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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특이한 여성분과 서로 알아가는 중 입니다.txt

황선빈 |2014.10.01 19:39
조회 2,252 |추천 4

' 능력이 없어도 좋게 해 줄 수 있는 게 진짜 능력 ' 이란 얘길 한 여성분한테서 들었습니다.

 서로 나쁘지 않은 감정으로 조심스럽게 알아가고 있는 여성분이 있는데요 , 저보다 네살이나

어린 이십대 초반의 나이인데도 참 알면 알 수록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상기의 발언은 제가 현 시점에선 물질적 여유도 , 심적인 여유도 없기에 연애할 자격도 없다고

찌질하게 푸념했더니 부드러운 어조로 건네준 말입니다. 듣는 순간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어디 청춘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대사를 실제로 듣게되니 순간 몰려오는 부끄러움이

어찌나 크던지...

 피차 가난한 청춘이긴 하지만 그나마 제가 조금 사정이 더 낫기도 하고 워낙 제가 그 분께

뭐라도 하나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터라 평소 남녀간에 더치페이가 일반화 되기를 바라는

저임에도 총 세번의 데이트 중에서 앞서의 두 번의 데이트 때는 제가 지출을 절대적으로 많이

했습니다 .

 그렇게 제가 비용 지불을 할 때 마다 매번 그 분이 정말 극도로 난처해 하더군요 .

자기는 정말 남자가 일방적으로 내고 그런 거 질색이라면서요 . 두번째 데이트 때 그 분이

화장실 간 사이에 제가 슬쩍 계산을 하려다가 카운터에서 이미 제가 앞서 화장실 간 사이에

그 분이 계산을 해놓으신 걸 알고나서 결례를 무릎쓰고 그 분의 가방을 뒤져 카드를 꺼내

기어코 결제를 취소 시킨 후 제가 계산했더니 이윽고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정말 화내는 것에

가깝게 따지시더라구요 . 가방을 뒤진 것 때문이 아니라 결제를 취소시킨 그 점에 대해서요 .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 이미 서로의 가방을 들여다 본 뒤이구요 , 그 분이 안그래도 가녀린

체구에 얼마나 고생고생해가며 번 돈인지를 잘 아는고로...)

 또 세번째 데이트 때는 정말 사람 울컥할 일을 만들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베스킨라빈스에서 만원 짜리 행사 상품을 고르고 계산하기 위해 저는 현금

만원을 , 그 분은 체크카드를 내밀었는데 그분께서 순식간에 제 만원을 낚아채고 자기

체크카드로 긁더라구요 .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
 ' 만원 잘쓸게요 . 어쨌든 다음엔 내가 꼭 맛있는 거 사줄게요 ' 라고 하시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오니 그 분이 쌀쌀 하다면서 외투를 벗어달라더군요 .

아무리 저녁이라도 9월말에 춥다니 살짝 의아해했지만 워낙 마르신 분이라 추위를 좀 타는구나

 싶어서 냅다 벗어 드렸지요 . 그리고 나서 한참을 걷다가 그분이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시곤

 제게 외투를 건네주셨습니다 .
순간 아차 싶어서 주머니를 슬쩍 만져보니 분명 비어있을 오른쪽 가슴 주머니에 뭔가가

들어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만원이겠구나 싶었습니다 .

 그렇게 까지 하니 저로써도 더 이상 어찌 할 도리가 없어서 잠자코 있다가 그날 헤어지기

직전에야 고맙다고 , 더 이상 물리는 것도 왠지 미안할 정도라 그냥 감사히 받겠다고 말씀

드렸네요. 웃으면서 자기가 이 날씨에 외투 덮고 있냐고 따지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아울러 당시엔 몰랐지만 나중에 헤아려 보니 아예 그 날은 그분의 지출이 훨씬 많았네요. 참...

  갓 스무살에 처음 경험한 한 번뿐인 사랑이 상처로 남아 연민을 자극하는 사람.

저뿐만 아니라 만인에게 친절하고 겸손한 사람 . 화장을 싫어하고 귀도 뚫지않은 , 여성치고

매우 드문 사람. 본인은 극구 부인하지만 찬찬히 보면 꽤 예쁜 사람 .

당신은 필요 이상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욕망에 눈이 멀지 않았으면 하고 소망하는 사람...

요즘 같은 세상에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분이 제 옆에 가까이 있어주셔서 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

 부디 이 분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자가 되겠노라고 작게 다짐 해 봅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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