

막둥이라고...

 

하셨습니다...
.
.
할머니의 서방은..분명...저의 할아버지 이시고..

 

그리고..

 

할머니의 막둥이는...

 

분명..
.
.
저의 아버지 이십니다...
.
.
순간,

 

저희 할아버지께서...

 

오래 전 화재로 돌아가셨다는 사실과...
.
.
.
어릴 적 집에 불이나서 다치셨다는...

 

아버지의 왼쪽 상반신 흉터가..

 

뇌리로 스쳐지나갔습니다...
.
.
.
할머니의 시간은...

 

어느덧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
.
.  
"내가...내가...구해줄테니...걱정하지마세요...할머니...할머니...편하게 계세요...제발.."

 

저는 달리 어떻게..할 방법이 없어..

 

눈물을 흘리며...

 

허공에 허우적대는..

 

할머니를 포근히 끌어 안았습니다..

 

그 때 드는 심정은..

 

자유로운 할머니만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할머니는 점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기분이였습니다.
.
.
.

이별이...

 

나와 할머니와의 그 인연이...

 

끊겨가고 있는 것 같아서...눈물이 났습니다..
.
.
"하이고...서방님...우리 막둥아....."
.
.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뭐랄까요...

 

그때,,

감정이 너무 차올랐다 할까..

 

제 평생 그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
.
.
이유는 몰랐습니다..

 

그냥...끓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가 없어서..

 

밤새도록,,

할머니를 끌어안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
.

아...

 

맞다....

 

인연이 끊기는 그 느낌..

.
.
.
그것 이였습니다...

 

 

.

.

.

------------------------------

 

아시겠지만,

 

할머니의 시간은 어느덧,

 

중년으로 흘렀습니다..

 

당시 할머니의 집에는 큰 불이 났었고..
.
.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죠...
.
.
할머니의 시간은 그 시점에서 그대로 멈추신 건지..

 

그 이후로 다시 의식을 차리시지 못하셨습니다..
.
.
할머니는 제게 말씀하시려던 게 무엇이였을까요?

.
.
굴곡 많은 자신의 인생이였을까요?..
.
.
아니면, 한많은 자신의 인연이였을까요?
.
.
알고 싶었습니다.
.
.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려던..

 

제게 전하고 싶어하시던 게...무엇인지...
.
.
정말 알고 싶었습니다..
.
.
교도소에 계신 증조할머니..

 

할머니의 진짜 엄마라고 주장하고 떠난 강삼이 아지매..

 

그리고,

 

불연듯 나타난,,,,강삼이...또는 삼복이..
.
.
그 인연의 결과를 알고 싶었습니다..
.
.
아니...

.

.

알아야만 될 것 같았습니다.
.
.
저는 다음날...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에서...퇴근하시는 아버지를 기다렸습니다..

 

"아버지..!"

 

"어...그래...우리 쿵꿍이...왜 나와있어??..."

 

"아빠...기다렸어요..."

 

"뭐?...별일이네...우리 아들이 아빠도 기다려주고...어서 들어가자...춥다..."

 

"아버지...다름이 아니고...드릴 말씀이 있어서...."

 

저는,

 

퇴근하시는 아버지를 붙잡고,,

 

그동안, 몇달 동안 할머니와 나눴던 대화..

 

어젯밤 불이 난 꿈 이야기등...

 

모든 것을 상세히 말씀드렸어요..

 

"하....신기하구나...가시기 전에 할머니가...막내손자 쿵꿍이가 눈에 밞히셨나보구나..."

 

아버지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죠..

 

"맞아요...근데...이제 할머니께서 하실 말씀을 다 하신거 같아요..."

 

"?..."

 

"이제 제가..왠지 나머지를 알아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머지?..."

 

"네...아버지께서 알고 계신 것을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하...글쎄다...나도 어릴 적일이고...어머님께서 말씀을 안해주셨지만...."

