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 며칠 계속 고민만 하다가 판에 올리면 조언을 얻을수 있지 않을까 해서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제 소개부터 드리자면 현재 서울의 모 의과대학 예과 1학년으로 재학 중인 대학생입니다. 작년 수능이 끝나고 합격 발표가 난 이후에 고등학교 때부터 항상 해보고 싶었던 수학 과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원래부터 남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해주는걸 좋아하기도 했고 돈도 벌겸 인터넷을 통해 과외를 구해서 올해 2월부터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주2회 2시간씩 한 달에 50만원을 받고 시작을 했는데 처음 하는 과외라 그런지 저 또한 열의가 생겨서 수업 때마다 거의 매일 한 시간 가까이 더 오래 수업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학부모님께서 제게 고마운 마음이 드셨는지 4월 정도부터는 금액을 한 달에 70만원으로 올려주셨습니다. 돈을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나 싶었지만 한 편으로는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도 좋고 해서 별다른 말 없이 계속 70만원씩 돈을 받으면서 가르쳐왔습니다.
그런데 학생의 성적은 제가 뜻하던 대로 올려주지 못했습니다. 고3 이과 학생의 성적을 올려주기가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만만한 일이 아니더군요. 고등학교 때 수학 모의고사는 거의 100점을 놓치지 않았고 수능 수학도 다 맞았기 때문에 나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있었는데,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숙제도 많이 내주고 수업도 최대한 열심히 해주고 학생도 잘 따라오는듯 했지만 항상 모의고사를 보면 등급은 제자리였습니다. 6월 모의고사나 7월 모의고사 점수도 학생 본인이나 학부모님께서 원하시던 점수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그런데도 학생 부모님께서는 끝까지 절 믿어주시고 계속 열심히 가르쳐주라고 부탁하시더군요.
솔직히 매번 이렇게 고액의 돈을 받으면서 성적은 원하는 만큼 올려주질 못해서 요즘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수능이 채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 학생 성적은 계속 그대로이고, 방법을 여러 번 바꿔봤지만 제 능력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제 딴에서는 열심히 가르쳐보겠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생각했지만 차라리 저에게 들어온 돈을 학원에 써서 공부를 했다면 학생에게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도 듭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도 않은 현 시점에서 부담감 때문에 과외를 그만 두겠다고 하면 너무 책임감 없는 행동일 것 같고, 그렇다고 남은 기간 동안 계속 이렇게 큰 액수의 돈을 받으면서 학생과 학부모님께서 원하시는 성적을 만들어낼 자신도 없네요. 그동안 저 나름대로 고민도 많이 해보고 방법도 여러 가지로 바꿔봤는데도 소용이 없는걸 보면...이렇게 계속 과외를 하다가 혹시나 학생의 수능 수학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게 나온다면 그 학생이 저를 원망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요즘 하루하루 이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네요. 제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어떠한 조언이든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