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가 길어질 것 같지만 다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20대 중반 여대생, 현재 휴학중입니다.
저는 대학 1학년 OT때 만나 졸업을 앞둔 지금까지 변함없이 잘 지내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성격도 취향도 다 제각각인데 신기하게도 너무 잘 맞아서 큰 트러블없이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그 중에 A라는 한 친구가 제게 의존하려하는 것 같아서 부담스러워요..
친구니까 서로 힘든일 있으면 털어놓고 기대기도 하는게 당연하죠.
그런데 그게 최근들어 너무 과하다고 느껴지는것 같아서 제가 못된건지 정말 친구가 과한건지...
A라는 친구는 정말 아주 착해요.
자기가 조금 힘들고 피해보면서까지 남들 도우려고하고 다른 사람을 먼저 신경써요.
그러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것 같지만
이기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는게 그 친구한테는 더 스트레스인것 같더라구요.
가족들이랑 관계가 좀 안좋아서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크게 의지하는 경향은 있어요 원래.
그걸 알고있기때문에 저도 그 친구가 힘들때 많이 힘이 돼주려 노력했었구요.
이런저런 환경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낮아서 저희가 높여주려고 애쓰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A의 큰 단점인데, A는 자기만의 사고에 갇혀서 자기를 괴롭히는 스타일이에요.
작은 일들을 연속해서 겪으면 일반화해서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예측을 하며 괴로워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의 독특한 경험이 본인에게 있을 거라 믿으면서 그런 경험을 회피한다거나
아무튼 좀 부정적인 사고가 강해요. 이런 사고엔 낮은 자존감이 기인하는 것 같구요..
그래서 이런 점을 자꾸 지적해주고 사고를 전환시켜주려고 주변 친구들이랑 같이 애쓰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결론은 자기의 사고가 맞다는 식으로 돌아가버리니 허무하기도하고..답답하고..
대학 초반엔 심하지않았던 것 같은데 최근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요.
(심리학과 상담학을 전공해서인지 개인의 내면을 관찰하고 분석하는걸 좀 즐겨요; 제 주관적인 견해는 아니고, A의 친한 친구들이나 A를 아끼시는 교수님도 대부분 같은 의견이더라구요.)
이 친구가 어릴 때 부터 남자에 대한 상처가 많았어요. (이성관계)
1년전에 한 남자한테 크게 데여서 다시는 남자 못만날 것 같다며
자길 꽤 오랜 시간 짝사랑 한 남자도 차고 그렇게 솔로인 생활을 즐기고 있다가
몇 달 전에 어떤 남자분이랑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서(?) 연애하다가 또 상처만 받고 헤어졌구요.
한 달 정도 사겼는데 그 남자분이랑 사귀고, 헤어진 시간들이 A에겐 큰 상처였나봐요.
헤어진 기간이 사귄기간보다 더 길어진 지금도 많이 우울해하고 신경쓰고 아파하더라구요.
상처를 받으면 잘 치유하지못하고 자꾸 그 관련된 일을 떠올리고 되새기는 편이라
상처가 굉장히 오래가는 친구여서 또 아파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저 또한 연애경험이 그리 많진 않지만 몇 번의 연애를 해봤고
가슴아픈 이별도 해봤고 남자에게 큰 상처도 입고 오래 아파해본 적 있는 입장이기때문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름 이별 선배(?)로서 곁에서 자주 위로해줬죠.
친구가 우울해하며 절 찾을땐 밤낮이고 달려가서 달래주고 얘기들어주고, 조언을 해준게
지금 어느새 한 달이 넘어가네요. 한달이라는 시간 동안 거의 매일 만난 것 같아요.
만나지 못하는 날에는 메신저나 전화로 울고, 속상해하고, 힘들어하고...
저도 사람인지라 한 달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는 친구의 우울에 지치게 되더라구요.
힘들어하는 친구에겐 참 못된 짓인건 알지만
저도 곧 시험을 앞두고있는 입장이라 친구와 조금 거리를 뒀어요.
나와달라는 연락에 거절도 몇 번했고, 카톡도 2~3시간 텀을 두고 주고받았구요..
이걸 느낀건지 친구는 계속 연락을 취해오는 입장이구요.
제가 카톡에 답이 없어도 그 카톡에 자꾸 자신의 감정, 생각을 늘어놓고...
그리고 또 제가 고민인게..
최근 한달간 대화를 떠올리면 결론이 항상 "우리 연애는 하지말자. 그냥 우리끼리 살자"에요.
처음엔 저도 현재 솔로인 입장이고, 남자에게 받은 상처로 그런 말 할 수 있다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은 그 말이 집착으로 들리더라구요..
