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여자입니다.
소개팅은 햇으나 남친따윈 음슴으로 음슴체 쓸게요^.~ 흠흠
제목대로 얼마 전 소개팅한 썰을 풀겠음
날씨는 춥고 옆구리는 시렵고.. 이젠 외로움이 사무치다 못해 무뎌질지경..
전에 다니던 회사 직장동료에게 갑자기 남자를 소개시켜주겠다는 은혜로운 문자가 옴
올레
난 찬밥 더운밥 따질 수 없는 처지였기에 망설임 따위 없이
냉큼 오케이를 외침 ㅋㅋㅋㅋ
직장동료 왈
내가 정말 특별히 소개시켜주는 건데
키크고 얼굴도 나쁘지 않고 성격까지 퍼펙트야
음 연예인으로 치면 성시경?
응?
가뜩이나 요즘 마녀사냥 때문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성시경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 = 성시경 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
꿈인지 생신지 전 꿈에 그리던 소개남의 번호를 건네받았고
무난하게 카톡을 하고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한 뒤
부푼 가슴으로 백만년 만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세팅을 하고 나감!!
약속장소인 식당에 도착했고
누굴까 하고 식당 안에 혼자 앉아 있는 남자들을 보는데
왼쪽 창가 쪽에 넓은 어깨와 뿔테안경이 대박 잘 어울리는한 훈남이 보이는 거.
서..성시경이다..
성시경이 나타났다..!!!
제발 제발 제발
신이시여 주여 나무아비타불 수리수리 마수리 ㅋㅋㅋㅋㅋ온갖 주문을 걸며 전화를 걸었고
정말 믿을 수 없게 그 뿔테 훈남이 전화를 받는 것임!!!!!!!!!
진짜 떨려 미치는줄.. 하늘을 나는 기분 ㅋㅋㅋㅋㅋ
이날을 위해 난 그동안 추웠나 보구나..ㅋㅋㅋㅋ
그렇게 수줍게 서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고
아까 묘사했듯이 소개남은 넓은 어깨에 뿔테 안경이 잘 어울리고 정말 성시경을 닮은 외모에
목소리도 저음에 ㅠㅠㅠㅠㅠ정말딱 내 이상형이었음 ㅠㅠ
서로 인사하고 앉으려는데 벌떡 일어나서 내 쪽으로 오더니 의자를 빼서 넣어주는거..
어머..
나..너한테 반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큰 키에 반하구 매너돋는 모습에 한번 더 반함
통성명 후 가벼운 대화를 한 뒤 소개남이 식사 하셔야죠? 라는 말과함께 손을 번쩍 듬
근데 갑자기 손가락을 구부리더니 그거 알음? 손가락 튕겨서 소리 내는거.
딱딱 소리를 내며 "웨이뤄어~?" 라는 거임
내..내가 잘못들었나?
저 제스처는 도대체 뭐지? 웨..웨이러??
사실 우리가 있던 곳이 레스토랑도 아니고 그냥 일반 파스타집이었음
웨이터는 무슨 그냥 알바생인데...;;;;;
알바생도 자기 귀를 의심하는 듯 했음.;;;;
뭐 외국에서 좀 살다 오셔서 그런거겠지 이정도야 뭐 하고 일단 넘어감
음식이 나오자 난 지금 소개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푸드파이터 처럼
한창 와구와구 먹는데
따가운 눈빛이 느껴지는거.. 고개를 들어보니
날 지그시 쳐다보고 있는거임..
헐 어떡하지?
망함
나 지금 걍 돼지..ㅠㅠㅠㅠㅠㅠ
밀려오는 후회 속에서 절망하고 있는데
"정말 잘드시네요^^ 물드시면서 천천히 드세요 체할까봐 걱정이에요"
흑
흐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신은 진정 백마탄 왕자님임?????ㅠㅠㅠ
넌 감동이었어
그 매너에 난 또 한번 감동의 쓰나미 속을 헤엄치며 무사히 식사를 마쳤고
나와 소개남은 간단히 술 한잔을 하러 감.
이 정도의 분위기라면 나 이번 겨울 정말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거야
잔뜩 기대하고 들어감
자리에 앉고 주문을 하려는데 또 손을.. 들길래..
