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가져서는 안되는 생각이 있습니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문장 그대로,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반복적인 인생을 살게 됩니다.
절대 "항상 있는 사람"이 될 수 없게 만드는 주문입니다.
보통 가난할 경우에 많이 갖게되는 생각이며
그들에게는 당장의 고통을 없애주는 마법의 주문입니다.
가진게 없어도 크게 불행하지 않게끔 만들어주는 일종의 모르핀같은겁니다.
저는 저 말을 저의 신념처럼
제가 낙천적으로 살게 해주는 원동력이라 믿고
안그래도 모진 세상살면서, 스스로 속박하는 사람은 아니게끔 해준다고 믿었습니다.
저는 똑똑합니다.
자라면서 똑똑하다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저는 항상 "유망주"였고
뭘해도 될놈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그렇게 믿었고요.
웃긴 이야기인데
고등학교때 친구들이 다같이 모여서 술판을 벌이는데 저는 돈이 하나도 없었어요
돈도 안내고 슬며시 모른척하고 껴서 한잔두잔 마시다 취기가 많이 올랐을때쯤
"두고봐. 내가 나중에 잘되면 너네들 전부 잊지않을꺼야"
뭐 이런 말도 하고 그랬습니다.
제 스스로도 제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자신에 대한 신뢰라기보다는 근거없는 자만에 가까운 생각이었습니다.
노력이라는 건 절대 하지않았습니다.
한글? 한글은 누구한테 배운적도 없고 네 살때 책보면서 혼자 깨우쳤습니다.
구구단? 엄마가 고지서 계산하는거보면서 다섯살 때 깨우쳤습니다.
그걸로 초딩 저학년까지 먹고 살았죠. 그때까지 신동소리 들으면서요.
초등학교 3학년때 위기가 닥쳤습니다. 항상 공부도 안하고 놀면서 다른 친구들까지 방해한다고
담임선생님이 부모님을 소환한거죠.
그때부터 엄마한테 꼼짝없이 붙잡혀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했습니다.
문제집이며 전과(당시 참고서)며 하나도 없었던 제가 그때 처음으로 문제집을 한권 사야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보는 앞에서 그걸 풀었는데 너무 풀기 싫어서 울기까지했습니다.
결과는 3학년 내내 반에서 1등
그때부터 곁눈질로라도 선생님 수업을 들어야한다는 교훈을 어린마음에 깨닫고 실행하니
초등학교 내내 반에서 1등,2등,3등
그리고 중학교를 갔습니다.
어릴때부터 몸도 허약하고 약골이라 그런지 싸움잘하고 덩치큰 애들이 부럽더군요
결국 어울려다니며 중2때부터 담배 ㄱㄱ
처음으로 외박도 하고 여자애들이랑 어울려다니기도 했습니다.
예쁜 여자애 있는 학원에 친구놈이랑 등록했다가
분위기 망친다고 일주일만에 퇴원조치되고
환불 안해준다는걸 막 깽판쳐서 만원받아서 그걸로 술사먹었습니다.
입학할때 전교 60등 정도었는데 그때 전교생 400명 중에 300등 정도했죠
그러다가 중3이되서 뭔가 다급한마음이 덜컥들어서
3월 새학기부터 노트필기도 열심히하고 수업도 열심히들었는데
1학기 중간고사를 보니 전교 20등
그때부터 다시 놀기 시작했죠. 왜냐면 우리 지역 명문고등학교는 전교 100등까진 안전했거든요
그래도 마지막에 배치고사 직전에는 잠깐 공부했어요
그리고 명문고 전교 60등으로 입학
다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고2때 자퇴.
그래도 친구들이랑 같이 대학가고 싶다고 검정고시 응시했어요
그 해 강원지역 검정고시 12등으로 통과
그리곤 수능 준비 하겠답시고 문제집이며 참고서며 한 10만원어치를 서점에서 사다가 하나도 안봤어요
그리고 그냥 기본실력으로 수능봐서 언어 3문제 틀리고 외국어 3문제 맞았어요
나머지는 그냥 그럭저럭.