 

아버지와 저는 집 앞 벤치에 앉았고,

 

아시고 있는 과거 일들을 천천히 기억을 되짚어 말씀해주셨어요..

 

"삼복이 아저씨...그 분이 어머님 형제일 수도 있다는 얘기는 나도 처음 듣는구나.."

 

"처음 들으신 거라구요?.."

 

"근데...쿵꿍이 얘길 듣고...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어머님께선 삼복이네 가족을 유난히 챙기셨거든..."
.
.
.
아버지의 얘기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예전 자신의 집 머슴의 아들이라고는 하지만,

 

할머니는 유독 삼복이와 그 가족을 챙기셨대요..

 

마을에 다시 나타난 이 후로,,

 

땅도 떼어 주시고..

집도 지어 주시고..

 

어떻게든 정착해서 잘 살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챙겼대요..

 

물론..

아버지와 또래 였던,

 

삼복이의 아들...용식이는 아버지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구요..

 

근데..

이상한 게..

 

삼복이는 할머니 바램과는 반대로..

 

자기 집안을 안 챙기고...밖으로만 나다녔죠..

 

그리고,,

그 남은 식구들을 챙기는건,

 

할머니 몫이였대요..

 

아버지나...다른 식구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이나 그 때나...할머니가 하시는 일을 가족 누구도 건딜지는 못했답니다...

 

아...

그리고..

 

교도소에 계셨던 저희 증조할머니께선...

결국 출소를 못하시고..

 

차디찬 교도소에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
.
.

"아빠가 기억하는 삼복이 아저씨와 일화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역시..."
.
.
.
그리고,

 

아버지께서...드디어 집에 불이 난,

 

그때의 일을 말씀해 주셨어요..

 

불이 나기 이틀 전..

 

삼복이가 몇 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할머니의 집으로 찾아왔대요..

 

때마침,

그 때 온 가족이 식사 중이라,

 

아버지도 대화를 들을 수가 있었대요..
.

.

 

"이보쇼...누님!...이것보쇼...!"

 

"너는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니다가, 불쑥불쑥 나타나는 거냐!"

 

"누님...어떻게...그럴수가 있소?"

 

다짜고짜,

몇 년만에 나타나 큰 소리로 할머니에게 따지는 삼복이를 보며,

 

온 가족이 황당했다고 합니다.

 

"뭔소리야?...대낮 부터 너 술 마셨냐?..."

 

"아니...누님...어떻게 우리 어무이 제사를 한번도 안지킬 수가 있냔 말이오..."

.
.
저희 아버지 입장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할머니와 삼복이는 아무리 어릴적부터 허물없이 같이 자란 사이라지만,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있다가,

 

불쑥 처자식을 데리고 나타났고,

 

정착할 수 있게끔,

큰 도움까지 주었는데,

 

고마워 하지는 못할 망정..

 

밖으로만 나다니면서,

 

다시 몇 년만에 나타나서, 한다는 말이..

 

자기 어머니 제사를 안지켰다고 따지는 겁니다.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은 황당하기 그지없겠죠..

 

결국,

저희 할아버지께서 폭발 하셨답니다.

 

"삼복이..자네!..지금 남의 집에 불쑥 찾아와서 이게 무슨 행패인가? 불쌍한 자네 처자식 챙겨주는데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뭐? 제사를 안지켜? 그게 할 말 인가?"

 

"아...형님...남의 집이라뇨....모르면 좀 빠져계쇼..."

 

"뭐..! 이런 상놈의 자식이!..."

 

"이 형님...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아직도 상놈, 양반 따지쇼...내가 누군지 아쇼?..."

 

"어디 이 자식이 계속..뚫린 입이라고!..."

 

"내가...공산당원 이오!....지금 시대가...왕도 없고! 양반도 없고! 모두가 평등한 공산당의 시대란 말이오!..알기나 아쇼!"

 

그렇습니다..

 

때는 한국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

 

공산당인 북한, 소련, 중국군과 자유진영인 미국, 한국 등이..