난 동물적인 순발력으로 먼저 저기요를 외침
또 웨이러할까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멋져도 '웨이러'를 다시 들을 자신은 없었음;;;ㅎ
다행히도 주문은 정상적으로 마쳤고
안주와 술이 나왔음
술을 보자 난 또 달리던 습관으로 한 마리의 말처럼 술병을 집어 들려 올렸는데
소개남이 갑자기 주섬주섬 가방을 뒤지더니 비타500 2병을 꺼내는거임
소개남 : 하하 우리 숙녀분께 그냥 술을 드릴 순 없죠~
제가 스윗한 술 만들어 드릴게요! 웨이럿 미닛?
^^?????????????????;;;;;;;;;;;;;;;;;;;;;
수..숙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스..스윗..웨이럿미닛..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외국생활 마..마이 했나..ㅋ..
그냥 우리 술 맛있게 먹어요 하면 될걸 굳이.....ㅎ..
뭐 비타주 만들어 주는 것까진 괜찮았음
섬세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비타주라는 걸 처음 먹어 봤는데 맛있기도 했었으니까..ㅋㅋㅋㅋ
걍 나도 담에 술 달릴때 꼭 비타주 만들어 먹어봐야지 하며 애써 다른 생각하려는데
한쪽에서 계속 스물스물 올라오는 이 오글거림은 어쩔꺼?...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때부터 였던 것 같음
어딘가 모르게 구리구리한 낌세가 대 재앙의 암시였다는거.
그렇게 비타주를 한잔 두잔 마시는데
내가 원래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데 내 얼굴이 좀 빨개졌었나봄
갑자기 내 얼굴을 가리키면서
소개남: 풉..푸흐흡
나: (????나니????) 왜웃으세요?
소개남: (무려 제 볼을 꼬집으며)빨개진것봐.. 벌써 나한테 푹 빠지면 어떡해요 곤란하게..촤하하
예????????????????????????????????????????????????????
스..스미마셍???????????????????????????????????????????????????
나 : 네? 무슨 소리하시는 거에요;; 그런게 아니라 저 원래
소개남: 쉿! 괜찮아요. 한 두번 있는 일 아니니까 (찡긋)
어머????????????????????
이게 무슨 보기 드문 상황이야???????????
응??????????
난 그냥 너무 놀라서 벙쪄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강 펀치가 날라 옴
소개남 : 혹시 길 잘 찾으시는 편이에요?
나 : 네? 그냥 보..보통인데..;;
소개남 : 그럼 저 길 좀 알려주시겠어요?
나: 가..갑자기 여기서무슨 길을;;
소개남 : 그쪽 마음으로 들어가는 문
그쪽 마음으로들어가는 문
그쪽 마음으로들어가는 문
그쪽 마음으로 들어가는 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봤어 내가 봤어 인터넷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실제로 들을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사태를 어찌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 소개남 술 들어가니까 물 만난 고기마냥 멘트를 쨉쨉 계속 날리는 거임
소개남: 00씨 혈액형이 어떻게 되세요?
나: 저..
소개남 : 제가 맞춰볼게요
'인형?'
'인형?'
'인형?'
'인형?'
ㅇㅇ
그래
그 인형은 돼지인형이겠지
ㅇㅇ
소개남 : 책임져요
나 : (답할 기력따위 음슴) ..
소개남 :이제 제 눈엔 00씨밖에안보일거 같은데
ㅇㅇ
내가 뚱뚱해서ㅇㅇ
그래서 나 밖에 안보이는 거겠지
소개남 : 아 진짜 너무 아쉽다! 사람은왜 눈을 깜빡거려야 하죠?
"눈 깜빡거릴 시간에도 00씨만 보고싶은데"
아냐 눈을 감아버리는게 좋겠어
평.생.
종결
이것은 노답임ㅋㅋㅋㅋㅋ
정말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음.. 성시경 닮은 외모로도 완벽한 매너로도
도저히 커버를 할 수 없는 정도였음
만난 지 하루만에 이렇게 사람한테 질려본 적 처음임
왜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저것들 말고도 파이팅 넘치게 계속 쨉을 날렷음 대단함
그렇게 난 원 펀치와 수많은 쨉을 맞고 장렬히 강냉이 털리며 전사함.
좀 미안하긴 했지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떴는데
뻥 안치고 나오면서 헛구역질 함 그것도 여러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휴...
인터넷 소설로 연애를 배웟나봄
정말 저런 멘트 좋아하는 사람 잇음?
그럼 천생연분일듯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이번에도 나의 솔로탈출의 꿈은 끝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님들 소개받을 땐 확실히!!! 인증된 사람 만나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