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는 나의 먼저 글 '업사이드 규정완화에 대한 축구전략의 변화와 그것의 제문제.'의 후속글로 보론격인 글이다.
2006년 월드컵에 대한 아드보카트의 전략은 축구 중진국으로서의-강팀과 약팀의 중간의 위치로서-업사이드 규정완화에 대한 발빠른 적용을 필요로 한다. 약팀은 규정완화에 완전히 기생하는 일회적인 전략으로 일관(토고, 트리니다드)하고 반면 강팀은 강팀으로서의 자신감에 의해 자신의 기존 전략적 틀에다 덧붙이는 수준(프랑스, 네덜란드)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중팀은 강팀과 약팀의 중간에서 그 둘과의 전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략이라 부를 수 있는 일종의 어떤 가능성의 틀을 지니는데, 그것은 프랑스와 토고와 연속적 대결을 했던 한국팀에게서 드러난다.
그렇다면, 한국팀이 강팀과 약팀에 대응했던 전략을 살펴보자.
토고전(업사이드 규정완화에 기생하는 전략인 수비를 중심으로 속공을 구사하는 전략)에서의 한국의 가장 돗보이는 전략적 변형은 이을용의 투입이다. 전통토탈사커를 구사하는 히딩크 사단에서는 소외되었던 이을용이 중앙미드필더의 지휘자가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겼을 것이다. 이을용은 토탈사커에서 중히 여기는 돌파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의 전략이 히딩크적 전략의 확장이 아니라는 사실은 여기서 두드러진다. 이을용은 토고전 선발출정에서 자신의 위치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으므로 이을용의 전략적 효과를 추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의 선행글을 유념한다면 이을용의 전략적 효과의 윤곽은 드러난다.
이을용은 바로 중앙에서의 속공적 전략의 지휘자였던 것이다. 이을용의 투입 이후 박지성이 가장자리로 물러났던 것을 유념하자. 또한 이을용은 돌파력은 갖추지 못했지만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능력(한국팀의 다른 선수들에 비교해서)을 갖추었단 것도 역시 유념하자.
이을용은 중앙에서 상대의 조직적 밀집수비를 뛰어넘기 위해 선택된 지휘자다. 이을용은 상대방의 밀집수비를 그냥 뛰어넘는 중/장거리 패스를 통해 박지성과 이천수, 조재진에게 볼을 투입해주고 이들은 슛을 구사한다.(이을용은 패스를 보통 이천수나 특히 박지성에게 투입해주고 박지성은 조재진에게 재투입해준다.) 아드보카트는 이을용을 투입함으로써 업사이드 규정완화를 통해 벌어진 공격적 틈을 공략하려 하는 것이다. 수비 밀집은 중앙을 비워둔다. 따라서 돌파력이 약한 이을용도 이 상태에서는 충분한 활동공간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런전략을 통해 밀집수비를 하는 팀들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취점을 뽑고 나서 2차전략이 구사된다. 선취점을 잃은 상대팀은 밀집수비를 무너뜨리고 공격쪽에 좀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이때 이을용을 빼고 김남일을 투입한다. 또한 박지성 역시 미드필더 쪽으로 이동한다. 조재진 대신 설기현과 안정환을 투입한다. 이 변화는 무너진 상대수비를 해집기 위한 히딩크식 공격전법이다. 공격쪽에 주의를 기울인 상대팀 수비는 아무래도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된다. 이틈을 조재진보단-돌파력, 스피드가 빠른 안정환 설기현을 투입함으로써 박지성, 이천수, 김남일과 연계해서 상대 수비수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공격기회를 만든다.
반대로 프랑스전을 보자. 프랑스전에는 이을용이 아니라 김남일이 중심으로 활동했다. 이것은 의미심장하다.
