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 겪은일로 여러분들의 의견을 얻고자 글을 씁니다.
봄을 맞아 청소하던중, 대학교때 쓰던 책들이 많이 있길래,
N사이트 유명한 중고월드에 책들을 올려놨습니다.
중고책이고 몇년 된 책들이여서, 가격은 출고가에서 50% 할인한 가격에 택배비 2500원을 책정했죠.
글 올린지 하루가 지나서, 3월 12일 책 한권을 구매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근무 중이라 바로 답장을 못했더니 문자를 3개 정도 보내고, 전화가 오더군요.
전화를 받으니 뚝 끊길래,
뭐지,
생각하고 있는데
답장 좀 주세요, 라는 문자가 또 왔습니다.
그래서 책 상태를 얘기해주고 중고인거 감안하고 구매하시라고 답변을 드렸죠.
이 학생이 사려는 책은 50%할인해서 13,500원 짜리였습니다.
거기에 택포 하면 16,000원 이였는데,
택포 만원에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가격은 못 빼드린다고 보냈죠. (등기로 책 한권 보내보니 4천원이 좀 넘더라구요,,)
그랬더니,
계속 가격 깍아달라고, 지금 만원 보낼테니 5시까지 택배 보내달라고 폭풍 문자가 오더라구요.
그때 시간이 벌써 4시 반이였고, 못 보낸다고 얘기했더니,
택포 13000원에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내일 보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지역이 어디냐고 물어 천안이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본인도 천안이라며, 천안에 있는 N대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곤 자기가 책 찾으러 올테니 만원에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학생이니까 돈없는거 감안해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집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그랬더니, 본인이 책있는거 확인하고 계좌로 돈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설마 만원을 떼먹겠냐 라는 생각에 알겠다고 하고,
약속도 있고 비도 오는 저녁이였는데, 일부러 퇴근후에 집에 들려 책을 우편함에 넣어놓고 볼일보러 나갔습니다.
집에 9시 쯤 오니, 책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와서 늦나, 생각하고 그냥 잤는데
새벽에 문자가 와있더라구요.
본인이 바빠서 못왔다고 내일 점심시간까지 우편함에 넣어달라구요,,
솔직히 짜증이 많이 났었습니다.
일부러 없는 시간에 가까운거리도 아닌 집을 왔다갔다 했는데, 그냥 안판다고 해버릴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이 몇천원이라도 아끼려고 구매하는 책이였고, 저도 학생시절 몇푼이라도 아끼려고 책을 구매한 경험이있었기에 참았습니다.
낮엔 분실 위험이 있으니, 아는 가게에 맡겨 놓겠다고 하고 그 가게에 책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돈은 그냥 거기 아주머니한테 주면 된다고 문자를 보냈고,
그 이후로 연락이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계좌를 확인해봤는데 돈이 안들어왔길래,
또 책을 안가지러 왔나 하고 그냥 말자~ 하고 퇴근 후에 그 가게로 갔는데,
가게 사장님 말씀하시길,
어떤 학생이 와서 책을 가지고 갔다는 겁니다.
낮 12시 좀 넘어서 어떤 학생이 오토바이를 타고 왔는데,
말을 못한다고 그러더라구요,
자꾸 네모난걸 그리면서 희미한 목소리로 '마,,,넌' 뭐 이런식으로 말을 하길래
사장님과 일하시는 이모는 물건을 팔러 온줄 알고, 있다고, 여기 라디오 있다고 하면서 손사례를 쳤대요.
그래서 이 학생이 문자를 보여주면서 ,
책을 사러왔다는걸 표현하니까,
그제서야 사장님이 책을 기억하시곤 책을 줬더니,
본인 지갑을 보여주면서, 돈이 없다, 학교 은행에 가서 돈을 보내겠다, 라고 했더랍니다.
휴대폰도 폴더폰에, 그마저도 액정이 깨진상태,
사장님도 처음엔 책을 주지 말까 하셨지만, 그냥 돈을 못받더라도 도와준셈 치자, 생각하고 돌려보내 셨다네요,
첨엔 그 학생이 자존심상하고 잡상인 취급한게 너무 기분이 나빴을거 같아,
사장님 너무하셨다고 막 그랬습니다. 젊은 학생에게 상처를 준거 같아 오히려 제가 더 미안하더라구요..
그리고 만원은 그냥 불우이웃 도운셈 치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하루 이틀이 지나고, 아무런 연락없는 그 학생의 모습에
왠지 모를 서운함이 좀 생기기도 합니다.
일주일이 지나서,
'만원입금하세요~ 많이 기다리게 하시네요' 라고 문자를 보내봤지만,
여전히 연락은 없구요,,,
회사동료들에게 얘기하니,
아무리 불쌍하더라도 이건 사기다. 라고 얘기하는데,
한편으론 얼마나 어려우면 만원도 없었을까,, 라는 동정심도 생기면서,
한편으로는 어린학생이 벌써부터 이런짓을 하면 안되는데 라는 노파심도 생기네요..
솔직히 만원 어떻게 보면 작은돈이고,
지금 이 문제를 형사고발하느니 그런일은 안할겁니다.
지금 저에겐 만원이라는 돈 보다도, 이 학생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대응을 해줘야할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장애인이라서 나쁜짓을 하고도 이해를 해줘야 하는게 맞는걸까요
아니면, 얼마 안되는 돈이니 이해하고 넘어가는게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