 

엎치락,

뒤치락,

 

전쟁을 치루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저희 가족이 살던 지역은 꽤 밑에 지방이고 시골이라..

 

크게 피해가 가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패가 갈려,

 

대립이 극심했다고 합니다.
.
.
어렵죠...
.
.
각설하고..
.
.
어쨌든,
.
.
한국 전쟁이 반발하고,

 

사라졌던, 삼복이가 공산당원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이 자식이 드디어 미쳤구나! 결국 빨갱이가 되서 돌아온거냐!"

 

할머니도,

노발대발 하셨습니다.

 

당시 철저한 반공교육과 전쟁의 잔혹함으로,

 

공산당은 사람이 아니고 악마라는 인식이 팽배했거든요..

 

빨갱이..

 

이 말이 그 때 나온 말이랍니다..

 

근데,

몇 년만에 나타난, 삼복이가..

 

어쩌면, 하나 밖에 없는 형제일지도 모르는 삼복이가..

 

그 악마같은 빨갱이라니...

 

놀랄만도 하겠죠...

 

"너 내가 빌려준 돈이며 패물은 어찌하고, 결국 빨갱이가 되버린거냐!"

 

할머니는 계속해서 호통을 치셨습니다.

 

"거..누님...말조심 하쇼...빨갱이라뇨...공산당원 입니다...지금...북조선이 통일을 눈앞에 둔 거 모르쇼? 이제 시대는 공산당의 시대란 말이오...이제 우리 북조선과 중공군들이 여기 고향마을까지 곧 내려올 것이요...내 그래서...누님 보호하러 이렇게 먼 길 왔잖소..."

 

"말같지 않은 소리 그만하고! 신고하기 전에 썩 나가거라! 이제 나는 너 모른다!"

 

"누님!...자본이란거...돈이라는거.. 다 쓸모없는 것 입니다..내 누님이 쥐어주신 쌈짓돈...노름으로 날리고...이 자본주의에 염증이 생겼소...돈이 사람을 죽이고!...돈이 가족을 망치고!..결국 돈이 나까지 망친다는 것요!..."

 

할머니는 화를 참지 못하시고,

 

결국 마당까지 신발도 안신고 내려와,

 

사정없이,

삼복이를 두들겨 팼다고 합니다.
.
.
.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이죠..
.
.

할머니와 삼복이...

 

이건...

정말...악연 이였을까요..
.
.
자신의 집안을 몰락시킨, 사람의 아들.

 

삼복이...

.

.

 

근데,

그 사람이 자기 동생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그 사람의 가족까지 챙깁니다.

 

그리고 얼마안되는 재산을 털어 손에 돈까지 쥐어줍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불쑥 나타나,

 

자기 어머님 제사를 안지켰다고, 한 소리 하더니,

꿔준 돈은 다 날렸다고,

이제는 자기가 공산당원이라고,

 

돈 따위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얘기합니다.
.
.
정말 악연일까요?...
.
.
진짜 사람의 운명이라는 게...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뭐길래...
.
.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
.
삼복이가 나타나고,

 

몇 일 후..껌껌한 새벽

 

할머니 집에 불이 나죠...

 

집은,,

 

몇 시간을 활활 타서 전소하고,

 

그 결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저희 아버지...이자,,,

 

할머니의 막둥이가 큰 화상을 입죠...

 

그리고,

이어서,

 

아버지께서 충격적인 사실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
.
.
삼복이의 자살...
.
.
.
까맣게 타버린...

 

할머니 집 앞...

 

우물에...빠져..

자살했다고 합니다.
.
.
놀라운 건,

 

삼복이의 시신이...

 

우물 안에서,

 

검게 타버린 나무장작같은 것과 같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
.
마을 사람들은, 삼복이와 같이 발견된 타버린 나무장작을 보고,

 

삼복이가 할머니 집에 불을 지르고,

 

자살한 것이라고 수근댔다고 합니다.
.
.
물론, 정확한 물증은 없었죠...
.
.
여튼,

저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뭔가에 얻어 맞은 듯...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
.
.
기억하시나요?
.
.
.
저는 분명, 꿈 속에서 우물안에 빠진 어떤 남자와 대화를 했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삼복이...

