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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동성애자인 것 같아요

어떡하죠 |2014.09.05 16:25
조회 6,758 |추천 19

안녕하세요..


방탈일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 관련해서 나이 좀 있으신 분들, 인생 선배님들 조언이 꼭 필요할 것 같아서 여기에 올립니다ㅠㅜ


저는 24살 여자이구요...

제목 그대로입니다. 무시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봤는데 알면 알 수록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제가 동성애자인 것 같아요..

글이 어수선하고 길겠지만 꼭 읽으시고 조언 부탁드릴게요ㅠㅜ

주제가 주제인지라 실제로 주변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지를 못하는 터라 익명의 힘을 빌려 여기에 올려봅니다..ㅠㅜ



여중, 여고를 나왔는데 이 학창시절 통틀어 두 명의 여자애들을 좋아했었어요. 물론 둘 다 여자..
사실 여중여고를 다녔지만 남자인 소꿉친구들도 많았고, 예체능 전공을 준비하느라 학원에 다녔어서 남자를 만날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었네요.

암튼..
중고등학교 다니는 동안 여자인 친구 한 명은 좀 많이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좋아했고, 다른 한 명은 정말 죽을만큼 사랑했어요. 꽤 오래 사랑했고, 가슴에 묻어두고도 후유증이 꽤 심했어요. 심지어 아직도 생각하면 많이 아련하고 아프고.. 이 친구도 저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저보다 더한 소극적인 애였어서 결국 흔히 동성애 커플에게 일어나는 주변환경 문제로 아주 잘 되지는 못했어요. 제가 결국 아주 매몰차게 차였는데, 자기가 찼으면서도 매년 제 생일날 집 앞에 몰래 케이크를 두고 가고, 자기 블로그에 저와의 추억들을 적으며 편지도 쓰고.. 그러면서도 제가 반응을 해서 뭔가 행동을 취하면 그 때는 또 쏙 사라져버리고 그랬죠..


이 때 이 친구를 너무 사랑해서 정말 죽을 것 같이 힘들어서 몇 가까운 사람들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어요. 그럴 때마다 모두 사춘기 소녀가 거쳐가는 과정이다, 아직 남자 만날 기회가 없어서 그런다 등등의 조언을 하며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성인이 되어서 좋은 남자를 만나라고들 하셨죠..


20살이 되어 첫 남자친구를 사귀었습니다.
연상이었고, 아주 남자답고 상당히 멋부리는 직업(게다가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오빠는 연애 경험도 꽤 많았고.. 20대 후반이었거든요. 누가 봐도 멋진 남자라 저도 호감이 많이 있었고, 남자친구를 사귀면 그 행복을 알게 되어 내가 동성애자인가 아닌가하는 상념에서 벗어날 것 같아서 그 사람의 대쉬에 바로 오케이하고 연인이 되었어요. 알콩달콩 처음엔 굉장히 행복했어요.

이런게 첫 연애구나 했는데, 데이트하고 대화하고 그럴 땐 정말 바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지만,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과는 달리 저에겐 첫뽀뽀/키스의 달콤함, 떨림, 스킨십에 대한 두근거림 같은 게 전혀 없었어요.. 사실 키스하는 건 오히려 싫을 정도였고 그냥 몸에 관련 된 모든 부분에 감흥이 생기질 않았어요.
손을 잡든, 포옹을 하든, 뽀뽀를 하든 뭘 하든지요.


첫 경험도 이 사람과 했는데.. 처음엔 아무래도 제가 처음이라 오빠쪽에서 하자고 밀어붙인 경향이 없지않아 많이 있었어요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잠자리가 많아졌는데, 1년을 사귀는 동안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좋았던 적이 없어요.

저나 오빠나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건 전혀 아니었어요. 사실 저 야한거 엄청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야한 얘기도 많이 하고 야동도 많이 봤고.. 제가 동성애에 대해 이 정도로 깊이 생각을 해보기 전까지는 남자와의 잠자리를 상상할 때의 흥분도 컸구요..

오빠는 헬스를 즐기는 누가 봐도 좋다하는 근육잡힌 몸에 본인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잠자리 테크닉과 사이즈 (웬만한 야동 남배우 뺨치는).. 또 잠자리를 즐기는 성격의 남자라 해보자고 하는 것도 많아서 변태스러운 특이한 취향의 것들 제외하고 그나마 정상적인 범주 내에선 이런거 저런거 안 해본게 없는 것 같네요

거의 의무적으로 잠자리를 했었는데, 좋았던 적이 딱 한번 있었어요
언제 오빠가 레즈비언 동영상을 보고 와서 여자들끼리 이렇게 하더라 하면서 그..렇게 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너무너무 좋았어요. 그 땐 그냥 오빠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별 말 않고 넘어갔었어요. 오빠는 그냥 드디어 제 몸이 느끼길 시작한다 뭐 이런 식으로 말했고.. 근데 그 이후에는 또 다시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네요


헤어지고 솔로로 2년 쯤 지내다가 두번째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근데 저도 분명히 좋아서 사귄건데ㅠㅜ 역시 그 어떤 스킨십도 싫은거에요.. 또 1년쯤 사귀다가 남자친구가 지쳤는지 또 헤어지게 되었어요


그러고 나서 우연히.. 또 어떤 여자분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처음엔 그냥 친해지고 싶은 호감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제가 그 분을 상상하며 자...기위로를 하는 정도까지 되어버렸어요. 다시 고등학교 때 여자 동급생을 사랑했던 그 당시처럼 되어버린거죠..


