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일보 예요?”
도로 끝에서 오토바이를 막 좌회전하려 할 때였다. 인도에 서있던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나를 보여 물었다. 검은 뿔태 안경을 쓴 반듯한 옷차림의 중년신사였다.
“예.. 00일보도 있습니다.”
상대가 원하는 신문 명을 구체적으로 말할 경우, 보통 신문값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남자는 의외였다.
“남는 거 한 부 줘봐!”
“!.......”
너무도 당당히 말하는 것이 아닌가. 조금의 망설임이나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순간 나는 당황했지만 내색 않고 차분히 신문을 꺼내 그 남자에게 건네며 말했다.
“500원 밖에 안 합니다. 편의점에서는 800원 받아요.”
내심 기가 차서 한 얘기였지만, 말뜻은 신문은 공짜가 아니며 이렇게 사는 것도 시중 가격보다는 저렴하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함이었다.
남자는 나의 단호한 태도에 잠시 주춤하더니 이내 자신의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그의 손바닥 위엔 100원짜리 동전 두 개와 10원짜리 동전 몇 개가 놓여 있었다.
“!!.......”
그 남자의 입가에 슬쩍 비틀린 미소가 걸렸다. 마치 ‘내가 가진 동전은 이것뿐인데 이거라도 받을래?’ 하는 표정이었다. 얼핏 봐도 신문값이 채 되지 않을 듯 했고 그거라도 받기가 왠지 민망하기도 해서 “..다음에 주세요...” 하고는 신문을 건네주었다.
남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수고하시고..”
그 남자와 헤어진 후 왠지 찜찜한 기분이 가시질 않았다. 그것은 신문값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남는 신문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당연히 한 부 얻을 수 있으리라는 그 남자의 공짜심리가 내 마음을 언짢게 했기 때문이다.
배달 중에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가끔 만나곤 한다. 의례, 당연히 남는 신문이 있으리라 믿고 일말의 조심스러움이나 주저함 없이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람들을. 신문 한 부 가지고 뭐그리 야박하게 구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부족한 태도의 문제가 아닐까.. 그런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다. “신문은 공짜가 아닙니다. 그리고 세상에 공짜가 있을지는 몰라도, ‘당연한 공짜’는 없습니다” 라고...
* 주변 지인들에게 내 글이 실린 좋은생각 3월호를 선물했다.
마음을 전해서 좋은 건 내 자신이 먼저 기쁘기 때문이다.
반갑게 받아주면 그것으로 나에겐 충분한 선물이 된다.
앞으로도 나눌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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