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런공간에나마 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게 조금은 기쁘기도합니다.
저는 올해 서른이고. 직장인입니다.
음..11년전에..(벌써 11년이나 됐군요)
동해에서(고3졸업여행..) 수학여행 온 그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저보다 두살어립니다)
첫눈에 반했습니다.
글쎄요..첫눈에 반할만큼 엄청 예쁜외모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 그냥 순간 확 끌리더군요
기억나는건 큰키와 긴생머리에 하얀피부..?
지금도 낯을 많이 가리는편인데 그땐 무슨 용기였는지 삐삐번호를 달라고 했습니다(그땐 휴대폰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거의 매일 음성남기고 가끔 전화하고 이메일 주고받고..
지금 생각해보면 제 삶이 낙이었던 것 같네요. 그녀가..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고 자포자기 심정이었거든요..(다른 대학에 가긴 했습니다만..)
얼굴은 처음본 후로 본적 없습니다.
사는 지역이 멀기도했지만 그녀가 찾아오는 걸 원치않았고, 본인도 대학생이 되면 만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냥.. 연락만 하며 살았습니다.(아무래도 그녀는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였겠죠.)
삐삐가 휴대폰으로 바뀌고 근 2년정도 그녀와 연락을 하고 지냈습니다.
가끔..가끔이요..
전 매일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부담스러울까봐 가끔 했습니다.
누가뭐라든..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가까이서 지켜본 적 없지만 제대로 겪어본 적도 없지만 정말로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다 일방적으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녀가 번호를 바꿨는데 저에게 연락해주지 않았죠.
어느날부터 없는 번호라고 하더군요.
왜지? 내가 부담스러웠나? 귀찮았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하며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래도 2년이나 알고 연락하며 지냈는데.. 니가 어떻게...!' 하며 서운함을 넘어서 괘씸한 생각까지 들더군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난 꼭 성공할꺼다. 니가 얼마나 잘되나 두고보자! 지금 날 버린걸 후회할게 만들꺼다.
그런생각으로 살았어요.
그후로 미치도록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2학년때 한학기 마치고 군대에 갔는데 군에서도 틈나면 책을 읽고 영어공부도 하고 그랬습니다. 토익, 토플, 텝스 등등..
제대후에도 여자친구같은 것은 생각도 안했어요.
친구녀석들은 다 잊어버리고 다른사람 좀 만나봐라~ 소개팅, 미팅 좀 해봐라.
난리었지만 저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직, 성공해서 그녀를 후회하게 해줄거다 그런 생각뿐..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좋은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름만대면 다 아는.....
실은 가끔씩 그녀를 잊고 지낸 적도 있는데 영원히 지우진 못하겠더라고요.
얼굴도 생각안나는데....
사실은 두달 전 그녀를 만났습니다.
드라마같이 재회한 게 아니라.
스토커처럼 제가 집요하게 알아내서 만나게 되었어요.(우연을 가장해서....차마 어떻게 찾아냈는지 말할 수가 없더라고요......)
예전얼굴이 하나도 기억안나는데 아무튼.. 예쁘더군요.
기다리면서도 그랬지만 보면서 많이 설레었습니다.
일부러 명함을 주고는 잘난체를 했습니다. 나 이렇게 잘되었다 배아프지? 그러게 그때 왜 날 버렸니.. 그런마음으로..
그녀는 대학교 졸업하고 직장에 다닙니다. 다른 사람과 다를 것 없이 좀 평범하게..(이렇게 표현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를 하나도 부러워하지 않더군요.
농담이나마 나를 놓쳐서 억울하다는 소리도 하지않고..
참.....많이 행복해보이더군요..
내가 이제껏 뭘하고 살았나..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헛살진 않았습니다.
열심히 살았죠.
남보다 잠안자고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서 이만큼 됐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가 굉장히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복수하겠다는 마음자체가.. 그녀에 대한 애증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재회한지도 두달이 됐고 그녀는 제 번호를 알지만 연락하지 않습니다.
지금 그녀 옆에 다른 누군가가 있지만 왠지.. 없었어도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녀의 곁에 있는 그남자는 .. 연예인같은 외모를 가진 것도, 대기업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그녀 옆에 있습니다..
사실 나는 11년동안 그녀가 그리웠습니다.
보고싶고, 내곁에 두고싶고......
엊저녁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전화해서 사랑한다고 말해버렸습니다.
"미쳤어요?" 그럽니다
"그러게나 말이다" 하고는 끊어버렸습니다.
정말 미친놈인가봅니다 저는...
회사도 안가고 오늘 이게 뭐하는 짓인지....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