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지금으로부터 4 5년 전, 2010년 1월 어느 날
고3 신분이지만 수능이 끝나 대학생 행세를 하던,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방학.
대학생이 되면 꼭 하고싶었던 아르바이트를 찾아 대학 입학도 전에 돈 버는 재미에 빠졌었다
카페에서 첫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이 없을때는 판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도 판을 써보자며 '커피가격의 비밀'을 주제로 글을 써내려갔다
커피 가격이 비싼 이유는 서비스 가격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이런저런 서비스가 가능하니 요구하라!는 내용이었던것 같다
엄청난 댓글(물론 악플도 있었음....)과 추천수에 내 글이 판 메인에 올라갔고 자연스럽게 나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이당시에는 매우 유행이었다) 조회수는 굉장했다 정말 신기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친구 요청과, 친해지고 싶다 연락하고 싶다 등등의 메시지들이 날 당황케 했다
그때 어느 한 남자의 메시지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다른 사람들의 간단한 메시지와는 달리 주구절절 진심이 담긴 메시지였다
'이렇게 메시지 보내는게 처음인데 안보내려다가 그럼 후회할것 같아 보낸다 자기는 누구고 이런 이유로 나와 연락하고 싶은데 연락처를 알려줄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던것 같다
왠지모르게 끌렸고 연락처를 알려주어 그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2010년 1월 말부터 정식으로 사귀었고 그 인연은 1년 2년을 넘어 3년 가까이 되었다
나의 대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든 대학생활은 그와 함께였다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기댈수 있는 가족이자 사랑하는 남자친구였다
그러나 1000일이 다가올 무렵, 그와 점점 갈등이 생겼다
사귀기 초반에는 길을 걸을때도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빤히 보며 예쁘다 예쁘다를 연발하던 사람이,
이제는 얼굴이 못생겼다 옷은 왜이렇게 입는거냐 살좀 빼라 머리스타일좀 바꿔라 등등으로 내 신경을 박박 긁었다
난 살이 찌지도 않았고 스타일도 변함없었다...
계속되는 외모 지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그와의 관계를 고민하며 판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올렸다... 엄청난 댓글과 조회수가 이어졌고 또 메인에 올라갔다
하나같이 왜 아직도 안헤어졌냐 당장 헤어져라 바보같이 왜 당하고 있냐 등등의 댓글들에 눈물이 줄줄 흘렀고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는 헤어지자 헤어지자를 반복해 말했던건데 왜 그땐 몰랐을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걸까? 모르겠다
결국 내가 먼저 이별을 고했다 처음엔 무슨 소리냐며 안된다고 하던 그가 나의 고집에 이별을 받아들였고 우린 결국 헤어졌다
2012년 가을이었던것 같다
헤어지고 나서 너무 슬프고 힘들때마다 내가 올린 판을 보며 사람들의 쓰디쓴 댓글들을 읽으며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그해 크리스마스, 그와의 이별이 완전히 받아들여졌을 때 먼저 연락했다
밥먹자고... 다행히 그도 크리스마스에 약속이 없었고 우린 다시 만났다
몇개월만에 얼굴을 보니 서로 웃기만 했다
나빴던 기억은 모두 잊고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처럼 그렇게 저녁을 함께 먹고 늘 그랬던 것처럼 집까지 데려다주었고
그이후 서로 어떠한 연락도 하지 않았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화된다고 했던가?
헤어진지 거의 2년이 지난 지금, 그 사람과의 기억은 굉장히 좋았던 추억으로 남아있다
어디선가 잘 살고있을 나의 첫사랑,
어렸던 내게 사랑을 알려준 사람,
판에서 만나 판때문에 헤어졌던.....
아직도 판을 읽는지 모르겠지만
함께했던 나의 20대 초반은 정말 행복했어
건강하고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