결국 고등학교 같이나온 친구들따라 그놈들 가는 대학교로 나란히 입학했죠
그리곤 다시 5명이서 또다시 방탕한 생활 시작했고요
그러다가 한 학기만 다니고 자퇴했어요
전 뭘해도 다 됐고 잠깐만 하면 뭐든 다됐어요
끈기는 없죠. 왜냐면 다 그렇게 잠깐잠깐이고 단기간 공부하면 다 됐거든요
컴퓨터 자격증은 고1때까지 9개였어요
그걸 딴 이유도 웃긴게
제가 다니던 컴퓨터학원은 시험 마지막날 올나잇강의라고 해서
부모님들께 선생님들이 연락하고 그날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강의하고 거기서 잘사람자고 자습할사람하고
다음날 아침에 학원차로 전부 같이 시험보러가거든요
저한테는 그날이 부모님께 안혼나고 술먹는 날이었어요
술먹고 학원 구석에서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시험보러가서 보는 시험족족 붙었어요
학원에서 별명이 천재였어요.
그렇게 저는 인생내내 가능성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뭘 해도 할거라고.
부모님도 그렇게 믿고 저에대해 간섭하지않으셨고
조금만 노력하면 뭐든 될거라고 다들 그렇게 말했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대학교 자퇴하고 계속 벌고쓰고벌고쓰고 계속 놀다가 군대는 미루고미루다 결국 22살에 갔어요
제대하고는 1년 또놀다가 뭐라도 해야겠다싶어 공무원시험을 준비했죠
그리고 제 인생 첫 패배를 경험했어요.
공부를 1년반을 했는데 합격을 못한거죠.
끈기있는 공부를 할 줄 몰랐던 건지 제 한계가 여기까지인건지 알수는 없었지만
여튼 저에대해 많은 실망을 했어요.
그리고 많이 의기소침해졌어요.
자기비하가 시작됐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선배가 같이 창업하자고 해서 결국 같이 회사를 차렸어요.
근데 회사가 표류하고 있어요.
저는 놀고요.
진짜 완전 놀았어요 무려 5년동안.
말할 수 없이 나태해지고, 그 단기간의 노력이라는 것도 해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나요.
사랑하는 여친이 있었어요.
집에서 결혼하래요.
막상 제 인생에서 뭔가 변곡이 시작될 즈음이 되니까
지금까지 제가 해놓은것들이 전부 제 앞에 닥치더라고요.
해놓은게 없었어요. 아무것도.
임기응변이 되니 그것만 믿고 뭔가를 꾸준하게 해놓은건 전혀 없었고요
그렇다고 돈을 벌어 놓지도 않았고요
시간을 그냥 헛되이 게임하고 생각하고 잠자고 누워있고 게으름피우면서 다 보냈더라고요
책한권 제대로 된 책 읽은게 없더라고요
정말 결혼하기가 두려웠어요.
지금까지 제 인생을 미루고 미루며 살았어요. 정말정말 혼자만 행복한거죠.
주변사람은 이제 모두 제 걱정을 하는데,
저는 지금 결국 가능성있는 31살.
(이 나이면 뭐든 이뤘어야 하겠죠?)
결국 아직까지도 가능성있는 31살이고,
이제는 그 가능성마저 의심하고 있어요
주변에서도 저역시도.
지금 저는 아주아주 행복하답니다.
인생을 전부 내일로 미뤄놓고
오늘 하루는 쇼파에서 게으르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판타지 소설을 읽다가 영화를 한편보고 저녁을 피자를 시켜먹고
같이 일하는 형이 일어나면 게임방을 가서 게임을 접속해서 게임을해요.
법인 일은 일년의 일을 몰아놓고
일의 시한이 닥치면 삼일도 안되서 끝내죠
그리고 남은 362일을 그냥 아주아주 게으르게 게임하면서 판타지소설읽으면서
하고싶은거 하고 매일 네이트 기사를보고 그냥 그렇게 지내요
일이 없는건 같이 일하는 형의 책임이다 미루고
그 형을 닥달하다가 이제는 닥달하지도 않고 같이 게임을 하죠.