그 이후로 LGBTQ관련 검색도 많이 하고, 도서관에서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하면서 스스로 고민을 오래 했어요

옛날에 썼던 일기들도 다시 쭉 읽어보고.. 자기성찰의 시간도 가졌는데..
되짚어보니 또래들 폰에 몇 장씩은 있는 남자 연예인 사진.. 저는 한 장도 없구요, 여자 연예인들 사진만 폰 앨범 가득하고..

남자 연예인 반라 사진들 보면서 섹시하다고 하는 친구들이 이해가 가질 않았던 기억도 나고..
남자친구가 포옹해주고 손 잡을 때도 감흥없고 그랬었는데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 그냥 여자인 친구와 우연히 얇은 잠옷을 입고 짧게 포옹한 느낌에 뭔가가 짜릿하게 스쳐가면서 얼굴이 확 달아올랐던 기억도 나네요.
섹시한 몸을 가진 남자를 볼 땐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별로 계속 보고싶은 마음도 없었는데 길거리에 섹시하게 입은 여자들을 보면 눈을 못 떼겠고..


그리고

사람들이 보통 이야기하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의 증상'.. 제가 과거 두 명의 여자와 지금 현재 짝사랑중인 여자분 이렇게 세 명에게 마음이 있을 때의 증상이 그 증상이고, 남자와 연애할 때의 저는.. 그 때 일기를 다시 읽고 기억을 되살려보니 좋아한 건 맞는 것 같은데 여자들 좋아할 때와 아주 격하게 비교될 정도로.. 마음이 작았던 것 같아요


흔히들 오해하기를, 남자들이 관심없는 여자들이 외로워서 여자를 좋아한다 이런 말이 있던데..
저는 솔직히 어딜 가도 예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백받은 적도 많고 그래요. 다만 제가 설레질 않아 딱히 많이 사귀고 그랬던 게 아닌.... 그나마 제가 사귀었던 두 명에게 크게 호감이 생겨 만났었지만.. 그냥저냥 지내다가도 스킨십만 하면 떨어지는 감흥에 저 스스로도 '이런게 진짜로 연애라는 건가'하고 의문을 가졌었어요.


제가 고민인 것은..
커밍아웃을 하고 그러기에는 아직 많이 무서워요.
심지어 저희 엄마는 제가 일찍 결혼하길 바라셔서 벌써부터 선자리를 알아보고 다니시는데.. (엄마가 소위 말하는 '괜찮은 자제를 둔 좋은 집 분들'과 친분이 좀 있으세요.)

하지만 저는 커밍아웃할 용기는 없지만 그렇다고 저 자신을 부정하고 제가 만족하지 않는 삶을 살 자신도 없어요.

더 많은 남자들을 만나봐야 하나요..?
그런데 그건 또 뭔가.. 질릴 정도로 잠자리를 경험해봤고 내가 남자가 아닌 여자몸에 흥분을 한다는 것이 99% 확실한데.. 그걸 다시 확인하자고 다른 죄 없는 분들을 이용하는 기분도 들구요ㅠㅜ


그리고 무엇보다도..제가 겁이 많아 과거에 그렇게 사랑했던 친구도 놓쳤는데.. 이번 사랑마저 놓치고 싶지가 않아요.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기 전부터 손 끝만 스쳐도 찌릿하고 달아오르고.. 고딩 때 그랬던 것처럼 아 이게 진정한 끌림이구나하고 느꼈어요.

제가 너무 육체적인 점에만 집중해서 쓴 것 같은데, 그건 그동안 제가 고민상담을 했던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제가 아직 '잘하는 남자'를 못만나봐서, 혹은 아직 제가 어리고 경험이 없어서 '그 맛을 잘 몰라서', 혹은 제가 만났던 남자들이 성적으로 결함이 있어서일 거라고 그런 답만 많이 해주셨어서.. 쓰다보니 이 쪽에 치우치게 되었네요.

물론 정서적인 교감은 더해요.
여자들만의 섬세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공감대까지.
정서적인 끌림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당연해요.


솔직히 스무살 때는 제가 아직 어려서 그..맛을 잘 몰라서 관계시 못 느끼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새 하나 둘 나이를 먹고.. 이제 곧 25살이 되는데, 아직도 그래요. 남자에게 육체적으로 전혀 끌리지도 않고 만족되지도 않아요..
제가 성에 눈을 뜬 건 또래들보다 비교적 빨랐거든요. 관심도 많았구요.. 그리고 제가 여자에게 육체적으로 끌리고 흥분하는 정도를 보면.. 여기에 상세히 적으면 너무 수위가 높아질까봐 못쓰지만 제가 성욕이 아주 왕성하면 왕성한 편이지 절대 없지 않아요.


아주 친한 사촌언니에게 살짝 이런 이야길 떠보듯 해봤더니, 역시나 언니도 아니라고 제가 착각하는 거라는 말을 해요.


말이 너무 어수선하고 길어졌네요... 말할 사람도 없고 너무 심난해서 정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마구 써봤어요ㅠㅜ


결론은..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 계신가요..?
어떻게 상황이 흘러갔고 어떻게 살고 계신지, 어떤 결정을 하셨는지 조언을 꼭 듣고 싶어요..

그리고 자녀를 두신 분들..
혹시 자녀분들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을 한다면 충격이 크..시겠죠?
어떻게 잘 이야기해야 부모님께서 저를 이해해 주실까요 ㅠㅜㅠㅜ

저희 아빠는 그래도 꽤 오픈 마인드이신데.. 엄마가 많이 걱정이에요ㅠㅜ



조언 부탁드릴게요..

도와주세요..!





추천수19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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