 

그는 분명, 저에게

 

"실수로 빠졌소...어서 좀 건져주시오..."

 

"어서 사람들을 불러주시오....지금 집에 불이 났단 말이오...."

 

라고 말했습니다.

 

불을 끄기위해 물을 긷다가 빠졌다고 했습니다.
.
.
.
아....
.
.
.
진실은 무엇일까요..
.
.
제가 꿈 속에서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
.
.
할머니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
.
.
할머니에게 있어...

 

남편을 잃은 깊은 한이...

 

악연이였던,

삼복이라는 사람과 연결되 있는 건 아닐까요?...
.
.
할머니께...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
할머니가 그 한을 품고,

 

돌아가시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
.

아마도,

 

이 한을 풀기 위해,,

 

제가 그 한복판에 뛰어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
.
할머니가 처음 쓰러지시고,

 

꿈 속에,

 

왜 삼복이, 할머니 그리고 제가,,

 

어디론가 같이 가는 꿈을 꾼 것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
.
제가 ...

할머니의 한을 풀어드릴....
.
.
메신져 였던 것입니다.
.
.

.

------------------------------

 

할머니께서 다시 의식이 돌아오길 기다렸습니다.

 

마침,

그 때가 방학이라,

 

하루종일 할머니 옆에 붙어 있을수 있었죠...

 

할머니가..

저희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단 한번이라도 의식이 돌아오신다면,

 

제 말을 반드시 전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삼복이...

와의

 

그 인연을..
.
.
제가 정리해 드려야 된다는 생각이였습니다.
.
.
할머니께선 의식을 잃으시고,

 

몇 일째,, 식사도 못하시고,

 

이미 쪼그라질대로 쪼르라진 혈관 때문에..

 

링겔도 못맞는 지경이였습니다.

.
.
이제는...

정말...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 입니다...
.
.
밥도,

물도,

한 숟갈도 드시질 못하니..

 

이젠,

돌아가시는 그 순간만 기다리는 거죠...
.
.
눈물이 났습니다...
.
.
사랑하는 할머니의 한을...

꼭 풀어드려야 될 것 같아서...
.
.
눈물이 났습니다.
.
.
제발...

 

단 한번만...

 

제 말을 들으실 수 있으시다면,,,
.
.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했습니다..
.
.
할머니는 아주 가늘게....정말 아주 가늘게...

 

생에 얼마 안남은 숨을 내쉬고 계셨습니다.

.
.
그 숨 하나 하나가...

 

어쩌면,,,

이미 죽어버린,,,,

 

혹은,

거의 죽어가는..

 

할머니의 모든 장기들을...

아주 가까스로 붙잡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
죽음을 기다려 보신적 있으신가요?
.
.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기다려 보신적은요...?
.
.
그건...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라는 신이 주신 배려일까요?...

 

아님..

고통 일까요?...
.
.
저도 알수 없지만..

 

그 땐 분명...

 

오직...슬픔만 가득찼던 것 같았습니다.
.

.
.

하루종일...

 

할머니의 코 밑에 손을 갖다대고,

 

그 옅은 숨을 감지했습니다..

 

한 참을 집중해야..

 

그 옅디옅은 숨이 느껴졌습니다...

 

그때 저는,,

 

모든 감정이 날아가고,,

 

오직...

슬픔만 남은 것 같았습니다..
.
.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기다린다는 것...
.
.
그건,

그 사람과 이어진 두꺼운 인연의 실이..

 

끊기길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함..
.
.
"이제...임종을 준비해야겠다..."
.
.
친척들이 전부 저희 집으로 모이고,

 

할머니 방문 앞에,

 

다들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
.
그 정정하시고 꽂꽂하시던 할머니는...

