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프린트가 들어간 신랑의 셔츠가 고급스럽다. 핑크 컬러의 넥타이로 포인트.(전영임 쿠투어)
‘왕건’ 이후 쉬지 않고 달려온 최수종에게 지난 넉 달간의 휴식은 천국 같은 시간들이었다. 가을 개편에 들어가기 전에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날을 골랐다.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5박6일간으로 결정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민서(5)와 윤서(4)는 엄마, 아빠의 기념일이라는 것에는 관심도 없이, 수영장과 바닷가에서 재밌게 놀 수 있다는 사실에 마냥 즐거워했다.
하희라는 남편과 지금도 연애하는 기분이란다. 둘이 손을 잡고 거리에 나갈 때는 꼭 그런 기분이 든다. 그건 최수종도 마찬가지. 지방 촬영이라도 가는 날엔, 보고 싶다, 사랑한다는 멘트를 팍팍 날린다. 연애 5년, 결혼 10년,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한결같이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끔찍한 것이 고마울 뿐. 남편의 눈에는 아내가 아직도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다. 나 없으면 어떡할래? 하고 가끔은, 측은한 눈길로 물어본다. 아내가 돈 계산 때문에 신경 쓰는 게 싫어서, 은행 일까지 맡아서 하는 남편은, 아내가 무거운 것 드는 자잘한 것까지 걱정하는 그런 사람이다.
‘이벤트의 황제’로 불리는 남편이 이번 결혼 10주년 때는 얼마나 대단한 이벤트를 펼칠까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저를 위한 파티를 조촐하게 열어주고 싶다고 해요. 저보다 주위에서 더 난리인 거 있죠? 이번에는 어떤 이벤트를 펼칠 것이냐고. 결혼기념일(11월 20일) 이틀 후가 또 제 생일이에요. 두 개를 묶어서, 친한 사람들과 모이려고 해요.”
그리고 또 있다. 이번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최수종과 하희라가 나온 고교의 재학생 중 10명을 선정, 장학금을 주는 것이다. 매년 아산병원의 소아병동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결혼 10주년이니만큼 뭔가 더 하고 싶어서 궁리하다가 마음을 모은 것이다.
사실 이런 것도 소문 안 내고 조용하게 치르고 싶었다. 그러나 워낙 공인들이다 보니 어느새 말이 퍼진다. 곤혹스러워하는 이들 부부에게, 어떤 이가 충고했단다. 공인의 운명인 줄 알고 받아들이라고, 좋은 일은 전염되는 효과가 있으니 알려지는 것을 피하지 말라고.
이런 선행을,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고 여긴다. 워낙 부부가 눈물도 많고, 동정심도 많은 탓에 남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오히려 금전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노동도 따라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울 뿐.
부부의 편안한 대화 속에 남국의 자연과 멋이 실린 이 워터 파크에 조용히 석양이 지고 있었다. 기획 : 강은영(여성중앙) | patzzi jinny@patzzi.com>배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