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를 예고했던 미국의 20대 여성이 예고한대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뇌종양이 발견돼 시한부 선고를 받자 고통스럽게 삶을 이어가는 대신 존엄사를 선택한 브리트니 메이나드.
지난 1일, 자신이 예고한 대로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습니다.
존엄사 지지 시민단체인 `연민과 선택`(Compassion & Choices)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스럽고 훌륭한 여성 메이나드의 죽음을 알리게 되어 슬프다"면서
그녀가 가까운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에 둘러싸여 조용히 평화롭게 죽음을 맞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결혼한 새색시 메이나드는 악성 뇌종양 말기라는 진단과 함께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까지 받자
고통 속에서 삶을 연명하는 것보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담담한 최후를 맞고 싶다는
바람에서 남편의 생일 이틀 뒤인 1일을 자신의 죽음 예정일로 삼았다.
그는 존엄사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리건주로 거주지도 옮겼다.
오리건주는 1994년 `존엄사법`(Dead with Dignity Act)을 제정한 5개 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
메이나드는 이 같은 결심을 비디오에 담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렸고
이 동영상은 9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메이나드는 이 동영상으로 인해 존엄사 지지 운동의 대변인처럼 유명해졌지만
존엄사 반대론자들의 비판을 도맡아 받기도 했다.
<브리트니 메이나드 / 29세> "나는 아직도 기분이 좋고 충분한 기쁨을 누리는데다 소중한 가족 및 친구들과 웃으며 살고 있어
지금은 적기가 아닌 것처럼 보이나 나 스스로 건강이 점점 나빠지는 것을 느끼고 있어 그것은 이뤄질 것이다"
"내가 죽을 날을 결정하기 전 증세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고 있지만
선택을 미루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두려움의 하나"
"저의 선택을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저를 위한 최선책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아직은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과 웃으며 살고 있어 지금은 때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건강이 점점 나빠지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그것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메이나드가 선택한 존엄사는 환자가 직접 약물을 복용해 사망하는 것으로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투입하는 안락사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6개월 이하의 말기 시한부 환자가 2명 이상의 의사에게 같은 진료 결과를 받아야 가능하며
미국에서는 오리건주를 포함해 워싱턴, 버몬트 몬타나 뉴멕시코주 등 5주에서만 존엄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메이나드의 존엄사는 그녀가 결혼한 지 얼마 안된 젊은 여성이었다는 점,
스스로 존엄사를 선택한 이유와 시간을 예고했다는 점 등이 더해져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1) 인간의 존엄이란?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 전문에서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존엄은 '인간으로서의 자주적인 인격과 가치'를 의미합니다.
실제 판례에서 '인간의 존엄성' 개념이 구체화된 경우를 보면
"헌법상의 인간상은 자기결정권을 지닌 창의적이고 성숙한 개체로서의 국민이다. 우리 국민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사회관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의 생활을 자신의 책임하에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하는 민주적 시민이다"
라고 헌법재판소는 판시하고 있습니다. (헌재 1998.5.28. 96헌가5,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3조 등 위헌제청(위헌))
즉 존엄사 관련 논의에서 법적 개념으로서의 존엄이란 '한때 강인했던 인간이 이제는 기계장치에 연명하여 근근이 살아가고 있으니 그의 품위를 위해 치료를 중단하자' 라는 입장이라기 보다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의미임을 알 수 있습니다.
(2) 안락사와의 구별 필요
존엄사(dignified death)란 "죽음에 직면한 환자가 품위 있는 죽음을 맞도록 하기 위하여 생명유지조치를 중지하는 것" 또는 이와 유사하게
"의식회복의 가능성이 없는 식물인간에 대하여 그에 부착된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맞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됩니다.
그런데 존엄사와 안락사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며, 특히 찬반 논쟁에 있어 이 둘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어 둘 사이의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안락사는 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불치 상태의 환자에 대하여 그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죽는 시기를 앞당기는 의학적인 조치를 말합니다. 이러한 안락사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먼저, 간접적 안락사는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한 약물투여 등과 같은 조치가 생명단축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말합니다.
즉 환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진통제 투여가 필요하지만, 이것이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얘기죠.
그 다음 소극적 안락사는 환자가 고통으로부터 빨리 해방되게 하기 위하여 생명연장의 적극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수혈, 인공호흡장치, 생명연장주사 등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적극적 안락사란 회생의 가능성이 없는 질병으로 인하여 빈사상태에 빠진 환자에 대하여, 그의 뜻에 따르거나 혹은 환자가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보호자의 뜻에 따라,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서 논의대상이 되고 있는 존엄사는 김 할머니 사건에서 인공호흡기를 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소극적 안락사에 해당됩니다.
'스스로 죽을 권리'와 '생명의 존엄성'
어느것이 정답일까요?
개인에 따라 정답은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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