 

이제는 앙상하게...

 

모든 피부가 자석처럼 뼈에 붙어있는 것 처럼..

 

야위였습니다...

.
.
할머니가 생전에 아끼시던...고운 한복이 입혀지고,,
.
.
모두들 곁에 앉아...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
.
할머니...할머니...

꼭...전해야할 말이 있어요...
.
.
앙상한 할머니의 손을 잡고..

 

저도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렸습니다...

 

제 말을 듣고 가시길 간절히 원했습니다..
.
.
딸꾹..

딸꾹..

딸꾹..
.
.
정확히 기억합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울음을 터트리던 그 순간,

 

갑자기,

제가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
그리고, 바로 이어서....

 

할머니께서..

 

길고 길었던,

 

96해의 인생을 마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
.
제게 있던 오직 슬픔이란 감정은..

 

이제...고통으로 바뀌고.

 

오열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
아시겠나요?
.
.
.
.
할머니와 저와의 인연이 끊긴겁니다..
.
.
.
할머니와 나와의 인연이..

 

평생을 같이 한..

.

.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저를 길러주신..

할머니....

.
.
그 인연이 끊긴겁니다..
.
.
아시겠나요..?
.
.
그 고통을...

.

.

제 영혼도 너무 놀라..

 

할머니가 숨을 멎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

 

딸꾹질이...

 

삼일동안 치러진 장례식 내낸 멈추지가 않았습니다.
.
.
할머니...

 

전할 말이 있어요...

 

그렇게 가시면 안되요....
.
.
오열이 멈추지가 않았고..
.
.
그렇게 실신하듯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
.
어디였을까요?..

.

.

.

.

아마도,

저희 집 거실이였던 것 같아요..
.
.
할머니께서..

 

고운 한복을 입으시고,

 

꽃과 같이 밝은 얼굴로 거실 식탁에 앉아계셨죠..

.
.
할머니의 얼굴이,

 

아주 젋은 시절..

 

여자로서 가장 빛나던 그 어느때의 얼굴이였습니다.

 

"할머니!.."

 

저는 젊고 아름다운 할머니에게 있어..

 

어울리지 않게..

 

할머니라...부르며..

 

다가갔습니다..

 

"어,,,그래 쿵꿍아...아고..내 새끼..."

 

할머니가 고우신 얼굴에 미소를 한 가득 머금고,

 

저를 꼭 안아주셨습니다.

 

"할미...마지막으로 우리 막내손자 쿵꿍이 한번 보려 가려고 왔다.."

 

"어딜가시게요...?.."

 

"할미...이제 가야지...아주 멀리...시간이 별로 없어..."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할머니께서..

 

환한 얼굴로..웃으며...자리에서 일어나..떠날 준비를 하셨습니다..

 

"할머니!....잠깐만요..."

 

할머니가 대문을 나가실려 할적에..

 

저는 다가가 할머니를 불러 세웠습니다..

 

"제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이것만 듣고 가세요..."

 

"그래...쿵꿍아...어서 말해보렴..."

 

"할머니...."

 

"??.."

 

"삼복이를 이제 용서하세요..."

 

할머니께서 삼복이란 이름을 듣자...

 

슬픈듯...분노한듯...

 

알수없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왜 할미가...삼복이를 용서해야 하느냐?..."

 

"할머니...삼복이가 할머니 동생분인지는 저도 모르겠지만....확실한 건...그 사람이 집에 불을지른 건 아니예요..."

 

"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

 

"만났어요...만나서 얘기했어요...삼복이는...제일 먼저...할머니를 구하려고 했어요...저한테..불을 끄려고 물을 긷다가 빠진거라고 했어요.."

 

모르겠습니다..

 

할머니께 말을 전하며...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할머니는 저를 측은하게 바라보시며...

 

고운 손으로 제 눈물을 닦아주셨어요..

 

"쿵꿍아...이제 울지말거라..할미...이제 다 알겠다..."

