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1(수) Argentina 이과수에서의 신년
새해 아침이다. 우린 국경을 건너 아르헨티나쪽 이과수로 향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은 이과수 강이 흐르고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건너 아르헨티나로 들어간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이과수 강은 무척이나 여유롭고 평온해 보였다.
차량 통행료를 내며 입국 절차를 밟고 있는데, 차창 밖으로 과라니족 가족이 지나갔다.
국경의 군인들 복장이 아주 오래 전 우리나라 군복 같았다.
우린 처음에 모노레일 같은 기차를 타고 가까이 접근한 뒤에 높은 산책길을 걸어서 ‘악마의 목구멍(Garganta del diablo)’으로 향하였다.
이과수 폭포는 폭 2,760m, 270줄기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84m에서 낙하하는 악마의 목구멍이 최고의 하일라이트라고 한다. 마침 비가 온 탓인지, 아님 우리 일행이 서둘러 아침 일찍 입장한 탓인지 평상시에는 사람이 부딪혀 가기 힘들다는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에 우린 비교적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거대한 힘으로 포효하며 대단한 위용으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접근하여 그 웅장함을 보려는 사람들이 서로 좋은 View Point를 차지하려 애쓰기도 하면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포말로 부서지는 물보라와 내리는 비로 인해 우비를 입었는데도 젖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무엇이든 삼켜버릴 것 같은 악마의 목구멍, 엄청난 웅장함과 커다란 굉음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보고만 있어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대단한 위용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꽤 많은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온 우리는 공원 안에 있는 뷔페에서 아사도, 와인 등을 곁들인 푸짐한 식사를 하였다.
약간 덜 익은 듯한 소고기와 갈비 등 Asado는 아르헨티나의 명물이란다. 세계 최고의 육질을 자랑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점심식사 후 우린 다시 낮은 산책로를 이용하여 San Martin 섬 쪽으로 이동하였는데, 불어난 물 때문에 그 섬에는 오를 수 없단다.
그래서 ‘스피드 보트 투어’로 만족해야 했다.
스피드 보트 투어는 구명조끼를 입고 물에 젖지 않게 비닐 봉투를 하나씩 받아 짐을 보관한 후 배에 승선하였는데 전세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기쁨을 더해 주었다.
내 옆자리엔 영국에서 온 나이 지긋한 신사가 앉아 함께 투어를 즐겼다. 배를 타고 폭포 가까이 접근하자 모두가 탄성을 지르며 좋아하였다.
한 폭포에서 두 번 정도 배회하면서 폭포수를 직접 맞을 수 있게 하였다. 다른 폭포에선 좀 더 가까이 접근하여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였다. 우의를 입고 나름대로 완전무장을 한다고 하였으나 모두가 흠뻑 젖을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 쪽 포스두 이과수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감상하기 좋다면, 아르헨티나 쪽‘뿌에르또 이과수(Puerto Iguazu)’는 좀 더 가까이 접근해 폭포수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 이과수 폭포를 보고 났더니 절로 시 한 수가 흘러나온다.
이과수에서
우르릉 쾅쾅
우렁찬 굉음과 함께
하얀 물보라는 물안개로 피어나고
실비 같은 물방울은 온몸을 적신다.
앞 다퉈 떨어지는 폭포수
포말로 부서지며
보일 듯 말 듯 신비로움 뽐내고
천상의 그림으로 다시 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끊임없는 물줄기
시리도록 푸른 하늘 어우러진
자연이 빚은 신들의 정원
깊이를 알 수 없는
악마의 목구멍
알 수 없는 깊이의 두려움으로
인간을 꾸짖는다.
도도히 흐르는 이과수
세속에 찌든 욕심 씻어주고
우리들 가슴에
겸손을 심는다.
다시 기차 정류장에 도착하여 기차를 기다리는데, 유소년 축구를 한다는 아르헨티나 소년과 여동생, 아빠, 엄마를 만나 함께 즐겁게 얘기하며 사진 촬영을 하였다.
기차를 내려 걸어서 나오는데, 과라니족 어린이들이 코드도 잡지 않고 기타를 치며 합창으로 노래를 하고 있었다.
꽤 진지하게 노래를 즐겁게 하여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가난 때문에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 안쓰러웠다.
숙소에 짐을 놓고 간단히 씻은 후, 근처 피자집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엄청나게 큰 피자가 무척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