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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사인용 테이블

발록구니 |2014.06.26 18:26
조회 444 |추천 0

수민은 약간 깜짝 놀라 혜영을 쳐다본다. 혜영은 수민이보다 머리 하나는 작았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그들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혜영이 고개를 뒤로 쭉 저치고 수민을 바라보았다. 눈은 말똥말똥 뜨면서


"저녁 먹으러 가자!"
수민은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답을 하지 않았다. 수민이도 느끼고, 혜영이도 느낄 수 있을만큼 짧은 시간.
그리고선
"저 앞에 두연이랑 현동이인 거 같아. 우리 재네랑 다같이 먹자!"
라고 하며 씨익 웃었다. 혜영도 같이 웃음으로 받아주었지만 환한 웃음은 아니었다.



"야 현동아 같이 가자."
뭐가 그리 신나는지 수민은 크게 앞 선 두 사람 두연이랑 현동이를 부른다. 두연이가 먼저 고개를 돌려 수민을 바라본다.


"저녁 먹으러 가지? 우리도 같이 먹으러 가요."
어쩌다 나온 반말, 그리고 어색하게 나온 존댓말.
드디어 수민은 처음으로 두연과 말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은 다같이 어느 간판이 예쁜 식당에 들어갔다. 그 곳은 여름의 밤공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기분이 좋은 분위기였다.

구석에 한 테이블로 그들은 향했다.




네 개의 의자,

자리 배치가 시작되었다.

들어간 순서 두연, 혜영, 현동 그리고 수민.

두연이는 맨 구석자리 창가 옆에 앉았다. 그리고 뒤이어 들어간 혜영은 두연이의 옆자리가 아닌 두연의 맞은편에 앉았다. 아무 고민도 없이.

그리고 현동은
자연스럽게 두연이 옆에 앉았고
수민은 미세하게 세어나오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혜영이의 옆에 앉았다. 혜영은 그런 수민의 표정을 보았다. 여자의 직감으로.


식사 분위기는 좋았다.
이미 현동과 두연은 꽤나 친한 사이였다.
그리고 혜영은 매우 활발한 여자였다. 거의 테이블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와인은 도수가 낮았지만 다들 두세잔씩 마시자 조금은 알딸딸해져 대화가 이어졌다.

"수민아 넌 여자친구 있지?"
혜영의 질문에 수민이 대답을 하려하는데 현동이가 가로챘다.
"재 없으ㅋㅋㅋㅋ 그럼 두연이만 있는건가?"
"야 나도 있을 수도 있잖아."

혜영은 다소 크게 윽박지른다.
"있어?"
"아니."

수민은 현동과 혜영의 대화를 듣다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린다. 바보 같은 웃음.


"나도 없어."
맑고 투명한 목소리가 두연의 입술을 지나간다. 그 말에 수민이도 동현이도 동시에 집중한다.

"너 있다매."
"그냥 우리 직장은 다 남자뿐이잖아. 친구가 그러더라고, 걍 남자친구 있다고 하라고. 안그럼 이 남자 저 남자 찝쩍거릴거라고."
"그 친구가 괜한 걱정을 했네."

수민은 자신감없게 조심스럽게 농담을 던진다. 그 때 두연은 짓궂게 맞받아친다.

"수민씨가 나 좋아할 수도 있잖아요."
"어.. 어.. 아닌데?"

현동과 혜영은 이유는 모르겠으나 같은 표정을 지었다.
두연만 갑작스럽게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으며 높은 톤으로 말을 이어갔다.



"나 좋아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연아 혹시 와인 두 잔 마시고 취한거야? 음.. 우리 이차 갈까요?"

현동이 잽싸게 말을 끊는다.

그리고 그 제안은 나머지 셋은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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