제가 요즘 썸까지도 아니고 그냥 저 혼자 호감을 갖고있는 남자분이 계신데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A가 먼저 그 남자에 대해 물어요.
만나고 온 날이면 꼭 물어보고, 그 남자에 대한 제 감정이나 그 남자가 저를 대하는 태도나..
솔직히 저도 큰 마음은 아닌지라 신경쓰지않는데 A는 크게 신경쓰더라구요.
그 남자분의 행동이나 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OO아, 그런 남자는 만나면 안돼. 벌써 말하는게 봐, 별로야. 이상해.
개인적으로 연락오면 그냥 씹고 만나지마. 니가 아까워."
처음엔 저를 걱정해서 하는 소리라 생각하고 알겠다 걱정마라하고 그 얘긴 안꺼냈는데
종종 그 남자분을 언급하며 그딴 바람둥이는 만나면 안된다고..
제 어깨를 토닥였다는 이유로 그 남잔 스킨십에 능한 바람둥이, 선수라고..
(자기 할 일 열심히하고 하고 싶은 일도 즐기며 성실히 사시는 분이에요ㅠㅠㅠㅜ..)
아 그리고 제가 얼마전에 A와 함께 길을 걷다 전남친을 마주했어요.
어찌할바를 모르다 그냥 어색하게 인사만 주고받고 헤어졌는데
"야, 너 오빠 못잊은거아니지? 저 사람은 끝난 사이야. 안돼."
라고 말하더라구요. 대뜸.. 그래서 끝인거알고, 다시 만날 생각없다.
헤어지고 처음 마주친거라 놀란 것 뿐이고, 그저 인사를 나눈 거지 마음은 없다 얘길 했더니
다시 사귀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더라구요. 오빠 눈빛이 예사롭지않았다나 뭐래나..
이 일들이 그냥 A의 과민반응이라 생각했는데
점점 A가 하는 말과 겹쳐 들리고 제게 연애를 하지말란 신호를 주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물론 A는 그런 의도가 아닌건 알지만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더라구요ㅠㅠ
제가 어제 위에서 말한 호감을 갖고 있는 남자분과 만나서
굉장히 사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많이 친해졌어요.
그 얘길 듣고 그저 안된다는 말만 하길래 그렇구나 하고 대수롭지않게 여겼는데
오늘, 몇 시간 전에 나는 너 밖에 없다. 니가 연애해서 내게 소홀해질까 걱정이다.
나는 앞으로 두번다신 남자 안만날 거고 마음도 주지 않을 거다, 연애는 상상도 하지 않을거다.
평생 너랑 이렇게 친하게 지내고 싶다 라고 카톡이 와있더라구요...
평소같았으면 친구가 많이 힘들고 외로워하는구나.
의지할 친구가 필요하구나. 안쓰럽다.
라고 생각이 들텐데 카톡을 보는 순간 솔직히 말하면 소름이 돋더라구요.
솔직히 제가 휴학생이긴하지만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하루하루 바삐 살면서
친구를 진정으로 위해줄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친구의 반응이 더욱 과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고
힘들어하는 친구를 다 받아주지 못하고 밀어내려는 못된 마음을 갖고 있기도해요..
이 정도 해줬으면 됐지 뭘 자꾸 받아주고 위해주길 바라나.. 이런 못된 마음 솔직히 있어요..
근데 전 더이상 친구의 우울을 받아줄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정말..
한 달이 넘는 시간동안 제 시간 할애해가면서 위로해줬지만
결국은 변한 것 없이 자신만의 우울에 빠져 제 얘긴 귓등으로 듣는 친구에게 지쳤어요
..
진짜 못된 마음인건 알지만 이런 생각밖에 안드네요ㅠㅠ
의존이 아니라 집착으로 느껴질 정도로.
지극히 제 주관적인 입장에서 쓰인 글이라 친구가 굉장히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죠..
ㅠㅠ
그래서 객관적인 상황이 안드러날 것 같아 걱정이기도하지만..
저는 이 친구가 정말 부담스러워요.
우울을 끝내 줄 사람은 저나 다른 지인들이 아니고
오직 본인 스스로가 해결 해야 할 문제일텐데 그걸 인지를 못하는건지..
제가 너무 친구를 의지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과 답답한 마음이 동시에 드네요.
이런 점을 빼면 정말 좋은 친구고, 마음이 쓰이는 친구라 상처주고싶진않고..
어떻게 하면 이 친구에게 상처가지않도록 거절할 수 있을까요?..
ㅠㅠ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하듯 써서 두서없고 정신없지만 양해부탁드려요..