그렇게 결혼할뻔 한 여자친구는 떠나가고
저는 지금 몸이 허약하지도 않고 그때보다 살이 25키로는 쪘어요
정상체중보다도 한 15키로 정도가 더 나가요.
살을 빼야하는데 헬스장은 항상 끊어놓고 가서 샤워만 한답니다.
물론 그렇게 쓰는 돈들은 그저 계산도 없이 계획도 없이
얼마가 어떻게 나가는지도 생각하지않고 그냥 쓰는거고요.
없을땐 없는대로 기름값도 없어서 집에도 못가다가
있을땐 먹고싶은거 다 사먹고 술마시고 주로 먹는데 돈 다쓰고
일곱살 어린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반지목걸이 하나 사준적없어요
매일 만나면 우린 돈없어 아껴야돼 이러면서
내가 먹고싶은건 다 사먹고, 같이 먹었으니까 사준거라고 생각하고
또 돈이 없으니까 우린 아껴야돼, 여행은 무슨 여행
이러고
나만알고 내 생각만하고
그러다가 결국 헤어질때는 뭔가 엄청나게 거창하게
지금껏 이리저리 모든걸 재다보니 결정하지못했는데
결론은 나만 생각해야되겠다면서 헤어졌죠
마치 지금까지 엄청나게 이타적으로 산 사람처럼요.
결국은 이기적이고 싸가지없고 고집세고 숙일줄 모르고 성격 안좋고 한건 그대로인데
거기에 더불어 자기비하에 후회만 많고 열심히 살지않은거 후회하고
지금부터 열심히 살면 될텐데
그건 또 귀찮아서 내일로 미루고 쇼파에 이불펴고 쏙 들어가고
스도쿠하면서 이걸풀면 내 인생이 풀리는 거라고 혼자 열성을 다해서
점을보는 기분으로 스도쿠나 하고
지나가서 잡지 못한 여자생각하면서 괜히 후회하고
예전 여자 생각하면서 후회하고
로또 맞으면 어떨까 이런생각이나 하면서
노력은 한번도 해본적없고
근면하지 못하고 게으르게 그냥 벌레처럼 살면서
또 바라는건 욕심은 왜이리 많은지
지나가는 좋은차만봐도 예쁜여자랑 지나가는 남자들만 봐도 젊고 키크고 잘생긴 학생들만봐도
괜히부럽고 나는 왜 저런 복이 없나 이런생각이나하고
그렇게 산답니다.
어렸을적 신동으로 불리우고 천재로 불렸던 사람은
지금 서른한살에 모아둔 돈 한푼없고
그렇다고 빚이 수천있는것도 아닌
생활비=먹는 돈 값 한 3~400? 정도 카드값막은 카드론이 있는
잘나지도 못하고 스케일이 크지도 않고 뭔가 벌릴만한 배포도 없는
그냥 그런 놈팽이 벌레로 살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이걸 쓰는 도중에도
어제 늦게 일어나서 지금이 오전 8시니까
곧 쇼파로 들어가겠네요
사무실 쇼파는 이제 저의 잠자리랍니다.
집에도 귀찮아서 안들어가고
집에는 낮밤이 바뀌어서 못들어간다고 하는데 낮밤을 의도적으로 바꿀생각은 일년에 댓번하나요?
그냥 바뀌면 바뀐대로 사무실에서 자고 일어나서 배달음식 시켜먹고
다시 영화도 보고 네이트 뉴스도 보고 판타지소설도 읽고 게임도 하고
일시키는 사람 있으면 진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월급 따박따박 안나오면 괜히 짜증나고 일 시켜도 하지도 않고 그러면서 살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어찌생각하시나요?
제가 머리좋고 똑똑한 사람인데 과연 게으를 뿐일까요
아니면 머리좋고 똑똑한 사람이었을까요?
이제는 제가 똑똑한줄도 모르겠어요
그럴만한 계기도 없죠.
항상 똑같은 생활만 계속되니까요.
3년전 오늘과 지금의 오늘이 똑같아요.
저는 똑같은 책상에 앉아서 놀고있죠.
시간을 허비하고 그 허비된 시간을 후회하고 주말에는 로또를 사고
그러고 살고 있어요.
저랑 결혼해주실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