 

"할머니..한을 품고..가시면 안되요.."

 

저는 계속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습니다.

 

"그랴..그랴...할미도..이제 갈 때가 되니깐..알겠구나...다 알았다...이제 여한이 없어..."

 

"할머니...어딜 가시던지 건강하셔야 되요...이제 그...지긋지긋한 인연에서 벗어나서..행복하셔야 되요..."

 

"그랴...고맙구나...우리 쿵꿍이...이 할미가 늘 곁에 있어줄께..."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이제 정말 가시는지...

 

조금씩 흐려져 가고 있었습니다..

 

"쿵꿍아..내 손주 쿵꿍아....항상 건강하고..항상 불조심 하거라..."

 

"네...할머니...조심히 가세요...사랑해요..."

 

"그래...내 손주 쿵꿍아...할미도 사랑하고..."

.

.

.






.
.
.
.
.

눈을 떳습니다.

 

장례식장 이였습니다.

 

할머니의 발인이 막 끝났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무리 깨워도 안일어났다고 합니다.

 

할머니..

저희 할머니..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고 떠나셨습니다.

 

아마,

발인을 하고나서,

 

저에게 찾아오신것 같습니다...

 

몇일간 지긋지긋 했던..

 

딸꾹질도...멈춰져 있었습니다.

.
.
정말로..

이제는 정말로..

할머니가 떠나신 겁니다.
.
.
여전히 슬펐지만..

 

늘 곁에 있겠다...

고맙다고...

 

하신 그 말씀 때문에...

 

한결 위안이 되었습니다...

.
.
.

그리고...할머니께서는,

 

저희 선산,

 

할아버지 옆에 뭍히졌습니다..

.
.
이제...드디어..

남편인 할아버지 옆으로 돌아가신 겁니다...

.
.
.

"이제 잘 보내드렸구나...남은 우리들도..이제 힘을 내야지..."

 

아버지께서..

저의 등을 두드려 주시며..

 

힘을 내라 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산을 내려오다가...

 

할머니 묘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또다른,

무덤을 보게 되었습니다..
.
.
모르겠습니다..

.

.

그 무덤을 가봐야 겠다는 생각..

 

왠지 모를..

끌림 같이 거라고 할까요?...

.

.

 

"쿵꿍아! 어디가니!...해지기전에 내려가야 한다~"

 

아버지께서..

그 이름모를 무덤을 향하는 저를 따라오며...부르셨습니다..

 

"아버지...이 무덤도 저희 가족 묘인가요?...."

 

무덤 앞에 서서 저는 아버지께 물어봤습니다..

 

"아...이 분.....잘 왔다...온 김에 아빠도 인사 좀 드리고 가야겠다..."

 

저는 이름모를 묘 앞에서 인사를 하시는...

 

아버지를 의아하게 쳐다보았습니다...

 

"그래...이제 내려가자..쿵꿍아..."

 

"네...근데...여기 뭍힌 이 분은 아시는 분이세요?..."

 

"그래...우리 가족이란다..."

 

"가족이요?...."

 

"아빠가 얘기 해주지 않았나?.....예전 집에 큰 불이 났을 때..."

 

"네...불이 났을 때...다치셨잖아요...할아버지 돌아가시고..."

.
.
.

"그때...저기 저 분이 아빠를 구해주시고 돌아가셨단다..너희 할아버지 먼 친척분이라 하시던데..."

 

"......."

 

"아..그리고..."

 

"....."

 

"어머님께서...니 할머님 께서 쿵꿍이 너 낳았을때....니 이름을 저 분 이름으로 지어주셨단다...아빠를 구한 은인이니깐...보답해야 한다고...."

 

"......."

.
.
.
.

저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제 꿈으로 찾아오신, 할머니께서..

 

마지막으로 남긴신 말만 떠올랐습니다..
.
.
.

"항상 불조심 하거라..."

.

.

.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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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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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꿍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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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꼽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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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4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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