프랑스는 기존의 미드필더 압박형 축구전략을 대표하는 팀이다. 또한 노쇠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미드필더들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프랑스와의 대결에서 중앙을 차지하기는 힘겨운 일이다. 그래도 강한체력과 특유의 의지를 지닌 한국은 한번 해볼만 하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우리가 먼저 선취점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강팀은 보통 다음경기를 위해 선취점 이후에는 무리하지 않고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친다. 이때 이을용이 투입됨으로써 상대의 밀집수비를 공략하는 것이다. 역시 박지성은 이동할 것이다. 물론 프랑스전은 전략적 양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내가 보기엔 그것은 히딩크식 토탈사커를 수비식으로 바꾼것에 불과하다. 대프랑스전에서 보여준 전술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프랑스를 어떤 방향을 가지고 공략하기 보단 되는데로 하는 무규칙적인 상태였다. 하지만 분명한건 미드필더형 압박축구를 상대로는 수비가 취약한 우리팀으로서는 김남일을 중심으로 두는 미드필더 장악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드보카트도 프랑스를 상대로 당황했지만 이점은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당황탓에 분명히 드러나지 못했지만 그런 무큐칙적 전략이 성공한데는 이와 같은 이유가 있다.
도식으로 정리하면,
수비형에는 선이을용 중심->후김남일 중심
중앙압박형에는 선김남일 중심->후이을용 중심
이렇게 볼 수 있다. 이것은 업사이드 규정완화와 기존전략들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한국의 고유한 전략이다. 우리는 정확한 패스력과 강력한 돌파력을 동시에 지닌 선수가 없다.(물론 박지성은 훌륭하다. 그러나 박지성은 중원의 지휘자보단 선봉대장이 어울린다. 그는 그의 돌파력만큼의 잔패스실력만큼의 중/장패스 능력을 지니지 못한다.) 따라서 아드보카트는 선수교체와 상대방의 전략변화라는 변수를 통해 이 분절적인 작전을 세운 것이다.
스위스전에서 우리는 예상해 볼 수 있는데, 수비형 축구를 구사하는 스위스 상대로는 선이을용 중심->후김남일 중심 전략이 구사될 것이다. (나는 위의 도식이 월드컵 기간내내 관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대한 축구감독은 상대에 맞게 전략을 항상 변형시킨다. 하지만 변형의 한계라 볼 수 있는 기본이 있는데, 그것이 위의 도식이다. 어떠한 변형도 위 도식 밖에서 일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한국축구전략이 변화중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문제는 아드보카트의 전략이 수비와 전혀 연계를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시도는 보인다. 즉, 토고전때 이을용이 자신의 위치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자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직접 이어주는 패스가 활발했다. (물론 패스는 끔찍하게 정확하지 못했다. 그래도 그 위력을 상대는 무시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런 시도역시 공격쪽에만 투입될 뿐이며, 수비쪽에서는 공격과 연계된 어떠한 전략도 보이지 못한다. (기껏해야 토탈타커를 우스꽝스럽게 흉내내는 몰려다니기다.)예컨데 이을용의 투입은 수비를 불안시키는데, 왜냐면 돌파력이 없는 이을용에게 공을 건내주려면, 수비수가 상당한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그때 공을 빼앗기면, 바로 속공적 역습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이을용과 수비를 연결할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물론 선취점을 선취점을 얻기 위해 공격에 집중할 수도 있지만, 그걸로 인해 수비가 불안하다면 아니한만 못하다.
또한가지 문제는 이을용 자체에서 나오는 문제인데, 중원의 지휘자로서의 이을용의 패스는 수비수를 뛰어넘을 만큼 날카롭지 못하다. 우리의 주 공격루트가 측면돌파뿐인 것을 보면, 이을용의 투입전과 투입후에 별차이가 없고 오히려 수비만 불안하게 할 뿐이며, 중앙이란 공격루트를 포기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이을용이 토고전에서 긴장해서 그런것일 수도 있고 아드보카트가 그런 이을용을 중원에 위치시켰을리도 없다. 스위스전에서는 이을용의 분발이 필요하다.
이을용의 선택은 아드보카트로서는 하나의 승부수다. 이을용의 활동에 따라 한국의 성적이 결정될 것이다.
지금까지 간략하게나마 한국을 중심으로 업사이드 규정완화에 대한 특별하고 새로운 적응을 봤다. 이 적응이 전략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수비와 공격의 통일이 필요하다. 또한 그 통일이야 말로 대스위스전에 대한 최고의 필승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