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나와라 얍

안녕 |2014.01.13 03:08
조회 1,968 |추천 18
언제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했어
내 얼굴처럼 평범하고 지극히 무료하게 살았지
어중간한 머리 키도 보통 몸무게도 보통 성적도 보통
화도 잘 안내고 내 일아니면 정말 남한테 관심도 없고
연애는 해봤어도 그 흔한 감정하나 못 느껴봤지
성격이 이래서 무슨 일이 생기든 남 말은 잘 안들었어
주구장창 물어만보고 결국은 내 뜻대로 살었어
남들이 보기엔 내 생각이 맞다고 할수 없는 게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그게 정답이었고 방법이었어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정답이 없는 문제가 생긴 거야
그게 바로 너야

너란 존재는 도저히 내 머리로는 해결이 안된다
일단 니가 나랑 생물학적으로 같은 인간이란건 둘째치고

솔직히 으아니 내가 동성을 좋아한다니! 같은 여잘 좋아한다니 나가죽어야 해 흑. 이런 것보다
지금 신기한건 이렇게 평범하고 무료하게 살아온 내가 생전 처음 느껴보는 핑크빛 돋는 설렘과
어느 순간부터 너를 읽을수도 빤히 쳐다볼수도 없고
너의 긴 머리카락이 괜히 윤기나 보이고
너의 모든 행동이나 말이 미화되서 보인다는 거야

남 일에는 죽어도 관심없던 내가 니 얘기만 들리면 귀를 쫑긋 세우고
너랑 있으면 의기소침해지고 말수가 줄어들고
너 만나기 전 괜히 거울 한 번더 보고
걸어가면서 니 옆모습 멍 때리고 보다가 넘어지고
널 못보는 날에는 하루가 그리 지겨울리 없고
게임을 할때는 몬스터들이 다 니 얼굴이 되서 보이고
공부를 할려고 책을 펴도 니 생각에 집중도 안되고
밤에는 니 생각에 잠도 안오고 헛된 망상이나 꾸고
니가 누구랑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으면 그게 누구든 질투나서 미치겠고
질투나고 질투나고 질투나고 또 질투나고
밥은 먹었을까 지금쯤 자겠지 하고 니 걱정만 되고

당황스럽다 널 볼때마다 얼굴 빨개지는 내가 당황스럽다

우와 근데 나 좀 대단한 것 같아
이런 일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받아드리다니
같은 동성을 좋아하는 게 당황스럽지 않고 이 감정이 당황스럽고 신기하다니
참 내 성격이지만 정말 마음에 안드는 성격이야
성격이 이런데 누가 날 좋아해줄까?
아 뭐 병맛같은 내 성격은 넘어가고

음... 이리저리 답을 찾을려고 생각해본 결과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 좋아하는 거 같아
아니 좋아해
그게 아니면 말이 안돼
짝짝짝 내 첫짝사랑이 된걸 축하해
아니지 내 첫짝사랑이 된걸 진심으로 미안해

이루어질까? 너랑 내가
내가 남자가 되는 게 더 빠르겠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널 좋아하는 걸
물론 상처받을 일이 많겠지만
너는 이쁘고 좋은 사람이니까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좋아한다 바보야
오늘은 꿈에 나와라 얍!
이쁜 얼굴 좀 보자
추천수18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