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앞둔 마지막날. 아버지가 가출을 하셨어요.
친구만나러 간다 하시곤 연락두절..
지금까지 안들어오세요.
낮엔 핸드폰 전원이 꺼져있고 밤에는 켜져있어요.
걸어봐도 안받으시구요.(아예 거절버튼 누르시는듯.)
집이 많이 어려워져서.. 휴학을 원래는 하려했지만
애당초 목적과는 다르게 저는 이 1년을 휴학하며
집안살림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세살 터울 남동생은 재수생이 되었기에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게 되었네요.
아버지에 관련한 일들이 너무 많아 다 적지는 못하겠지만
정말 어머니와는 이혼같은 결혼생활을 하셨고
아버지가 당뇨에 걸리자 집안상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 껴안고 살다가 결국 아버지가 그냥 나가버리셨네요.
다행인건 집에 빚이없고 저만 학자금대출 받은것정도...
애정을 못받았고 구걸할수조차 없는 상황이었어요.
어려서부터 .. 그냥 집은 전쟁터였어요.
남들이 겉에서 보면 멀쩡한 가정이었겠지만
속은 말할수 없이 썩어서 무너져가던 가정이었죠.
2년만난 남자친구에게서 못받은 애정 다 받고 싶었어요.
제 욕심인것 알죠. 그래서 고치려고 해도 잘안됐어요.
조금만 소홀하다 싶으면 싸움으로 번졌죠.
제가 잘못한거고 백번 할말이 없어요.
남자친구도 제가 그런 상황인거 알아도 다 받아줄수는 없었겠죠.
이해해요.
그러다 헤어지고 다시 서로 미련이 남아 다시 만났어요.
그리고 아버지의 가출...
진짜 지금 제정신이 아니네요. 옷가지 한벌도 안들고
당뇨약도 안챙겨가시고.. 고의로 나간 흔적이 많아서
아직 경찰에 가출신고는 안했어요.. 친인척들에게는 다 알렸구요..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애정자체는 없지만 그래도
20년넘게 같이 살았다보니 많이 걱정되시는지 전화해봐라..
꺼졌냐.. 어디서 찾냐.. 밤마다 걱정..
남자친구와 다시 만난지 얼마 안되서 아직 서로 사이가
소원한 상태인데 거기다 이런일까지 겹치니
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커지지만
남자친구가 버거워하는걸 아니까 더이상 힘들다 소리도
못하겠더라구요..그래서 오늘 새벽에 카톡하나 보내놓고
여태 연락 안하고있어요.. 남자친구한테도 아침에 연락오고
연락한번 안하네요..ㅎㅎ..어젠 전화도 안받고..
남자친구도 나름 집안일은 아닌데 개인적 사정으로 힘들어하는게
있어서.. 화도 안나고 오히려 손을 놓은 셈이에요.
집에 가만히 있다보니 그냥 헤어지는게 맞단 생각이 드네요.
남자친구는 유복한 가정생활속에서 참 잘 자란 사람 같아요.
좀 성격이 이기적인 면은 없잖아 있지만 그건 화날때 얘기고
평소엔 예절바르고 침착한 사람이거든요.
부러웠어요.
어느날 남자친구가 어머님이랑 핸드폰보다가 카톡한 내용 살짝
봤는데 힘내라.. 아들 뭐 아무튼 참 다정하더라구요.
전 한번도 부모님이랑 그런 대화를 해본적이 없어요.
어머니 성격이 워낙 강성한 것도 있어서 대화자체도 꺼리고..
아무튼 저랑은 상황이 정반대인 사람이에요.
자격지심도 느껴지고 .. 아버지가 언제 돌아오실지 모르는 상황에서
힘든데.. 이사람 힘든것까지 제가 다 이해하면서 껴안고 갈
자신이 없어요..
헤어져야겠죠.
자신이 없으니까. 더 좋은 여자 만나라고.. 보내줘야 할것같아요.
사실 이 모든 상황이 너무 괴로워서 모든걸 놓고싶은데
제가 죽어버리면 어머니는 혼자 생계를 책임져야하고
하나뿐인 제 남동생은 의지하던 누나를 잃게 되는건데
제게 지워진것이 너무 많아서 그것조차 다 안되네요..
다 놓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