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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시모 은근히 길들이기

일지매 |2003.12.27 13:40
조회 2,348 |추천 0

가게 안나간지 이틀쨉니다. 나가도 손님없습니다. 연말이라.

시친결에서 저 무지하게 많이 배웠습니다.

요즘 며칠동안은 신랑한테 슬슬 게길줄도 알고,

시모한텐 어찌 처신해야 욕 안먹으면서 칭찬(?)받을줄 알았습니다.

시친결 싸랑해요. 그리고 대단해요~~~.

이렇게 좋은 싸이트는 며늘들한테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되는디.....

 

어제 밤 일입니다.

시모는 문병갔다 늦게 오시는줄 알았고, 가게로 전활했습니다.

남편 받더만 우리 가게 바로 맞은편에 동종업종이 생겨서 열받아서 아시는분과

술 한잔 한답니다.

저녁은 어찌하고 술 먹냐고 그랬더만 알아서 먹었답니다.

간만에 홀가분한 나.

여시랑 조촐히 저녁을 먹었습니다.

여시 저녁먹는 내내 밀가루 반죽 놀이를 한다면서 징징 댑니다.

그래서 제가 밥 다먹으면 해 준다고 했습니다.

 

상을 물리는데 집에 밀가루가 없더만요.

가게에 있는 싼밀가루(곰표700원짜리)가 있는게 생각나서

신랑한테 퇴근하면서 가져오라 전화했습니다. 알았다더군요.

30분 후에 신랑도착.

집이 빌라 1층이라 차 엔진소리만 듣고도 우리 차인줄 알고

문 열어줬습니다.

역쉬 술 한잔만 먹어도 얼굴 빨개지고, 기분 좋아진 신랑.

손에 있던 밀가루를 내밉니다.

헉~ 가게에 곰표밀가루 700원짜리랑, 찰밀가루 1000원짜리 두 종류가 있었는데

울 신랑 찰밀가루를 가져왔더만요.

"이거 말고 싼거 곰표라니깐"

"몰라 난 이것밖에 없던데"

그래도 딴떼같으면 그런거 시킨다고 짜증냈을 신랑인데

암소리 안하고 가져다 준게 더 고맙더만요.

그래서 신발을 채 벗기도 전에 제가 안아주면서 어제 미안하다고, 내가 어찌나 사랑하는지 아냐고

애교좀 떨었더만 신랑 기분이 더 업됩니다.

아시죠? 공룡사건.(저녁 멕여놓고 저 인터넷만 했더랬습니다. 낭중에 신랑 자긴

쳐다도 안본다면서 신경질 부리데요. 컴퓨터가 그리좋냐. 그래도 모른척 했습니다. 저두 짱나서리)

 

대충 이정도로 기분 맞춰놓고,

저 괜히 바쁜척 했습니다.

세탁기 돌려놓 빨래도 널어야하고, 방 청소도 다시해야한다고 수선을 피웠습니다.

여시한테 째끄마한 양푼,밀가루,물조리를 쥐어주고 일단 아빠랑 하라고 시켰습니다.

울 여시 이런건 말 잘 듣습니다.

"아빠아빠(최대한 애교섞은 목소리입디다) 우리 이거 같이하자"

"응 그래그래, 우리 여시. 아빠가 다 해줄께"

오홋, 어째 작전이 먹히고 있는 분위기다.

신랑 그 덩치가 얼굴을 볼그족족해가지고

자기 손바닥만한 양푼에 여시랑 열심히 반죽 만들더이다.

어찌나 우습던지.

전 옆에서 모른척, 바쁜척.

중간중간에 추임새 한 번씩만 넣어주면 됩니다. 잘해네, 좋겟네,어쩌네, 저쩌네등등

그러면서 역시 여시 잡더만요.

반죽을 몽둥이 모양으로 해서 여실 때리는데(물론 장난이지만) 여시 아프다고 징징댑니다.

저두 맞아 봤더만 진짜 아퍼요. 뼈속까지.

그래두 그 정도면 아주 양호한 상태죠.

 

아빠랑 여시 이렇게 한참 작업하는중에

시모 들어오십니다.

그래서 "지금 오세요, 그런데 저녁은 어떻게 하셨어요"

시모 드셨답니다.

오늘을 어째 시모 기분도 좋아보이네.

시모 남동생, 즉 시외삼촌 병문안 다녀오셨는데 의사가 일단 퇴원해라고 했답니다.

글쿤, 그래서 기분이 좋으신거구나.

 

여시 할머니 따라서 쪼그를 방에 들어갔다. 들락날락

어머닌 씻으신답니다.

그 동안 전 여시한테 작업(?)해놨습니다.

"여시야 그런데 너 아까 낮에 빌려온 동화책 할머니한테 자랑했어"

곰곰히 생각하는 여시 "아니 못했어. 글쎄 할머니가 안계시지 뭐야"

"그럼 지금 오셨으니깐 자랑해야지"

"응, 알았어"

 

여시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할머니 끌고 들어갑니다.

그럼서 동화책 읽어달랍니다.

오홋~~ 역시 우리 여시 똑똑해.

제가 3권마져 갔다드렸습니다.

그러곤 저 씻으러 화장실 들어갔다고 머리감고, 때 밀고 나왔더만

시모 돋보기 끼고 읽어주고 계시더이다.

나중엔 피곤하셨는지 "아범! 아범이 읽어줘, 애들은 아빠가 책 읽어줘야해"

"아잇! 나두 몰라. 난 여태 밀가루 반죽 놀이 해줬어"

아마두 많이 피곤하셨을 곕니다. 제가 여시 스탈 잘 알죠.

읽고, 또 일고, 책 내용을 외울때까지 읽어달라고 징징댑니다.

여시 밀쳐내지 못하는 시모, 많이 시달리신 계지요.

 

흐흐흐. 어제밤엔 간만에 소원(?)풀었습니다.

아휴~~ 속 시원해라.

앞으로도 쭉 이렇게 하면 되는거구나. 터득터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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